읽고 끄적 끄적...2011. 3. 14. 06:03

EBS 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 중에 괜찮은 게 참 많다.
이 프로그램도 그 중에 하나.
뭐 일부러 찾아보는 건 아니지만
우연히 채녈이 틀어져있으면 고정하고 보게 되는 프로다.
19세기 산업화 시대에는 기계와 자본이,
20세기 정보화 시대에는 지식이 가치를 창출했다면
다가올 상상력의 시대엔 창의적 아이디어가 바로 가치 창출의 원천이란다.
즉, 미래는 곧 상상력의 시대인 Dream Society 의미다.
미래를 이끄는 사람은 에디슨, 라이트 형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처럼
기존의 틀을 무참히 깰 수 있는 상상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움직이게 된다.
굳이 미래가 아니라도 지금 현재도 마찬가지고...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위력을 보면 초토화라는 걸 절감하게 된다.
더이상 "상상력"은 엉뚱하고 발칙한 생각이 아니라 살고 죽고의 생존법칙이자 최고의 경쟁력이 됐다.

Part 1 상상 그리고 미래
Part 2 상상 그리고 뇌
Part 3 상상을 배운다


자녀가 없는 사람이더라도 한 번 쯤 읽으면 재미있고 흥미로울 그런 책이다.
우주 엘리베이터, 타임머신, 생명 연장 아파트, 접는 자동차, 애완형 자동차,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했던 "입는 로봇". 도시 빌딩형 농장...
이 모든 것들은 더 이상 영화나 공상과학물의 소재가 아니라,
버젓히, 그것도 상당히 진척된 단계까지 도달한 현실의 내용물들이다.
(책을 읽으면서 솔직히 참 많이 놀랐다)



상상력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를 볼 수 있어 덕분에 상식이 좀 늘어났다.
(이런 책들 이쁘다 ^^)
교도소를 리노베이션 해서 통해 특급 호텔로 변신시킨 미국 보스톤의 리버티 호텔 
구글로 찾아봤더니 상당히 멋스럽고 고풍스럽다.
그리고 내부는 교도소의 기본 구조를 그대로 이용했다.
직원들도 간수복을 입고 근무하고
호텔방도 감방 이름을 따서 만들었단다.
일인실은 독방이라고 부르는데 그 가격 또한 만만치 않다.
세계적으로 꽤 유명한 호텔이라는데
상상력을 통한 발상의 전환이 참 재미있다.



영국의 핸드메이드 비누 회사 러쉬(Lush)
이 회사의 비누는 보는 순간 군침을 삼키게 한다.
실제로 매장에서도 빵집에서 바케트 빵을 자르듯 비누를 짤라서 판단다.
자연주의 재료를 이용해서 만든다는데
장식용이나 방향제로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
정말 맛있고 달콤하게 생긴 비누들 ^^



일본 마에다 건설의 "판타지 영업부"는 황당하기까지 하다.
마징가Z 지하 기지 만들기 프로젝트, 은하철도 999 우주레일 만들기 프로젝트를 하는 기업이 있다면
믿어질까?
딱히 이런 판타지스런 프로젝트가 아니라도 두바이만 보더라도 리더의 상상력이
한 나라의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확연히 알 수 있다.
상상력이라는 거...
참 어마무지한 위력과 신비감을 가지고 있다.
이러니 미래가 상상력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어찌됐든 이 모든 것을 위해선 "상상력"이 중요하고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선 공감각자가 되라고 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상상력이 가장 필요한 사람으로 지적된 사람이 바로 "부모"다.
아이와 노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놀 때는 아이에게 온전히 주도권을 주고
부모는 거기에 적절한 반응을 보이란다.
기다릴 줄 아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뜻!
아이가 충분히 관찰하고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하라는 의미다.
(하긴 우리나라 부모들은 언제나 급하고 바쁘다)
칭찬하고 격려하고 허용하는 부모가 상상력이 큰 아이를 만든다.
그리고 그 말도 안 돼는 상상력에 의해
게임의 룰은 바뀐다.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부모라는 입장이 아닌게...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2. 3. 22:18
 <막스 티볼리의 고백> - 앤드루 손 그리어


막스 티볼리의 고백 


오늘은 참 특별하고 슬픈 사람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시간 역행자”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혹 있으신가요?

70세 노인의 몸으로 세상에 태어나 갓난 아기의 몸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 그러나 마음과 생각은 시간의 흐름 그대로인 사람... 35살 지점에서만 자신의 몸과 생각이 유일하게 만나지는 그런 사람이요...

일생동안 “앨리스”란 여자와 세 번의 사랑에 빠졌던 사람...

그리고 자신이 아들 “새미”를 키우는 그녀의 집에 양자로 입양돼 살아야만 했던 사람...


주인공 “막스”가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아이의 몸이 신의 저주를 받은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제 우리도 조금씩 짐작할 수 있게 됩니다. 그의 삶이 어떠하리라는 것을요...

그가 아이였을 때 어머니는 말합니다.

“사람들이 네 나이가 얼마쯤이라고 생각하면 그에 맞춰 행동해야 한다.”라고.


이 이야기는,

1930년 4월 어느 날, 꼭 열두 살 소년처럼 보이는 막스가 쓰는 편지로 시작됩니다.

......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열두 살 소년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때는 총을 들고 가스 마스크를 쓴 스물두 살의 멋진 청년으로 보였다. 그전에는 지진이란 재앙 속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찾아 나선 삼십대 남자였다. 그리고 그전에는 열심히 일한 사십대, 세상을 두려워한 오십대, 그렇게 세상에 태어난 시기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늙어갔다.” ......

그는 이 편지를 통해 남들과 다른 이유로 고독과 슬픔 속에서 일생을 살아야 했던 비극적인 날들과 평생 동안 계속됐던 앨리스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고백합니다.

처음 막스가 앨리스에게 반한 건 그의 나이 17살, 앨리스가 14살 때였습니다.

앨리스에게 “아저씨”란 호칭으로 불려야 했던 막스는 그녀의 어머니와의 충동적인 사랑을 하게 됩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딸마저 유혹하려고 하는 파렴치한이라 생각한 앨리스의 어머니는 결국 이사를 하게 되고 그들은 그렇게 스치듯 헤어지죠.

시간이 흘러 막스의 몸과 마음이 딱 일치하는 35살 무렵에 두 사람은 우연히 재회하게 됩니다. 그가 어린 시절 알았던 아저씨라는 걸 모르는 앨리스는 그를 사랑하게 되고 마침내 그 둘은 결혼을 합니다.(그때 막스는 앨리스 앞에 다른 이름으로 나타나게 되거든요.)

행복한 시간도 역시 흘러가기에 막스는 앨리스보다 점점 더 어려질 수밖에 없는 자신의 운명을 피하지 못합니다.(피할 방법이 있었다면 그는 정말 뭐든 했을 겁니다. 악마에게 자신의 영혼을 파는 파우스트처럼요...)

또 다시 떠나야 했던 막스는 이제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앨리스” 옆에 있습니다.

그녀와 자신의 아이 “새미”의 친구로, 그리고 아내의 양자로...

그런 그가 남긴 마지막 편지에는 "너무 짧은 인생. 슬픔만 가득한 인생. 그러나 난 내 인생을 사랑했소"라고 적혀 있습니다.

도저히 세상을 제대로 살아 낼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이 이런 최후의 고백을 할 수 있었던 건...

역시나 “사랑”이라는 통속의 그러나 절실한 이유 그 하나였습니다.

겉모습은 반바지를 입은 어린 아이의 모습이지만 지혜로운 노인의 시선으로 삶을 관조하는 막스의 고백은 시간이라는 상대성과 외모의 허망함, 그 교차와 어긋남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이 세상 어딘가에 시간 역행자가 꼭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꾸며낸 사실인지, 정말 역사적인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책의 내용 중 일정 부분은 시간 역행자들이 실제로 소개되어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런 사람이 어딘가에 살고 있다면...

그건 분명 뚜렷한 공포가 될 겁니다.

그것도 자기 자신만이 평생 끌고 가야하는 비밀스런 공포...

이런 생각을 해 보면 비록 소설 속의 인물이긴 하지만 그런 인생을 살아낸 “막스”가 위대해보이기까지 합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다".

비록 토막난 인생일지라도 “막스”는 순간순간 분명 누군가의 삶에서 소중한 존재였음을 저 또한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각각의 장마다 주인공은 다른 이름으로 불려지게 되죠.

1부에서는 “티볼리”로, 2부에선 “막스”로, 3부에선 “아르가스”라는 이름으로 불려 졌던 주인공은 4부에서는 “리틀 휴이”가 되어 여전히 앨리스의 곁에 있습니다.(휴이는 그의 상황을 모두 알고 있는 가장 친한 친구입니다.)

친구 휴이의 아들 행사를 하면서까지 사랑하는 이의 곁에 남고 싶었던 그의 마음을 우리는 이해할 수 있을까요?

심지어 그는 친구 휴이에게 자살을 종용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야만 아비를 잃은 그가 앨리스의 양자가 되어 그녀의 곁에 있을 수 있을 테니까요...

이런 끔찍한 상황까지 만들어가면서 사랑하는 이의 곁에 남고 싶어 했던 주인공의 마음...

휴이에게 어린 모습을 가진 막스가 말합니다.

"난 이제 남편이 될 수 없어! 아버지도 못 된다고!" "쉬잇! 난 아들이 될 거야. 잠시 동안이라도."

분명 그는 끔찍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로서는 달리 선택할 방법이 없는 절실한 마음이었기에 차마 응원한다고는 말하지 못할지언정 잠시 눈길을 돌림으로써 그를 인정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샛강 갈대숲 사이를 떠돌던 작은 배에서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는 리틀 휴이 “막스”.

시간을 거슬러간 남자, 티볼리이자 막스이며, 아르가스이자 리틀 휴이로 평생을 한 여자만을 사랑하며 비밀을 간직한 체 죽음을 택한 그의 마지막 모습.

그에게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모두에게(심지어 우리에게까지) “사랑”이란 뭐였을까를 묻게 만듭니다.

“비극”이라고 이름 붙여진 모든 것들...

그러나 저는 결코 그를 비극적으로 살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 또한 그의 “선택”이었음을 인정해야 그가 덜 비극적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사람들을 꿈꿉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내 인생의 어느 시점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그러나 누군가에겐 그 타임머신의 꿈이 공포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거, 혹시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모든 상상과 환상은 공포와 절망의 바탕 위에 시작되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는 작은 배 안에 누워 꿈을 꾸고 있지 않을까요?

그의 아들 새미와 사랑하는 여인 앨리스와 함께 다정하게 손잡고 산책하는 모습을요.

혹 어는 샛강 작은 배 안에 아직 그의 꿈이 누워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희망합니다.

이제 그 꿈은 더 이상 시간 역행자의 모습이 아니었으면 하고요...

* 2월 12일에 드디어 영화도 개봉을 하네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브레드 피트와 케이트 블란쳇 주연으로 올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라와 있는 작품입니다.
   <조디악>과 <패닉 룸>을 만든 데이빗 핀쳐 감독이 매가폰을 잡았습니다.
   어쩐지 기본 이상은 해 줄 것 같은 예상이네요.  지금 브레드 피트는 이 영화 홍보를 위해 안젤리나
   졸리, 그리고 그들의 숱한 아이들과 함께 일본에 머물고 있다고 하네요.
   좀 잠깐 여기도 들려주지 싶긴 한데...
   브레드 피트가 연기할 시간 역행자의 모습...
   일단은 매력적이긴 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