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2. 12. 19. 17:45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소중한 1표를 행사했다.

우리나라의 5년이 걸린, 대역사가 시작되는 오늘.

지난 5년간 많은 사람들이 기본과 정의없는 정치와 국가 앞에서 참 힘들었다.

이제 변했으면 좋겠다.

꼭 달라졌으면 좋겠다.

투표하면서 이렇게 간절하고 절실해지긴 처음이다.

투표장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서 어찌나 뿌듯하던지...

처음이었다.

매번 투표소에가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투표를 했는데 오늘은 무려 30분 가량을 기다렸다.

이번 18대 대선은,

내게 참 다른 경험을 하게 만든다.

어쩌면 정말 달라자고 변할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나는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서 갖게 됐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이런 대한민국을 꿈꾸며 나는 오늘 소중한 국민의 한 표를 행사했다.

92%의 부재자 투표율

그리고 5시가 넘은 지금 현재시각 전국 투표율이 70%를 넘어섰다.

서울시의 투표율도 무려 68%를 넘었다.

물론 투표율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투표율이 나왔다는 건

이번 대선에서 젊은층이 대거 움직였다는 뜻이다.

그들은 어떤 희망으로 투표장을 향했을까?

 

궁금하고 걱정된다.

우리의 5년이 어떻게 결정이 됐을지...

우리는 이제 그만 얼어있어야 한다.

지난 5년은 참 길고 지루했다.

그 비굴함이, 그 초라함이, 그 난잡하고 추잡함이 이제 끝이 난다.

이제 믿고 기다리자!

국민의 선택을!

우리의 선택을!

나의 선택을!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울 대한민국을 꿈꾸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6. 7. 05:42




솔직히 이건 좀 된장할 일이긴 했지만
성스러운(?) 지방선거일에 오전 근무를 해야했다.
그 와중에 "못살겠다! 갈아보자"며 6시에 집에서 나와
새벽잠 없으신 동네 어르신들과 나란히 2열 종대로 서서 
부지런한 젊은이 소리를 들으며 성스러운(?) 투표권을 행사했다.
아마도 하늘이 감동하셨나보다.
내 선거 인생 최초로 심히 은혜롭고도 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이런 게 정말 기적이지! ^^)
선거날 오전 근무라는 씁쓸함을 달래기 위해 예매한 <몬테크리스토>
그것도 30%라는 몹시도 은혜로운 할인율까지...
사실 5월 4일 엄기준 몬테크리스토로 인해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만큼 엄청난 상처를 받았기에
나름의 정화(淨化)가 간절히 필요하기도 했었다.
류정한 몬테크리스토, 차지연 메르세데스, 조휘 몬데고 라는 캐스팅이 
망설임을 현실화 시키기에 충분하기도 했고...



류.정.한.
이 사람에 대해 이제 도대체 뭐라고 말해야 하나?
이 사람의 무대 위 삶이 시작되면,
나는 그대로 반푼이가 되어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하게 된다.
(솔직히 이 순간만큼은 누가 뭐래도 그가 빛이요, 길이요, 생명이다...)
첫공연을 봤을 때 공연장 때문에 나는 울화가 치밀었지만 그의 몬테크리스토 때문에 꾹꾹 참아낼 수 있었다.
(결코 그의 작품이 아니었다면 나는 유니버설아트센터를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찾지 않았을 것이다)
한 달 보름이 지난 지금,
류정한의 몬테크리스토는 끔찍하고 잔인스럽게 사람을 이리저리 쥐고 흔들어댔다.
결국 나는 또 다시 이 사람에게 완벽하게 놀아나고 말았다.
"이런 악마같은 배우, 세상에 또 있을까?"
특히나 1막 마지막 노래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을 부를 때 느꼈던 전율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너무 생생하고 끔찍스러울 뿐이다
류몬테가 그러라고 말한다면
몬데고도, 당글라스도, 빌포트도 단칼에 내가 다 처리해 줄 수도 있을 것 같은 야쿠자스런 마음까지 생길 판이다.
(너희 셋, 다 주~~~거~~~~써~~~!) 



"류정한 미친 거 아냐?"
함께 관람한 사람이 혀를 내두르며 쏟아낸 감탄사.
그 순간 나 또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제게 인간 맞아?"
(원초적 표현에 민망하긴 하지만 솔직히 내 심정이 딱 그랬다. 암! 인간일리가 없지! 절대로!
 또 모르지, 등딱지를 열면 에너자이저한 밧데리가 우수수 쏟아질지도...)
선거의 뒷끝이라 그랬겠지만
이 사람이 대통령에 출마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찍어야지... 이런 생각까지도 했으니 제대로 홀리긴 한 모양이다.
"문화 대통령 류정한"
그래도 일단 눈은 짝짝이 아니니까 뽀대는 제법 난다. 
(뭐 그 정도면 비쥬얼도 상당히 건전하고...) 
명확한 딕션과 감정의 변화를 그대로 표현하는 그의 목소리는 역시나 황홀경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비록 먼 곳에서 본다고 해도 목소리만으로도 표정까지 읽어내는 게 가능하다.
들음으로써 볼 수도 있게 만드는 배우 류정한의 놀라운 능력!
그래서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중독처럼 찾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때는 그가 도저히 끊을 수 없는 강력하고 끔찍한 마약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이런 극심한 금단현상을 겪고 있는 몹쓸 약쟁이들은 상당히, 꽤, 무지, 엄청나게 많다.
어쨌든 그는 무대 위에서 그 날 역시도 충분히 아름다웠고
충분히 찬란했고
그리고 충분히 빛이 났다.
(그래, 그는 확실히 난 놈이다...)



차지연의 메르세데스.
"순수하고 아름다운" 여자였노라 말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솔로 곡은 참 아름답게 부르더라.
(단지 온 몸을 흐느적 거리며 부르는 게 영 어색해서...)
단테스와의 듀엣 곡들은 차지연의 목소리가 좀 강해서인지
옥주현 메르세데스처럼 간절하고 아름답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대사 톤이 이상하게 약간 신파조로 느껴지기도...
개인적으로는 옥주현 메르세데스가 이 뮤지컬에는 더 어울리는 것 같다는 결론을...
대신 차지연이 "지킬 & 하이드"의 루시를 하면 정말 딱이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차지연 메르세데스가 너무 자신만만한 여장부처럼 보여서였을까?
그녀는 몬테크리스토도 몬데고도 결국은 선택하지 않고
혼자 꿋꿋하게 잘 살아낼 여자처럼 보였다. (원작처럼...)
<영웅> 이후로 오랫만에 무대에서 본 조휘의 모습 역시도 반가웠다.
조휘의 몬데고는 참 처량하고 절절하더라.
그는 메르세데스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구하는 여린 남자였고
그 절망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거칠고 강한 사람으로 보여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최민철 몬데고에게서 느끼지 못한 "연민"을
나는 조휘의 몬데고에서 느꼈다.



2층 발코니석에서의 관람은 나에게 잊지 못할 극심한 육체적 고통을 선사했지만
공연 자체는 전체적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무대 스크린과 조명에 감탄케하는 의외의 성과까지 있었다.
확실히 1층 앞좌석에서 보는 스크린과 조명은
전체적인 조망이 가능한 2층에서의 그것과는 다른 평가를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니버설아트센터 발코니석 관람은 
절대로 절대로 다시 감행하고 싶지는 않다.
(허리 제대로 작살난다...)
 


프랑크 와일드혼의 작품도 그렇지만 배우 류정한의 무대는 내겐 그렇다.
꼭 뒷심을 발휘하게 만든다.
프랑크 와일드 혼이 만드는 작품들은 일단 드라마틱하면서도 격정적인 아름다움이 있다.
OST도 "must listen" 필수 아이템으로 등극하고...
거기에 괴물스럽게 완벽히 배역을 진화시키는 "류정한"이라는 배우가 가세한다면?
이겐 정말 끝장인거다.
솔직히 노래를 너무, 제대로, 끔찍히 아릅답게 부른다.
작품 속 인물에 대한 해석도 너무 탁월하고,
회가 거듭될수록 인물과 배우가 갖는 일체감이라는 게 진화 혹은 성숙의 단계 그 이상이다.

포인트를 똑똑 찍어서 말하는 대사 톤과 호흡 조절은 가히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나는 한 번도 그가 무대 위에서 헉헉대며 숨차 하는 모습을 본 적도, 들은 적도,  느껴본 적도 없습니다.
과감한 액션 히어로가 되어 과거엔 하지 않았던 엄청난 몸쓰기를 보여주는 현재까지도 말이다.
(진심으로 묻고 싶다. 숨을 쉬긴 쉬느냐고...)
부러우면 지는 건데...
차라리 부러운 걸로 끝나면 오히려 다행이다 싶다.
부러움이 파산으로 직결되는 게 이 몹쓸 약쟁이들의 현실인지라...
내가 당글라스도 아닌데
류몬테는 자꾸 나를 파산을 선물한다.
그리고 이건 정말이지 너무나
"공정치 못한 일" 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