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2.23 <불멸의 신성가족> - 김두식
  2. 2010.12.07 <허수아비춤> - 조정래
읽고 끄적 끄적...2011. 2. 23. 05:47
김두식, 그가 쓴 <불편해도 괜찮아>를 읽었었다.
법조인이 쓴 인권 영화 이야기.
그 자체로도 내겐 쇼킹한 일이었는데
책을 읽고 나서는 더 쇼킹했다.
"야! 이 사람 정체가 뭐지?"
법을 전공한 사람이 이렇게 재미있으면서도 뼈있는 글을 쓸 수 있다는 게 신비로웠다.
그래서 다른 책을 읽어보자 찾아봤고 그 선택이 <불멸의 신성가족>이다.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
이 사람 이 책을 쓰고 법조관련인들에게 완전 블랙 리스트로 확실히 찍혔겠다 싶다.
구구절절 옳은 소리만 해서...
우리나라 법조계만큼
인맥, 학연, 그리고 그로 인한 청탁이 잘 통하는 곳이 있을까?
도제관계의 연수는 소위 말하는 "연수원 몇기냐?"라는 질문앞에
당당하고 정당하려는 권위를 추락시키고 끌어내린다.
다른 사람이 아닌 사법 종사자 당사자의 입으로 말하는 법원과 검찰의 고질적인 불친절.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은 맞는데
어쩐지 뒷통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찜찜하고 서글프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타자성의 세계에 속할 수밖에 없는 사법계.
우리의 사법계의 시스템이라는 건,
약자가 몸을 일으키는 순간 그 처절한 행동 자체를 불법으로 만들어버리단다.
약자가 권리를 침해받고 있을 때는 침묵하던 법이, 견디다 못해 약자가 그걸 세상에 알리고 바로잡기 위해 몸을 일으키는 순간, 뒤늦게 개입하여 약자만을 처벌한다.
사회의 최고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의 의사소통 능력의 부재는
소 귀에 경읽기의 수준을 능가한다.
이런 로얄패밀리 정신은 조폭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먹고 죽자는 폭탄주 술문화 발전에 지대한 이바지를 한 곳이 사법부와 조폭, 이 두 곳이 아니던가!)
변호사가 돈을 버는 것은 판사들에게서 받는 모욕에 대한 댓가라지만
내 돈 내고 변호를 의로했음에도 모욕을 당하는 사람은 이 보다 훨씬 더 많고 모욕의 정도도 더 심하고 추하다.
판사를 하다 변호사로 개업하는 전관변호사는
"용돈"이라는 이름으로 후배 법권들에게 통 큰 선배 행새를 한단다.
그게 바로 "거절할 수 없는 돈"으로 법조계에서는 관행으로 이어져왔단다.
...... '거절할 수 없는 돈'은 판검사들이 변호사에게 용돈을 받으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해주는 합리화 수단으로 오래도록 활용되었습니다. 나는 원치 않으나 '남들이 다 받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받는다'는 공동의 보호장막 아래에서 모두의 잘못이 면죄부를 받아온 셈입니다 ......
전직 판검사 출신 변호사인 전관 변호사가 현직 판검사 후배에게 주는 돈을 거절하면
오히려 평판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니 참 어이없는 세상이다.
거기다 전관 변호사의 은근한 청탁까지...
그래서 법조계 주변에서 나누는 우정은 보험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말한단다.
...... 실력 있는 변호사보다는 청탁할 수 있는 변호사를 선호하는 경향, 그래서 판검사 출신, 장관 출신, 헌법재판관 출신이 아닌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는 결국 브로커를 통해서라도 사건을 수임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변호사 수임료가 턱없이 비싼데는 브로커에 대한 소개비라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매우 큰 몫을 차지합니다. 그리서 큰 수임료를 받을 수 없는 변호사는 탈세를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법시험 합격자들의 견고한 내면의 성벽을 깨기란
현재로선 거의 불가능하다고 저자는 솔직히 고백한다.
그러면서 법조계 문제점의 핵심으로 지적한 것이 다음의 두 가지다.
'의사소통의 부재'와 '원만함이라는 신성가족 이데올로기'
그래도 지금은 예전에 비해 법원과 검찰이 많이 깨끗해젔다고 하는데
평범한 우리가 보기에는 여전히 "그들만의 세상"일 뿐이다.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이 답답했다.
사법에 대해서 쥐뿔도 모름에도 불구하고
옥죄어오는 갑갑함과 점점 숨을 조이고 들어오는 일방적인 권위의 위상!
참 어렵고 힘들구나.
우리나라 사법계의 로얄 패밀리 그 심장을 관통한다는 것은...
개천에서 용이 났다면 정말 장하고 대단한 일인데
어쩌자고 용들은 그 개천을 아주 싹 잊어버린다.
잊어버리기만 하면 그나마 다행일텐데 아예 부정까지 한다.
나는 애초부터 당신들과는 태생부터 다른 사람이라고...
개천은 이래저래 참 서글퍼지고 말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12. 7. 05:58
김용철 변호사가 쓴 <삼성을 생각한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허수아비춤>
조정래였기에 이렇게 쓰는 게 가능했을까?
(참 복합적인 감정이다. 그가 많이 참으며 썼을까? 아니면 이 정도도 조정래이기에 가능했던걸까?)
그는 말했다.
"이 작품을 쓰는 내내 우울했다...... 책을 읽은 사람들에게 모욕감을 주고 싶었다"고.
그는 작품을 쓰면서
끔찍하고 절망스러워서 썼다가 지운 내용들도 많다고 고백했다.
책의 내용보다 이 말에 나는 더 큰 모욕감과 모멸감을 느꼈다.
책을 출판하고 언론사 기자들과 간담회 비슷한 것도 했던 모양이다.
세 신문에서 참석하지 않았단다.
기업에서 경영하는 중앙일보, 문화일보, 동아일보는 한 줄도 기사화히지 않았다고 한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둘째 사위가 동아일보 사장의 아들이란다.
소설보다 재미있다 끔찍하다.
한국 언론의 실태와 재벌간의 관계가...
그의 말대로 우리 나라 언론은 여전히 원시적이고 반사회적이다.
오랜 세월동안 유구하고 거침없이...
변함없이 초지일관한 언론의 외길인생에 삼가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한다.
부디 고이 잠드소서...



이 책의 내용이 충격적인 내용인가!
이미 모든 사람들이 다 잘 알고 있는 내용이기에
아니 오히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는 현실이지만
이렇게 활자화되어 나오니 참 여러 형태로 부끄럽다.
장구한 인류사에서 가장 강한 권력은 "돈"이란다.
자기보다 열 배 부자면 그를 헐뜯고, 자기보다 백 배 부자면 그를 두려워하고,
자기보다 천 배 부자면 그에게 고용당하고, 자기보다 만 배 부자면 그의 노예가 된다
이 강력한 돈은 로비를 위한 비자금이 되어 차명계좌 속에 쌓여간다.
(게다가 5만원 지폐가 나온 덕분에 비자금을 현금화할 때 부피가 1/5로 확 줄었단다.
 그래서 그들은 10만원 권을 열렬히 기다리고 있단다. 
 1/10로 또 다시 부피가 준다면... 그들의 로비를 위해서는 더없는 환상이겠지!
 어쩌면 고액지폐가 나온 목적이 재벌의 로비자금 부피 절감을 위해서인지도 모르겠다.)
로비의 목적은,
재산권 불법 상속과 경영권 불법 승계를 위해서다.
로얄 패밀리, 그들만의 특별한 세상을 위하여...
여기에 언론은 항상 북장단을 잘도 맞춰준다.
어찌어찌 재판까지 가게 되도
조폭과 별만 다를 것 없는 검찰께서 최종 도장을 꽝 찍어준다.
(까라면 까는 조폭 정신과 검찰의 상명하복과 검사동일체는 역시나 한 몸을 가진 썀쌍둥이다)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이 컸고 잠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국민경제에 더 이상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이쯤 되면 걸판진 놀이판도 이런 놀이판이 없다.
당연이 술이 돌고, 돈이 돌고, 여자도 돈다.
뭐든지 구색을 갖춰야 소위 뽀대가 나기 때문에...
검찰의 그 유명한 자축의 폭탄주가 이어진다.
이야기 속에서 작가는 이런 모습들을  마당극같은 조롱으로 보여준다.
지들이 지금 조롱거리가 된 줄도 모르고 날렵한 충성심으로 폭탄주를 제조한다.
사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이게 다 마당극이었으면...
 


...... 큰 기업이 잘돼야 우리도 잘살게 되지, 대중들은 이렇게 동의하고 동조하면서 재벌들이 저지르는 죄를 가볍게 여겼고, 그들이 받는 사법적 특혜에도 지극히 관대했다. 국민경제를 위하여......, 그 기업 옹호론과 재벌 보호론의 주문은 그 효력 좋고 생명력 강대하기가, 우리를 믿어야만 재물운이 트이고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그 한마디로 2천 년이 넘도록 줄기차게 배부른 번성을 누려온 종교들의 질긴 생명력과 맞먹었다. 신문들이 앞장서 설파하고, 법관들까지 활용하고 나서는 그 기업 옹호론과 재벌 보호론은 자본주의 한국에서 출현한 신통력 좋은 신흥 종교이기도 했다 ......

그리하여 대중들은 신흥 종교에 자발적 복종을 한다.
작가 조정래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었던 건,
재벌의 반복되는 비리가 아니라 일반 대중의 자발적 복종에 대한 일침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해결책으로 내민 두 장의 카드는
빈약하고 초라해 보여 오히려 서럽다.
불매운동과 시민단체의 활성화.
두 장의 카드를 보면서 문학에서 일가를 이룬 조정래씨가 참 순수하고 낭만적이라는 생각도 했다.

...... 국민은 나라의 주인인가, 아니다. 노예다. 국가 권력의 노예고, 재벌들의 노예다. 당신들은 이중 노예다. 그런데 정작 당신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것이 당신들의 비극이고, 절망이다 ......

대중들은 지금 모두 재벌과 국가의 거짓 장단에 맞춰 "허수아비춤'을 추고 있는가!
몰랐던 사실도 아닌데 기분 참 다양하게 더럽다.
피 흘러 겨우겨우 '정치민주화'를 시작햇는데
이제 '경제민주화'를 위해 피보다 더한 걸 흘려야 하나 보다.
대한민국에서 대중(국민)으로 산다는 건, 
맞서야 할 것이 참 많다는 뜻인 것 같다.
재벌과 국가!
늬들 때문에 우리가 참 고생이 많다!!!
대한민국의 국민된 죄!
그게 바로 우리가 가진 지긋지긋한 원죄(原罪)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