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8. 4. 17. 08:53

캄파섬을 둘러본 뒤 다시 프라하성으로 방향을 잡았다.

12시에 한다는 근위대 교대식을 보기 위해서.

시간이 넉넉해서 일부러 천천히 둘러보며 다녔다.

점심 시간이 점점 가까와서인지 여기저기 맛있는 냄새가 진동한다.

특히 체코에서 꼭 먹어야 한다는 굴뚝빵(트레들로) 굽는 냄새는 식용을 당기게 했다.

달콤하면서 꼬득꼬득한 냄새랄까?

원뿔 모양의 굴뚝빵에는 아이스크림이나 생크림을 담아준다.

(물론 그냥 굴뚝빵보다 가격은 비싸다.)

사람들이 정말 많이 들고 다니면서 먹는 빵.

그런데 정작 나는 한 번도 못먹어봤다.

왜 그랬지???

 

 

성 미쿨라쉬 성당.

프라하에는 미쿨라쉬 성당이 3개나 된다.

사진속 성당은 말라스트라나 광장에 있는 마쿨라쉬 성당으로

2,500개의 파이프가 달린 파이프 오르간으로 유명한 곳이다.

매일 저녁에 유료 공연이 있다는데 짧은 일정이라 가보진 못했다. 

오래된 성당에서 파이프 오르간 연주 듣기... 이것도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는데 아쉽다.

(언젠가는... 그래, 언젠가는...어쩌면...)

성 미쿨라쉬 성당 맞은편에는 사람 얼굴로 된 부조물이 주차된 차들 뒤로 서있다.

특이한 장식물이네... 싶겠지만

종교전쟁 중에 참수당한 프로테스탄트 귀족들의 얼굴이란다.

자세히 보면 얼굴 모양이 다 다르다.

프라하의 유령 혹은 수호천사들.

 

 

이왕 보는거 좋은 자리에서 보자며 서둘러 프라하성 정문으로 향했다.

흐라트차니 광장에 동상 앞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30분경.

높은 곳에서 전체적으로 내려다 볼 생각으로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정오가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잘하면 각양각색의 뒷통수만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이... 

군인 몇 명이 광장 앞으로 나와 사람들 사이로 길을 만들기 시작한다.

기대감으로 광장 주변이 덩달아 술렁였다.

 

 

사람들 틈에서 동영상을 찍긴 했는데

용량이 커서 올라가지 않는다는게 함정.

(편집할 의욕 따위 없고!)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그렇게 멋지진 않았다.

시작은 흐라트차니 광장쪽이지만

실질적인 교대식은 정문 안쪽 제1광장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기둥과 철책에 많이 가려졌다.

그때서야 이해가 됐다.

사람들이 왜 정문 앞으로 왜 그렇게들 모여들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많은 사람들 틈에 들어갈 자신은 지금도 없다..

그러니까 그날 그 자리가 내 자리였던걸로!

^^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8. 4. 2. 08:55

벽을 타고 올라가는 잎을 보면...

어딘지 슬퍼진다.

해를 향한 위로의 상승이 너무 간절해 보여서.

간절함을 목격하면

나도 모르게 울컥 동화가 된다.

방법은 없다.

그 간절함을 마음에 담고 걷고 또 걷는 수밖에.

 

 

 

몇 번을 오갔던 길.

같은 길이지만 누가 있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길이 된다.

과감한 터치의 여인에게 사람들이 환호를 보냈고

그 과감함과 수줍음을 와르르르

꽃처럼 한꺼번에 터지면서

달리보르카 탑에서의 우울한 마음도 조금씩 사라졌다.

고백하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더랬다.

'나는 내 죽음을, 내 늙음을 감당할 수 있을까?'

 

 

프라하성의 정문.

이곳에 남아있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흔적.

쉰부른 궁전에서 본 것과 같은 독수리 장식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못지않은 격동의 근대사를 지닌 체코.

그래서일까?

이곳이 마냥 낯설지만은 않은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