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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0.22 Love sLOVEnia - Piran City Wall 2
  2. 2018.10.19 Love sLOVEnia - Piran City Wall 1
여행후 끄적끄적2018. 10. 22. 08:29

처음 피란(Piran)이란 도시의 이름을 들었을때

묘한 감정이 들었다.

그건 아마도...

피란(避亂)이란 단어가 떠올라서였을거다.

避亂 : 난리를 피해 다른 곳으로 옮겨가다.

그렇다면,

현재 나는 어떤 "난리" 속에 있을까?

그게 뭐든,

이곳이 그 모든 난리를 피할 수 있게 해주면 참 좋겠다...

여행 시작 전부터 나혼자 몰래 바랬었다.

아주 짧은 순간의 피란이 될지라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이 없다.

그래서 좋았다.

오래오래 내려다봤고,

오래오래 올려다봤고,

오래오래 바라봤다.

파란 바다를 옆꾸리에 끼고 있는 축구장에 반했고,

혹시라도 축구공이 경기장을 넘어가

공을 되찾으려고 전속력으로 달려갈까?

아니면 깔끔하게 포기할까?

오래 지켜봤지만 결국 알 순 없었다.

 

 

타르티니 광장도 한 주먹 크기고

성 죠지 성당 종탑의 미카엘 천사도 눈 아래 선명하다.

또 다시 전지적 시점의 출현이다.

산과 바다, 광장과 종탑. 그리고 바다와 하늘.

이 모든걸 2유로로 볼 수 있다는건,

더없는 축복이다.

물론 두브로브니크의 성벽과는 비교가 불가하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는 뷰는 이곳도 만만치 않다.

아기자기한 규모가 주는 아름다움.

그게 참 좋았다.

만약 파괴된 성벽을 제대로 보수한다면

두브로브니크 성벽과 쌍벽을 이루수 있을 것 같다.

슬로베니아가, 피란이,

그럴 마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라면,

보수하지 않을 것 같다.

이 작은 도시가 관광객으로 미어터져 변하는건 결코 보고 싶지 않으니까.

避亂할 수 있는 Piran으로

내내 남아줬으면 좋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8. 10. 19. 09:12

수도원을 나와 골목길을 따라 뒷길로 올라갔다.

다음 목적지는 피란 성벽.

원래 피란은 성벽으로 빙 둘러쌓인 도시였는데

합스부르크 지배때 거의 대부분 파괴되버렸고

지금은 200m 정도만 남아있다.

두브로브니크 성벽과는 규모와 뷰(veiw)면에서 다 소박하지만

단돈 2유로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표를 사러고 매표소에서 줄을 섰는데

마침 한국에서 온 단체팀 뒤에 서게 됐다.

인솔하는 가이드분이 한국분이냐고 물어봐서 그렇다고 했더니

같이 계산할테니 그냥 올라가란다.

감사 인사를 드리고 냉큼 뒷줄에 따라 붙었다.

생각지도 못한 뜻밖의 행운이라니...

감사합니다!

 

 

류블라냐에서 피란으로 이동하는 동안

워낙 버라이어티한 날씨를 경험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피란에서는 거짓말처럼 날이 화창하다.

가이드책에는,

날씨가 좋은 날 피란 성벽에 오르면

이탈리아 트리에스터와 크로아티아까지 볼 수 있다고 써있어서

은근히 기대가 된다.

(근데 뭐... 내가 워낙 길치에 발향치라서....)

 

 

혼자 조용히 둘러보고 싶어서

단체관광객과 시간차를 두고 움직였다.

오후 3시,

피란의 태양에 자비란 없다.

그늘 하나 없는 성벽 위에 단체관광객과 나만 있는걸보니,

다들 태양을 피해 다니는 모양이다.

이분들마저 우루루 빠져나가면,

이곳은 또 여지없이 내 차지가 되겠구나 싶다.

이대로 최대한 천천히, 그리고 최대한 느리게...

이 구역 주인 될 준비.

시~~~작!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