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8. 1. 12. 08:33

운터베르크에 입구에서 그냥 내려오는 바람에

좀 뻘줌하고, 아쉽고, 섭섭했다.

다시 올 일이 없을거라 생각하니 궂은 날씨가 많이 원망스러웠다.

"OO에서 한 달 살아보기"

언젠가 이런 호사를 한 번쯤은 꼭 누리고 싶다는 바람이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면서 더 간절해졌다.

어쩌면 현재까지의 내 모든 여행은

그 단 한 곳을 찾기 위한 짧은 사전답사인지도 모르겠다.

 

 

케이블카에 내려 바라본 풍경.

멋지다.

가을과 겨울의 중간 어디쯤에서 만난 특밖의 풍경.

산이라는 몸체에 혈관처럼 흐르는 물줄기.

얼핏 봤을땐 얼음이나 눈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물이 흘러서 놀랐다.

곱게 물들기 시작한 키 나무들.

키를 세운 나무 옆에 고요히 서있는 나무보다 키 큰 성당,

그리고 출발을 기다리며 나란히 정차한 몇 대의 버스.

따지고보면 참 별 거 없는 풍경인데

이 풍경이 가슴에 사진처럼 담겼다.

 

조급한 마침표에 집착한 내게

여유있는 쉽표를 선물한 곳.

운터베르크, 그 아래.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