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8. 1. 22. 10:20

여행가기 전,

유투브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챙겨봤다.

1965년이면 내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에 만들어진 영화인데

지금 봐도 너무 흥미롭고 아름답다.

(명작의 힘이라는게 이런거구나...)

사실 유명한 장면들은 많이 봤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본 건 처음이다.

50년 전의 잘츠부르크와 지금의 잘츠부르크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것도 놀라웠다.

보전과 변화가 맞춤으로 손잡고 있는 도시.

만약 잘츠부르크로의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 영화만큼은 꼭 챙겨보길 바란다.

아주 괜찮은, 그리고 꽤 적절한 사전답사가 될테니까.

 

새벽 6시가 넘은 시간.

동생과 조카를 남겨두고 혼자 조용히 일어나 호텔을 빠져나왔다.

8시 10분 중앙역에서 출발하는 150번 버스를 타야하니 마음이 급하다.

밖은 아직 어둑하지만 7시 30분 조식전까지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사운드 오브 뮤직>까지 챙겨봤는데

미라벨 정원을 스킵하면 아무래도 마음에 남을 것 같아서...

구글지도를 켜고 목적지를 입력한 뒤 열심히 달렸다.

함께 달리는 새벽공기가 상쾌했다.

 

 

미라벨 정원에 도착했을땐 날이 제법 밝아졌다.

관리인과 두어 명의 운동하는 사람만 보이는 정원에서

마치 주인이라도 된 듯 이곳 저곳을 둘러봤다.

금방이라도 마리아와 트랩 대령의 일곱 자녀가 "도레미송"을 부르며 달려올 것만 같은 느낌.

영화도, 이곳도 참 생생하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미라벨 정원의 완성은 저 멀리 보이는 호엔잘츠부르크성이 아난가 싶다.

깎아지른 호엔잘츠부르크 성과 그 아래 살포시 보이는 대성당의 첨탑까지...

흐린 구름 사이로 보이는 풍경은 묘한 신비감까지 안겨준다.

햇빛이 찬란할 땐 보면 어떤 느낄일까? 궁금했지만

짧은 일정의 여행자에겐 결코 허락되지 않은 시간일 뿐이다.

서둘러 되돌아오는 발걸음엔 아쉬움이 한가득.

하지만 이렇게라도 봤으니

다행이고 또 다행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