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8. 7. 3. 09:08

여행오기전,

미리 본 일기예보에서는 날씨가 흐리다고 했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한 무다페스트의 날씨는

이른 아침부터 그야말로 이글이글 타올랐다.

반발 원피스만 입고 다녀서

팔과 목이 제대로 익었다.

(화상의 수준으로 좀 심각하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음을 멈출순 없다.

국회의사당옆 헝가리 민족박물관에 꽃혀 밖에서 오래 서성였다.

이 안에 헝가리 제국의 보물들이 전시되어 있다는데

나는 내부 보물보다 건물 자체가 더 보물스러웠다.

그리고 고슈트 러요시 광장도.

도시락 싸들고 가족 나들이 하기 딱 좋은 곳.

단, 햇빛만 좀 유순해진다면 ^^

땡볕 아래 가열차게 갈어다니는 사람.

내가 유일하더라.

 

 

찾아가느라고 고생 꽤나 했던 유대인 시나고그(Zsinagóga).

헝가리 현지인에게 물어봤는데 잘 모르겠다고 하고

경찰에게도 물어봤는데 모르겠단다.

결국 감으로 어찌어찌 찾아가긴 했다.

내부까지 들어가진 못했지만

밖에서 유대인 묘지들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철창 사이로 무슨 소리가 들려 따라갔더니

회당 뒷뜰에 사람들이 모여있고

랍비로 보이는 분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소리가 맑고 깨끗해서 끝날때까지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유일의 믿음이 긍휼을 잊고 독선으로 치닫지만 않는다면,

모든 종교는,

신성하도 위대하다.

불교든, 이슬람교든, 카톨릭이든, 개신교든.

 

너의 슬픔은 나의 슬픔보다 크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8. 7. 2. 09:23

부다 언덕을 내려와 다시 세체니 다리를 건너

헝가리 국회의사당 방향으로 걸었다.

야경 투어를 신청하긴했지만 그걸로 끝내는건

국회의사당에 대한 예의가 아닌것 같아서 ^^

가는 길에 "1956"이라는 연도가 눈에 띄였다.

지하에는 전시관도 있어서 들어가봤더니 추모관이었다.

공식 명칭은,

In Memoriam 1956 October 25th.

1956년 10월 23일 스탈린에 반대하여 자유를 갈구한 부다페스트 시민들에 의해 일어난 시민혁명.

11월 10일까지 이어진 혁명은

소련군이 개입하면서 혁명군의 패배로 끝이 나긴했지만

헝가리 민주주의의 서막을 알리는 도화선이 됐다.

(우리와 똑같은 역사를 가진 헝가리)

 

 

불에 그을리고 구멍뚫린 저 국기는 매년 10월 23일,

혁명기념 공식행사때마다 게양이 된단다.

자유를 외치며 죽어간 사람들을 기리기위한 뜻이리라.

역시나 무감해지지 않는다.

다뉴브강을 바라보며 앉아있는 동상은

시인이라는데 정확히는 기억이 안난다.

화를 내는 것 같기도 하고, 근심에 잠긴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다뉴브강울 따라 쭉 나열된 주인 잃은 신발들.

1944년 제2차 세계대전때

나치 유대인들을 신발을 벗게 한 후 총으로 쏴서 다뉴브 강에 밀어 넣었단다.

이 조형물들은 실제 신발은 아니고

억울하게 죽어간 유대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2005년 만들어진 청동 신발들이다.

이곳 역시 무심하게 바라볼 수 없는 곳.

 

 

야경의 진수를 보여주는 헝가리 국회의사당.

예약을 하면 가이드 투어로 내부 관람이 가능하지만 나는 또 다시 스킵.

시간이 없어서 어쩔수 없다 싶다가도 생각해보니

우리나라 국회의사당 내부도 본 적이 없긴하다.

헝가리 국회의사당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국회의사당이란다.

(제일 큰 국회의사당은 런던)

헝가리 건국 1000년을 기념해서 만들었데

100% 헝가리의 인력과 건축자재로만 만들었단다.

헝가리인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건물.

뜨거운 날씨였지만

바닥 곳곳에 연무가 피어올라 바닥의 열기를 식혀줬다.

좋아라하며 이리저리 뛰어나니는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를 바라보는 부모님들의 사랑스런 눈동자.

 

헝가리 국회의사당이 아름다웠던건

아마도 이 기억 때문인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