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10. 29. 07:58

<Thrill Me>

일시 : 2014.08.08. ~ 2014.10.26.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대본, 작사, 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박지혜

출연 : 정상윤, 정동화, 신성민, 정욱진 (나 ; 네이슨)

        에녹, 송원근, 임병근 (그 ; 리처드)

피아노 : 신재영, 오성민

제작 : 뮤지컬 해븐

 

12월에 <쓰릴미>가 다시 앵콜로 올라온다는 소식을 듣고 은근히 기대했었다.

정상윤 네이스도 함께 돌아오지 않을까 하고...

그런데... 어쨌든 결론은 아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건 오랫만에 김재범과 강필석이 돌아온다는 거다

김재범은 특별공연처럼 초반만 출연한다는 소문도 있긴한데,

흥미로운건 지금껏 했던  "나"가 아닌 리처드 "그"로 돌아온단다.

이러면 또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데... 

회전문까지는 아니겠지만 강필석, 김재범 개스팅으로는 최소 두어번 보게 될 것 같다.

12월은 12월이고!

어쨌든 정상윤은 이제 한동안 <쓰릴미>에서 볼 수 없다는 말이 되는데...

비록 유니플렉스 2층 S석 섭섭한 자리에서라도 관람하길 잘했다.

도저히 한 번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정상윤 "네이슨"

역시나 참 좋더라.

피아노 연주가 시작되고 계단을 아주 천천히 내려오는 모습부터 압도적이고 의미심장했다.

잔뜩 움츠린 어깨와

끔.찍.한. 을 한글자 한글짜 천천히 끊어서 발음하는 모습,

그리고 왠지 섬뜩함을 느끼게 만드는 덤덤한 표정까지.

정상윤은 내가 생각하는 "네이슨'에 가장 근접한 배우다.

심지어는 협박편지 쓸 때 타자기 소리까지도 딱 네이슨이다.

다른 배우들은 이 장면에서 줄옮기기를 전혀 안하는데

정상윤은 꼭 서너번씩은 줄을 옮긴다.

남들은 그런걸 뭐... 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이 사소한 표현이 정말 좋다.

이런 디테일때문에 정상윤이란 배우에게 늘 신뢰감을 갖게 되는거고!

이번엔 계약서를 불태워버려서 깜짝 놀랐다.

이게 처음부터 계획된건지 아니면 연기하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건지는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론 아주 좋았다.

성냥불, 창고의 불, 피의 서명, 계약서의 불...

리처드에 주도된 계약은 이제 끝장이 났고

네이슨 스스로 만든 계약이 시작되는 느낌.

일종의 숨겨진 반전같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네이슨의 웃음.

이게 자꾸 걸린다.

지금까지의 진술이 사실은 다 거짓일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겨서...

정말이지 끝나도 끝난게 아니다.

정상윤의 네이슨은...

 

12월에 정상윤의 네이슨은 돌아오지 않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이번 시즌에서 이렇게 허기를 달랬으니...

(그런데 이 녀석의 차지작은 도대체 뭘까???? 혹시 나만 모르는거?)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