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8. 9. 27. 08:23

보겔산 케이블카를 타러 가는 길에도,

역시나 헤맸다.

이정표를 따라간건데 이상하게 나 혼자 걷고 있고,

산은 깊어지고,

점점 뭐가 있을 것 같지는 않고...

스톱하고 되짚어 내려왔다.

예감은 틀리지 않더라.

버스에서 내려서 좀 올라가다 왼쪽으로 꺾어야했는데

나는 혼자서 호기롭게 직진을 했던거다.

'블레드에서 9시 25분 버스 탑승 - 35분 뒤 하차 - 10여분 도보 - 10시 30분 케이블카 탑승'

...이 원래 계획이었는데 결국 헤매다 11시 케이블카를 탔다.

케이블카 요금은 다양한데

나는 only cable car만 선택해서 20유로.

(올라가서 식사를 하거나, 스키 리프트를 탈 수 있는 통합권도 있다.)

 

 

케이블카 운행 시작이 8시라는걸 알았다면 좀 더 일찍 왔을텐데...

살짝 아쉬워했다가,

그랬으면 블레드성엔 못올라갔겠구나 생각하니 오십보 백보더라.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서 본 보힌(Bohinj) 호수 동영상.

햇빛이 쨍했고,

물 속에 비친 구름과, 물 위에 걸친 구름은 경계가 모호했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좋았다는데

적어도 이곳만큼은 날이 좋아서 다행이었다.

1.535m 높이까지 올라갔는데 구름만 봤다면

많이 섭섭했을것 같다.

 

 

보힌호수에는 전설이 있다.

어느날 신이 사람들에게 땅을 주겠다며 불러 모았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원하는 땅을 말했고

신은 그 땅을 각자에게 나눠줬다.

사람들이 돌아간뒤 

땅을 다 나눠줬다고 생각한 신은 조용히 쉬고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땅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있는거다.

게다가 그들은 신에게 불평도 하지 않고 자신이 하던 일을 묵묵히 할고만 있는거다.

그들의 겸손함과 인내심에 감동한 신은

그들에게 신 자신을 위해 남겨둔 최고로 아름다운 땅을 선물로 줬는데

그곳이 바로 "보힌"이다.

"보힌"이란 뜻도 "신이 숨겨놓은 땅"이란 뜻.

 

아름다운 전설이고,

아름다운 땅이고,

아름다운 호수다.

그런데... 신께선....

이 땅 줬을때 정말 정말 전혀 아깝지 않았을까?

난 또 그게 참 궁금하네...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