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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7.03 시라하마 센조지키(千畳敷)
여행후 끄적끄적2014. 7. 3. 08:19

1박 2일 짧은 일정으로 시라하마 온천을 다녀왔다.

숙소에 가기 전에 잠깐 들렀던 센조지키의 비경은

지금 생각해도 감탄을 자아낸다.

1000장의 다다미를 꺌 수 있을 정도의 넓이라고 해서 붙여진 센조자키(千畳敷)는

신생대 제 3기층으로 이루워진 부드러운 사암이 거센파도에 부드럽게 마모가 되어 만들어진 와카야마현의 명승지다.

태평양을 향해 거대하게 펼쳐져 있는 거대한 암반과

오랜 파도의 침식이 만들어낸 무늬는

신비스럽기도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살짝 흐린 날씨에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인지

전체적으로 차분히 가라앉은 느낌이다.

고요하고 그리고 묵직한 풍경.

그러나 이 고요함 풍경도 옹골차게 집요한 낙서로 몸서리를 앓고 있다.

궁금하다.

이런 비경 앞에서 돌에 이름을 새겨야만 직성이 풀리는 인간의 마음이.

깊게 새겨진 한글 앞에서 오래 민망했다.

일본땅에 제 이름 하나 돌에 새기고 돌아간 "순기"는 지금쯤 뿌듯할까????

일본에 대한 막역한 미움이 힘들여 돌을 파게 만들지는 않았을텐데...

참 쓸모없고 모양 빠지는 작태다.

두고 봐야 하는 것들은,

제발 부탁이니 가만히 두고 보자.

눈이 몸 전체가 될 수 있게..

 

너무나 짖고 깊던 흐린 날의 하늘.

하늘이 바다색을 이겼다.

생각해보면 늘 그랬던 것 같다.

거리보다는 깊이 앞에 무너지는 거.

아무리 멀어도 걷다보면 거리는 줄어든다.

그런데 깊이는...

추락의 위험성을 늘 경고한다.

 

센조지키.

그 넓은 암반 앞에서 나는 왜 추락을 생각했을까?

지금도 이 사진들 앞에선 문득 멈춰진다.

 

도대체 뭐였을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