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한 지킬 첫공'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4.11.26 뮤지컬 <Jekyll & Hyde> - 2014.11.22. PM 7:30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보고 끄적 끄적...2014. 11. 26. 07:48

<Jekyll & Hyde>

일시 : 2014.11.21. ~ 2015.04.05.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원작 : 로버트 스티븐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Frank Wildhorn)

작사, 극본 : 레슬리 브리커스 (Leslie Bricusse)

연출 : 데이비드 스완 (David Swan)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류정한, 조승우, 박은태 (Jekyll & Hyde)

        소냐, 리사, 린아 (Lucy Harris)

        조정은, 이지혜 (Emma Carew) / 김봉환, 이희정, 김선동

        황만익, 김태문, 조성지, 김기순, 김영완 외

제작 : (주) 오디뮤지컬컴퍼니, 롯데엔터테인먼트

 

<Jekyll & Hyde>가 한국공연 10주년이 됐다.

나 역시 2004년 코엑스 오디토리움 초연부터 봐서인지 감회가 새롭다.


2004년에는 지금처럼 가격대가 높은 것도 아니고 피켓팅도 아니라서 비교적 쉽게 관람할 수 있었는데

(심지어 조승우 회차조차도!)

지금은 광클의 잼뱅이인 관계로 1층에서의 관람은 하늘의 별따기가 되버렸다.

오랜 관극의 이력이 자리에 대한 욕심을 완전히 버리게도 했고...

지금도 선명하다.

2011년 2월 27일 샤롯데씨어터.

배우 류정한의 마지막 지킬무대가 있던 날.

객석과 무대는 엄청난 회한과 환호에 잠겨있었다.

다시 볼 수 없다는 의미가 이렇게 절박하고 간절한 그리움일 수 있다는게 참 애뜻하고 아픈 시간이었다.

그렇게... 엄중하게 마지막을 선언했던 그가

10주년이라는 타이틀 앞에 아주 책임감있게(?) 무너졌다.

물론 처음엔 그의 복귀를 탐탁치 않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진심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첫공을 마친 그가 말하더라.

"반복해서 죄송하지만 다시 번복하는 일은 없을거라고..."

<Jekyll & Hyde>한국초연 10주년 기념 공연에 조승우와 류정한이 빠진다는건...

확실히 말이 안되긴 한다.

그리고 초연부터 함께 해 온 소냐까지도...

 

짧은 후기를 쓰기 전에 고백의 말부터 하자면,

팔은 안으로 굽는다.

나 역시도 너무나 잘 안고 있다.

하지만 나는 안으로 굽는 팔을 가진게 지금처럼 당당한 적도 없었음을 고백해야겠다.

완벽한 공연도 아니었고,

블퀘의 음향은 안타까웠고,

이사회 장면은 조금 많이 밋밋했고,

(이 장면은 여섯명의 Hyde가 무대에서 Jekyll을 향해 야수처럼 으르렁거려야 했는데....)

10년을 계속 사용한 무대는 꾀죄죄함의 진수를 보여줬지만!

(특히 지킬 응접실의 빨간 쇼파는 많이 심했다.

 꼭 재활용센터에서 방금 주워다 놓은 느낌... 묵은떼, 찌든떼, 기타 등등 10년의 세월동안 켜켜이 쌓인 온갖 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류정한의 <Jekyll & Hyde>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다.

새로운 "시작"을 목격하는 걸로도 넘치게 충분했다.

 

10년의 시간을 지나오는 동안

류정한 "Jekyll"은 더 완곡해지고 절실해졌고

류정한 "Hyde"는 더 날카롭고 예리한 단죄(斷罪)의 칼날이 휘두르더라.

그리고 그 칼끝은 상대가 누군인지 정확히 알고 깊게 들어오는 파괴력이었다.

치명상을 안기기에 충분한...

눈과 귀만큼 매혹적이고 매섭고 무서운건 없다는데

나는 또 다시 맨처음 그날처럼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10년의 시간이

나를 아주 먼 곳까지 이끌었다.

아... 류정한이라는 배우는,

이제 "Hyde"까지 진심으로 이해하고 인정하고 있구나.

그걸 지금 저렇게 온 몸으로 거침없이 표현해내고 있구나.

몸과 몸이 만나 무대에서 보여지고, 읽혀지고, 이해되는 언어 속에는

이렇게 잠깐의 여백도 끼어들 틈이 없다는걸 또 다시 목격했다.

젠장!

이번에도 역시 벗어날 재간이 없겠구나.

어떻게든 끝장을 봐야만 내를 놓아줄 작품. 

 

그는 지금 당신들의 눈과 귀에 말을 걸고 있다.

이것이 그의 신중함이다.

그를 보지 않은 사람은 그를 부인하겠지만

그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당신이 보고 듣는 그 모든 곳에

그가 있다.

 

If you are hear, Just remember him!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