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7. 8. 14. 15:18

 

<시라노>

 

일시 : 2017.07.07. ~ 2017.10.08.

장소 : LG 아트센터

원작 : 에드몽 로스탕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

대본, 작사 : 레슬리 브리커스(Leslie Bricusse)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

연출, 안무 : 구스타보 자작(Gustavo Zajac)

각색, 협력연출 : 조한준, 반능기 

음악감독 : 변희석

출연 : 류정한, 홍광호, 김동완 (시라노) / 최현주, 린아 (록산) / 임병근, 서경수 (크리스티앙) 

        이창용, 주종혁 (드기슈) / 김대종, 홍우진 (르브레) , 임기홍(라그노), 이용진, 임재현 외

제작 : (주)RG, CJ E&M 

 

다행이다.

프리뷰 때보다는 훨씬 느낌이 좋다.

역시나 배우 류정한은 비극을 잘 표현하고 비극에 적합한 목소리다.

이런 표현히 적절할지는 모르지만

류정한은 비극을 참 고급지고 클래식하게 표현한다.

그래서 "alone"과 "I can never tell her"가 더 간절하고 아프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의 연기...

배우로서의 간절함도, 프로듀서로서의 간절함도 다 느껴지는데

그게 작품 전체에는 다행히 플러스 효과를 발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라노 외에 매력적인 인물이 너무 없다.

록산의 캐릭터는 막무가내, 이해불능의 철딱서니라 애정이 안가고

드기슈는 너무 느끼하고

크리스티앙은 엄친아 로망의 투영이고...

 

여전히 두루두루 참 아쉬운 작품이다..

넘버는 점점 호(好)로 돌아서는데

캐릭터가 너무 부심이라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아깝다는 생각만 든다.

 

기대했는데

<드라큘라>와 같은 반전은 결국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또 다시 보긴...

힘들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12. 16. 08:53

<Jekyll & Hyde>

 

일시 : 2014.11.21. ~ 2015.04.05.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원작 : 로버트 스티븐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Frank Wildhorn)

작사, 극본 : 레슬리 브리커스 (Leslie Bricusse)

연출 : 데이비드 스완 (David Swan)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류정한, 조승우, 박은태 (Jekyll & Hyde)

        소냐, 리사, 린아 (Lucy Harris)

        조정은, 이지혜 (Emma Carew) / 김봉환, 이희정, 김선동

        황만익, 김태문, 조성지, 김기순, 김영완 외

제작 : (주) 오디뮤지컬컴퍼니, 롯데엔터테인먼트

 

조승우의 목상태가 생각보다 더 좋지 않다.

반짝 좋았졌었는데 감기때문에 다시 최악의 상태가 됐단다.

고음은 시원하게 터져주지 못하고 답답하고 심지어 아예 낮춰서 부르기도 한다.

대사 중간 중간에 자연스런 연기처럼 보이긴하지만 기침도 잦다.

조승우라는 명성에 혹해서 공연장을 찾은 사람이라면 분명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겠다.

화려함과 기교, 폭발적은 성량을 잔뜩 기대했다면 말이다.

그래, 나도 인정한다.

확실히 조승우의 목상태는 안스러울 정도로 좋지 않았다.

어쩌면 배우로서 자신의 몸관리를 성실히 하지 못했다는 질책을 받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나는...

그게 참 좋더라.

어딘지 점점 허물어지는 지킬을 보는 것 같아서.

어딘지 점점 절박해지는 하이드를 보는 것 같아서.

저런 붕괴와 절박함 앞에서 폭풍같은 성량이라는게... 뭐 얼마나 필요한가 싶기도 하다.

(난 배우 조승우를 좋아하긴 하지만 오타쿠의 수준은 아니다. 그런 열정... 아쉽게도 없다.)

나의 나이듦이 느껴지는게,

이제는 지킬보다는 하이드에 더 격하게 공감하게 된다.

심지어 하이드가 가엾고 불쌍하기꺄지 한다.

하이드에게 선한 마음이 전혀 없었을까?

모든 악한 것의 총합이 하이드일까?

지킬의 노랫말 속에 답이 보인다.

"미워할순 없죠, 나니까! 나의 또 다른 나니까..."

하이드는 지킬의 강요와 기대(?) 속에 어쩔 수없이 악인이 되어야만했던 가련한 인물일 수도 있겠다.

누구나 마음 속 깊은 곳에 미처 자라지 못한 아이가 한 명씩 있다는데

하이드가 바로 그런 존재가 아니었을까?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고 인정받고 싶어했던 존재.

아마도 그 존재를 인정했다면

하이드는 더이상 악인일 수는 없었으리라.

이번 시즌 지킬을 보면서 부쩍 하이드가 가엾고 불쌍해 아프다.

(나만 그런가....)

더불어 연악하고 가녀린 린아 루시까지 합세하니 비극의 끝판왕이 되버렸다.

지금껏 이 작품을 보면서 루시가 이렇게까지 안스러웠던 때는 정말이지 없었다.

확실히 린아는 기존의 루시들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린아를 캐스팅한건 아주 정말이지 현명한 선택이었다

여기에 조승우 절친인 조정은 엠마까지...

조정은 엠마는 부드럽게 강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엠마이기도 하고...

조승우, 린아, 조정은의 조합은 묘한 슬픔과 떨림이 있다.

그게 나는 참 좋다.

 

 

SNS도 카톡도 안해서 몰랐는데 지금 이 작품이 아주 시끌시끌하다.

원미솔 음악감독의 SNS글에 올린 누군가의 덧글이 아주 많이 상스러워서....

(무대감독이라고 말도 있던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 이들은 작품을 즐길줄도 모르는 그냥 양아치들이지요! 지네들은 모르겠지만 매출 올려주는 봉이기도 하고요 ^^"

확실히 정신 나간 글을 올리긴했다.

지금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면서 사태가 제법 심각해졌다.

오디에서 심각성을 인식했는지 오디스럽지않게(?) 사과문까지 올렸다.

잊을만 하면 꼭 이런 일이 터지더라.

이쯤되면 <라카지>와 <쓰릴미>때는 차라리 애교라고 할 수 있겠다.

관객들의 지적처럼 지금 이 작품의 퀄리티는 10주년 기념 공연이라는 타이틀에 적합하진 않다.

나도 오케의 독립투사 같은 연주와 황당한 적이 있었고

재활용센터에서 주워온듯한 무대셋트는 볼 때마다 깜짝깜작 놀란다.

그렇다면 그 비싼 티켓은 다 배우들 출연료에 올인 된건가???

(설마, 오디가???)

그래서 개인적으론 적당한 좌석에서 적당히 보는걸로 타협했다.

이런 일이 생길때마다 나 역시 내 돈 내고 보는 입장에서 솔직히 맘이 편하진 않다.

SNS나 카톡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짧은 덧글을 올릴때조차도

꼭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고 올린다면 좋겠다.

그러면 지금처럼 상스러운 표현은 조금 걸려지지 않을까?

SNS와 카톡이 사람들은 점점 예의없고 단정치 못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 같다.

내가 SNS와 카톡을 싫어하는 이유.

그래서 안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람을 깃털 하나의 무게감도 없게 만들 수 있다는거.

그거... 세상에 종말이 오는것 만큼 무시무시한 일이다.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오디뮤지컬컴퍼니입니다.

먼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 보내주신 많은 관객들의 사랑과 성원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최근 SNS상에서, 일부 스태프들의 예의에 어긋나는 지나친 표현으로, 발생한 논란으로 인해,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아껴주시는 많은 관객 분들께 커다란 걱정과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오디뮤지컬컴퍼니는, 그 동안 관객 분들께서 보내주신 사랑과 성원에 어긋나지 않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전(全) 배우와 스태프가 함께 최고의 공연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이번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프로덕션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논란으로 인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티켓에 대한 취소/변경에 대한 업무는 티켓매니지먼트 대행사인 “오픈리뷰”를 통해, 별도의 수수료 없이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오픈리뷰: 1588-5212 / 담당: 곽은선 매니저 / 취소 가능 기간: 12월17일~23일)

다시 한번,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아껴주시는 많은 관객 분들께 깊은 걱정과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6. 27. 08:16

<Murder Ballad>

일시 : 2014. 05.03. ~ 2014.06.29.

장소 : DMC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작사 : 줄리아 조단(Juila Jordan)

작곡 : 줄리아나 내쉬 (Juliana Nash)

한국어 가사 : 이정미

연출 : 이재준

음악감독 : 원미솔

안무 : 정헌재

출연 : 최재웅, 강태을, 한지상, 성두섭(Tom) 

        임정희, 장은아, 린아, 박은미 (Sara)

        홍경수김신의, 조순창 (Michael)

        홍륜희, 진아, 소정화 (Narrator)

프로듀서 : 김수로

협력 프로듀서 : 최진, 임동균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주)쇼플레이

 

작년 연말과 올 초까지 정말 징하게 봤던 뮤지컬 <머더 발라드>

하도 많이 봐서 대학로 공연은 그냥 넘기려고 했는데 굿티 50% 할인으로 2층 맨 앞자리를 예매했다.

아마도 <그날들>까지 당분간 강태을을 보긴 힘들 것 같았고

나머지 캐스팅도 딱 내가 원하는 배우들이라 망설이지 않고 예매했다.

게다가 2층은 1층의 광적인 커튼콜에서도 살짝 비켜갈 수 있어서 개인적으론 정말 좋았다.

 

오랫만에 본 <Muder Ballad>는...

너무나 좋더라.

익숙한 넘버들도 여전히 매력적이고

초연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해서 배역과의 일체감이 엄청났다.

그냥 그대로 Tom이고, Sara고, Macheal이더라.

이날 공연이 막공이라는 홍경수는 정말 멋지더라.

분노를 폭발하는 장면은 지킬 앤 하이드의 "confrontation"을 보는 느낌이었다.

"You belong to me"는 정말 탐의 목줄을 따버릴 기세더라.

이 장면 보면서 홍경수가 <지킬 앤 하이드>를 해도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잘 할 것 같다... 근데 OD가 홍경수를 캐스팅할까???))

강태을의 "I'll be there"는 오랫만에 들어도 참 애절하고 아프다.

"Mouth tatto"도"Answer me"도 참 좋았다

(Tom은 역시 강태을이 최고!)

 

처음 간 비발디파크홀의 음향은 괜찮은 편이었고

2층 맨 앞 줄은 시야도 꽤 좋은 편이다.

단지 롯데아트센터보다 무대가 작아서

배우와 관객이 그대로 부딪쳐 보기에 많이 갑갑했다.

(특히나 체격조건 좋은 강태을이 움직이기에는 더 좁아보이더라)

아예 과감하게 bar석을 없애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

 

<Murder Ballad>

이제 다시 보긴 힘들 것 같아 혼자 애틋해져버렸지만

막장의 줄거리를 떠나 이 작품은

참 정확하고 정직한 이야기다.

 

언제나 그렇다.

금지된 것에 대한 유혹은

늘 강렬하고,

완벽하게 치명적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1. 10. 08:19

<Murder Ballad>

일시 : 2013.11.05. ~ 2014.01.26.

장소 : 롯데카드 아트센터

작사 : 줄리아 조단(Juila Jordan)

작곡 : 줄리아나 내쉬 (Juliana Nash)

한국어 가사 : 이정미

연출 : 이재준

음악감독 : 원미솔

안무 : 정헌재

출연 : 최재웅, 강태을, 한지상, 성두섭 (Tom) 

        임정희, 장은아, 린아, 박은미 (Sara)

        홍경수김신의 (Michael)홍륜희, 문진아 (Narrator)

프로듀서 : 김수로

협력 프로듀서 : 최진, 임동균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주)쇼플레이

 

욕망이라는건 단지 개인적인 중독일까?

그로 인해 스스로의 파괴뿐만 아니라 오히려 타인의 삶을 파괴할 수도 있다면!

그래도 개인의 욕망일뿐이라고 말해야 하나?

현실에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니 이 작품을 보면서 만족하라는 마지막 넘버는

사실  명랑함과 발랄함을 가장한 엄중한 "경고"였다.

그렇다면 이 작품 전체에 흐르는 비트는,

"위험"을 알리는 싸이렌은 아니었을까?

모든 감정이 "파괴"되어 차라리 "일상"으로 되돌아 간다면 좋겠는데

안타깝게도 이 드라마 속에서 보여주는 건 "종말"이다.

종말이라니...

종말이라니...

그러나 그건,

아주 정확하고 정직한 침묵이다..

이상하다.

이래도 돼나 싶을만큼 이 작품이 점점 슬프다.

 

내 감정이 달라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표현이 또 달라졌다.

린아 sara의 엄청난 몰입에 놀랐고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깊이 빠져들게 만들었다.

성큼성큼 다가오는 "죄책감"

그래도 린아 sara라면 micheal에게 용서받을 수 있을것 같다.

비록 그 두 사람이 다시 행복해 질 수 없다고 해도... 

 

최재웅 Tom은 어쩌자고 더 깊어지고 진해졌다.

예전엔 싸이코패스한 느낌이 강했는데 이젠 오히려 간절한 느낌이 더 강하다.

눈빛을 보기가 힘들만큼 절망적이고 힘들어보였다.

샌트럴 파크 장면은 너무 깊고 절박해서 나까지도 울컥해지더라.

Tom이 Micheal에게 Sara와의 과거를 발설한 이유!

그건 sara가 자신에게 돌아올 수 없다면

Micheal에게 갈 수도 없게 만들겠다는 파괴적인 질투가 전부는 아니었다.

Tom은 그 시점에서 모든걸 포기하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sara도, 희망도, 사랑도, 삶도...

(적어도 어제의 느낌은 그랬다.)

어쩌면 Tom 스스로 자신의 종말을 완벽하게 감지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간절히 원했는지도..

그래서 Tom이 쓰러지기전 마지막으로 보여준 미소가 그렇게 편안하게 느껴졌는지도...

No heaven for me!

아마도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Tom은?

Tom의 마지막이...

너무나 선명하고 정확하게 이해된다,

 

No Heaven For Me!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