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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9.28 뮤지컬 <Dorian Gray> - 2016.09.24. PM 7:00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보고 끄적 끄적...2016. 9. 28. 08:31

 

<도리안 그레이>

 

일시 : 2016.09.03. ~ 2016.10.29.

장소 :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원작 : 오스카 와일드 <Dorian Gray>

극작 : 조용신

작곡 : 김문정

각색, 가사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구민경

출연 : 김준수(도리안 그레이), 박은태(헨리 워튼), 최재웅(배질 홀워드), 홍서영(시빌 베인), 김태한, 구원영 외 ,

제작 : 씨제스컬쳐

 

무려 성남까지 가서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를 봤다.

작품의 완성도와 재미를 떠나서... 성남까지 가서 밤 늦게 되돌아오는 일이 너무 힘들었다.

(그러게, 누가 시킨 것도 아니면서...)

그래도 봤으니 간단하게 코멘트를 남기면,

일단 음악이 너무 좋다.

<도리안 그레이>는 음악감독으로 유명한 김문정이 작곡자로서 전면에 나선 첫작품인데

공개된 노래들도 좋았지만 전체적인 음악이 정말 다 좋더라.

이지나 연출의 가사도 좋았고

배우들과의 음색과도 너무 잘 맞아떨어져서 귀가 즐거웠다.

(여기에 성남 음향만 좋았다면 환상적이었을텐데 아쉽다)

배우들의 연기는,

박은태 헨리와 최재웅 배질은 탁월했다.

문제는 김준수 도리안...

연기 자체와 넘버는 좋았다, 아니 오히려 예전의 작품보다 좋았다.

그런데 대사톤... 이건 확실히 문제다.

개인적으론 1막에서는 미소년의 이미지를 기대했는데 체감되는 느낌은 게이스럽다는거.

대사도 자연스럽지가 않고 오래전 변사의 과장된 톤이라 거슬렸다.

대사톤과 노래부를 때의 톤이 너무 달라서 거기서 오는 부조화때문에 혼란스러웠다.

게다가 의상과 신발가지도 다른 사람들과 달라서 동떨어진다는 느낌도 들더라.

쇼팽의 녹턴에 맞춰 등장하는 장면은 미학적이기라기 보다는 너무 웃겨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예전 게그콘서트의 리마리오가 생각나서.... 나만 그랬던거니???)

이렇게 써놓고 심히 걱정된다.

예전에 임태경 공연을 보고 개인적인 아쉬움을 블로그에 썼는데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임태경 팬들이 들어와서 질타성 발언들을 남긴다.

원채 나란 인간이 답글을 전혀 안쓰는 폐쇄적인 블로거라 별신경 안쓰지만

가끔 어이없는 비난의 글을 보면 이렇게 말하고 싶어진다.

"왜 남의 블로그에 들어와서 지랄들이세요? 찬양은 늬들이나 알아서 열성적으로 하세요!"... 라고.

1막 마지막 장면에 대해서는 김준수 콘서트 같다는 말도 많던데

본격적인 타락과 쾌락의 길로 향하는 도리안을 과하긴 했지만 잘 표현해서 개인적으론 나쁘지 않았다.

(액팅이 도리안스러운게 아니라 김준수스러웠다는건 인정!)

넘버도 대놓고 "Aganst Nature" 니 더 파격적이고 강렬하고 과장했어도 충분히 괜찮았을것 같다.

 

그러나!

김준수를 전면으로 내세운 이 작품에서,

내게 경이에 가까운 강렬함을 안긴건 헨리 워튼의 박은태였다.

연기, 노래, 표정, 대사톤 모두 다 풍부해서 보는 내내 감탄을 연발했다.

1막에서 최재웅 배질과의 도덕주의 대 쾌락주의 논쟁은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도리안을 향해서 매번 미묘하게 다르게 웃던 얼굴의 미소 역시 압권이었다.

강력한 주술사같기도 했고 확고한 창조자 같기도 했다.

박은태는 헨리의 첫넘버 "Who is Dorian"부터 감탄하게 만들었는데

이건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이 작품에 대한 내 솔직한 심정은 <도리안 그레이>가 아니라 <헨리 위튼>이었다.

보는 내내 혼자 속으로 계속 그랬다.

박은태 완전 미쳤네, 미쳤어!

 

아, 그리고 감탄을 자아냈던거 또 하나!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화.

김준수 팬도 아닌데 소장욕구 마구마구 불러일으키더라.

초상화만 보면 오스카 와일드도 놀라서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지 않을까 싶었다.

마지막에 이 초상화가 망가지는걸 보고 누군가는 그러더라.

그럴거면 나 주지!... 라고 ^^

그야말로 "Beautiful world"

이거 굿즈로 판매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실제로 판매중일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면 전세계 김준수 팬덤들이 무서운 속도로 싹쓸이를 했을테지만.)

 

성남만 아니라면 박은태 헨리 때문에 한 번쯤 더 보고 싶긴 한데

어찌해야 할지 좀 고민이 된다.

10월 중순에 2층 맨 앞 줄 한가운데 좌석을 예매한 상태이긴 한데...

이걸 놓을까? 말까?

 

 

* 뮤지컬을 보면서 무대 영상으로 나왔던 체코의 플로스코비체에 가보고 싶어졌다.

   내년 10월에 체코와 오스트리아를 여행힐까 생각 중인데

   프라하에서 플로스코비체 가는 방법도 한 번 찾아봐야 겠다.

   편집된 영상이라 실제 모습과는 많이 다를라나???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