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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1.20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2015.01.16. PM 8:00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보고 끄적 끄적...2015. 1. 20. 08:34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일시 : 2015.01.08. ~ 2015.02.15.

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원작 : 마가렛 미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작사, 작곡 : 제라르 프레스귀르빅

음악금독 : 변희석

안무 ; 서병구

연출 : 유희성

출연 : 김법래, 주진모, 임태경 (레트 버틀러)

        바다, 서현 (스칼렛 오하라) / 마이클리, 정상윤 (에슐리)

        김보경, 유리아 (멜라니) / 정영주, 박준면 (마마)

        박송권, 한동근 (노예장) / 덕환, 김장섭 (저럴드 오하라)

        김경선, 백주희 (벨 와틀링) 외

제작 : (주)쇼미디어그룹

 

정말 오랫만이다.

할 말이 참 많은데 도저히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작품을 만난게!

누군가는 바람과 함께 사라져야 할 작품이라고 말하고,

또 누군가는 노예장이 주인공인 작품으로, 노예장이 살린 작품이라고 하더라.

어쩌나... 나 역시 폭풍 공감할 수밖에 없다.

작품과 인물에 너무 몰입해 오히려 과해버린 바다 스칼렛과

정확히 그 반대로 전혀 레트 버틀러에 몰입하지 못하는 임태경 레트,

그리고 넘버는 부를 때는 더없는 감동적이지만

어색한 발음때문에 대사부분에서는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어버리는 마이클리 에슐리까지...

뭔가 여기저히 치고 나오는 불협화음때문에 관림 내내 많이 불안하고 불편했다.

특히나 배우 임태경은,

내가 느끼기에는 이 작품을 억지로, 마지 못해 간신히 하는건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그동안 그가 해왔던 작품에서 보여준 최소한의 성의와 진심이 도무지 느껴지지 않더라.

처음엔 캐릭터를 그렇게 설정했나 싶었는데 내 결론은 아니다... 였다.

그리고 그런 느낌은 커튼콜이 끝날때가지 한결같았다.

그야말로 시종일관 무감(無感)이더라.

 

인정한다.

이 작품.

방대한 스토리는 처참하게 무너졌고,

드라마틱한 서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주연 캐릭터들이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다.

우리가 알았던 미췔 여사의 원작과 

비비안리, 크라크 케이블 주연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느낌을 상상한다면...

분명 상상 그 이하를 보게 될 것이다.

게다가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내가 정말 싫어하는 인간 군상들의 총집합이더다.

(나, 이 작품... 원작도 영화도 아주 인상적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스칼렛은 도도함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어장관리녀에 불과했고

레트 버틀러는 마초도 아니고, 순정파도 아닌 찌질남이었고

(임태경이 레트 버틀러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해가 되긴 한다)

애슐리는 뮤지컬 상에서는 멜라니가 죽었다고 인생이 끝났다며 울 남자도 아니었다.

이 말도 안되는 스토리와 캐릭터를 도대체 뭐라고 말해야 할까!

솔직히 말하자면... 아주 너저분하고 산만한 신파에 불과했다.

차라리 old하기라도 했다면 아득한 향수라도 떠올렸을텐데...

너무 과하게 몰입해서 오히려 60년대 무성영화의 오버스러움을 보여준 바다와

스스로 캐릭터를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그대로 드너내며 성의없이 무대에 서있는 임태경을 보면서

일종의 불쾌감 비슷한게 느껴졌다. 

내가 틀렸을 수도 있고,

내가 틀렸길 간절히 바랄 뿐이지만

몇 번을 다시 생각해도 그 모습을 보고는 성의있었다는 표현만은 도저히 못하겠다.

무대에서 서 있는 임태경의 모습...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나 임태경 정말 많이 좋아하는데...왜 이런 모습을 보여준걸까???)

 

멜라니 유리아, 노예장 박송권, 마마 박준면이 아니었다면

1막이 끝나고 조용히 돌아왔을지도 모르겠다.

가장 인상 깊었은 장면도 노예장이 나오는 장면이었고.

넘버 역시도 그 장면이 제일 임펙트 있었다.

특히 1막에서는 박준면과 박송권의 발란스가 너무 좋아서 더 들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유리아 멜라니도 솔로곡, 듀엣곡도 전부 좋았고 이미지도 역할과 잘 어울렸다.

 

참 많이 안스럽고 안타깝다.

이 좋은 배우들을 가지고 고작 이 정도의 작품을 만든게 최선이었을까?

배우들은 왜 작품 속에 왜 빨려들어가지 못했을까?

스토리는, 사건은, 드라마는 또 어디로 실종된걸까?

끊이지 않는 쏟아지는 질문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가지고 있는 표를 조용히 놓는 것 뿐이었다.

그야말로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