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6. 11. 25. 08:36

 

<블랙메리포핀스>

 

일시 : 2016.10.11. ~ 2017.01.01.

장소 : 대학로 TOM 1관

대본, 작사, 작곡, 연출 : 서윤미

음악감독, 편곡 : 김은영

안무 : 안영준

출연 : 이경수, 에녹, 김도빈 (한스) / 전성우, 강영석 (헤르만) / 송상은, 안은진, 이지수 (안나)

        이승원, 박정원 (요나스) / 김경화, 전혜선 (메리)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정확히 한 달 만의 재관람.

원래는 한 번으로 끝낼 생각이었는데 에녹 한스가 예상보다 부진해서 김도빈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박정원도 요나스도 궁금했다.

(이승원이 너무 노숙한 요나스였어서...)

사실 김도빈은 과거에 이 작품에 요나스로 출연했었는데

그때 겁에 잔뜩 질려있는 공황장애 요나스를 잘 표현했었다.

그래서 요나스가 아닌 한스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결론은,

첫번째 관람보다 전체적으로 좋았다.

에녹 한스가 냉철하고 까칠한 느낌이라면

깁도빈 한스는 좀 더 인간적이고 감성적이었다.

두려움이 감지되는 한스라고나 할까?

(이런 사람이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거침없이 무너진다.)

딕션도 정확했고, 감정표현도 확실했고

전성우 헤르만과의 균형감도 좋았다.

그리고 한스가 무대 뒤쪽으로 밀려났을 때도 끝까지 감정을 놓지 않고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박정원 요나스도 이승원보다는 좋았지만

누가됐든 송상은 안나때문에 막내처럼 보이지 않는다는건 어쩔 수 없겠다.

누군가는 요나스가 이 작품에서 제일 비중이 없노라 말하는데

나는 결정적인 Key men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나스의 행동, 특히 눈빛을 주목해서 보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박정원은 오래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전성우와 송상은은 말이 필요 없고!

 

이 작품은 참 아픈 손가락이다.

그래서 외면도 안되고

불 때마다 마음이 아리다.

행복해지기 위해 기꺼이 불행과 동행하겠다는 마지막 대사.

그게 늘 날 잡아 흔든다.

행복, 불행, 동행...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6. 18. 08:48

<블랙메리포핀스>

일시 : 2014.06.10. ~ 2014.08.30.

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대본,작곡,연출 : 서윤미

프로듀서 : 김수로

출연 : 김수용, 박한근, 임병근 (한스)

        배두훈, 송원근, 서경수 (헤르만)유리아, 강연정 (안나)

        윤나무, 김경수, 정휘 (요나스) / 홍륜희, 최현선 (메리)

제작 : 아시아브릿지켄턴츠

 

서윤미의 <블랙메리포핀스>가 돌아왔다.

내겐 트라우마같은 작품.

초연 프리뷰를 보고 오랫만에 참 잘 만든, 꽤 괜찮은 창작뮤지컬이 만들어졌구나 기특해했던 기억이 새롭다.

초연과 재연때는 아무래도 정상윤과 김재범 한스에 집중이 많이 됐었고, 또 실제로 두 배우가 작품의 중심을 아주 잘 잡아줬었다.

아주 많이 달랐지만 충분히 이해가 됐고 공감이 되는 한스를 보여줬던 초연의 정상윤과 재연의 김재범.

그래서 이번 삼연에도 한스들이 어떤 표현을 하게될까 많이 궁금했다.

사실 김수용 한스가 제일 궁금했지만 현재까지 오픈된 회차에 그의 스케줄이 없어 일단 임병근 한스로 선택했다.

한때 병근예술단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렸던 서울예술단의 히로인 임병근.

(요즘은 그 닉네임을 박영수가 이어받은듯 ^^ )

서울예술단을 나와서 참 열심히, 그리고 성실히 캐리어를 만들어가고 있는 젊은 배우다.

탈렌트 이동욱을 닮은 외모와 훤칠한 기럭지는를 가지고 있어 일단 무대 위에 섰을때 비쥬얼이 참 좋다.

살짝 로코물의 남주같은 느낌이 있는데 의외로 로코물 이력이 없다.

(<김종욱 찾기>도 상당히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어찌됐든 지금껏 그의 출연작을 보면서 실망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일단 음악이 초연 느낌으로 다시 돌아가서 반가웠다.

아직 공연 초반이라 배우들이 배역에 충분히 동화되지는 않았지만

후반부 배두훈 헤르만과 김경수 요나스는 절말 좋았다.

<풍월주>에 이어 두번째 작품으로<블메포>를 선택한 배두훈은 확실히 현명했다.

아직까지는 대사보다는 역시나 노래에 더 집중되긴 하지만

착실하게 이력을 쌓아가면 괜찮은 뮤지컬배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데... 작은 키는 아무래도 배역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겠다.

이 작품에서도 임병근 한스와의 키차이 때문인지 팽팽하게 맞서는 장면이 많이 왜소해보였고

유리아 안나와의 동작도 어딘지 위태위태해 보이더라.

유리아 안나는 개인적으로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글쎄 아직까지는 안나라는 역활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내가 지금껏 본 그녀 작품 중에서 노래도 가장 불안했고 표정도 모호했다.

(안나는 역시 송상은이 제일 좋았다)

가장 좋았던 배우는 요나스 김경수,

솔직히 캐스팅 발표를 보고 김경수가 한스나 헤르만이 아닌 요나스라서 좀 놀랐었는데

연출가 서윤미 눈은 정말 정확했다.

"요나스"가 김경수라는 배우를 만나 이제서야 제대로 살아났다.

공연장을 나오면서,

오늘 이 작품의 진정한 주인공은 요나스 김경수라고 생각했다.

 

전체적으로 극의 발란스가 살짝 무너진 느낌이다.

초반을 너무 급박하게 몰아쳐서인지 오히려 후반부에 긴장감이 떨어진다.

심지어 안나의 진실이 밝혀지는 장면도 전처럼 충격적으로 느껴지지 않더라.

아무래도 임병근 한스과 배두훈 헤르만이 극을 이끌어가기에는 조금 부족한게 아닌가 싶다.

(그전까지 한스들이 정말 너무 잘 해줬구나... 절감했다.)

그런 의미에서 김수용 한스가 정말 기대된다.

<모차르트>도 자리를 잡았으니 조만간 캐스팅보드에 이름이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

김수용-송원근-강연정-김경수-최현선.

두번째 관람시 내가 바라는 워너비 캐스팅.

만약 이 캐스팅이 없다면...

아마도 paa하게 될 듯.

 

* 어찌됐든 중요한 건,

  <블랙메리포핀스>는 여름에 관람하는게 확실히 옳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9. 14. 09:37

<블랙메리포핀스>

일시 : 2013.08.01. ~ 2013.09.27.

장소 :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

대본,작곡,연출 : 서윤미

프로듀서 : 김수로

출연 : 김재범, 이경수, 박한근 (한스)

        김성일, 윤소호 (헤르만) / 문진아, 이하나 (안나)

        김도빈, 최성원 (요나스) / 홍륜희, 최정화 (메리)

제작 : 아시아브릿지켄턴츠

 

프리뷰 이후에 다시 본 <블랙메리포핀스>

일부러 김재범 한스와 홍륜희 메리를 빼고 전부 다른 캐스팅으로 선택했다.

김재범과 김성일이 합이 워낙에 좋아서 다시 볼까 했었데 윤소호와의 느낌도 어떨지 궁금해서 선회했다.

지난 두 번의 관람은 시야장애석이어서 디테일한 모습들을 몰 수 없었는데

이번 관람은 1열 가운데여서 무대와 배우 모두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일단 뒤에서 관람했을 때보다 무대가 훨씬 깊이감 있었고

조명의 색감과 다양한 조도도 훨씬 풍부하게 보여서 놀랐다.

(이건 완전히 원근법을 무시하는 관점인데...)

가장 좋았던 건 배우들의 손동작을 자세히 볼 수 있었던 것!

김재범과 윤소호, 김도빈은 키가 서로 비슷해서 마주보는 장면의 시선도 훨씬 편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두번째 관람했을 때가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았던건 왜였을까?

프리뷰 공연이 중반기 공연보다 더 노련하고 완숙하게 느껴졌다면???

 

일단 김재범 한스는 더 깊어졌다.

트라우마에 대한 강박감도 아주 잘 느껴졌고,

그 강박을 버티내기위해 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절박함도 여실히 보여졌다.

연기도 표정도, 디테일과 타이밍도 모두 정말 좋았다.

그러나 헤르만과의 합은 윤소호보다 김성일과 더 격렬하고 치열하고 따뜻하다.

김재범때문이 아니라 윤소호가 어딘지 좀 이상하다.

이 작품에서 깊게 개입하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

대사가 종종 꼬이고 표정도 가끔 애매했다.

(헤르만과 윤소호는 확실히 잘 안맞는 것 같다)

그리고 안나역의 이하나.

<완득이>에서 참 인상깊게 봤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전체적으로 빠르다.

대사와 감정 모두.

그래도 몸으로 표현하는 부분은 문진아보다는 훨씬 자연스럽고 좋았다.

김도빈 요나스는.

일단 막내처럼 보이지는 않아서...ㅠ.ㅠ

멀리서 봤을 때는 요나스의 움직임과 얼굴 표정이 안 보여서 몰랐었는데

혼자서 아주 할 일이 많은 어려운 역할이라는 걸 실감했다.

확 드러나지 않지만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

성실한 표현이었고 무던한 노력과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

(능숙함과 완벽함과는 별개의 문제긴 하지만..)

홍륜희는 메리는 너무 깊어졌다.

어머니를 뛰어 넘는 힘겨운 모성애.

이 악몽에서 제일 먼저 구원해야 할 사람이 메리여야만 할 것 같다.

 

전체적으로 이번 관람은 좀 애매하고 이상했다

김재범을 제외한 모든 배우에게서 위태함과 다급함이 느껴져서...

나쁘진 않았는데...

어딘지 낯설다.

 

* 김재범이 연극 <연예시대>를 한단다.

  "동진"도 나쁘진 않지만

   개인적으론 그가 <번지점프를 하다>의 "인우"를 해주길 은근히 바랬었는데...

   그랬다면 깊은 감정의 끝을 보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그래도 김재범 덕분에 <연애시대>를 다시 보게 생겼으니 그것도 나쁘진 않다.

  

 

매번 느끼는거지만 <블메포>의 커튼콜 참 엄숙하다.

배우들의 표정도 그렇고....

조금만 덜 엄숙했으면 좋겠는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8. 9. 08:08

<블랙메리포핀스>

일시 : 2013.08.01. ~ 2013.09.27.

장소 :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

대본,작곡,연출 : 서윤미

프로듀서 : 김수로

출연 : 김재범, 이경수, 박한근 (한스)

        김성일, 윤소호 (헤르만) / 문진아, 이하나 (안나)

        김도빈, 최성원 (요나스) / 홍륜희, 최정화 (메리)

제작 : 아시아브릿지켄턴츠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불행과 기꺼이 동행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네 사람의 대답.

"동의합니다"

"동의합니다"

"동의합니다"

"동의합니다"

........

난 이 말은 틀린 명제라고 생각했다.

불행과 동행하겠다면,

행복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환상에 불과할 뿐이라고...

그런데 2012년 5월 이 작품이 대학로에서 처음 봤을 때,

나는 이 장면에서 완벽하게 무장해제 되버렸다.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도 지금처럼 프리뷰 공연어었고

작품이 끝났는데도 나는 한동안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아마도 그때 나는 이 작품을 통해 위로을 받았던 모양이다.

시티컬하고, 우울하면서 어딘지 유치하게 파괴적인 이 작품이 나를 다독였다.

"괜찮다, 괜찮다"고...

그리고 내내 이 작품을 그리워하다 재공연 소식을 듣고 너무나 반가웠다.

혹시 또 다시 내게 위로가 필요해졌다는 뜻일까?

대답은!

설마... 혹은 어쩌면... 이다.

 

그런데 재연으로 올라온 <블랙메리포핀스>는 어딘지 조금 낮설었다.

편곡이 달라서였을까?

아니면 배우들이 완전히 달라져서?

그것도 아니면 공연장의 차이 때문에?

이 작품을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짙게 깔린 안개 속에 홀로 서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안개 속에서 순간순간 깊은 무게감을 목격했었다.

그런데 다시 본 이 작품은 가볍고 소란스러워졌다.

어쩌면 배우들이 작품 속에, 인물 속에 충분히 동화되지 못해서인지도 모르겠다.

 

기대했던 이경수 한스는 <셜록홈즈>의 에릭 앤더슨을 다시 보는 것 같다.

목소리톤도 딱 에릭 앤더슨이다.

사투리처럼 느껴지는 발음도 여전히 신경 쓰이고...

때때로 <미스 사이공> 투이의 모습도 보인다.

알코홀릭에 빠진 제대로 시니컬한 변호사 모습이었다면 좋을텐데...

 

윤소호 헤르만은 배역에 깊게 들어가지 못하고 어딘지 주변을 맴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배우가 인물에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배역에 배우가 끌려가는 느낌!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타인에게 이해시킨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게다가 윤소호의 큰 키는 적어도 이 작품에서만큼은 불리함으로 작용한다.

그 키가 문진아 안나와의 장면에서 균형감을 제대로 흔든다.

두 사람의 동작을 보고 있으면 내가 다 위태위태하다.

초연때 안나와 헤르만의 손동작에서 받았던 그 느낌들이

적어도 아직까지는 살려내고 있지 못하다.

 

문진아 안나와 최성원 요나스, 홍륜희 메리는 나쁘지 않았다.

애늙은이 같을 줄 알았던 최성원 요나스는 의외로 귀염성 있었고

홍륜희 메리는 모성애를 부각시킨 게 오히려 새로운 표현이라 좋았다.

 

무대와 조명은 초연때보다 훨씬 더 좋아졌고

편곡은 살짝 가벼워진 것도 같다.

개인적으로 이상하게 자꾸 행진곡이 떠올라 몇 번 난감했다.

혹시 내가 초연에 너무 집착하고 있는 걸까?

자꾸만 정상윤과 전성우가 그리워진다.

(한스는 정말 정상윤이 딱인데!)

어딘지 뭔가 좀 부족하고 자꾸 덜커덕거리는 느낌!

그래도 아직 프리뷰니까...

기다려보면 훨씬 더 좋아지지 않을까?

왜냐하면 그래도 될만큼 충분히 좋은 작품이니까.

적어도 내겐!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5. 16. 06:21

 <블랙메리포핀스>

 

일시 : 2012.05.08. ~ 2012.07.28.

장소 : 대학로 아트원 씨어터 1관

대본, 연출, 작곡 : 서윤미

안무 : 안영준

프로듀서 : 김수로

제작 : 아시아브릿즈컨텐츠

출연 : 정상윤, 장현덕 (한스) / 강하늘, 전성우 (헤르만)

        임강희, 송상은, 정운선 (안나)

        김대현, 윤나무 (요나스)/ 추정화, 태국희 (메리 슈미트)

 

 

젊은 연출가 서윤미가 대본에 작곡, 연출까지 한 창작 초연 뮤지컬.

김수로 프로젝트 3번째 작품 <블랙메리포핀스>를 보다.

일단, 와~~우!

탄성 한 번 질러주고!

정말 오랫만에 괜찮은 창작 뮤지컬을 본 것 같아 흐뭇하다.

<풍월주>와 더불어 오랫동안 기대했던 작품인데 일단 두 작품 중 하나는 합격이다.

(아직 <풍월주>는 안 봐서 모르겠다)

아니 오히려 기대치를 넘어선다.

배우들의 엄청난 몰입도에 놀랐고 음향이나 음악, 조명, 무대에도 놀랐다.

물론 <쓰릴미>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들이 보이는게 흠이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의 선전이고 놀라운 발전이다.

초연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탄탄하고 괜찮다.

와 ~ 우!

 

 

첫장면을 그림자 놀이로 연출한 것도 묘한 신비감을 준다.

아쉬움이 있다면 첫장면 뒤에 한스가 타자기를 칠 때까지 약 1분 30초나 되는 긴 시간 동안 발생한 막막한 공백이다.

바닥에 떨어진 커튼을 치우고 무대를 준비하는데 소요되는 그 대책없는 긴 시간.

단지 무대 소음만이 지배하는 이 시간은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것 같다.

차라리 아무 소리 없이 극도의 침묵으로 채웠다면 긴장감이 극대화됐을텐데...

커튼은 자동장치같은 걸로 처리하면 안될까?

배우들이 주섬주섬 말아서 챙겨들어가는 게 어쩐지 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무대 소음들을 기꺼이 참아낼 수 있을 만큼 괜찮은 작품이다.

네 모서리에 놓여진 네 개의 의자와 사각의 중앙 무대로

배우들이 연기할 때 떨어지는 조명도 색감과 활용도가 훌륭하다.

세세한 부분까지 상당히 신경을 썼다는 게 눈에 보인다.

배우들의 손동작들은 마치 수화(手話)같다.

분명이 눈으로 보는 동작인데 온전히 "말"로 들린다.

한스와 헤르만 두 사람의 손동작 장면은 가히 압권이다.

때때로 숨막히는 긴장감이 느껴져 보면서도 온 몸이 찌릿했다.

어떻게 저런 표현 방법을 생각했을까?

 

얼마전 장안의 화재를 남기며 성황리(?)에 끝난 <쓰릴미> 때

무지 기대했던 장현덕 배우에게 많이 실망했었는데

이 작품을 보면서는 다시 긍정적 마인드로 방향전환하기로 했다.

(솔직히 <쓰릴미>때와는 전혀 다른 배우 같다)

극의 무게중심을 잘 잡아가고 절제와 흥분 등 감정표현에 넘침이 없이 대체적으로 성실했다.

장현덕 배우보다 더 놀라웠던 배우는

작품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헤르만 전성우와 안나 송상은.

무대에서 처음 본 전성우는 뭐랄까 야누스적이면서 중성적인 매력이 있었다.

딕션과 노래도 좋았고 특히 미성의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배우들과 장면과의 타이밍도 너무 좋았고, 손동작할 때의 느낌은 정말이지 너무 섬세해 아름다웠다.

미성때문인지 전체적으로 신비스런 느낌도 있고...

다른 작품을 하게 되면 꼭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다섯 배우 중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지금 살짝 고민중이다. <밀당의 탄생>을 볼 것인가 말 것인가를...)

<스프링에워이크닝>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던 송상은 안나.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표현이 대담하고 엄청난 몰입도를 보인다.

후반부에서는 마치 무대 위에서 안나가 실제로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하고 있는듯 긴박하고 절박했다.

너무나 안타깝고 안스러워서 그 모습 보고 있는 게 힘들 정도다.

아버지 송영창 연기력을 물려 받았을까?

송상은의 다음 작품 <번지점프를 하다>도 기대가 된다.

메리 슈미트 태국희는 처음에 조금 페이스를 못 잡았는데 극이 진행될수록 점점 좋아졌다.

한스와의 대면이나 유언장 장면에서는 목소리 하나로 모든 감정을 다 표현해서 놀랐다.

아직까지 정체파악(?)이 어려운 요나스 윤나무는 아무래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객적은 소리지만 막내인데도 요나스가 다른 형제분들에 비해 좀 노안(?)이신 것 같다.

 

<블랙메리포핀스>

아마도 꽤 여러번 보게 될 것 같다.

여러번 보면 부족한 점이 하나 둘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괜찮은 작품이라는 사실 하나는 여전히 변함이 없을 것 같다.

이로써 오랫만에 버닝할 작품 하나 추가됐다.

화이팅!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