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12. 17. 09:07

 

<풍월주>

 

일시 : 2018.12.04. ~ 2019.02.17.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대본,작사 : 정민아

작곡 : 박기현

음악감독 : 이주희

연출, 음악 수퍼바이저 : 구소영 

출연 : 성두섭, 이율, 임준혁 (열) / 박정원, 손유동, 정휘 (사담) / 김지현, 문진아 (진성여왕)

        원종환, 조순창 (운장) / 신창주(궁곰), 김연진(진부인), 김혜미(여부인)

제작 : (주)랑

 

2012년 초연때 꽃혀서 봤던 작품이다.

내용은 손발 오그라들고 솔직히 유치하기도 했지만

배우들 연기와 넘버가 너무 좋아서 반복관람했었다.

그런데...

이젠 그만 봐야겠다.

초연의 성두섭 "열"로 봤건만

예전만큼의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아마도 내가 너무 나이를 먹은 탓이겠지.

솔직히 성두섭 배우도,

"열"을 하기에는 확실히 부담스런 연배가 되기도 했다

아무리봐도 열과 사담이 친구로는 도저히 안보여서...

개인적으론 예전보다 더 수다스러워진 것 같아 아쉽다.

무대 활용도 아쉬웠고

음악편곡도 예전 버전이 훨씬 더 정적이라 좋았다.

마음이 들었던건, 조명.

빗살 모양으로 떨어지는 조명 아래 인물들이 서있으면

꼭 마음의 감옥에 갇힌 사람들 같아서...

 

마음의 감옥.

그러고보니 지금 내가 딱 그런 상태긴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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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5. 9. 21. 08:30

<풍월주>

 

일시 : 2015.09.08. ~2015.11.22.

장소 : 쁘티첼 씨어터

극작 : 정민아

작곡 : 박기현

음악감독 : 구소영

연출 : 김동연

부대 : 박상봉

출연 : 성두섭, 이율, 김대현 (열) / 김지휘, 윤나무, 김성철 (사담)

        정연, 이지숙 (진성여왕) / 윤석원, 심재현 (운장), 송광일 (궁곰)

        장이주 (진부인), 최유진 (여부인) 

제작 : CJ E&M

 

삼연으로 돌아온 뮤지컬 <풍월주>는...

초연과 재연에 비해 감성적으로 많이 달라져서 놀라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세련되게 만들려던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 듯 하다.

넘버도 그렇고, 무대도 그렇고, 의상도 그렇고, 배우들의 연기도 그렇게 예전의 <풍월주>가 아니었다.

솔직히 이 작품의 스토리의 힘보다는 배우들의 연기와 그리고 애잔한 넘버가 주는 여운이 컸었는데

이번 삼연은 한마디로 성두섭 열의 고분분투기더라.

일단 배우들의 발란스가 너무 안맞는게 가장 큰 문제다.

성두섭 열이 중심을 잡아주긴 하지만 가히 운장급 포스라서

사담과의 관계가 좀 심하게 표현하면 부자지간처럼 느껴졌다.

(김지휘의 혀 짧은 발음때문에 더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가벼워져서 그냥 신라판 호스트바를 보는 느낌이었다.

무대도 대놓고 요정처럼 만들어서 너무 노골적이었고

뭐가 됐든 은근하고 애잔한 고풍스런 맛이 좀처럼 안느껴졌다.

2층으로 만든 무대 역시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않아서

대금과 해금연주자를 위한 2층인가 싶었다.

그것도 연주자가 들락날락하니 오히려 산만하기만 하더라.

 

그냥...

관람하면서 초연이 많이 떠올랐다.

성두섭 열과 김재범 사담, 구원영 진성이 레전드였구나 싶었다.

커다란 하얀 천이 내려왔던 초연의 엔딩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압권이었고...

게다가 쁘티첼 씨어터 2층은 얼마나 추운지 가디건까지 입었는데도 시작부터 끝날대까지 내내 떨면서 봤다.

솔직히 이러다 동태가 되는건 아닌가 싶어 중간에 나가버릴까도 고민했다.

심지어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배우들 소리까지 뭉턱뭉턱 잡아 먹더라.

이런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인지

<풍월주> 삼연은 도저히 좋은 기억으로 담을 수 없었다.

다만 성두섭 열의 고분분투에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성두섭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 작품을 머릿속에서 그대로 도려냈을 것 같다.

 

초연만한 재연은...

정말 쉽지 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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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3. 12. 30. 08:46

<풍월주>

일시 : 2013.11.09. ~ 2014.02.16.

장소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대본 : 정민아

작사 : 박기현

연출 : 이종석

음악감독 : 구소영

출연 : 정상윤, 조풍럐 (열) / 신성민, 배두훈 (사담)

        김지현, 전혜선 (진성여왕) / 임현수, 최연동 (운장)

        김보현(궁곰), 이민아(여부인), 김지선(진부인)

제작 : 극단 연우무대, CJE&M

 

이번 시즌 마지막 관람.

세번째 관람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배두훈 사담과 김지현 진성을 한 번쯤 다시 보고 싶어서 인터파크 50% 타임세일로 한 번 더 관람했다.

프리뷰때 첫연기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느낌이 좋았던 배두훈 사담.

노래와 감정은 참 좋았다.

(사담이라는 인물을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였더라.)

그런데 연기적인 부분은 프리뷰때가 훨씬 좋았다.

프리뷰때 어딘지 조심스러워 하던 모습이 사담이라는 인물과 잘 어울렸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몸쓰는게 조금 어색해진것 같다.

정성윤 열과 키차이가 있다보니 몸을 쓸 때 균형감이 무너질 수밖에 없긴 하겠지만

그걸 좀 버텨내주면 좋았을텐데...

(키가 조금만 더 컸다면 배우로서 정말 좋은 조건을 갖추는건데 안타깝다.)

딕션과 소리도 괜찮고 특히 듀엣곡 표현은 정말 좋았다.

처음 시작하는 배우라는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목소리를 드러낼 곳과 숨겨야 할 곳을 잘 찾아내더라.

특히나 진성과의 "너를 위해 짓는 마음"은 네 번의 관람 중 이날의 느낌이 가장 좋았다.

 

진성 김지현은,

전체적으로 목소리에 피곤이 느껴졌지만

그래도 전혜선 진성보다는 확실히 단단하고 강하다.

무너지면 안되는 사람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모습.

단단하게 보이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버티는 사람.

그러나 그렇게 버티는 사라의 마음은 세상 누구보다 무르고 여리다.

그래서 단 한 순간의 위로로도 모든게 송두리째 무너질 수도 있는 사람.

김지현이 보여주는 진성은 그래서 많이 아프다.

차마 보듬어 안아줄 수도 없을만큼.

그래, 하나면 족할 것을, 둘이면 되었을 것을,

정말 끝이 없다.

 

열 정상윤.

무대를, 작품을, 감정을 하나하나 조절하면서 어떻게 저렇게까지 표현을 섬세하게 할 수 있을까?

여간해선 한 눈 팔 틈을 주지 않는 배우.

그는 어느새 대학로에서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배우가 됐다.

김재범과 정상윤,

서로 다른 섬세함으로 무대를 채우는 배우.

만약 그 둘이 일본에서처럼 함께 <풍월주>를 하게 된다면,

이건 어느 대작 못지 않는 피켓팅이 되겠다.

좀처럼 한 무대에서 만나지지 않는 사람들.

그러고보니 서로 은근히 엇갈리는게 정말 열과 사담같다.

두 사람이 부르는 "너에게로 가는 길"...

들을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어쩌다보니 후기가 아닌 개인적인 바람을 적는 포스팅이 되버렸다.

어쨌든 이걸로 이번 시즌 <풍월주>와는 아듀하련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2. 25. 12:10

<풍월주>

일시 : 2013.11.09. ~ 2014.02.16.

장소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대본 : 정민아

작사 : 박기현

연출 : 이종석

음악감독 : 구소영

출연 : 정상윤, 조풍럐 (열) / 신성민, 배두훈 (사담)

        김지현, 전혜선 (진성여왕) / 임현수, 최연동 (운장)

        김보현(궁곰), 이민아(여부인), 김지선(진부인)

제작 : 극단 연우무대, CJE&M

 

프리뷰 이후 본공연 첫관람.

원래 프리뷰와 본공연 관람에 이렇게까지 긴 텀을 둔 적이 없는데

프리뷰때 초연 특유의 감성이 많이 사라진 걸 보고 망설이게 됐다.

고민하다 피드백을 했다는 말과 정상윤 배우에 대한 믿음으로 본공연을 예매했다.

다행이다.

초연의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그대로 많이 좋아졌다.

그래도 제일 좋았던 건 역시 이재준 연출의 리딩 공연!

이 리딩 공연의 퀄리티는 아무래도 그냥 전설로 남게 될 모양이다.

신기했다.

가끔 궁금하다.

정상윤, 김지현에 김태훈까지 가세했다면 리딩 공연의 감성이 되돌아왔을까?

아마도 연출이 달라지지 않는 한은 어려웠을 것 같다.

이상하다.

요즘은 연출의 능력보다 배우의 능력에 의지하는 작품들을 자꾸 보게 된다.

배우의 연기적인 역량이 점점 높아져서 그런건지,

연출가들이 좀 안일함에 젖어 있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뭔가 문제가 있기는 한 것 같다.

아주 의외였다.

프리뷰를 보면서 내가 알고 있는 이종석 연출이 맞는지 심지어 찾아보기까지 했다.

맞더라.

그래서 또 놀랐다.

물론 초연때보다 스토리에 대한 개연성을 더 보여준 건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그걸 보여주는 방법이 아주 산만하고 소란스러웠다.

친절해지려고 했던 연출의 의도가 오히려 독이 된 것 같다.

 

역시 정상윤 열은 믿었던 만큼 참 좋더라.

관람하는 내내 노래도 연기도 표정도 너무 좋아 또 혀를 내둘렸다.

확실히 캐릭터를 완전히 받아들인 모습이다.

특히나 자살한 사담이 남긴 옷을 끌어앉고 오열하는 모습은 매번 가슴을 흔들다.

정말이지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사람같다.

어떻게 이 감정을 추스리고 다음 장면을 이어갈 수 있는지가 늘 신비다.

마지막 진성과의 대면 장면 역시도 압권이다.

고요하지만 모든 것을 다 태우는 불같은 처절한 열의 감정이 무대와 객석을 휘어잡는다.

일종의 전소(全燒)였다면 이해할까?

아마도 이종석 연출 역시도 정상윤이라는 배우때문에 한시름 놨을 것 같다.

정상윤이 아니었다면!

이 작품은 아마도 지금만큼의 평가조차도 어려웠을 것 같다.

그리고 신성민 사담.

벌써 이 녀석이 이만큼 성장했구나.

예전엔 신인 특유의 조심하는 모습이 무대 위에서 간간히 보였는데 지금은 당당해졌다.

<여신님이 보고계셔> 때보다 노래도 연기도 훨씬 더 안정적이다.

이제 메인 주연을 해도 충분하겠구나 생각될만큼.

진성과의 듀엣곡 "너를 짓는 마음"은 진성을 잊게 만들었고

"내가 아니면, 내가 죽으면"은 깊고 처연했다.

정상윤 열과의 "너에게로 가는 길"은 왠만한 남녀 듀엣곡보다 더 감성적이고 절절하더라.

이 두 배우들,

무대 위에서 참 멋지더라.

그 누구 보다도...

(덕분에 진성과 운장까지도 다 잊었다.)

 

무대...

이 소란스런 무대 연출을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무리 조심스럽게 움직인다고 해도 그대로 다 들리던 배우들의 발소리.

만약 아파트라면 뛰어올라가 층간소음 항의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비유가 좀 그렇긴 하지만...)

가설무대 천막같은 배경은 너무 없어보이고

경사진 중앙 무대는 위태로워 보였고

두 명의 여성 투우사(?)의 옷자락 펄럭거림은 급기야 코믹하게 느껴질 정도다.

풍월의 인사법도, 진성과 열의 첫장면도 여전히 맘에 안들다.

그리고 뜬금없는 산사의 종소리 역시도...

그래도 엔딩에서 사담과 열의 대사를 다시 살려낸 것과

커튼콜이 달라진건 현명한 선택이다.

프리뷰때 이 부분이 가장 소란스러웠었는데...

 

무대와 조명, 음향은 희망이 없겠지만 

2월까지 공연 기간 중 조금이라도 더 피드백이 되면 참 좋겠다.

(솔직히 이러다 배우 잡을까봐 걱정된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1. 21. 09:05

<풍월주>

일시 : 2013.11.09. ~ 2014.02.16

장소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대본 : 정민아

작사 : 박기현

연출 : 이종석

음악감독 : 구소영

출연 : 정상윤, 조풍럐 (열) / 신성민, 배두훈 (사담)

        김지현, 전혜선 (진성여왕) / 임현수, 최연동 (운장)

        김보현(궁곰), 이민아(여부인), 김지선(진부인)

제작 : 극단 연우무대, CJE&M

 

정말 다행이다.

계속되는 혹평때문인지 아니면 제작진에서 심각하게 문제 파악을 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열심히 피드백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열 정상윤.

정말 너무나 대단하고 엄청난 배우다.

쓰러지려는 <풍월주>를 일주일만에 이렇게까지 일으켜 세웠다.

그가 아니었다면,

이 작품은 초연의 명성을 깎아내리며 관객들의 가혹한 비판과 외면을 받았을거다.

넘버 그대로 "내가 아니면, 네가 아니면"이 무대 위에서 정상윤으로 인해 재연되고 있었다.

다행스러운 건,

프리뷰 이후 본공연은 더 손을 봐서 올린다니 조금 더 기대를 해보자.

 

사담 배두훈.

전혀 몰랐는데 해군복무중 "보이스 코리아2"에 출연해서 세미파이널까지 올라간 실력자란다.

그래도 뮤지컬 출연은 처음이라는 쉽지 않은 역을 잘 할까 의심스러웠는데

첫작품이라는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노래와 연기가 좋았다.

물론 아직까지는 가수의 바이브레이션을 다 버리진 못하긴 했지만

본인이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니 충분히 보완될 여지가 있다고 본다.

첫연기치곤 의외로 잘해서 의아해했는데 역시나 한예종 연기과 학생이란다.

어쩐지 연기에 감이 있더라.

목소리톤도 정상윤과 아주 잘 맞아서 두 사람의 듀엣곡들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키가 좀 작은게 아쉽긴한데 뮤지컬배우로서 미래를 기대해도 좋을 배우같다.

소리가 노래 감성이 좋은 건 확실히 큰 장점이고

여기에 연기력만 확실하게 뒷받침되면 정말 괜찮은 배우가 될 것 같다.

 

전혜선 진성여왕은 김지현에 비해면 존재감이 약했다.

여왕의 위엄과 권위보다는 질투심에 사로잡인 여인의 느낌이 훨씬 강하다.

그래서 열로 인해 일시에 무너지는 장면의 감정표현이 꼭 불륜을 눈 앞에서 목격한 본처의 발악같다.

좀 더 의연하고 무게감있는 표현이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딕션은 분명 나쁘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대사와 가사가 잘 안 들렸다.

특히 다른 배우들과 같이 부르는 노래에서는 목소리가 거의 묻혀서 잘 들리지 않는다.

"너를 위해 짓는 마음"은 김지현과 신성민이 불렀을 때 두 사람의 심정이 다 전달이 됐는데

이번엔 배두훈 사담의 마음만 전달됐다.

그렇게고 배두훈의 발란스가 컸던 것도 분명 아니었는데...

운장과 군곰은 초연의 느낌으로 다시 돌아갔으면 좋았고

부인네들도 옷자락 좀 제발 그만 펄럭거렸으면 좋겠다.

스토리 자체는 초연때보다 더 개연성있고 촘촘해지긴 했는데

이걸 표현하는 이종석 연출의 방식은 확실히 떨어진다.

이재준의 감각적이고 섬세한 연출이 솔직히 많이 그립다.

배우들의 움직임을 감당하지 못하는 무대 소음도 어떻게 해야 할 것 같고

불필요하게 몸을 쓰는 장면들도 과감하게 처냈으면 좋겠다.

커튼콜 동선을 바뀐건 아주 현명한 선택이었다.

첫공때 암전 상태에서 무대를 급하게 내려오던 정상윤 열때문에 얼마나 놀랐던지...

("쿵!" 하는 소리에 누가 무대에서 제대로 넘어진 줄 알았었다.)

 

추가된 곡들이 아직까지는 낯설지만 <풍월주>의 넘버는 확실히 좋다.

다만 <삼천>처럼 국악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다.

음악이 전체적으로 너무 현대적이고 화려했고

심지어 행진곡을 연상케하는 음악도 있어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첮공의 기억이 너무 강력해서 재연은 프리뷰 관람으로 끝낼 생각이었는데

열심히 피드백을 하면서 수정하는 모습을 보니 조금씩 희망이 보인다.

1달쯤 뒤에 다시 보게 되면 더 많이 달라져있지 않을까?

그리고 확실히 믿는다!

정상윤이 <풍월주>를 점점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거란걸!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1. 11. 09:15

<풍월주>

일시 : 2013.11.09. ~ 2014.02.16

장소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대본 : 정민아

작사 : 박기현

연출 : 이종석

음악감독 : 구소영

출연 : 정상윤, 조풍럐 (열) / 신성민, 배두훈 (사담)

        김지현, 전혜선 (진성여왕) / 임현수, 최연동 (운장)

        김보현(궁곰), 이민아(여부인), 김지선(진부인)

제작 : 극단 연우무대, CJE&M

 

재연 소식을 듣고 기다렸다.

솔직히 말하자면, 작품을 기다렸던 건 아니고 정상윤을 기다렸다.

리딩공연에서 그가 보여준 열이 아주 인상적이였기에..

그런데 정작 올려진 초연에서 정상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서윤미의 신작 <블랙메리포핀스>와 <풍월주> 중에서 정상윤은 전작을 선택했고

나는 그런 정상윤이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

배역은 좀 다르지만 정상윤과 김재범이 이번엔 작품을 바꿔서 출연한 것도 개인적으론 참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론 이 두 배우가 한 무대에서 공연하는 걸 보고 싶다.

그러면 섬세함의 끝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작품도 아마 "정상윤" 열이 아니었다면 굳이 프리뷰까지 챙겨보진 않았을거다.

 

초연때도 작품 자체의 줄거리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가슴 밑바닥을 건드리는 은근한 감성은 꽤 오랜동안 여운으로 남았었다.

초연만한 재연은 없다고 하지만 초연이 성공적이어서 크게 바뀌진 않을거라고 예상했는데

완전히 허를 찔렸다.

이재준 연출이 만들어 놓은 감성은 이종석 연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누군가는 그러더라.

좋은 배우들이 낭비되고 있다고!

솔직히 말하자.

이 발언에 100% 동감한다.

심지어 초연때보다 너무 가벼워서 살짝 천박하기까지 했다.

무대와 의상, 조명도 초연때가 훨씬 단정하고 의미있다.

공고를 떠올리게 하는 풍월들의 옷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팔을 스치는 소림사같은 인사법도 옷자락을 휘날리며 바닥에 엎드리는 인사법도 슬램스틱 코미디같다.

투우사들도 아닌데 남녀를 불문하고 모든 배우들이 어찌 그리 옷들을 펄럭거리던지...

사담과 열의 밀고 당기는 액션도 너무 과해서 우스꽝스럽다.

초연때도 춤사위는 많이 많이 어색했는데 재연에 비하면 그때 춤사위는 인간문화재급이라 하겠다.

마당놀이를 떠올리게 하는 천막도 흉흉했고

배우들이 움직일때마다 삐걱거리던 소리도 계속 귀에 거슬렸다.

기생집에 울리던 산사의 종소리도

열과 진성여왕의 말도 안되는 춤사위는 암담했다.

도저히 감성과 아련함이 자리 잡을 틈을 안줘서 보면서 너무 많이 당황했다.

(무대에서 작두를 탈 것 같던 장님 의원인지 점장이인지도 황당했고

시기 질투로 가득찼음에도 불구하고 존재감이 전무했던 궁곰도

호위무사가 담을 공격하는 장면도

백만대군을 이끄는 장군같던 임헌수 운장도 보고 있기가 힘들었다.

음악도 경박해졌고 배두들의 동선은 서로 엉키고 꼬이고 말도 아니었다.

 

왜 이렇게 되버린걸까?

도대체<풍월주>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암담했고 답답했고 막막했다.

단지 위안이 됐다면 김지현, 정상윤, 신성민의 연기였다.

신성민은 매작품마다 참 성실히, 열심히 쑥쑥 자라는 게 보였고

정상윤 열의 오열하는 모습은 가슴을 허물어지게 만들었다.

험난하고 뒤죽박죽한 작품 속에서 정상윤은 정말 꿋꿋하게 잘 버텨서 그게 더 신기했다.

(그래도 그 정체불명의 춤사위는 좀... 어떻게 해야 하는 거 아닐까?)

다 아쉽고 씁쓸했지만 제일 아쉬웠던 건 앤딩 장면.

위에서 내려온 하얀 천이 무대 전체를 감싸고

그 위에서 다시 만난 사담과 열.

이 장면을 없앤 건 정말 큰 실수다.

아무래도 초연만한 재연이 없다는 건 확실한 것 같다.

초연때도 프리뷰 이후에 수정을 했던에 이번에도 수정이 됐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러기엔!

너무 큰 대수술이 필요할텐데...

이쩌면 좋을까.

이 아까운 배우들을...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0. 9. 12:35

<Thrill Me>

일시 : 2013.05.17. ~ 2013.09.29.

장소 : The STAGE

대본,작사,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쿠리야마 타미야

무대 : 이토 마사코

조명 : 가츠시바 지로

출연 : 오종혁, 박영수, 신성민 (나-네이슨)

        정상윤임병근, 이동하 (그-리차드) 

        신재영, 곽혜근 (피아니스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어느틈에 아홉번째 관람이자 이번 시즌 마지막 관람이 됐다.

그리고 정상윤 "그"와 오종혁 "나'의 마지막 공연.

"정상윤의 리처드"는 "정상윤의 네이슨" 만큼이나 좋았다.

아무래도 "정상윤 = 쓰릴미" 라는 개인적인 공식은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다.

이 개인적인 공식은 이젠 일종의 헌사이지 기록이 됐다.

정상윤의 막공 피아니스트가 신재영이길 은근히 바랬는데 아니라서 살짝 실망했지만

이날 곽혜근은 정말 최고의 연주를 보여줬다.

곽혜근의 연주와 오종혁 네이슨이 한 몸 같이 느껴지는 순간은 정말 소름이 돋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 대부분이 기립을 했다.

소극장에서 기립한다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인데 뭐랄까, 일종의 환각 비슷한 상태였던 것 같다.

배우들도, 그리고 관객들도.

그리고 정상윤은 이 작품에 관한 한 "기립"을 받기에 충분하다.

마지막 무대 인사 후에 자리를 뜨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참 아름다웟다.

너무나 아쉽다면서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냥 여기에 계속 서있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말 속엔

배우가 작품에 갖는 애정과 진심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그의 아쉬움만큼이나 정상윤의 쓰릴미와 이별해야하는 관객들이 아쉬움도 너무나 컸다.

그런 경우가 있다.

공연을 보고 있으면 "와~~ 저 배우는 정말 이 작품을 사랑하는구나!" 라는게 절절히 느껴지는 그런 경우.

그런 작품은 확실히 남다른 감동이 있다.

그게 희극이든, 비극이든.

 

개인적으론 30대의 정상윤이 40대, 50대가 넘어서도 이 작품을 계속 놓치 않았으면 좋겠다.

<쓰릴미>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그의 모습을 너무나 보고 싶어서...

그리고 정상윤이라면 그 나이에 맞는 <쓰릴미>의 일면들을 매번 새롭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수고했다! 정상윤!

그리고 당신의 네이슨도, 당신의 리처드도 정말 최고였다.

오래 걸리진 않겠지만 다시 올라오게 될 <쓰릴미>도 정상윤 당신 때문에 기꺼이 기다리련다.

천 번의 박수를 천 만번 보내며...

 

* 개인적으론 박영수 네이슨과 정상윤 리처드는 꼭 다시 볼 수 있기길 바란다.

  아홉번의 관람 중 내게 최고의 <쓰릴미>를 안겨준 페어가 이들이기에...

  그리고 정상윤의 다음 작품이 11월에 시작되는 <풍월주>의 "열"이다.

  리딩공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기대가 컸었는데

  서윤미의 <블랙메리포핀스>초연과 겹쳐지면서 "열"을 못했었다.

  이제 드디어 정상윤의 "열"을 볼 수 있게 됐으니 것도 참 다행이다.

  <풍월주>의 "열" 역시도 정상윤에게 딱일테니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