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8. 18. 08:33

<프리실라>

일시 : 2014.07.08. ~ 2014.09.28.

장소 : LG 아트센터

극본 : 스테판 엘리엇, 알란 스콧

연출 : 사이먼 필립스

협력연출 : 딘 브라이언트

안무 : 로스 콜먼, 앤드류 홀스워스

음악 감독 : 스테판 스퍼드 머피

출연 : 조성하, 고영빈, 김다현(버나뎃) / 마이클리, 이지훈, 이주광(틱)

        김호영, 조권, 유승엽 (아담) / 장대웅 외

제작 : 설앤컴퍼니, CJ&E(주)

 

정말 몰랐다.

내가 <프리실라>를 또 보게 될 줄은... 

이렇게 된 건 내 의지는 전혀 아니었고,

동생이 예매해놨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 못가게 돼서 대산 관람을 했다.

다행히 아담 김호영을 제외하고는 버나뎃과 틱이 첫번째 관람과는 달라서 살짝 기대감이 들긴 했다.

만약 똑같은 캐스팅이었다면 분명히 졸았을거다.

쇼뮤지컬의 화려함이 너무 버거워서 요즘엔 급기야 졸음까지 밀려오는 기현상이 발생하는 중이라...

 

두번째 관람이라 그랬나?

익숙해져서인지 피로감이 덜했고 제법 신나게 즐기기까지 했다.

몸은 피곤했는데 첫곡 "It's raning men"이 나오니 저절로 우쭈쭈 신이 나더라.

솔직히 박자에 맞춰서 짠하고 등장한 남자 앙상블들 표정과 동작을 보면 신이 안날래야 안날수가 없다.

바로 주라기공원의 공룡으로 빙의돼 미스언더스탱딩 우창의 길어도 너~~~~뮤 긴 몸매에 감탄하며 물개박수를 날렸다.

어? 나 왜 이렇게 재미있게 보고 있지?

스스로 의아해 하면서...

 

김다현 버나뎃은 고영빈과는 또 다른 드랙퀸이더라.

뭔가 더 애드립이 강하고 대사나 전체적인 뉘앙스가 훨씬 찰진 느낌.

(하긴 김다현이 버나뎃에 안어울린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지!)

김호영 아담의 "Meterial girl" 퍼포먼스는 두번째라 그런지 파격적인 느낌은 덜했지만

"La Traviata" 립싱크는 여전히 신기하고 대단하더라.

입과 동작이 그렇게 딱딱 맞으려면 도대체 얼마나 연습을 해야 하는걸까?

감탄하면서 혼자 결정했다.

이건 립싱크가 아니라 그냥 김호영이 부르는 걸로 하자... 라고!

이지훈 틱도 마이클리 틱에 비해 발음이 안정적이라 보에 편했다.

그래도 확실히 노래는 마이클리가 백만배는 좋더라.

벤지와의 "always on my mind"도 마이클리가 실제 아빠라서 그런지 더 뭉클하고 감동적이다.

그래도 한국어 대사의 묘미를 살리는건 이지훈 쪽이 압승!

이날 공연에서 날 완전 살살 녹인 배우는 벤지 아역 이주호.

첫번째 관람때도 이 녀석이었는데 보면 볼수록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고 이쁘다.

이 녀석 보고 있으면 없던 부성애와 모성애도 마구마구 샘솟을듯 ^^

그야말로 극강의 "귀요미" 등장이다.

 

이날 앉았던 자리 때문인지

2막에서 앙상블에게 끌려나가 무대에서 올라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배우들이 내려오길래 뒷줄에 있는 사람 데려가겠지 하고

넋놓고 박수치고 있었느데 불시에 기습(?)을 당했다.

극강의 몸치라... 나를 데리고 간 앙상블 배우에게 진심으로 미안했다.

한마디 하더라.

"다들 못해요...."

내 눈엔 나만 못하던데...

이걸 추억이라고 해야하나, 악몽이라고 해야 하나 아직까지 고민중이다. 

끌려가면서도 벌어질 사태가 걱정스러워 배우에게 한마디 하긴 했었다.

"후회하실텐데요!"

뭐 어쨌됐든 내 의지는 아니었고, 경고(?) 또한 분명히 했었으니까...

 

그나저나 드랙퀸 언니들.

커튼콜까지 체력 너무 좋으시다.

이쯤되면 인정을 안할래야 안 할 수가 없겠다.

체력, 미모, 몸매, 재능, 노래 모두모두 다 인정!

정말 엄청난 언니들이다!

깨끗이 무릎 꿇는다.

You win~~~!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7. 23. 07:49

<프리실라>

일시 : 2014.07.08. ~ 2014.09.28.

장소 : LG 아트센터

극본 : 스테판 엘리엇, 알란 스콧

연출 : 사이먼 필립스

협력연출 : 딘 브라이언트

안무 : 로스 콜먼, 앤드류 홀스워스

음악 감독 : 스테판 스퍼드 머피

출연 : 조성하, 고영빈, 김다현(버나뎃) / 마이클리, 이지훈, 이주광(틱)

        김호영, 조권,유승엽 (아담) / 장대웅 외

제작 : 설앤컴퍼니, CJ&E(주)

 

뮤지컬 <프리실라>

마성의(?) 마이클리때문에 예매를 했다가 고영빈의 매력에 빠지고 온 작품.

그러나...

쇼뮤지컬을 본다는건 역시나 내겐 힘들고 피로한 일이다.

조권 아담의 명성이 하도 자자해서 한 번 더 예매를 하긴 했는데

이렇게 피로도 급상승하는 상태라면 아마도 취소할 확률이 클 것 같다.

(회복여부를 좀 지켜보고...)

번쩍이는 화려한 LED 무대와 그보다 더 화려한 의상들.

그야말로 비처럼 남자들이 갖가지 모습으로 쏟아져 내리는걸 보자니 참 아득하더라.

2시간 내내 잠시도 쉴 틈 없이 몸과 마음을 온통 흔들어놓는다.

이 늘씬하고 쭉쭉뻗은 기괴한 언니들...

정말이지 쎄도 너~~~무 쎄다

 

사실 이 작품의 연출자가 이지나라고 확신했다.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마이클리를 캐스팅한 것도 그렇고

작품 자체도 딱 그녀 스타일이라 당연히 이지나 연출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

연출도 안무도, 무대도 외국스텝들이 그대로 들어왔다.

이지나 연출이었다면 마이클리에 대한 지나친 애정이 화를 불러 일으킨게 아닌가 생각했을텐데

그게 아니라 사실 좀 다행스럽다.

마이클리이 연기와 노래는... 확실히 나쁘지 않다.

하지만 한국어 특유의 언어적 재미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해 배역도, 배우도 빛을 발하지 못했다.

이건 외국인에 가까운 마이클리가 도저히 살려낼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마이클리는 지금처럼 한국 무대에 계속 설 생각이라면

발음의 문제를 어떻게든 빨리 해결하던가,

아니라면 당분간은 쏭쓰루 작품 위주로 선택을 해야 할 것 같다.

무대 위에서 어눌해 보이는 마이클리를 보는건,

참 속상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노래와 연기는 정말 정말 정말 괜찮고

또 마이클리만큼 진심을 다하는 배우도 없는데...

너무 아끼는 배우라 <서편제>도 그렇고 <프리실라>도 그렇고 맘이 많이 쓰인다.

그래서 차기작 <더 데빌>도 미리부터 걱정된다.

(쏭쓰루까지는 아니지만 대사를 최소화 했다는 이지나 연출의 말을 일단은 믿어보기로 하겠지만!)

 

드랙 퀸(Drag Queen)이라는 말,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도 더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사람의 개인적인 성적 취향은 존중받는게 당연하고

타인에게 심각한 상해를 가하는게 아니라면 서로 인정하는게 마땅하다는 입장.

개인적으론 커밍아웃 자체가 아무런 이슈도 되지 않는 나라가 된다면 좋겠다.

삼천포로 빠져버리긴 했지만 이 작품.

한번쯤은 유쾌하고 즐겁게 볼 만한 작품이다.

재미도, 감동도, 신기함도 다 가지고 있다.

특히나 그 의상에, 그 하이힐에, 그 머리 장식에 그런 춤과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건,

적어도 내겐 신기(神氣)에 가까운 모습이다.

(더군다나 남자들이~~~ 와우!)

지랄 쌈쳐먹는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건 정말 버나뎃의 대사처럼 사막에서 금을 캐는 정도의 경이로움이더라.

 

고영빈은 전작인 <바람의 나라> 무휼 왕자님의 모습이 무색할 정도로

몸짓과 손짓 하나까지도 아주 여성스럽고 우아했다.

게다가 현명하고 용기있기까지...

(대단한 할머니야~~)

고영빈으로서는 하나의 도전이었을텐데 아주 멋졌다.

지금 받는 모든 찬사들,

충분히 받을만 했다.

신선하진 않았지만 익숙해서 능수능란했던 김호영 아담.

조권의 파격을 이길 순 없겠지만

확실히 이런 역할을 너무 잘하니 어쩔 수 없이 계속 기대하게 된다.

특히나 버스 위에서의 립싱크 장면은 연습을 얼마나 했는지 입모양이 완벽하게 일치하더라.

이 장면 보면서 김호영이라는 배우가 아주 무서운 배우라는 걸 다시 생각했다.

(다른 배우들의 립싱크는 솔직히 티가 많이 났었다)

그리고 마이클리 아들로 나온 아역 이주호.

깨물어주고 싶을만큼 아주 귀여웠다.

아빠 마이클리와 침대 위에서 노래하는 장면은 정말 좋더라.

(정말 아들과 아빠 같았다.)

두 사람의 서로 바라보는 눈빛, 너무 사랑스럽고 예뻤다.

 

이 작품 내 취향은 아니라 몇 번씩 보게 되진 않겠지만

배우들의 힘이 요근래 봤던 작품 중에서 최고다.

심지어 마지막 커튼콜에도 모든 배우들이 성심성의껏 미쳐주신다.

커튼이 바닥을 닿는 그 순간까지 끝없이 열정적이다.

그 모습이 나는 또 주책없이 뭉클하더라.

이 쎈 언니들,

정말 제대로 일을 냈다.

 

It's so beautiful~~~!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