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6. 9. 27. 08:14

 

<Closer>

 

일시 : 2016.09.06. ~ 2016.11.13.

장소 : 예그린씨어터

극작 : 패트릭 마버

연출 : 노덕

출연 : 박소담, 이지혜 (앨리스) / 이동하, 박은석, 김선호(댄)

        김소진, 송유현 (안나) / 배성우, 김준원, 서현우 (래리)

제작 : (주)악어컴퍼니

 

2010, 2013, 2016년.

이렇게 세 번 연극 <클로져>를 봤다.

2010은 문근영, 이재호, 배성우, 진경 캐스팅이었고

2013년은 이윤지, 신성록, 김영필, 차수연,

2016년은 박소담, 박은석, 송유현, 김준원 캐스팅이으로 관람했다.

그러고보니 공교롭게도 앨리스는 소위 말하는 핫한 여자 탈렌트들이었다.

그 중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앨리스는 2013년의 이윤지다.

(댄은 박은석, 래리는 김영필, 배성우 다 좋았고 안나는 차수연 ^^)

재미있는건,

이 연극은 나이가 먹을수록, 시간이 더 지날수록 명확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라는 거다.

처음봤을땐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대사에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많이 무감해졌다.

그건 이 작품에 익숙해져서야 아니라,

사랑이라는게 뭐 그리 대단한게 아니라는걸 다 알아버렸기 때문이지 싶다.

"안녕... 낯선 사람..."

말줄임표에 들어갈 문장부호가 물음표든 느낌표든 전혀 중요하지가 않다.

순간이 영원일 수 있고,

영원이 순간일 수 있다는걸 이제는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낯선 사람들이 아니라 서툰 사람들의 이야기.

심지어 무대 위에 보여지는 모습도 사랑을 만들어가는 행복한 시간보다

치졸하고 너저분하게 헤어지는 시간들이 대부분이다.

사랑이라는게,

사실은 상대방에게 지워낼 수 없는 스크레치를 남기기 위한 고분분투인지도 모르겠다.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일까?

흘러갈 순간을 진실이라고 믿고 간절해지는 이유.

새로운 사랑 앞에서 지금까지의 사랑을 끝내려는 사람 .

참 남루하고 구차하다.

댄도, 랠리도, 안나도, 앨리스도 참 못나고 불완전한 인간이다.

 

온전히 가까워질 수 없는 낯선 사람들.

연인(戀人)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6. 2. 23. 08:28

<렛미인>

 

일시 : 2016.01.21. ~ 2016.02.28.

장소 :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음악 : 올라퍼 아르날즈 (Olafur Amalds)

안무 : 스피븐 호겟(Steven Hoggett)

연출 : 존 티파니 (John Tiffany)

출연 : 박소담, 이은지 (일라이) / 안승균, 오승훈 (오스카) / 주진모 (하칸)

        박지원 박시범, 임종완, 박민규, 임희철, 안창환

주최 : 예술의 전당, SBS, 신시컴퍼니 

 

비록 읽지는 않았지만

사실 이 작품은 스웨덴 작가의 소설을 먼저 알고 있었다

그 뒤에 스웨덴과 미국에서 영화로 만들어졌고 우리나라에도 개봉을 했었다.

뱀파이어 소녀와 왕따(?0 소년과의 사랑이야기.

표면상으론 이 작품의 내용은 이렇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내용은 "소통"에 대한 이야기다.

나 역시도 가끔은 꿈꾼다.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와 친구가 되고 싶다는 바람.

그게 비록 뱀파이어나 좀비일지라도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면 상관이 없노라고...

그런데, 현실은

소설도 SF 판타지도 아니더라.

 

이 연극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참 많이 했다.

첫연극이라는데 박소담 일라이와 오승훈 오스카는 연기를 잘해서 감탄했고

의도적이라는건 알겠는데 주진모 하칸은 왜 그렇게까지 딕션을 뭉개면서 연기했을까 궁금했고

중간중간 오스카의 생각이 몸으로 표현되는 장면은 전문댄서들이 했다면

훨씬 몽환적이고 신비했을거라는 생각도 했다.

암전없이 배우들이 무대 크루처럼 소품을 이동하는 장면들은

어떤 것들은 아주 좋았고 어떤 것들은 흐름이 깨지기도 했다.

그리고 음악이 너무 좋더라.

살인이 벌어지는 장면에서 나오는 현악기를 긁는 소리는 황병기의 "미궁"을 떠올리게 했다.

"Let me in"이라는 제목도 글자 그대로만 이해했는데

이게 뱀파이어의 규칙이란다.

인간의 초대가 있어야만 그들의 방에 들어갈 수 있다는 규칙.

 

모스 부호로 끝나는 마지막 장면.

결국 일라이는 오스카 곁에 있게 되는 모양이다.

그게 옳은 선택이었을까 턱없이 묻게 된다.

만약 오스카의 결말이 하칸과 다르지 않다면...

반복되는 비극이라면 누가됐든, 뭐가 됐든 너무 치명적이지 않을까!

누군가의 마음 속으로 들어간다는건...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비극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