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1. 4. 08:38

 

<빈센트 반 고흐>

 

일시 : 2017.11.04. ~ 2019.01.28.

장소 :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극본 : 최유선

작곡, 음악감독 : 선우정아

연출 : 김규정

영상디자인 : 고주원 / 영상감독 : 정혜정

출연 : 박한근, 이준혁, 김경수, 조상웅 (빈센트 반 고흐) / 김태훈, 임강성, 박유덕, 유승현 (테호 반 고흐)

제작 : HJ 컬쳐

 

너무 많이 울었다.

세 번째 보면서 왜 이렇게 우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울었다.

밀물과 썰물처럼 밀려드는 감정들 때문에 내내 정신이 없었다.

집중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몰입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감정이입되지 말았어야 했는데...

전부 다 실패했다.

김경수 고흐는,

웃고 있어도 슬프다.

슬퍼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뭐가 그렇게 슬펐을까?

뭐가 그렇게 아팠을까?

평범하게 사는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걸...

알고 있어서일까?

 

인정받지 못한 사람의 슬픔이.

내내 아프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2. 20. 08:22

 

<라흐마니노프>

 

일시 : 2017.02.04 ~ 2017.03.12.

장소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극본 : 김유현

작곡 : 이진욱, 김보람

음악갑독 : 이진욱

연출 : 오세혁 

출연 : 김경수, 정동화 (니콜라이 달) / 박유덕, 안재영 (라흐마니노프) / 이번재, 박지훈 (피아니스트)

        신우근, 지현호, 임수찬 (바이올린). 이승구 (비올라), 강중구 (첼로), 최승규 (데블 베이스)

제작 : HJ컬처 (주)

 

음... 내가 요즘 김경수 배우에 살짝 꽃혀서...

<라프마니노프>까지 챙겨봤다.

내가 김경수 배우를 처음 본 건 2014년 <블랙메리포핀스>의 요나스였다.

솔직히 말하면...

그땐 연기도, 노래도 그다지 존재감이 없었다.

그래서 이후에 다른 작품에서도 그의 출연 회차는 피해서 관람을 했었다. 

그러다 작년에 뮤지컬 <인터뷰>를 봤다.

깜작 놀랐다.

2014년에 내가 봤던 그 김경수가 정말 맞나 싶어 찾아보기까지 했다.

불과 2년이 지났을 뿐인데....

그렇게 <인터뷰>의 김경수가,

<스모크>와 <라흐마니노프> 그리고 관람예정인 <광염소나타>까지 예매하게 만들었다.

 

작품 제목이 <라흐마니노프> 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시선과 관점은 니콜라이 달에게로 향한다.

(김경수 때문이 아니라 작품 자체가 원래 그렇다)

정신분석학자 달로 분한 김경수의 딕션은 정확했고 연기도 명확했디.

개인적으로 배우가 자기가 연기하는 인물에 과도하게 빠지는걸 좋아하지 않는데

(특히 우는 장면에서 더!)

그런 점에서 김경수의 균형감은 아주 탁월했다.

그래서 후반부에 박유덕 라흐마니노프가 죽은 누나를 떠올리며 흐느끼는 장면은 좀 불편했다.

마치 자신의 트라우마를 공유해달라고 강요하는 것만 같아서...

그대도 두 배우의 케미는 참 좋더라.

잘 끌어당기고 잘 잡아당겨서 보는 내내 만족스러웠다.

 

살짝 개인적인 욕심을 부려보면

라흐마니노프의 성격이 더 예민하거나 다크했으면 좋겠고

연주자 인원도 늘려 지금보다 더 웅장한 연주를 감상할수 있었으면 싶다.

(2인극에선 좀 과할까)

커튼콜에 연주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의 사운드가

내내 아쉬워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7. 28. 08:37

<살리에르>

일시 : 2014.07.22. ~ 2014.08.31.

장소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극본 : 정민아

작곡, 음악감독 : 이진욱 

연출 : 김규종

출연 : 정상윤, 최수형 (살리에르) / 박유덕, 문성일 (모짜르트)

        김찬호, 조형균 (젤라스), 곽선영, 이민아, 김도진 외

제작 : HJ컬처(주)

 

창작뮤지컬 <살리에르>

정상윤의 출연만으로 프리뷰를 선택했던 작품.

공교롭게도 세종문회회관 대극장에서는 라이선스 뮤지컬 <모차르트>와 공연기간이 겹쳐지면서 원하든 원치 않든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결과의 처참함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런 승부수를 띄운 HJ컬처의 뚝씸이 나는 솔직히 대견스럽더라.

창작 VS 라이선스

대극장 VS 중극장

모차르트 VS 살리에르

스타급 배우 VS 스타급은 아니지만 실력있는 젊은 배우

이 외에도 제작사와 작사, 작곡, 대본, 제작비까지 들먹이면 끝이 없겠지만

이 정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결과는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게다가 프리뷰 기간 내내 <살리에르>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도 못했다.

실제로 확인한 작품도 솔직히 내가 생각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장점보다 단점을 많이 보였고,

스토리도 엉성했고 "살리에르"라는 제목을 달고 있음에도 살리에게 충분히 포커싱이 되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작품이 가능성을 말하고 싶다.

넘버의 가사들를 좀 수정하고

등장인물도 다 없애고 오로지 살리에르, 모차르트 젤라스 3인만 등장시켜

좀 더 내밀하고 섬세한 심리물로 바꿔버리는거다.

지금보다 훨씬 더 다크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면 훨씬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모차르트에게 가려져 평생을 2인자로 평가받은 살리에르.

그렇다면 살리에르에게 천재성이라는게 전혀 없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노력만으로 "살리에르" 가 탄생될 수 있다면

세상엔 숱한 "살리에르"로 가득할거다.

100% 노력하는 살리에르, 200% 노력하는 살리에르, 80% 노력하는 살리에르... 살리에르... 살리에르...

살리에르에게도 모차르트만큼은 아니지만 천재성이 있었고

모차르트에게도 살리에르 천재성으 향한 불타는 질투심이 있었을거다.

거기에 두 사람 내부에서 매번 치열하게 싸우는 스스로에 대한 질투심도 있었을테고...

불같은 질투가 없다면!

불같은 예술도 없다.

모차르트가 불운했다면 마찬가지로 살리에르도 불운했고,

모차르트가 천재였다면 살리에르 역시도 천재일 수밖에 없다.

두 사람 다 죽을 듯이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살았다.

죄책감도, 환상도, 질투도 그 치열함 속에 여전히 살아 숨쉰다.

 

안타깝게도 정상윤, 박유덕, 김찬호 배우를 제외한다면

여배우와 앙상블들은 이 작품에 기여도는 재앙에 가깝다.

특히 곽선영 배우는 동명이인의 신인배우가 아닌가 착각할 정도였다.

소리를, 연기를 컨트롤하지 못하는 뮤지컬 배우를 견뎌내는 건...

미안할 말이지만 참 고역이더라.

아마 그래서 더 남성 3인극을 꿈꾸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소화하지 못하는 고음은 언제나 귀를 극도로 피로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정상윤은 여지없이 실망감을 안겨주지 않는다.

세종 M씨어터 2층에서도 그 표정과 몸짓, 심리상태가 그대로 전달됐다.

개인적으로 살리에르 단독 장면들은 연기도, 노래도, 표현도 나쁘지 않았다.

김찬오 젤라스와의 장면들도 상당히 임펙트 있었고....

이 작품.

어찌됐든 남자 배우들 섭외는 성공한 것 같다.

이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훨씬 더 안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어찌됐든 이 작품으로선 참 다행한 일 ^^

 

* 아마도 당분간은 <비스티 보이즈>의 충격을 넘어서는 작품은 쉽게 나오지 않을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