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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7.22 뮤지컬 <페스트> - 2016.07.20. PM 8:00 LG아트센터
  2. 2011.08.08 <컴백홈> - 황시운
보고 끄적 끄적...2016. 7. 22. 08:30

 

<페스트>

 

일시 : 2016.07.20. ~ 2016.09.30.

장소 : LG 아트센터

원작 : 알베르 카뮈 <페스트>

대본 : 김은정, 노우진

음악 : 서태지 

연출 : 노우성

편곡, 음악감독 : 김성수

출연 : 김다현, 손호영, 박은석 (리유) / 김도현, 윤형렬 (랑베르) / 오소연, 린지 (타루) / 김수용, 조휘 (코타르) 

        조형균, 정민, 박준희 (그랑) / 황석정, 김은정 (리샤르), 이정한 외

제작 : (주)스포트라이트, (주)보스톤이앤엠

 

참 이렇게 넋을 놓게 하는 작품도 없다.

27일에 서태지가 관람을 한다는데 제발 안 봤으면 좋겠다.

손발이 오그라질 정도로 내가 다 부끄럽다.

서태지는 무슨 죄고, 카뮈는 또 무슨 죄인가!

그나마 서태지가 카뮈보다는 행운이다 싶다.

적어도 이 꼴은 전혀 모르테니까.

기억에 남는거라곤 김성수 음감의 편곡과 커튼콜 이후의 곡 버뮤다 크라이엥글 뿐이다.

그 좋은 서태지 노래로 어떻게 이 따위 허접한 작품을 만들었는지 화가 난다.

박칼린이 이 작품에서 왜 손을 뗐는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더불어 박칼린은 겁나 현명했다...) 

이게 뮤지컬은 맞나?

제대로 된 노래를 들은 기억이 없다.

프리뷰니 점점 좋아질거라고 위로하기엔 대본과 연출이 노답이다.

이건 관객에 대한 엄청난 기만이고, 서태지에 대한 기만이고, 카뮈에 대한 기만이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이 공연...

이대로 접는게 옳다.

대사도 너무 많고, 스토리는 유치 찬란하고, 주제도 없고, 중심도 없고, 내용도 없고...

무대도 점점 이상해지고, 의상도 황당하고...

심지어 배우들에게 연민이 생기더라.

이 허접한 대본을 연기하느라 시종일관 기를 쓰는게 짠하기까지 하다.

게다가 1막 오프닝의 리샤르 김은정은 테러도 이런 테러가 없다.

페스트보다 더 치명적인 존재다.

1막이 끝나고 그냥 갈까 정말 많이 고민하다 2막은 설마 괜찮아지겠지 싶어 버텼는데

크나큰 실수였다.

2막 내내 깔끔하게 가버리지 못한 나를 탓하며 앉아 있었다.

눈을 질끈 감았버린게 몇 번이지 셀 수도 없다.

노래도 아깝고, 배우도 아깝고, 내 시간도 아깝다.

.............................

젠장! 그만 하자!.

여기서 더 나가면 살벌한 육두문자가 난발하는 활극이 펼쳐질것 같다.

그냥 다 잊자!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1. 8. 8. 05:58

내가 연식이 좀 된 사람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정말 연식이 오래된 분들께는 죄송 ^^)
창작과 비평, 민음사, 문학과 지성사에서 나오는 책을 편애하는 경향이 있다.
어쩌라!
어찌됐든 우리나라 문학계를 장시간 꿋꿋하게 지켜온 3인방인 것을...
<컴백홈>이라는 제목과 표지는 좀 비호감이었지만
제 4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했다니 그래도 뭔가가 있으려니 기대했다.
일단 흡인력과 집중력 대단하다.
첫페이지를 열면 어찌됐든 마지막 페이지까지 확인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렇다면 재미?
오랫만에 박장대소하면서 씁쓸하고 안스러워하면서
참 여러 감정을 가지고 읽게 만든 장편소설이다.
게다가 서태지가 나오지 않는가 말이다.
서태지는 확실히 변함없는 문화아이콘이 맞다.
음악계를 장시간 접수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문학계에 비상한 영감을 주고 있다.
여러모로 그는 대한민국 문화를 "컴백홈"하게 만든다.
그것도 열 두 번도 더...


슈퍼울트라 개량돼지라는 별명을 가진 130 kg 거구를 자랑하는 열일곱살 박유미!
서태지가 데뷔했던 1992년 4월 11일에 4.78 kg의 초우량아로 태어난 그녀는
공식적인 왕따에 집안의 패물이라도 훔쳐내지 않고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삥을 뜯기고,
온몸의 멍을 가실 날 없이 다구리를 당하고,
심지어 친구의 애인이었던 양아치새끼에게 강간까지 당해도 하소연할 곳 하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서태지에게 그랬듯,
세상은 그녀에게 지나치게 가혹하기만 하다.

....... 서태지는 매번 '최초' 혹은 '최악'이라는 수식이 붙을 만한 고난 속에 던져졌지만, 도저한 세계에서 온 특별한 사람답게 그 모든 역경들을 당당히 헤쳐나왔다.
슈퍼울트라 개량돼지에게는 무슨 짓이든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틈에서 내가 여태껏 꿋꿋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서태지와 함께 가게 될 완전히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 때문이엇다.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완벽한 인간으로 거듭난 후, 나느 그를 찾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당당히 말할 것이다. 나는 드디어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이제 언제든 당신과 함께 달로 떠날 수 있게 됐다고 ......

급기야 그녀는 거식증을 지향하는 프로아나(Pro-ana) 싸이트에 가입한다.
서태지와 함께 달의 뒷편에 가기 위해서 말이다. 
Pro-Ana!
찬성을 뜻하는 Pro와 거식증을 뜻하는 Anorexia가 합쳐진 말로
마른 몸을 지향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란다.
이쯤 되면 주인공를 정신질환자라고 손가락질하고 언덕위의 하얀집이라도 알아보고 싶어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가 당신에게 이렇게 고백한다면?

...... 내게 달과 서태지는 단순한 환상이 아니었다. 서태지와 함께 가게 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는 지난 시간 동안 나를 지탱해온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내게 달은,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다른 세상'이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잘 알고 있었다. 수많은 크레이터로 뒤덮인 그 척박한 세계에서 나는 끝내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할 거라는 걸. 하지만 믿고 싶었다. 서태지는 달에서 온 아주 특별한 사람일 거라고, 인간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달의 뒤편, 그 영겁의 어둠속에서 스스로가 빛이 되어 살아가는 위대한 존재들의 세상이 숨겨져 있을 거라고, 머지않아 나는 서태지와 함께 그 도저한 세계로 떠나게 될 거라고, 그리고 그곳에서 비로소 모든 걸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나는 그녀의 환상을 응원한다.
그것도 미치도록, 열렬하게!
그녀는 때가 되면 반드시 자신이 왔던 달의 뒤편으로 가게 될 것이다.
그것도 컴백홈을 노래하는 울트라맨 서태지와 함께... 
아니, 꼭 그래야만 한다.


이 놈의 세상은 참 친절하지 않다.
특히 살찐 여자들에겐 더더욱 친절하지 않다.
살찐 여자들은 그 소외감과 상실감을 채우기 위해 더더욱 먹을 것에 집착한다.
어쩌면 이 세상은 이들을, 아니 우리 모두를 더이상 보호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대체 어디로 "컴백홈" 해야할까?
작가는 조금만 더 견뎌보라고, 무언가를 찾게 될 순간이 반드시 올 거라고,
그러니 부디 지치지 말라고 위로하기  위해 소설을 썼단다.
돌아갈 집마저 없어졌다 해도
우리가 보지 못하는 달의 이면처럼 당신을 위한 세상이 어딘가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그런데 사실은,
나도 정말이지 달의 뒷편으로 가고 싶다.
아니 가야만 한다.
꼭 서태지와 함께가 아니더라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