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9. 19. 08:24

 

<명작>

 

일시 : 2018.09.15.~ 2018.09.16.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출연 : 포르테 디 콰느로 (고훈정, 최현수, 손태진, 이벼리)

음악 : 한상원 밴드

주최 : 아트앤아트스트

 

4중창의 힘, 포르테 디 콰트로.

팬텀싱어가 배출한 최고의 보물이자 최고의 선물.

이들의 화음을 나는 정말 많이 사랑했고,

지금도 정말 많이 사랑하고,

앞으로도 계속 사랑할거다.

그래서 이들이 단독콘서트를 비싼 디너콘서트를 제외하고는 매번 찾아간다.

이날 콘서트는

곧 발매될 포디콰 2.5집의 6곳 전부 들을 수 있대서 더 기대가 됐다.

멤버 각자 한 곡씩 프로듀싱을 했다는 2.5집.

어떤 색의 곡들일지 정말 많이 궁금했다.

심지어 앨범 제목도 <Colors>란다.

인터미션도 없고, 게스트도 없이  

3시간 넘는 시간동안 오롯이 포디콰의 노래와 토크로만 진행된 콘서트는

덕후의 사심으로 아주 좋았다.

혹자는 아무말 토크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론 이런 토크 또한 포디콰만의 시그니쳐가 된 것 같아 나는 참 좋더라.

아... 그리고

한상원 밴드를 이 무대에서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는데

이 또한 의외의 선물이었다.

 

2.5집의 곡들은 확실히 아직 연습이 부족한것 같았지만

김현수가 프로듀싱한 La preghiera과

고훈정가 프로듀싱한 Wish는 그대로 아주 좋았다.

탱고와 재즈는 아직은 아장아장 걸음마 정도라고 해두자. ^^

무대는 "명작"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네 개의 스크린을 모자이크처럼 설치해서 한 명씩 비췄는데

그 자체가 하나의 그림같아 보기 좋았다.

하긴 포디콰 네 명의 화음은 누가 뭐래도 명작임에는 틀림없다.

이번 콘서트에서 김현수의 목소리에 다시 한 번 반했다.

저토록 풍성하고, 아름답고, 그리고 따뜻한 테너라니...

포디콰의 화음을 웅장하고 클래식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은

아무래도 김현수인것 같다.

Set list도 너무 좋았다.

고정 레파토리는 들으면 들을수록 완숙미가 느껴져서 좋았고

불후의 명곡에서 부른 노래들도 라이브로 직접 들으니 훨신 좋았다.

그리고 각자 한 곡씩 부른 네 곡의 솔로곡들.

김현수가 부른 가곡 "마중"은 최고의 선물이었다.

특히 짧게 무반주로 부른 부분은

소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나... 김현수 목소리를... 지금보다 더 많이 사랑하게 될 것 같다.

 

포르테 디 콰트로.

이들의 콘서트는 늘 옳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화음은 언제나 옳다.

그러니 지금처럼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하지만 게으르지 않게,

돌아오고 또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고 기도한다.

 

Set List

 

01. Overture (2.5집 colors)

 

02. Fly (2.5집 colors)

03. Ariel (2.5집 colors)

04. 언제나 (2.5집 colors)

 

05. Stella lontana

06. Sensa parole

07. Notte stellata

08. Fantasma D'amore

 

09. 얼음꽃

10. 신기루

11. 외길

12. Ave Maria

 

13. Feeling good(마이클 부블레)- 손태진

14. Il mare calmo derra sera(안드레아 보첼리) - 이벼리

15. 마중(가곡) - 김현수 

16. Bury - 고훈정 싱글 앨범

 

17. Wings

18. 우리는 하나(정훈희)

19. 미련 때문에(최진희)

 

20. La preghiera (2.5집 colors)

21. Wish (2.5집 colors)

 

- Encore

22. Odissea

23. Il libore dell'amore

24. Adagio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1. 23. 17:43

<Notre Dame De Paris>

일시 : 2015.01.15. ~ 2015.02.27.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원작 : 빅토르 위고

극본, 가사 : 뤽 플라몽동

음악 : 리카르도 코치인테

연출 : 질 마흐

안무 : 마르티노 뮐러

무대 : 크리스티앙 래츠

출연 : 스테파니 베다, 마리암 브루소 (에스메랄다)

        멧 로랑, 안젤로 델 비키오 (콰지모도)

        로베르 마리엥, 제롬 콜렛 (프롤로) 

        리샤르 샤레스트, 존 아이젠 (그랭구와르)

        로디 줄리앙, 가르디 퓨리, 안젤로 델 베키오 (클로팽)

        이반 페노, 존 아이젠 (페뷔스)

        스테파니 슈레져, 마리암 브루소 (플뢰르 드 리스)

제작 : ENZO PRODUCTS

 

이 작품에 대한 평은 이제 안하련다.

그냥 겔러리 혹은 개인적인 기념의 의미로 기록하려고 한다.

무슨 말을 내가 더 할 수 있을가?

이미 완벽하게 매혹된 상태인데...

<NDP>만큼은 영어버전도, 한국어 라이선스도 오리지널 프랑스팀을 따라오진 못한다.

처음본 안젤로 델 비키오의 콰지모도는,

멧 로랑만큼 깊게 다가오진 못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절룩이는 동작은 좀 어색했고 특히나 팔을 움직이는 모습은 더 그랬다.

"불공평한 세상"은 멧과 제롬을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었고 금방이라도 울음을 떠트릴것 같아 안스러웠다.

(이 곡이 내가 콰지모도 넘버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전체적으로 노래를 부를 때 일부러 그렇게 설정한 것 같은데 가르릉 거리는 느낌이 강하다.

(클로팽을 할 때의 안젤로와는 완전히 다른 목소리더라.)

2막 첫곡에서 리샤르의 마이크가 살짝 문제를 일으키긴했지만

댄서들도 배우들도 정말 열심이라 마냥 엄마미소가 돋는다.

특히나 8명의 한국인 댄서들은...

저렇게 열심히 하다간 공연이 끝나면 온 몸이 쑤실텐데...

 

공연에 빠진다는건.

마약에 중독되는 것과 똑같다.

한번 그 세계에 발을 넣으면 빠져나오는게 죽는것보다 힘들다.

특히나 프랑스팀의 <NDP>는 그 강도가 수 십 배는 더 심하다.

가히 치명상을 가하는 수준.

Belle...Belle... Be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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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4. 7. 8. 12:49

<모차르트>

일시 : 2014.06.11. ~ 2014.08.03.

장소 : 세종문화회관대극장

대본, 작사 : 미하엘 쿤체

작곡, 편곡 : 실버스터 르베이 

연출 : 아드리안 오스몬드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임태경, 박은태, 박효신 (볼프강 모차르트)

        김소향, 임정희, 정재은 (콘스탄체 베버)

        박철호, 이정열 (레오폴드 모차르트)

        민영기, 김수용 (콜로라도 대주교)

        신영숙, 차지연 (발트슈테텐 남작부인)

        배해선, 임강희 (난넬 모차르트)/ 이경미, 김현숙 (체칠리아 베버)

        조성지, 박형규 (쉬카네더) / 윤펠릭스, 곽이안 (아마데)

        김초은, 최민주 (어린 난넬), 황만익(아르코백작) 외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나는 이 작품을 이제부터는 박은태의 <모차르트>라 부르련다.

도대체 뭐지?  이 녀석!

볼때마다 달라져있고 성큼 발전한다.

진심이다.

날마다 더 좋은 배우가 되고 있다.

첫인상은 노래만 잘하는, 딕션과 연기는 좀 많이 부족한 배우였는데

지금은 고질적인 "ㅅ"발음도 거의 의식되지 않고 연기도 자연스럽다. 

특히 이번 관람에서는 표정연기에 시종일관 감탄했다.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흐름을 붙잡고 있더라.

어느틈에 연기와 호흡에 공백이 사라졌다.

그런데 더 놀라운건,

이 녀석은 앞으로 더 발전하고 진화할거란 사실이다.

단언컨데,

오늘의 박은태와 내일의 박은태는 또 완전히 다른 모습일거다.

(끊임없는 레슨의 성과가 드디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박은태라는 배우는 <JCS>때까지만해도 내겐 기피하는 배우군에 속했었다.

노래, 그것도 본인이 잘 하는 스타일의 노래만 잘불렀고

연기와 액팅, 딕션은 재앙에 가까웠다.

게다가 혼자 너무 심각하고 진중해서 표정연기라는걸 도무지 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무섭게 발전했다.

당분간 박은태만큼의 속도로 발전할 수 있는 배우는...

별로 없을 것 같다.

 

인물에 포커스를 맞춘 아드리안 오스몬드의 연출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스위니토드>의 번뜩이는 기괴함도,

<번지점프를 하다>의 섬세한 감성도 다 담았다.

너무 과하다 싶은 무대와 정체불명의 의상, 

슈카네더와 베버네 딸래미들의 천박함만 빼면

이번 <모차르트>는 지난 세 번의 <모차르트>보다 훨씬 좋다.

아니, 다른 모든 걸 떠나서 박은태 하나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

지금도 박은태가 부른 넘버 한 곡 한 곡이 전부 선명하고

그가 연기한 표정 하나하나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내 운명 피하고 싶어"와 "왜 날 사랑해주지 않나요" 두 곡은 박은태만큼 표현할 수 있는 사람 없을 것 같다.

(임태경도, 박효신도, 심지어 엄청난 팬덤의 김준수까지도!)

 

이 녀석의 다음 작품이 도대체 뭘까???

아주 많이, 구체적으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확실한 건 뭐가 됐든간에 지금처럼 거침없이 날아오르리라!

그 비상이 그를 어디까지 이끌게 될지 당분간은 열심히 지켜봐도 되겠다.

 

이렇게까지 좋은 배우가 됐구나.

박은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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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4. 6. 13. 07:56

<Mozart>

일시 : 2014.06.11. ~ 2014.08.03.

장소 : 세종문화회관대극장

대본, 작사 : 미하엘 쿤체

작곡, 편곡 : 실버스터 르베이 

연출 : 아드리안 오스몬드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임태경, 박은태, 박효신 (볼프강 모차르트)

        김소향, 임정희, 정재은 (콘스탄체 베버)

        박철호, 이정열 (레오폴드 모차르트)

        민영기, 김수용 (콜로라도 대주교)

        신영숙, 차지연 (발트슈테텐 남작부인)

        배해선, 임강희 (난넬 모차르트)/ 이경미, 김현숙 (체칠리아 베버)

        조성지, 박형규 (쉬카네더) / 윤펠릭스, 곽이안 (아마데)

        김초은, 최민주 (어린 난넬), 황만익(아르코백작) 외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All new Mozart"

4번째 공연되는 <모차르트>는 새로운 작품이 될거라고 했다.

무대와 의상이 완전히 바뀔거고

새롭게 추가된 곡이 있고 기존의 넘버들도 가사와 편곡이 많이 달라질거라고도 했다.

그래도!

<모차르트>는 <모차르트>겠지, 뭐가 달라질까?

.... 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많이 달라졌다.

일단 인정부터 하자.

뭐가 어찌됐든 공들인 흔적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돈 들인 흔적은 역력하다.

화려한 무대와 의상은 이 작품을 쇼뮤지컬쪽으로 분류해도 무방하다 싶을 정도다.

사실 지금까지 <모차르트> 무대가 좀 황량하고 밋밋하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화려하게 바뀔 줄은 몰랐다. 

너무 과한게 아닌가 싶을만큼 낯설다.

(익숙함이란, 사람을 이렇게 당혹스럽게 만드는구나...)

 

본공연을 예매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프리뷰까지 찾아본 건,

순전히 박은태 때문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

그의 모차르트는 노래도 연기도 딕션도 감정도 너무나 좋았다.

특히나 넘버 한 곡 한 곡의 감정이 다 살아 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예전 버전에 대한 향수에 빠졌었는데

어느틈에 박은태 모차르트에게 완벽하게 사로잡혀 버렸다.

갈수록 모차르트의 고통이 그대로 전달돼서 조금씩 조금씩 힘들어지기도 했다..

확실히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박은태란 배우를 다른 영역으로 이끈 모양아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이래도 되나 싶을만큼 아주 매혹적이더라.

스스로 가발을 벗어던지는 모차르트의 모습도 엄청난 파격이었는데

그게 박은태의 파격적인 짧은 머리와 또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더라.

(모차르트가 자아를 찾는 이 장면이 작품 자체에도, 박은태라는 배우에게도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 아닐까 싶다.)

모차르트와 분신 아마데와의 관계도 예전보다 표면화가 잘 됐고

편곡은 조금 더 락적인 요소가 가미됐다.

(바뀐 가사는 낯설지만 편곡의 변화 자체는 나쁘지 않더라)

박은태의 넘버 표현력은...

백만번을 칭찬한대도 오히려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왜 나를 사랑해주지 않나요"는 감정이입의 절정을 보여준다.

마치 <프랑켄슈타인>의 "난 괴물"을 보는 느낌이었다.

눈물을 흘리며 아파하던 2막 마지막 모습은 어찌나 처철하던지...

예전의 박은태는,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는 투사적인 의지로 활활 불타올랐었는데

(그래서 그게 오히려 독이 되기도 했지!)

지금의 박은태는 신성한 내림굿을 받듯 역할 그 자체를 온 몸으로 받아들인다.

고통스럽고 힘들었겠다.

덕분에 나는 또 황홀했다.

 

 

우려했던 임정희 콘스탄체는 의외로 잘 어울려서 놀랐고

기대했던 김수용 콜로라도는 초반에 가사 전달이 살짝 안 된걸 빼면 나쁘지 않았다.

민영기가 묵직하고 강렬한 힘이 느껴지는 콜로라도였다면

김수용은 현명하게도 시니컬하고 신경질적인 콜로라도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게 본인의 음색과 아주 잘 맞아떨어졌다.) 

모차르트와의 듀엣곡 "쉬운 길은 늘 잘못된 길"에서 

박은태의 음색과 합쳐지면서 서로 짱짱하게 버티는 모습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신영숙도의 "황금별"은 말 할 필요도 없고

배해선과 이정열도 지금까지 두 사람이 보여준 난넬과 레어폴드 중 가장 좋았다.

 

그렇다고 시종일관 다 좋았던건 물론 아니다! 

너무 경박하게 바뀐 베버의 딸래미들과 쉬카네이더에 식겁했고

2막 첫곡 "여기는 빈"에서 정체불명 무도회 의상에 또 한 번 식겁했다.

삼류 양아치같은 아르코백작은 품위라고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고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때때로 너무 가벼워서 깜짝 놀랐다.

"난 예술가의 아내라"는 콘스탄체가 어찌나 몸을 비틀던지 예술가의 아내가 아니라 마치 창부처럼 느껴졌다.

(안 그래도 옷도 참 그렇던데....) 

모차르트의 꿈 속 장면에서는

난데없이 칼질하며 무대를 돌아다니는 콜로라도 대주교에 놀랐고

러시아 민속춤 유사한 동작을 하는 아부지 모습에도 놀랐다.

"나는 나는 음악"과 "내 운명 피하고 싶어"는 "황금별" 처럼 가사를 그대로 두는게 더 좋았을 것 같고

확 바뀐 무대도 이상하게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기시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역시나 너무 화려하다는 거.

무대 자체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화려함을 견디기가 힘들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또 봐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감정선이 예전보다 명확해서

모차르트의 마음이 훨씬 더 잘 이해되기 때문에...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건,

참 가슴 아픈 일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2. 10. 09:16

<노트르담 드 파리>

일시 : 2014.02.03.. ~ 2014.02.11.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원작 : 빅토르 위고

대본 : 뤽 플라몽동

작곡 : 리카르토 코치인테

연출 : 질 마으

출연 : 홍광호, 윤형렬 (콰지모도) / 바다, 윤공주, 문혜원 (에스메랄다)

        마이클리, 정동하, 전동석 (그랭그와르) / 문종원, 조휘 (클로팽)

        민영기, 최민철 (프롤로) / 김성민, 박은석 (페뷔스)

        이정화, 안솔지 (폴뢰르 드 리스)

주최 : (주)마스트엔터네인먼트

 

세종문화회관 8일간의 앵콜 공연 소식을 듣으면서도사실 홍광호 콰지모드도 재관람은 예정에 없었다.

그런데 그가 <미스 사이공> 25주년 영국 공연에 투이로 캐스팅이 됐단다.

한동안 홍광호를 한국 무대에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서운하기도 하고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도 같아 뒤늦게 관람을 결정했다.

덕분에 블루스퀘에에서 좀처럼 인연이 안닿았던 최민철 프롤로와 박은석 페뷔스를 드디어 볼 수 있게 됐다.

 

살이 많이 빠진 홍광호는 그래선지 확실히 예전보다 볼룸이 살짝 줄었다.

그런데 그게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좋았다.

지금껏 내가 봤던 홍광호 콰지모도 중에서도 최고였고,

지금껏 내가 본 홍광호 작품 중에서도 최고였다.

예전에 홍광호 콰지모도의 "belle"을 듣고 있으면

그가 프롤로와 페뷔스의 소리까지 다 잡아먹어 솔로처럼 느껴졌었는데

이날 공연은 발란스가 너무나 잘 맞았다.

최민철 프롤로와 박은석 페뷔스의 소리까지도 아주선명하고 짱짱하게 들리더다.

세 사람의 소리가 합쳐지니 웅장하면서도 참 아름다웠다.

그야말로 진정한 Belle이었다.

홍광호 콰지모도는 예전에는 클래식한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거칠고 투박한 모습을 어느 정도 볼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아마도 <미스 사이공>의 "투이"라는 역을 준비하면서 소리에 변화가 오지 않았나 싶다.

윤공주 에스메랄다와의 "새장 속의 새"도 발란스가 잘 맞았고

분노뿐이었던 "불공평한 세상"을 부를 땐 드디어 절망의 감정이 드러났다.

확실히 달라졌다... 홍광호가...

그렇다면 그는 영국에서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게 돌까?

아마도 발전된 모습을 기대해도 충분히 좋으리라.

(내가 홍광호를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니... 참 고무적인 사건이긴 하다.)  

 

처음 본 박은석 페뷔스는 김성민보다 전체적으로 훨씬 더 좋았다.

일단 비쥬얼이 군인스러웠고 노래도 깨끗했고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1막 마지막 곡은 김성민의 표현히 더 좋다.

박은석 페뷔스는 너무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아서...

민영기때문에 한번도 최민철 프롤로는 본의아니게 항상 선택에서 열외가 됐었는데

드디어 세종에서 보게 됐다.

좋았다.

한동안 최민철의 연기가 밋밋하게 느껴졌었는데 아주 좋더라.

특히 2막에서 에스메랄다와의 감옥 장면은 연기도 노래도, 표정도 짱짱했다.

요근래 최민철의 출연작 중에서 가장 좋았던 역할이며 작품.

윤공주는 초반에 소리가 완벽하게 트이지 않았지만

"아베마리아"부터는 괜찮았고 2막으로 갈수록 점점 좋아졌다.

특히나 윤공주는 윤형렬보다는 홍광호 콰지모도와 목소리톤이 잘 어울려서 듀엣이 듣기가 참 좋았다.

조휘는 몸이 살짝 무거워보였는데 "기적의 궁전"에서부터 완전히 자기 페이스를 찾아서 다행이었다.

확실히 문종원보다는 조휘 클로팽이 더 괜찮다.

자유로운 집시의 느낌도 더 많이 들고 노래도 불안하지 않고 딕션도 좋다.

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귀신같이 잘 아는 배우.

 

댄서들이 일부 바뀌어서 그런지 블퀘만큼의 감동을 받진 못했지만

기존 댄서들의 움직임은 여전히 좋더라.

어떻게 저런 몸놀림이 가능할까? ... 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저 사람들 등딱지에는 아마도 오래 가는 건전지 "에너자이저"가 수십개씩 끼워져 있을거다.

저건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냐...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렇다!

 

마지막 앵콜송을 부르며 무대 위에 서있는 24명의 배우들과 댄서들.

그들은 정말 진심으로 행복해하고 있었다.

객석에서 보고 있는 나에게까지 다 보일 정도로.

진심으로 부러웠다.

살면서 이런 벅찬 감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걸 생각하니 또 맹렬한 질투심에 휩싸인다.

 

<노트르담 드 파리>

이 작품은 정말 사랑이다.

보길 참 잘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2. 19. 08:38

<December>

일시 : 2013.12.16. ~ 2014.01.29.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대본 : 장진

연출 : 장진 

출연 : 김준수, 박건형 (지욱) / 오소연, 김예원 (이연/화이)

        박호산, 이창용, 이충주 (훈) / 김슬기, 조연진 (여일)

        임기홍, 김대종 (성태) / 송영창, 조원희 (아버지) / 홍륜희 외

제작 : (재)세종문화회관, NEW

 

원래 나는 티켓예매처에 후기나 이벤트 같은거 쓰는 타입이 전혀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작정하고 인터파크에 폭풍 후기를 남겼다.

이 작품...

정말 어마어마하다.

올해 최대의 문제작이자 대재앙이다.

솔직히 처음부터 기대라는 걸 안 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하다.

산만과 저급, 조잡과 추례함의 총재적 난국이다.

이쯤되면 이건 쓰나미급 재앙이다.

도대체 이 따위로 만든 작품을 당당히 무대에 올린 몰염치는 어디서부터 비롯된걸까?

장진의 자만심과 허영심?

아니면 김준수 등에 옆혀 가려는 안일함?

물론 아무리 관람평이 형편없어도 끝까지 티켓을 불니나게 팔릴거고 손익분기점도 당연히 넘길거다.

내용과 상관없이 우리 오퐈가 나오니까 무조건 봐줘야 하는 김준수 팬의 수는 또 어마무지하니까.

(이 대목에서 더블인 박건영이 상당히, 심각하게 걱정된다.)

김광석 탄생 50주년 기념작이라는데

진심으로 김광석에서 미안했다.

몰랐다.

김광석의 노래를 이렇게 저급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걸...

 

3시간이 넘는 런닝타임은(1막 90분에 인터미션 20분, 2막 80분) 그야말로 고문이었다.

눈을 감고 귀를 막어버린 장면들이 어찌나 많았는지...

제발 생각 좀 하고 만들지 어쩌자고 이 지경으로 작품을 만들어서 무대에 올렸을까?

개인적으로 김준수 팬도 아니지만 김준수 아니면 어쩌려고 했는지 답이 전혀 안 나온다.
스토리, 무대, 셋트, 조명... 다 심하다.
B급 유머도 아니고 중간중간 개그도 아니고 슬램스틱도 아닌 것들의 난발...
이게 장진식 유머라고?
그거 전혀 안 통한다.

왠만하면 내 돈 내고 본 공연 나쁜 소리 정말 안하는데 이렇게까지 화가 나는 공연을 난생 처음이다.
솔직히 배경도 90년대는 정말 아니지 않나?

(나 90년대에 대학 다녔다. 과가 다르긴 했지만 심지어 장진이랑 같이 다녔다.)

새마을 운동 하던 때도 아니고...
<고스트>에 <아이다>에, <번지점프를 하다>에 여기저기 이미지 짜집기한 거 너무 티나고
그나마 김광석 노래를 한 곡이라도 제대로 들을 수 있었다면 참겠는데 그것도 아니다.

뭘 그렇게 이것 저것 섞어놨는지...
김광석 노래로 콜라보레이션이라도 하려 했던 건가?

결국엔 "디셈버" 외에는 단 한 곡도 기억에 남는 노래가 없다.
그 와중에 배우들은 연기를 제대로 해서 더 황당했고 진심으로 배우들이 불쌍했다.
이런 발연출을 연기로 커버하느라고 무지 애들을 쓰더라.

차리리 김준수 한 사람 세워놓고 김광석 헌정공연을 했더라면 갈채를 보냈을텐데...

전광판에 곡제목과 연도를 보여주는 것도 황당했다.

어차피 우리 오퐈를 보러 온 팬들은 그 곡이 무슨 곡인지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을거고

김광석 팬들은 이미 제목뿐만 아니라 가사까지도 다 알텐데 쓸데없는데 친절했다.

거기에 신경 쓸 시간에 발연출을 해결을 하시지...

중간중간 이 전광판이 꽤 신경쓰이게 하더라.

<그날들>을 보면서도 좀 아쉬웠는데 이 작품(이걸 작품이라고 해도 되나???)을 보고 나니

<그날들>은 정말 엄청난 완성도를 보여준거다.

3시간 넘게 앉아 있다 나오니 심신이 완전이 녹초가 되버렸라.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정말 답이 없다.

재앙도 이런 재앙이 없다.

 

김준수!

난 당신 팬은 아니지만 정말 애썼다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아마 다른 배우가 했다면  관객들 원성으로 불미스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겠다.

더불에 이 작품을 고사한 남자 뮤배들(류정한, 임태경, 홍광호)은 아주 현명한 선택을 한거다.

20대의 김준수가 40대를 연기하는 모습을 되다니....

(<천국의 계단>에서는 분장이라도 했지!)

게다가 40대의 뮤지컬 연출가와 20대 여배우가 사랑이라니...

이건 뭐 장진의 개인적인 로망인가????

안티를 부르는 소리긴 하겠지만

김준수는 장진 감독때문에 그야말로 제대로 똥밟았다.

장진은 정말 김준수에게 두고두고 미안해 해야겠다!

(나 개인적으로 장진 영화 매니아다...)

 

장진 감독님!

다시는 창작뮤지컬에 직접 연출하겠다는 생각 버리시고
제발 부탁이니 영화나 연극 연출에 전념하세요.
아니면 뮤지컬에 대해 기본부터 충실히 공부를 하시던가요.
본인의 연출력에 너무 자만하셨네요.
아무 많이, 대책없이 무례하셨습니다.
본인도 눈과 귀가 있다면 무슨 말인지 충분히 아시겠죠.
제가 다 부끄러워 몸둘 곳이 없네요!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9. 10. 06:33


서울시에서 3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만든 창작 뮤지컬 <피맛골연가>
동아연극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배삼식 작가가 극본을
뮤지컬 <싱글즈>, <형제는 용감했다>, <뮤직인마이하트>를 만든 작곡가 장소영
<뷰티블 게임>의 안무가 이란영,
그리고 뮤지컬 <모차르트> 유희성 연출까지
일단은 제작진들이 알차다.
거기에다가 우리의 영원한 줄리엣 조정은이 여자 주인공 홍랑을
<노트르담드파리>와 <모차르트>로 한창 주가 상승 중인 박은태가 김생역을
연기와 노래 잘하기로 유명한 양희경이 행매역으로 출연한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must see 목록에 꼭 포함시키고 기다렸을 작품이다.



서울시는 이 작품을 서울시민과 국내외관광객들이 꼭 보고픈, 꼭 봐야 할 뮤지컬로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작품을 보완하고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란다.
18억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제작한 창작 퓨전사극 뮤지컬 <피맛골 연가>
요즘은 "퓨전"이 유행이라 서울시에서도 유행에 뒤쳐지기 싫으셨던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퓨전이 아니라 정통 사극이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화성에서 꿈꾸다>나 <명성황후>같은...
보고 난 느낌은 뭐랄까...
왠지 모를 어색함, 그리고 묘한 불협화음.
대중적으로 유명한 이야기들의 중심 모티브만 열심히 짜집기한 모자이크 작품이다.
서울시에서는 2011년 지방공연에 이어 2012년에는 해외마케팅에 주력할 계획이라는데
그러기위해서는 아무래도 수정 보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제발~~~)
창작뮤지컬을 서울시에서 만들었다는 건 참 고무적인 일이긴한데
아무래도 그 포부가 좀 과한게 아닌가 싶다.
<피맛골 연가>를 세계적인 뮤지컬 <캣츠>나 <오페라의 유령>처럼
문화적 차이에도 무관하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겠다는
글쎄 과연 이 상태로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많이 의심스럽다.



행매 양희경의 <한천년>으로 시작되는 <피맛골 연가>
양희경의 목소리가 주는 아우라는 관객들을 초반에 완벽하게 몰입하게 만든다.
그리고 양희경의 시작은 이 작품 초반의 큰 장점이자 두고두고 참 다행스런 부분이기도 하다.
이어지는 무대 장치나 군중 장면은 나쁘지 않고
관객들의 호응도 좋은 편이다.
그런데 작품을 볼수록 점점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굳이 피맛골이 아니었어도 되는 거쟎아!
조선시대 고관들의 말을 피해 서민들이 다녔던 좁은 골목길 피마(避馬)골.
그러나 작품 속에서 서민들 설움과 아픔이 절절하게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이야기의 개연성도 많이 부족하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민화와 민요같은 해학과 위트는 나쁘지 않다.
가령 서출들의 노래나 비밀연애 장면같은 부분들.
뻐국, 야옹, 부엉...
사물놀이나 창을 활용한 음악들도 참신했고 안무 역시나 이란영스럽게 깔끔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이상하게도 아주 괜찮은 작품같아 보인다....
문제는 역시나 빈약한 스토리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김생 역의 박은태는 주로 노래 위주의 공연을 많이 했던 탓인지
대사 연기가  조금 어색하게 느껴진다.
케릭터를 그렇게 정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목소리 톤이 너무 높은 미성이다.
그래도 "푸른 학은 구름 속을 우는데"나 2막에서 홍랑을 만나기 위해 절규하듯 부르는 노래는 아름답더라.
노래의 감성은 확실히 대단한 배우다.
뮤지컬 배우 남녀를 통틀어 가장 한복이 잘 어울리는 조정은.
그녀는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김생보다 등장은 적지만 노래도 자태만큼 아름답고 고왔고
연기도, 목소리도 작품과 잘 맞는다.



2막에서의 쥐 세계의 등장은 솔직히 많이 당황스럽다.
서출(庶出)의 "서"와 쥐를 뜻하는 서생원 "서(鼠)"를 연결한 발상이라는데
관객들이 그렇게 연결해서 생각하기에는 이미 우리가 한자생활과 너무 멀리 와버렸다.
기껏 300년의 시간을 지나 왜 하필 김생을 쥐의 세계로 보내버렸는가 말이다.
개나 소가 아니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동화스런 세계에 19금 대사는 또 왠 말이고...
너무 좋은 노래들이 많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2막때문에 전체적으로 작품이 가볍게 느껴진다.
힙합에 랩, 절절한 발라드와 창 비슷한 노래들의 혼합은
처음 보는 낯선 비빔밥을 앞에 놓고 있는 심정이다.
이걸 비벼야하나? 말아야 하나?
인터넷상으로 많이 들었던 주옥같이 아름다운 노래들은 급기야 허술한 스토리에 묻혀버리고 만다.
그래서 슬프고 애절하다.
(어쨌든 슬픈 작품이 되긴 했다...)
안타까운 심정은 홍랑과 김생의 재회하는 엔딩 장면 "아침은 오지 않으리"에서 그 정점을 찍는다.
심하게 차전놀이스러운 장면 연출에 나는 그만 경악하고 말았다.
두 사람의 노래는 애절하고 감동적인데
그 밑에서 정체불명의 무빙셋트를 움직이며 허우적대는 서생원들을 어찌하리...
왜 까치를 등장시켜 오작교라도 놓으시지...
서울시가 차려준 18억의 밥상 앞에 숟가락 챙겨 들고 
아직까지 나는 당황하고만 있는 중이다.
이를 어쩌나......



이 좋은 노래들, 이 좋은 배우들을 다 어쩌나...
둥치만 남은 매화나무처럼 막막하다.
참 모질기도 모질다.
참 질기기도 질기다.


                                  <아침은 오지 않으리 - 박은태, 조정은>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