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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15 제 17회 한국 뮤지컬대상 시상식
  2. 2010.10.04 연극 <클로져> - 2010년 9월 23일 PM 7:00 아트원씨어터 1관
그냥 끄적 끄적...2011. 11. 15. 06:27
어제 14일 서울 울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17회 한국 뮤지컬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솔직히 말하면
올해는 양적으론 풍족했지만 질적으로 이거다 싶은 작품은 거의 없었다.
재공연되는 대작들이 많았고
(재공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초연보다 턱없이 부족했던 작품들도 꽤 있었다.)
주인공들도 중복되면서 어쩐지 재탕, 삼탕같은 껄끄러운 느낌도 많았다.
이젠 주요배역이 더블 캐스팅만 되도 감지덕지할 정도.
한 배역에 너무 많은 배우들의 이름이 올라가서
작품이 모자이크처럼 조각조각 나눠지는 것 같아 심지어 언찮기도 했다.
좀 부끄럽고 민망했겠다.
시상식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남우주연상 김우형                                    여우주연상 조정은

남녀 주연상은 <아이다>의 라다메스 장군 김우형과 <피맛골 연가>의 홍랑 조정은이 받았다.
여우주연상은 <아이다>의 정선아가 받지 않을까 싶었는데 조정은에게 돌아갔다.
유학후 활발히 활동하는 조정은.
그동안 무대가 많이 그립긴 했을거다.
다행히 작품운도 따라주고 연기와 노래도 여배우 중에선 괜찮다.
탁월하게 뛰어난 건 아니지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이게 얼마나 큰 장점인가!)
수상소감에서 조승우을 언급했다.
조승우, 최재웅, 조정은.
계원예고 3인방이 요즘 참 무대 위에서 열심인 것 같아 보기 좋다.
뮤지컬 데뷔 6년만에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김우형도 본인 스스로 많이 놀란 모양이다.
남자 후보자들 중에는 올 해엔 딱히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없어
후보자 중에서 가장 유력하긴 햇다.
그래도 왠지 부족한 이 느낌은 도대체 뭐지?
(아마도 <아이다>에서 긁어대듯 노래를 부르는 그의 생목에 놀라서였는지도 모르겠다.)


                 남우신인상 박은태                             여우신인상 송상은

                       남우조연상 이건명                             여우조연상 구원영

<피맛골 연가>의 김생 박은태의 남자 신인상은 너무 중고 느낌이라 여러모로 민망했고
그래서인지 여우 신인상을 수상한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송상은은 너무 이른 느낌이다.
신인 아닌 사람의 신인상과, 정말 생초보의 신인상 수상이라...
(어쩜 이렇게 기울기가 급경사를 이루는지...)
어쨌든 송영창은 딸래미가 큰 상을 받아서 무지 좋았겠다.
더구나 딸의 첫 데뷔작에 부녀가 나란히 출연해서 감회가 더 남다를지도 모르겠다.
남녀 인기스타상은 작년에 이어 김준수와 셋트 플레이어가 되는 것 같다.
하긴 누가 그의 인기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왠지 윤공주과 끼워팔기 식으로 보여 좀 안스럽긴했다.
(미리부터 노곤해진다. 이 아이돌님 덕분에 <엘리자베스> 예매가 참 힘겨워지겠구나 싶어서)
남녀 조연상은 이건명과 구원영의 품으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구원영의 여우 조연상 수상은 탁월했고
이건명의 남우조연상 수상은 <렌트>와 <틱틱붐>, <갬블러> 같은 작품들이 생각나면서 시간의 흐름을 절감케 한다.


                                   최우수 작품상 <셜록홈즈>

특히나 올해 눈에 띄는 선전이라면 레히가 만든 창작 뮤지컬 <셜록홈즈>다.
역시나 3개 부분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안타까운건 이 작품을 라이센스로 아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
아마도 너무 유명한 설록 홈즈 이야기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배우들 실력도 탄탄했고 음악과 구성도 좋았던 작품.
최우수작품상으로 호명되자 홈즈 역을 했던 송용진이 너무 좋아하는 모습이 TV 화면에 잡혔다.
왠지 찡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그래도 끊임없이 창작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제작사 "레히"도 대단하고...
더불어 지금 4년만에 다시 공연되는 레히의 창작뮤지컬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도 대박이 나길 바란다.
한때 정말 좋아했던 뮤지컬인데 오랫만에 다시 공연된다니 감회가 새롭다.
음악과 스토리가 제법 좋은 작품.
17회 뮤지컬 대상 시상식.
뒷말들이 꽤 있을법 하지만 어쨌든 끝나긴 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내년에는 양적인 폭격이 아니라 제발이지 질적으로도 엄청난 쓰나미가 왔으면 하는거다.
요즘 연극은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많이 공연되는데
뮤지컬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많이 아쉬운 게 사실이다.
뭐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관점이지만.


▲최우수작품상: `셜록홈즈`
▲남우주연상: 김우형(아이다)
▲여우주연상: 조정은(피맛골 연가)
▲남우신인상: 박은태(피맛골 연가)
▲여우신인상: 송상은(스프링 어웨이크닝)
▲남우조연상: 이건명(잭더리퍼)
▲여우조연상: 구원영(광화문 연가)
▲연출상: 김효경(투란도)
▲작곡상: 최종윤(셜록홈즈)
▲음악상: 엄기영(투란도)
▲극본상: 노우성(셜록홈즈)
▲기술상: 권도경(잭더리퍼)
▲무대미술상: 여신동(모비딕)
▲안무상: 오재익(늑대의 유혹)
▲인기스타상: 김준수·윤공주(천국의 눈물)
▲앙상블상: `아가씨와 건달들`
▲베스트 외국뮤지컬상: `스팸어랏`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10. 4. 06:08


나무 액터스와 악어 컴퍼니가 기획한 "무대가 좋다" 시리즈 2탄 <클로져>
이미 대학로에서 장기 공연을 여러번 했던 작품이라 신선할 것까진 없다.
단지 문근영이라는 국민 여동생이 스트립퍼라는 파격적인 성인 연기로 연극에 데뷔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엄청난 티켓전쟁을 만들어낸 문제작 되시겠다.
엄기준, 문근영 출연분은 수초만에 매진이 돼서
헛손질 몇 번에 황량한 자리만을 확인해야만 했다.
솔직히 많이 놀라긴 했다.
조승우의 <지킬 앤 하이드>를 보는 듯 했다.
(조승우도 10월이면 제대라는데 다들 서로 잡으려고 혈안이 되겠구나 싶다.)
워낙에 엄기준을 제외하고 생각했던지라
(이 사람 나랑 참 안 맞는다)
문근영, 이재호 춮연분은 다행스럽게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문근영 앨리스, 이재호 댄, 진경 안나, 배성우 래리.
내가 선택한 casting.
솔직히 말하면 별로 선택의 여지가 없긴 했었다.
내가 진짜 보고 싶었던 건 최광일 래리였지만
배성우도 워낙에 <Closer>에서 래리 역을 오래 했던 사람이라
뭐 나쁘진 않더라.
(정말 오래전 이야기긴 한데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란 뮤지컬에서 그는 참 안 어울렸었다...)
안나 역의 진경이야 워낙 연기를 잘하는 여배우라 선택의 고민이 전혀 없었고
(여전히 나는 연극 <이>의 녹수에는 그녀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신인 이재호의 댄도 나쁘지는 않았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한 뉴페이스라는데
첫 작품에서 그야말로 기라성같은 배우들과 만난 셈이다.
행운이면서 불운이기도 했겠다.
꼭 그런 심정이지 않았을까?
"나만 잘하면 돼!"
표정연기가 많이 어색하고 다소 어린애스러운 액팅 부분이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 목소리 톤이 맘에 든다.
목소리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탈렌트 정찬의 이미지와 많이 겹쳐진다.
더불어 TV 연기도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혼자 해봤다 



개인적으론 이런 노골적인 대사들이 오가는 연극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겠지만
어쩐지 앨리스라는 역이 문근영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불량 청소년, 엄마 화장을 몰래 하고 나온 어설픈 문제아 쯤으로만 여겨지니
아무래도 국민 여동생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력하지 않나 싶다.
따지고 보면 문근영이라는 배우의 나이가  이제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귀여운 여고생으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으니 말이다.
아마도 문근영에게도 국민 여동생의 이미지가 오래 간다면
배우로서는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영리한 배우니까 자신의 이미지를 잘 만들어 가겠지만 노파심에 한 마디 ^^
물론 연극 <클로져>에서 문근영의 연기가 나빴다는 뜻은 아니다.
순간적인 몰입으로 눈물을 흘리는 것도 좋았고 딕션 또한 정확했다.
표정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지르는 모습은 좀 거슬리긴 했지만.



사랑의 첫번째 조건은 타협이란다.
처음 본 낯선 사람에게 사랑에 빠질 수 있다면,
그 사람을 곁에 두고 또 다른 낯선 사람과 사랑에 빠지지 않을거라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그래서 앨리스는 안나에게 이런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사랑에 빠진 게 아니라 유혹에 넘어간거야" 라고...
사랑은 타협이기도 하지만
무언의 룰을 지키지 않을 때에는 대가를 치뤄야 하는 게임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랑에 필요한 두번째 조건은 어쩌면 "정의"가 될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이유가,
"그 사람에겐 내가 필요하지 않아서" 라고 말하는 댄도
그런 댄을 "집요하게, 이해를 못 할 정도로" 사랑하는 앨리스도
그래서 모두 다 낯선 사람들일 뿐이다.
앨리스는 안나에게 묻는다
"왜 그랬어요?"
그리고 래리는 안나에게 묻는다.
"왜 하필 그 자식이야?"
그리고 극의 마지막엔 안나의 입을 통해 또 하나의 질문이 던져진다.
"우린 왜 그랬을까?"



연극과 영화의 느낌은 당연히 다르겠지만
이 작품은 특히나 차이가 난다.
연극이 훨씬 더 가볍다고나 할까?
문근영이 아니었다면 솔직히 챙겨보지 않았을 작품이다.
참 많이 대학로에 올려졌는데도 매번 초지일관 외면했었는데...

혹시 한 눈에 반하는 낯선 사람과의 사랑을 찾고 있는가?
그렇다면 타협과 정의의 룰을 반드시 지킬 것을 조언한다.
왜냐하면 이 두 가지를 무시할 때 그 결과는
연극에서처럼 누구에게도 해피하지 않기에...
선택했다면,
타협하라!
그리고 반드시 정의롭게 행동하라!

내게 연극 <클로져>는 두개의 화두를 남겼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