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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11 나는 이모다!
  2. 2009.10.28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2
찍고 끄적 끄적...2012. 5. 11. 05:51

조카들은 나의 트라우마이자 웃음이다.

난 조카에겐 한없이 약해진다.

예전에 안 그랬는데

이젠 가족이 힘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가족과 나는 별개라고 생각했었는데...

가족은 아직 내가 살아있는 이유다.

5월 5일 어린이날.

1박 2일로 조카들과 함께 휘닉스 파크을 다녀왔다.

순전히 조카를 위한 봉사 ^^

이제 4학년, 5학년이 된 연년생 조카녀석들은 그야말로 신나게 천진하게 즐거워했다.

얘들 엄마가 도착해서 전동 바이크타다 제대로 넘어져서 덕분에 이틀동안 열심히 두 녀석들을 쫒아다녔다

결국 예정에도 없던 워터파크까지 들어갔다.

(원래는 동생이랑 조카들이 워터파크에 있는 동안 우아하게 책을 읽을 예정이었는데...쩝!)

바이크타기, 워터볼, 양먹이 주기, 그리고 물놀이.

다친 동생 덕분에 열심히 밥도 하고 설겆이도 하고, 도시락도 만들고...

몸은 고달펐지만 그래도 조카들이 너무 좋아하고 재미있어해서 행복했다.

주변에서 그런다.

조카바보라고.

우리 조카들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이 이모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조카들 이뻐하는 거 다 쓸데없는 일이라지만

난 조카 7명이 다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다.

조카들을 위해서라면 아까울 게 솔직히 하나도 없다.

물론 부모의 사랑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조카들은 내가 아무 의심없이 무한 사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존재다.

조카들의 밝은 웃음.

어린이날, 나는 어린이도 아닌데 하루종일 선물받은 아이처럼 행복했다.

다 이 녀석들 때문이다.

나는 이모다!

 

사랑한다!

이모 조카!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10. 28. 06:25
맥주와 양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최신작을 읽다.
처음엔 그랬다.
IQ(아이큐)84인줄...
지능지수 84인 누군가의 이야긴가... 하고 ^^



1984년 하나의 달이 존재하는 평범한(?) 세계
그리고
1Q84 달이 두 개인 또 하나의 모호한 세계
크고 동그란 노란색 달.
동그랗긴 하지만 작은 초록색 달
리틀 피플과 반리틀 피플의 세력(?)의 팽팽한 긴강감!



선과 악은 항상 장소와 입장을 바꿔간다고 한다.
중요한 건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가 아니라
그 둘 사이의 균형을 유지한 것!
그리고 그 균형 자체가 바로 "선"이 된다는 사실.



난해하다고 생각했다.
몇 년 전 이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야말로 닥치는 데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읽었었다.
한참을 읽고 났더니.
내가 꼭 맥주를 손에 들고 물이 말라버린 우물에 웅클리고 있는 양이 된 것 같아서
혼자 몹시 당혹스러웠던 기억... 



어느 날, 아오마메는 고속도로 비상계단을 지나오다
달이 두 개가 떠 있는 1Q84의 세계로 들어간다.
일상이 바뀐 것도,
눈 앞의 세상이 바뀐 것도 아닌데
그녀는 조금씩 그러다 결국 지배적으로 1Q84의 세계에 개입되고 만다.
그녀가 10살 때 부터 간직했던 사랑하는 사람 덴코마저도...
그 두 사람은 20여 년이 지난 시간까지 단 한번도 다시 만나지 못한다.
그들의 사랑은 모호하고  희미하다
그리나 비현실적인 만큼 지독히도 끈덕지다.



아오마메...
그녀의 직업은 근육 스트레칭을 가르치는 엑스퍼트다.
하지만 깊숙하고 은밀한 직업은 가학적인 남편, 혹은 여성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남자들에게
날카로운 아이스픽을 목덜미에 밀어 넣는 일을 한다. 
그들을 저쪽 세계로 처리하는 일종의 cleaner.
덴고...
어릴 적 수학천재로 명성을 날렸지만
지금은 입시학원의 수학강사이며 
결정적인 것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꽤 글을 쓰는 작가지망생이라고 할까?
그는 문예 편집자 고마쓰의 제안으로 17세 소녀의 <공기 번데기>라는 소설의 리라이팅 작업을 하게 된다.
그 소설은 소녀의 이름으로 신인상을 수상하고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대히트를 친다. 
동시에 덴고는 모호한 1Q84의 세계와 연결된다.
마치 자신의 글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 처럼...



이 책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로 작정한다.
모호한 세계는 오래된 두통처럼 괴롭다.
모른 척 하고 싶은데 자꾸 머리 속을 돌아다닌다.
무라카미와 나와의 궁합을 따질 여력도 지금은 솔직히 없다.
현실적이라고 해야 하나? 신비주의라고 해야 하나?
이 사람은 늘 내게 교통정리를 하고 싶게 만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읽을 수록 매력적인 글이라는 사실이다. 
아직 규칙적인 수학공식같다.
그러나 결코 쉽게 풀리지는 않는 세기의 문제라고나 할까?
(혹시 내가 지금 1Q84의 세계 속으로 넘어와 있는 건가?)



모든 일이 겉보기와는 다르다.
평범하지 않은 일을 하면 일상 풍경이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겉모습에 속지 말라.
현실은 언제나 단 하나뿐이다.
현실이란 한없이 냉정하고 한없이 고독한 것이다.

만성적인 무력감은 사람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손상시킨다.

소설가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일 뿐이다.
이야기 속에 권총이 나왔다면 그건 반드시 발사되어야만 한다.
                                                                        - 안톤 체호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