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8. 2. 7. 08:06

오버트라운에서 내려다보는 호쾌한 호수.

이 모습을 보기 위해 추위와 눈을 뚫고 여기까지 올라왔던거다.

누군가는 날씨가 흐려 아예 못 보기도 했고

누군간 케이블카조차 운행을 중지해 문턱도 못 올라기기도 했다는데

맑게 개인 날씨 덕분에 수고에 대한 보상을 확실히 받았다.

행운이 따라줘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도.

속도 없이 마냥 좋다.

난 veiw에 참 약하구나.

 

 

나란 인간이 view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부류이긴한데

이런 풍경을 앞에 두고 무너지지 않는다면

그것도 normal은 아니지 싶다.

그동안 쌓였던 답답한 마음, 막막한 생각들이

그 순간만큼은 말끔하게 사라졌다.

사람 마음...

참 쉽다.

 

 

내려오면서

눈 위로 길을 내고 있는 아저씨를 만났다.

걸어 올라가면서도 눈이 말끔하게 치워져 신기했었는데

저런 수고로움의 결과였다는걸 몰랐다.

무뚝뚝해보이지만 엄청 환하게 웃어주셨던 설인(雪人) 아저씨 ^^

 

 

케이블카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오니 계절이 또 다시 변해있었다.

겨울에서 가을로.

지금껏 나는 어떤 계절에 있었던걸까?

현실같기도 하고,

미스테리 같기도 했던.

그래서 더 선명한 그날의 기억.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8. 2. 6. 09:22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런 설경을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것도 산 위에서 내려다 본 기억은 전혀 없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일수도 있는 설경.

설산을 오르는 등반가들이 설맹(雪盲)을 두려워 한다고 했던가?

설원에 반사된 햇빛에 장시간 노출될 때 생기는 망막손상 설맹.

일시적인 증상일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시력을 잃을 수도, 정신착란을 일으킬 수도 있단다.

조금은 이해가 된다.

미치지 않고서야...

오랫동안 대면할 수 없는 날카로운 풍경이다.

시각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하늘의 변화가 없었다면

버텨내기 힘들었을 다흐슈타인의 파노라마.

 

 

호수는 제대로 보지도 않았는데...

가빠오는 풍경때문에 걷다 멈췄다를 몇 번씩 반복했다.

할슈타트 전망대와 불과 30여분 거리에 있는 곳인데

이곳과 그곳음 마치 지구의 반대편처럼 완전히 다르다.

이럴수도 있구나...

이게 가능한거구나...

켜켜히 쌓이는 낯선 신기함.

 

 

또 다시 해맑은 조카녀석.

감히 부러워도 못하고

바라만 보는 나.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