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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07 아빠 닮았어요? 엄마 닮았어요?

초음파 검사를 하다보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질문이 바로 이겁니다.
"아빠 닮았어요? 엄마 닮았어요?"
아니면,
"파란색 사요? 분홍색 사요?"
아직까지도 말이 많긴 하지만 어찌됐든 현행법상
태아의 성별은 임신 32주가 넘어야만 고지를 허용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작년까지는 임신기간 내내 고지할 수 없었는데 올해 의료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의결되면서 변화된 사항임)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 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 침해라는 말도 있고
비록 소수에 불과할지라도 살해되는 아이를 막기 위해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현행법이 어떻든 간에
어쨌든 부모 입장에서는 내 아이의 성별을 빨리 알고 싶은 게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성별에 대한 질문을 20주 경에 받게 될 때,
검사자의 입장에서는 대답을 해드릴 수 없어서 분위기가 냉랭해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저의 경우에는
"엄마, 아빠의 장점만 골고루 닮았어요" 라거나,
"어떤 색깔이든 다 잘 어울리겠는데요!" 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하죠.
(성별을 알려드릴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해도 담당 주치의가 말해주는 게 개인적으로는 옳다고 생각합니다.)
현행법을 적용하게 되면,
그러니까 임신 20주 경에 실시하는 중기초음파 검사에서
태아 성별을 알려드리는 건 엄연한 "불법행위" 입니다.



그래도 너무 궁금해하시는 분을 위해
살짝 힌트를 드리면,
20주 경에 보이는 태아의 성별 모습은 아래 사진과 같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태아들이 이 사진들처럼 다 잘 보이는 건 결코 아닙니다.
아이의 자세 혹은 다른 것에 의해 가려지거나 할 때는 확인이 어려운 경우도 있죠.
먼저 남자 아이의 모습은.


                                             <임신 20주경의 남아 초음파 모습>

20주 경에도 남자 아이들은 비교적 성별 확인이 잘 되는 편입니다.
쫙 벌린 양쪽 허벅지 사이에 뚝 튀어나온 성기가 잘 보이죠?
그야말로 짝벌남의 모습이죠. ^^
시간이 지나서 아기가 커지면 더 잘 보일 거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데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공간이 좁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태아들이 몸을 더 많이 웅크리기 때문이죠.
그래도 잘 보여주는 아기들은 확인이 가능합니다.


                                                   <임신 32주가 넘은 남아 초음파 모습>

32주가 넘은 남아의 모습은
확실히 더 크게 잘 보이죠?
어디까지나 잘 보일 때 이야기이긴 하지만 말이죠.
그러나 태아가 여자인 경우는 훨씬 더 보기가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구조상 남아들처럼 명확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없기 때문이겠죠.
만약 두 다리를 얌전히 모으고 있으면 확인하는 게 대략 난감해져 버립니다.


                                                    <임신 20주경의 여아 초음파 모습>

허벅지 사이에 화살표한 부분를 자세히 보면
하얀 줄이 보일 겁니다.
20주 경의 여아는 초음파상에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죠.
그런데 초음파 검사는 순간적으로 지나가기 때문에
아무래도 일반분들이 알아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네요. ^^


                                               <임신 32주가 넘은 여아 초음파 모습>

시간이 더 지나서 32주가 넘어가면 알아보기는 더 어려워지죠.
남아보다 훨씬 더 말이죠.
그래도 이렇게 사진으로 정리를 해보니까
조금 이해가 되나요?

어쨌든 남자 아이든, 여자 아이든 제가 늘 바라는 건
이렇게 귀하고 사랑스런 천사들이 건강하게 세상에 나와서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클 수 있기를,
그래서 나중에 올바르고 선한 성인이 됐으면 하는 겁니다.
모든 태아들은 언제나, 늘 천사이기에...
아시죠?
천사에게 성별이 없다는 걸!
성별을 알려는 마음보다 내 아이를 믿고 사랑하는 마음이
언제나 태아들에겐 먼저랍니다.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