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3. 12. 08:35

 

<아마데우스>

 

일시 : 2018.02.27. ~ 2018.04.29.

장소 : 광림아트센터 BBCH홀

극작 : 피테 셰

작곡 :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음악감독 : 채한울

연출 : 이지나

출연 : 조정석, 김재욱, 성규 (모차르트) / 지현준, 이충주, 한지상 (샬리에리)

        이엘, 김윤지, 함연지 (콘스탄체 베버) / 최종윤, 박영수 (요제프 황제) / 손의완, 김태한, 심정완 외

제작 : PAGE1

 

<헤드윅> 이후 조정석이 선택한 무대 복귀작.

개인적으론 이지나 연출의 작품이 아니었다면 좋았겠기만 어쨌든 궁금은 했다.

화려한 캐스팅이지만 보고 싶은 캐스팅은 딱 이랬다.

특히 살리에리는 유일는 유일한 선택이었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딕션때문에 이충주 배우는 기피했는데

얼마전 <아이러브유>를 보고 너무 좋아져 깜짝 놀랐다.

과거에 비햐면 눈에 힘도 많이 빠졌다.

지현준은 너무 변사스럽고, 한지상은 뽕끼가 과해도 너무 과하고...

 

연극은...

어느정도 짐작은 했다.

이지나 특유의 B급 정서가 숨어있을거라고.

살리에리에 대해 설명충이라는 있긴 하지만

난 살리에리 캐릭터는 좋았다.

특히 성악전공자 이충주의 스토리텔링은 물 만난 고기같았다.

개인적으론 조정석보다 이충추가 더 매력적이었다.

제목이 <아마데우스>가 아니라 <살리에리>여도 좋을듯 ^^

조정석의 모차르트는... 좀... 헤드윅 같았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여행을 다녀온 뒤여서겠지만

사실은...

배우들보다 모차르트 작품들을 20여 곡이나 들을 수 있었다는거,

그게 너무 행복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12. 28. 08:20

 

<아이러브유>

 

일시 : 2017.12.14. ~ 2018.03.18.

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대본, 작사 : 조 디피에트로

작곡 : 지미 로버츠

연출 : 오루피나

출연 : 김찬호, 이충주, 정욱진 (남자1) / 고영빈, 송용진, 조형균 (남자2)

        이하나, 이정화, 안은진 (여자1) / 최수진, 간미연 (여자2) 

제작 : (주)알앤디웍스

 

이 작품을 처음 봤던게 2004년이니까 무려 13년이나 됐다.

그때 캐스팅은 남경주, 정성화, 최정원, 오나라.

솔직히 그때 봤을때는 재미있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었다.

단지 정성화 참 잘하네... 라는 정도.

(그 이후로 정성화는 뮤지컬계에서 승승장구하는 특급배우가 됐다.)

그런데 이번엔 너무 재미있게 봤다.

이렇게 웃어도 되는건가 죄책감이 느껴질 정도로 웃었다..

4명의 배우 다 너무 능청스럽게 잘해서 신기할 정도였다.

바닥을 뚫고 들어갈 정도로 몸과 마음이 한정없이 가라앉는 중이었는데

이 작품이 잠깐의 휴식을 줬다.

연말 각종 콘서트와 팬텀싱어 콘서트로 바쁠텐데도 조형균과 이충주는 자기관리를 잘 하는구나 감탄했고

최수진은 동생 최수영보다 노래를 백만배 이상 잘하는것 같다.

<로키호러쇼> 이후 호감도 또 상승!

이정화도 멀티역 연기하는건 처음 봤는데 노래, 연기, 표정 전부 다 놀라웠다.

감탄과 감탄의 연속.

13년전보다 에피소드도 풍성해졌고

상황들도 지금의 감각에 맞게 리뉴얼도 아주 잘했더라.

피아노와 바이올린 2인 오케도 아주 좋았고

무대 중앙에 에피소드 제목을 띄우는 화면도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사랑이 주는 환상과 적나라한 현실을 솔직히 잘 보여줘서 에피소드마다 공감되는 장면이 참 많았다.

"사랑"이 더이상  "사랑"스럽지 않은 세상이지만,

그래도 한 번쯤 보면 좋은 작품이다.

마냥 즐겁고 웃기기만 한 작품은 결코 아니니까.

웃음 속에 숨겨진 복잡한 감정들을 이해하면,

이 작품만큼 시리어스한 작품도 세상에 없다.

난 그랬다.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1. 27. 09:12

<Lsst Royal Family)

일시 : 2014.01.11. ~ 2014.02.23.

장소 :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작/작사 : 전미현

작곡 : 조미연

연출 : 정태영

출연 : 박선우, 김태한 (해설자) / 임진아, 구원영 (명성황후)

        이충주, 인진우 (순종) / 지혜근 (고종)

        강은애 (꼭지), 조정환 (꼭도)

제작 : (주)알랜디웍스

 

2012 CJ Creative minds 선정작.

2013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 최우수 선정작.

개인적으로 예그린 수상작들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편이라 이 작품도 한번쯤은 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초대 기회가 있어서 얼른 신청했다.

김태한과 구원영 콤비는 잘 하리라는걸 아니까 일부러 다른 캐스팅을 선택했다.

오랫만에 "미스터 투" 박선우의 목소리가 듣고 싶기도 했고..

("Mr. Two" 이야기하는 거 본인이 싫어할라나...)

 

픽션 사극 뮤지컬을 표방하는 이 작품은

구한말 격동의(?)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마지막 왕세자 순종의 가출 사건이라는

기발하면서도 다소 도발적인 내용을 중심에 두고 있다.

소재는 정말 침신했고 스토리도 나쁘지 않았다.

모바일 용어의 활용도 아주 재미있고 기발했다.

가가오독, 투위터, 폐이수북의 "애수 앵 애수(SNS)" 부분은 제대로 빵빵 터져줬다.

연출력과 대본의 기발함이 제대로 빛을 발하는 장면.

삼각김밥 정면도 그렇고, Something과 성신(聖臣)의 언어유희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이 작품...

너무 산만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리고 배우들도 아직까진 극의 재미를 확실하게 살려내주지 못하는 것 같다.

어째 살짝 민망한 상황이긴한데,

원캐스팅 배우들이 더블캐스팅 배우들 연기보다 훨씬 좋았고

남사당퍠 꼭지와 꼭도를 맡은 강은애와 조정환의 활약은 참 대단하더라.

조정환은 초연 당시 <왕세자 실종 사건>에서 구동을 했던 "김대현"을 보는 느낌이었고

강은애는 혹시 창(唱)이나 민요를 어디서 배운건 아닌까 생각될만큼 맛깔졌다.

두 오누이는 아주 쫀뜩쫀뜩한 호흡을 자랑하더라.

해설자 박선우는 딱히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임펙트있게 기억에 남는 부분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관람하는 내내 김태한으로 봤었다면 훨씬 재미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

그래도 가장 심각했던 배우는 명성황후 임진아.

연기도 노래도 보는 내내 불안했고 "세자가 떠나버렸네"는 솔직히 듣기가 많이 힘들 정도였다.

<풍월주>에서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의욕이 너무 과했던게 오히려 화(禍)가 된건 아닌가 싶다.

이충수 순종은 노래와 연기는 나쁘지 않았는데 "ㅅ발음"이 자꾸 귀에 거슬렸다.

살짝 긴장하는 기색도 보이고...

(나도 참 두루두루 깐깐하다)

 

그래도 이 작품!

참신한 소재 발굴과 기발한 상상력, 개성있는 표현방식은 확실히 신선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단호한 정리는 꼭 필요할듯!

한류열풍의 첫주자 장금이와 독일인 지휘자 에케르트,

폴메카트니 내시 등 범세계적인 인물들은 과감하게 없애버리고 

조금 더 파격적이고 발칙한 상상력에 주력했으면 싶다.

우리나라 창작뮤지컬들을 대놓고 페러디하거나 

조선시대 위인들을 시대를 파괴하고 등장시키는 것도 재미있지 않았을까? 

뭐 어디까지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일뿐이지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5. 27. 08:29

<브로드웨이 42번가>

일시 : 2013.05.11. ~ 2013.06.30.

장소 : 디큐브아트센터

대본 : 마이클 스튜어트, 마크 브램블

작사 : 알 더빈

작곡 : 해리 웨렌

제작 : (주)설앤컴퍼니, CJE&M

출연 : 박상원, 남경주 (줄리안 마쉬) / 정단영, 전예지 (페기 소이)

        박해미, 홍지민, 김영주 (도로시 브록)

        전재홍, 이충주 (빌리 로러) 외

 

<브로드웨이 42번가>

2005년에 정동에 있는 팝콘하우스에서의 관람했던 게 마지막이었으니 무려 9년만의 재회다.

그때가 뮤지컬에 빠지고 2년쯤 지난 시기여서 비교적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그 당시 줄리안 마쉬 김법래 배우가 기획사 "대중"을 상대로

미지급출연료와 관련해서 공연거부를 선언해 큰 이슈가 되기도 했었다

김법래는 분장을 전부 끝낸 상태에서 자동차에 대기했다던데 결국 그날 공연은 취소가 됐다.

당일 공연장을 찾았던 관객들에겐 환불 작업이 이루어지고...

아무튼 이 사태로 기획사와 배우같의 출연료 문제가 잠깐이었지만 수면 위로 떠올랐었다.

배우들은 김법래를 많이 지지했던 것 같고...

(당연하지! 그들에겐 출연료가 밥줄인데...)

9년 전 이 작품의 출연진은 그야말로 화려했었다.

박혜미, 김선경, 전수경, 원기준, 황정민, 김미혜, 전수미

그리고 박혜미의 연하 남편이 팻 데닝으로 출연했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때까지 내게 탭댄스란 발로 하는 시끄러운 춤(?)

대략 그런 존재감이었다.

그런데 김미혜와 전수미의 탭은 문외한인 내가 봐도 참 경쾌하고 즐거웠다.

김미혜는 시골에서 성공의 꿈을 안고 상경한 순진한 페기처럼 정말 귀여웠고,

전수미가 2막에서 빌리와의 대화하듯 추던 탭은 아주 섹시했었다. 

이 두 명의 여배우 덕분에

탭의 진수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동안 탭에 대해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 좀 없어졌었다.

그러다 <빌리 엘리엣>에서 꼬맹이들에게 반해버렸고 ^^

 

 

아마도 9년 전의 기억이 머리속에 각인되버린 모양이다.

다시 관람한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뭐랄까 전체적으로 아마추어적이었다.

작품 설정 자체가 코러스걸의 신데렐라 탄생기라 그럴수밖에 없다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후반부쯤에는 나름대로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져도 좋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그런데 군무는 살짝씩 어긋나고

경쾌해야 할 탭소리도 돌림노래처럼 조금씩 겹쳐졌다.

개인적으론 예전에 있던 거울 장면이 없어진 것도 아쉬웠다.

(이 장면 꽤 근사했는데...)

기대를 많이 했던 페기 소여와 빌리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전예지는 탭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페기 소여의 느낌보다는

실수하지 말아야지 하는 초심자의 열심이 더 많이 느껴졌다.

페기 소여보다 전예지스러웠다고나 할까!

빌리는 조금 더 느끼하고 능청스럽게 표현했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이충주의 빌리는 어딘지 살짝 모범생스런 느낌이었다.

김영주의 도로시는 역시나 좋았다.

"I Only Have Eyes for You"는 박해미나 김선경의 도로시보다 개인적으로 더 좋았다.
인물도 입체적으로 잘 표현했던 것 같고.

남경주의 줄리안 마쉬는 무난은 했지만 역시 내 취향은 아님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비음섞인 그의 갈라지는 목소리는

도저히 카리스마 넘치는 연출가로 보여지지 않았다.

살짝 시니컬은 하더라.

이상하게도 나는 그의 목소리에서 다른 모든 걸 제치고 오로지 "가벼움"만을 보고 듣게 된다.

게다가 예전엔 몰랐었는데 요즘 남경주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노래부를 때의 얼굴 표정이 점점 기묘해지는것 같다.

힘겨움이 표정으로 드러나는 걸까?

마지막 넘버 "42nd Street"는 살짝 불안하기까지 했고...

(아무래도 요근래 남경주는 최고의 작품은 <라카지>인 것 같다.)

도로시의 연인 팻 데닝은 존재감이란걸 전혀 못느낄 정도로 어설펐고

스폰서 미스터 딜런는 너무 과장스러웠다.

그래도 제일 아쉬웠던 건 역시 "Shuffle Off to Buffalo"에서의 탭이다.

군무도 그렇고, 빌리와 페기와의 더블탭도 그렇고 강렬한 느낌을 못받았다.

9년 전 이 장면을 보면서 많이 놀랐었는데...

'와! 저 사람들 지금 탭으로 대화를 나누는구나!"

확실히 그런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날 탭에서는 전혀 대화가 보여지지 않았다.

단지 열심히 추는 댄스만 보였을 뿐.

내가 너무 과거의 향수에만 빠져있어선지는 모르겠지만 이 점은 정말 아쉽다.

김미혜와 전수미의 탭은,

지금 생각해도 확실히 뛰어났던 것 같다.

 

이날 공연은 이상하게 객석 분위기가 연말 송년회 분위기였다.

회사에서 단체관람으로 온 사람들 틈에 앉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전체적으로 가벼움이 느껴졌다.

뒷줄 아저씨들의 해소천식에 가까운 가르릉거림은 탭만큼 자주 반복됐고

인터미션때 단체로 급하게 피우고 온 담배는 거의 폭격에 가까웠다.

가끔은 관객들간의 배려라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절감할 때가 있는데

이날 분위기가 그랬다.

그래서 작품에 집중이 덜됐던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하나 확실한 건,

서울 공연이 끝나고 성남으로 넘어가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좋은 작품이 되어 있을 거란 사실이다.

배우들 모두 열심이라는 건 분명하니까

그때쯤이면 아마 탭의 대사도 보게 되지 않을까?

(그래도 성남은... 정말이지 너무 멀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