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11. 5. 08:24

<황태자 루돌프>

 

일시 : 2014.10.11. ~ 2015.01.04.

장소 : 디큐브 아트센터

작곡 : 프랭크 와일드 혼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천정훈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출연 : 안재욱, 임태경, 팀 (황태자 루돌프)

        최현주, 김보경, 안시하 (마리 베체라)

        최민철, 김성민 (타페 수상)

        박철호, 류창우 (프란츠 요제프 황제)

        길성원, 이은율 (라리쉬 백작부인), 전수미 (스테파니) 외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아마도 나란 사람은,..

노블리스한 귀하신 분들의 사랑이야기에 공감지수 전무한가보다.

초연때도 보면서 넘버도 아릅답고,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고, 무대도 괜찮았는데 

스토리에 공감을 못해선지 좀 무덤덤했었다.

그런데 재연도 역시나 그렇더라.

초연의 세종보다 공연장도 작아서 전체적인 뷰도 좀 답답했고

오케 연주도 어딘지 살짝 가볍다는 느낌이다.

게다가 라리쉬가 너무 많이 약하니 초연만큼의 임펙트는 안느껴졌다.

(예상은 했지만 신영숙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

개인적으론 루돌프와 마리 베체라의 관계보다는

마리와 타페, 마리와 스테파니, 타페와 라리쉬 사이의 긴장감 가득한 팽팽함이 너무 좋았는데

이번에는 그런 느낌이 확실히 덜했다.

"증오와 욕망"이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최민철 타페는 좋았다.

연기도, 표정도, 노래도 다 나쁘지 않았다.

단지 라리쉬가 너무 약하다보니 최민철 타페까지 묻혀버려 안스러웠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이해가 안되는건

조연들이 이상스러울만큼 노쇠하게 느껴졌다는거다.

노쇠한데 목소리톤은 또 한결같이 너무 가벼웠다.

이게 뭐지....? 묘한  괴리감이 느껴졌다.

오케의 연주도 가볍고, 배우들의 목소리톤도 가볍고...

특히 빌리 굿맨이 가벼움의 정점을 찍어줬다.

수염도 그렇고 목소리톤도 그렇고 일본 앞잡이 느낌이 물~~~씬!

(초연때 빌리 굿맨은 정말 굿맨이었구나...)

 

최현주 마리는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았는데

기대했던것보다는 아니었다.

개인적으론 <두 도시 이야기>의 "루시"같은 싱크로율을 확신했었는데

솔직히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

임태경 루돌프는...

정말 좋았다.

연기도, 표정도, 액션도 어색함이 사라졌다.

오히려 살짝 과한 부분이 보일만큼 아주 여유있고 자신만만해 보였다.

첫공때 연출이 무대인사를 하면서 팬들에게 임태경이 은퇴 못하게 말려달라는 말을 했는데

그게 정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같이 연기하긴 하더라.

지금껏 내가 본 임태경 작품 중 제일 어색하미 없었다.

"내일로 가는 계단"도 초연때보다 단단해졌고

매장면마다 표정에 감정을 그대로 다 담아서 놀랐다.

(물론 가끔 황태자 루돌프가 아닌 황태자 임태경이 튀어나오긴 하지만 애교로 봐줄 수 있는 정도 ^^)

 

그런데 매번 임태경 작품을 보면 피곤함이 엄습한다.

이유는...

임태경 팬들 때문.

물론 일부이기는 하만 매너라고튼 찾아볼 수도 없고 심지어 경박하기까지한 관람태도는 정말이지 최악이다.

작품과 스토리와 관계없이

임태경의 노래만 끝나면 질러대는 괴성에 가까운 환호성은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지더라.

가끔은 이게 정말 인간이 내는 소리가 맞나... 싶은 괴성도 들린다.

내 옆 어딘가에 돌고래가 앉아있는줄 알았다...

중간중간 옆사람과 다정하게 거침없는 담소도 나누시고,

눈 앞에 황태자님이 계신데 핸드폰 배경화면 황태자님도 틈틈히 확인하시고

심지어는 인터미션에 앞자리 지인을 찾아온 분이 아주 당당하게 말씀하시더라.

뒷자리인데 8열이 비어있는것 같아 그쪽으로 옮겨야겠다고...

헐....!

누굴 탓하겠느가.

2열에 앉은 내 죄라고 자책했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는데

내 귀가... 내 귀가 아니더라.

왜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버렸는지...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임태경 공연은 절대 앞열에서 보지 않겠노라고!

 

임태경은 정말 좋았는데...

지금까지 중에서 최고였는데...

.............헐!

 

 

Act 1


1 Curtain Up

1A Viennese Specialties
2 An Ordinary Man-Prologue
3 The Men Who We’ve Become-You Never Listen
4 Viennese Specialties
5 Pretty Little War
6 Mary’s Theme
7 Play a Waltz
8 Mary’s Theme Waltz
9 Play a Waltz(reprise)
10 Something More
11 Bird Dog
12 Finish What You Started
13 How Will I Know?
14 The Tra-La-La Ice Skating Song
15 The Moment I Saw You
16 Fear And Desire
17 Only Love

Act 2

 

18 The Master of The Strings(The Way it’s always been)
19 It Will Be Me
20 An Ordinary Man
21 Viennese Specialties(Reprise)
22 New Boy in Town(Fin de Siecle?)
23 The Measure of A Man
24 The Steps of Tomorrow
25 Only Heroes Dare
26 The Writing’s On The Wall
27 It Will Be Me(Reprise)
28 Can I Say Goodbye?
29 Something More(Reprise)
30 Finish What You Started(Reprise)
31 Maintain The State
32 I Was Born To Love You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12. 10. 08:35

<마리아마리아>

일시 : 2012.11.17. ~ 2012.12.30.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연출 : 강효성

대본 : 유혜정

작곡 : 차경환

출연 : 전수미, 도원경(마리아) / 김종서, 고유진(예수) / 윤복희(소경)

        이용진, 여운, 남궁민영, 황이건, 정홍섭, 정태준, 이정구, 외

 

창작뮤지컬 <마리아마리아>가 벌써 10주년이 됐단다.

대학로 조그만 소극장에서 시작된 창작뮤지컬의 장대한 발전이자 도전이다.

1대 마리아 강효성부터 지금 14대 마리에 도원경까지.

참 오랜 시간을 성실히,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성장하고 있는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2005년이었다.

처음 <마리마마리아>를 봤던 때가.

그때가 소극장에서 공연되던 이 작품이 처음으로 대극장으로 옮겨간 때였다.

브로드웨이에서 활약하던 이소정이 이 작품의 터줏대감 강효성과 마리아 역에 더블캐스팅이 됐었고.

예수 역에는 오랫동안 해왔던 박상우와

"소원"이란 노래로 유명세를 탔던 가수 김현성이 더블캐스팅이 됐었다.

이렇게 자세히 기억하고 있는 건,

그때 가수 김현성에 살짝 빠져있던 때이기도 했고

<마리아마리아>가 2005년 본 첫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새해 벽두 1월 1일 첫날에... ^^

2층 맨 앞에서 봤는데 기대했던 것만큼의 감동은 솔직히 받지 못했다.

뭐랄까?

무대가 너무 큰 것 같았고,

한 가운데 덩그라니 서있는 커다란 나무가 참 을시년스러웠었다. 

게다가 그 큰 무대를 채우기에는 배우들의 역량이 조금 힘에 겨워보였다.

마리아 강효성은 딕션이 정확하지 않아 대사를 알아듣기 어려웠고,

첫뮤지컬 데뷔였던 김현성의 예수는 확실히 어설펐다.

(아직도 기억난다. 대학교 응원단장 같던 예수의 나풀거리던 바지가...)

이런저런 이유로 입소문 자자했던 그 <마리아마리아>를 

결국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채로 한전아트센터를 나왔다.

아마도 그 첫 기억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 후에 <마리아마리아>를 안 보게 된게.

(한 번쯤 다시 볼 법도 한데...)

 

그 <마리아마리아>가 벌써 10년이 됐고 어느새 14개 마리아까지 배출했단다.

게다가 1대 마리아 강효성이 이번에는 연출자로 나셨다.

예전에 뮤지컬 시상식에서 이 작품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울먹이던 강효성도 떠오른다.

10년의 시간...

작품에도 변화가 많아졌겠지만 나도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마리아 전수미도 궁금했고

(개인적으로 전수미는 재능과 실력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뮤지컬배우라고 생각한다.)

<모차르트 오페라락>에서 성공적인 뮤지컬 신고식을 마친 플라워 고유진의 에수도 궁금했다.

그런데!

참 보길 잘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의 열약한 음향 상태쯤 충분히 용서하고도 남을 좋은 무대였다.

라이브연주가 어쩜 그렇게 MR 반주처럼 들리던지...

1막 앞부분 제사장들 장면이 좀 어수선했던 걸 빼고는 전체적으로 좋았다.

예수역의 고유진,

성전에서 장사치를 내쫓는 장면이 좀 불안했던 했지만

돌에 맞아 죽을 뻔한 마리아를 구하는 장면과

어린 시절 집단 강간을 당한 마리아를 위로하는 장면은 눈물이 절로 흐를만큼 감동적이었다.

(가수 고유진이 어느새 이런 느낌을 주는 배우 고유진이 됐구나!)

13대 마리아 전수미!

정말 정말 아름다웠다.

어린 마리아를 연기하던 목소리도,

골고다언덕에서 십자가형을 받는 예수의 모습을 그대로 전하던 모습도 참 눈물겹고 아팠다.

뚝뚝 떨어지던 눈물...

이 역할,

참 쉽지 않는 역이구나.

이 역할을 하면서 배우 전수미는 또 얼마나 힘들고 아팠을까?

아름다운 배우 전수미가 보여준 마리아는 아름다움과 고귀함, 그 이상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별 기대없이 본 작품이었다.

오래전에 감흥없이 한 번 봤었다는 이유로 이 작품을 좀 안다고 감히 생각했었다.

그런데 나는 아무 것도 몰랐던 거였다.

<마리아마리아>의 10년의 저력!

참 아름답고 성실하다.

그 아름다움은 전수미, 고유진 뿐 아니라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이었다.

특히 바리새인 역의 이용진,

배우의 욕심을 버리고 배역에 참 충실했다.

이 모든 배우들이 어쩜 이렇게까지 징글징글하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마리아마리아>의 20년 뒤의 모습이 문득 궁금해진다.

그때까지 살아남을 걸 확실히 믿는다.

 

* 나 기립 잘 안하는데 이 작품은 절로 기립이 됐다.

  앞사람이 기립해서 안 보여서 어쩔 수 없이 기립한 거 절대 아니다.

  나, 맨 앞 줄에서 봤다.

  정말 궁금한 거 하나!

  근데 예수님의 제자들은 여전히 왜 8명 뿐일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5. 9. 08:55


어쩌다보니 참 오래 묵혔다 쓰게 됐다.
너무 여운이 길고 깊어서?
안타깝게도 그 반대다.
이걸 써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 그래도 본건데 몇 자 끄적여 보자는 맘에서...
용산에서 공연됐을 때는 그래도 평가가 좋았던 모양인데
(안봐서 당췌 모르겠고!)
대학로로 다시 넘어와서는 용산에서 만큼의 평가를 받기는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
공연 사진만으로 비교해도 규모 자체에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고,
객석도 너무하다 싶을만큼 많이 비어있어 안스럽다.

사실 계획에 전혀 없던 관람이긴 했지만
그래도 조금 기대를 했던 작품이다.
일단 캐스팅도 괜찮았고 좋아하는 "Jazz"를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을거란 기대감이 있었다. 

거기다 대한민국 최고의 안무가로 알려진 서병구 선생이 연출과 안무를 맡았다니 그 신선함도 기대가 됐었고...
이 작품으로 작년에 뮤지컬시상식에서 안무상도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문종원, 전수미, 심재현, 문예신 그리고 올댓걸과 올댓보이...
 

 

다 보고 기억에 남는 건
멋진 재즈 댄스도, 멋진 재즈 음악도 아니라
조금은 민망하고 과하게 흔들어대던 올댓댄서들의 심하게 볼륨업 된 엉덩이였다.
좌석이 맨 앞인 탓도 있었겠지만
솔질히 불쾌감이 느껴질 정도의 안무였다.
무대와 객석간의 거리가 멀었다면 좀 달랐을라나???
안무가 전체적으로 너무 과하다 못해 차라리 그로테스크(?) 하다.
이걸 재즈댄스라고 하는 게 맞나?
정말 열심히는 추는데 뭐랄까 난발되는 기교 앞에서 처참하게 난사당하는 느낌이다.
지금 생각해도 등골이 다 오싹했다.
그리고 음악도 재즈스럽긴 했었나???
차라리 공연 시작 전에 대기하는 공간에서 연주하던 음악이 훨씬 더 좋았던 것 같다.
솔직한 심정은,
딱 낚인 것 같은 기분!


2010년에도 문종원이 이 역을 했다는데
어이없게도 참 라다메스적으로 연기를 하더라.
(제발 이날만 컨디션 난조로 그랬던거였길...)
그게 또 신경에 몹시 거슬렸다.
팔이 빠져라 흔들어도 결코 섞이지 않는 물과 기름을 보는 난감함이랄까?
뭔가 붕 뜨고 겉멋이 잔뜩 들어있는 느낌.
그래서 그 속에 예술가의 고뇌와 절망감 같은 게 드러날 틈이라고는 바늘 끝만큼도 없다.
오히려 양아치같은 느낌이랄까? (죄송... 하지만 정말 그랬어요.. ㅠㅠ)
전체적으로 다 문제긴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스토리가 너무 빈약하다는 거!
흔하디 흔한 칙릿 소설의 그렇고 그런 뻔한 러브 스토리.
그렇게 대놓고 심파로 가겠다 작정을 했다면
춤이라도 끝장이던가 아니면 음악이라도 끝장이던가 둘 중 하나로는 승부수를 띄웠어야 했는데
그것조차도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카메라맨 심재현의 감초같은 코믹 연기와
데이비드 문예신의 춤은 그런 중에도 눈에 들어오긴 하더라.


퓨전도 아니고, 동서양의 만남도 아니고
이걸 뭐라고 말해야 하나???
사실 보고나서 끄적이는데 한참을 망설인것도 
<All That Jazz>가 내게 준 정체성의 혼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 뮤지컬에서 뭘 봤어야 했을까???
아직도 나는 혼란 속에 있다.

이제 그만 All That Jazz를 보여줘....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