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11. 5. 08:24

<황태자 루돌프>

 

일시 : 2014.10.11. ~ 2015.01.04.

장소 : 디큐브 아트센터

작곡 : 프랭크 와일드 혼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천정훈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출연 : 안재욱, 임태경, 팀 (황태자 루돌프)

        최현주, 김보경, 안시하 (마리 베체라)

        최민철, 김성민 (타페 수상)

        박철호, 류창우 (프란츠 요제프 황제)

        길성원, 이은율 (라리쉬 백작부인), 전수미 (스테파니) 외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아마도 나란 사람은,..

노블리스한 귀하신 분들의 사랑이야기에 공감지수 전무한가보다.

초연때도 보면서 넘버도 아릅답고,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고, 무대도 괜찮았는데 

스토리에 공감을 못해선지 좀 무덤덤했었다.

그런데 재연도 역시나 그렇더라.

초연의 세종보다 공연장도 작아서 전체적인 뷰도 좀 답답했고

오케 연주도 어딘지 살짝 가볍다는 느낌이다.

게다가 라리쉬가 너무 많이 약하니 초연만큼의 임펙트는 안느껴졌다.

(예상은 했지만 신영숙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

개인적으론 루돌프와 마리 베체라의 관계보다는

마리와 타페, 마리와 스테파니, 타페와 라리쉬 사이의 긴장감 가득한 팽팽함이 너무 좋았는데

이번에는 그런 느낌이 확실히 덜했다.

"증오와 욕망"이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최민철 타페는 좋았다.

연기도, 표정도, 노래도 다 나쁘지 않았다.

단지 라리쉬가 너무 약하다보니 최민철 타페까지 묻혀버려 안스러웠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이해가 안되는건

조연들이 이상스러울만큼 노쇠하게 느껴졌다는거다.

노쇠한데 목소리톤은 또 한결같이 너무 가벼웠다.

이게 뭐지....? 묘한  괴리감이 느껴졌다.

오케의 연주도 가볍고, 배우들의 목소리톤도 가볍고...

특히 빌리 굿맨이 가벼움의 정점을 찍어줬다.

수염도 그렇고 목소리톤도 그렇고 일본 앞잡이 느낌이 물~~~씬!

(초연때 빌리 굿맨은 정말 굿맨이었구나...)

 

최현주 마리는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았는데

기대했던것보다는 아니었다.

개인적으론 <두 도시 이야기>의 "루시"같은 싱크로율을 확신했었는데

솔직히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

임태경 루돌프는...

정말 좋았다.

연기도, 표정도, 액션도 어색함이 사라졌다.

오히려 살짝 과한 부분이 보일만큼 아주 여유있고 자신만만해 보였다.

첫공때 연출이 무대인사를 하면서 팬들에게 임태경이 은퇴 못하게 말려달라는 말을 했는데

그게 정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같이 연기하긴 하더라.

지금껏 내가 본 임태경 작품 중 제일 어색하미 없었다.

"내일로 가는 계단"도 초연때보다 단단해졌고

매장면마다 표정에 감정을 그대로 다 담아서 놀랐다.

(물론 가끔 황태자 루돌프가 아닌 황태자 임태경이 튀어나오긴 하지만 애교로 봐줄 수 있는 정도 ^^)

 

그런데 매번 임태경 작품을 보면 피곤함이 엄습한다.

이유는...

임태경 팬들 때문.

물론 일부이기는 하만 매너라고튼 찾아볼 수도 없고 심지어 경박하기까지한 관람태도는 정말이지 최악이다.

작품과 스토리와 관계없이

임태경의 노래만 끝나면 질러대는 괴성에 가까운 환호성은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지더라.

가끔은 이게 정말 인간이 내는 소리가 맞나... 싶은 괴성도 들린다.

내 옆 어딘가에 돌고래가 앉아있는줄 알았다...

중간중간 옆사람과 다정하게 거침없는 담소도 나누시고,

눈 앞에 황태자님이 계신데 핸드폰 배경화면 황태자님도 틈틈히 확인하시고

심지어는 인터미션에 앞자리 지인을 찾아온 분이 아주 당당하게 말씀하시더라.

뒷자리인데 8열이 비어있는것 같아 그쪽으로 옮겨야겠다고...

헐....!

누굴 탓하겠느가.

2열에 앉은 내 죄라고 자책했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는데

내 귀가... 내 귀가 아니더라.

왜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버렸는지...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임태경 공연은 절대 앞열에서 보지 않겠노라고!

 

임태경은 정말 좋았는데...

지금까지 중에서 최고였는데...

.............헐!

 

 

Act 1


1 Curtain Up

1A Viennese Specialties
2 An Ordinary Man-Prologue
3 The Men Who We’ve Become-You Never Listen
4 Viennese Specialties
5 Pretty Little War
6 Mary’s Theme
7 Play a Waltz
8 Mary’s Theme Waltz
9 Play a Waltz(reprise)
10 Something More
11 Bird Dog
12 Finish What You Started
13 How Will I Know?
14 The Tra-La-La Ice Skating Song
15 The Moment I Saw You
16 Fear And Desire
17 Only Love

Act 2

 

18 The Master of The Strings(The Way it’s always been)
19 It Will Be Me
20 An Ordinary Man
21 Viennese Specialties(Reprise)
22 New Boy in Town(Fin de Siecle?)
23 The Measure of A Man
24 The Steps of Tomorrow
25 Only Heroes Dare
26 The Writing’s On The Wall
27 It Will Be Me(Reprise)
28 Can I Say Goodbye?
29 Something More(Reprise)
30 Finish What You Started(Reprise)
31 Maintain The State
32 I Was Born To Love You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2. 10. 09:16

<노트르담 드 파리>

일시 : 2014.02.03.. ~ 2014.02.11.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원작 : 빅토르 위고

대본 : 뤽 플라몽동

작곡 : 리카르토 코치인테

연출 : 질 마으

출연 : 홍광호, 윤형렬 (콰지모도) / 바다, 윤공주, 문혜원 (에스메랄다)

        마이클리, 정동하, 전동석 (그랭그와르) / 문종원, 조휘 (클로팽)

        민영기, 최민철 (프롤로) / 김성민, 박은석 (페뷔스)

        이정화, 안솔지 (폴뢰르 드 리스)

주최 : (주)마스트엔터네인먼트

 

세종문화회관 8일간의 앵콜 공연 소식을 듣으면서도사실 홍광호 콰지모드도 재관람은 예정에 없었다.

그런데 그가 <미스 사이공> 25주년 영국 공연에 투이로 캐스팅이 됐단다.

한동안 홍광호를 한국 무대에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서운하기도 하고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도 같아 뒤늦게 관람을 결정했다.

덕분에 블루스퀘에에서 좀처럼 인연이 안닿았던 최민철 프롤로와 박은석 페뷔스를 드디어 볼 수 있게 됐다.

 

살이 많이 빠진 홍광호는 그래선지 확실히 예전보다 볼룸이 살짝 줄었다.

그런데 그게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좋았다.

지금껏 내가 봤던 홍광호 콰지모도 중에서도 최고였고,

지금껏 내가 본 홍광호 작품 중에서도 최고였다.

예전에 홍광호 콰지모도의 "belle"을 듣고 있으면

그가 프롤로와 페뷔스의 소리까지 다 잡아먹어 솔로처럼 느껴졌었는데

이날 공연은 발란스가 너무나 잘 맞았다.

최민철 프롤로와 박은석 페뷔스의 소리까지도 아주선명하고 짱짱하게 들리더다.

세 사람의 소리가 합쳐지니 웅장하면서도 참 아름다웠다.

그야말로 진정한 Belle이었다.

홍광호 콰지모도는 예전에는 클래식한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거칠고 투박한 모습을 어느 정도 볼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아마도 <미스 사이공>의 "투이"라는 역을 준비하면서 소리에 변화가 오지 않았나 싶다.

윤공주 에스메랄다와의 "새장 속의 새"도 발란스가 잘 맞았고

분노뿐이었던 "불공평한 세상"을 부를 땐 드디어 절망의 감정이 드러났다.

확실히 달라졌다... 홍광호가...

그렇다면 그는 영국에서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게 돌까?

아마도 발전된 모습을 기대해도 충분히 좋으리라.

(내가 홍광호를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니... 참 고무적인 사건이긴 하다.)  

 

처음 본 박은석 페뷔스는 김성민보다 전체적으로 훨씬 더 좋았다.

일단 비쥬얼이 군인스러웠고 노래도 깨끗했고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1막 마지막 곡은 김성민의 표현히 더 좋다.

박은석 페뷔스는 너무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아서...

민영기때문에 한번도 최민철 프롤로는 본의아니게 항상 선택에서 열외가 됐었는데

드디어 세종에서 보게 됐다.

좋았다.

한동안 최민철의 연기가 밋밋하게 느껴졌었는데 아주 좋더라.

특히 2막에서 에스메랄다와의 감옥 장면은 연기도 노래도, 표정도 짱짱했다.

요근래 최민철의 출연작 중에서 가장 좋았던 역할이며 작품.

윤공주는 초반에 소리가 완벽하게 트이지 않았지만

"아베마리아"부터는 괜찮았고 2막으로 갈수록 점점 좋아졌다.

특히나 윤공주는 윤형렬보다는 홍광호 콰지모도와 목소리톤이 잘 어울려서 듀엣이 듣기가 참 좋았다.

조휘는 몸이 살짝 무거워보였는데 "기적의 궁전"에서부터 완전히 자기 페이스를 찾아서 다행이었다.

확실히 문종원보다는 조휘 클로팽이 더 괜찮다.

자유로운 집시의 느낌도 더 많이 들고 노래도 불안하지 않고 딕션도 좋다.

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귀신같이 잘 아는 배우.

 

댄서들이 일부 바뀌어서 그런지 블퀘만큼의 감동을 받진 못했지만

기존 댄서들의 움직임은 여전히 좋더라.

어떻게 저런 몸놀림이 가능할까? ... 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저 사람들 등딱지에는 아마도 오래 가는 건전지 "에너자이저"가 수십개씩 끼워져 있을거다.

저건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냐...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렇다!

 

마지막 앵콜송을 부르며 무대 위에 서있는 24명의 배우들과 댄서들.

그들은 정말 진심으로 행복해하고 있었다.

객석에서 보고 있는 나에게까지 다 보일 정도로.

진심으로 부러웠다.

살면서 이런 벅찬 감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걸 생각하니 또 맹렬한 질투심에 휩싸인다.

 

<노트르담 드 파리>

이 작품은 정말 사랑이다.

보길 참 잘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6. 26. 08:28

<Monte Cristo>

일시 : 2013.06.07. ~ 2013.08.04.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대본, 작사 : 잭 머피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류정한,임태경, 엄기준, 김승대 (에드몬드 단테스/몬테크리스토)

        윤공주, 정재은 (메르세데스) / 최민철, 조휘 (몬데고)

        박철호, 조원희 (파리아 신부) / 백주희, 김상아 (루이자)

        조성지, 장대웅 이정화 외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류정한의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두 도시 이야기>와 출연이 겹쳐지면서 전반부에 10회 공연을 그야말로 폭풍처럼 달렸던 그의 마지막 공연날이었다.

딱 한 번 보겠다는 결심을 했기 때문에 두 눈을 질끈 감고 막공을 예매했었다.

확실히 현명한 선택이었다.

안 그랬다면 또 다시 몇 번씩 보는 기질이 발동됐을테니까.

(제발 <두 도시 이야기>도 제어가 가능해야할텐데...)

 

류정한의 세번째 몬테크리스토.

표정과 눈빛이 이뤄낸 완벽한 하모니였다.

이 남자, 어쩌자고 이렇게 점점 더 세밀해지고 섬세해지나!

이렇게되면 그의 시드니는 또 한 단계 진화를 하게 될텐데...

익숙함은 새로움을 부른다.

적어도 지금의 류정한이라면!

그는 "몬테크리스토"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컨트롤했다.

그러면서도 순간순간 에드몬의 본모습을 잃지 않는다.

아니 잃을 수 없다.

그래서 그가 보여주는 몬테는 강인한 눈빛 속에서도 늘 충돌과 혼돈이 뒤섞인다.

망설임과 단호함.

그 사이에서 스스로 무게중심을 정확히 옮기겨가 류정한을 보면서

나는 또 다시 그의 여우성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이제 근느 배우로서 배역에 편안히게 스며든다.

하지만 연기는 치열해지고 섬세해졌다.

예전의 그와 지금의 그는 확실히 좀 달라졌다.

이쪽도, 저쪽도 다 좋다. 

오랫동안 그의 작품들을 보면서 나는 길들여졌다.

그의 연기 방식과 변화에.

불만은 없다.

미안한 발언이지만 나는 배우 류정한에 관해서라면

언제, 어디서든 공정성을 잃을 준비가 되어있다.

 

1막 마지막곡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은 역시나 류정한 버전이 최고다.

감정몰입의 극대화.

이 넘버는 그렇다.

기교보다는 감정의 폭발에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곡인데

(그렇다고 삑사리의 향연이라는 그릇된 방식으로 분노를 표시하는 걸 절대 반대!)

역시나 영리하게 잘 표현했다.

4명의 인물들을 완벽하게 마리오네트화시키는 능력이라니...

게다가 2막 "덫/더 많이 더 높이"는

메이스트로 류가 지휘하는 세기말적인 "악의 교항곡" 같았다.

"하루 하루 죽어가"는 처연했고

"과거의 내 모습"은 회환으로 가득찼다.

액션은 좀 힘들어하는 게 보이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그가 보여진 감정연기와 표정, 눈빛은 지금껏 봤던 몬테크리스토 중에서 가장 좋았다.

작품 전체를 끌고 가는 한 배우의 진중한 책임감과 작품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은근히 작품운이 따라주지 않는 윤공주.

그녀의 메르세데스는 1막보다 2막이 훨씬 좋다.

나 혼자만 느낀건지는 모르겠지만 목소리톤과 호흡이 예전과는 어딘지 달라졌다.

살짝 이질감이 느껴졌다.

윤공주는 메르세데스를 아주 강하고 단호는 여인으로 표현했다.

옥주현과 비슷하게 가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언제나 그대곁에"는 힘이 느껴진다.

사랑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주는 힘.

무엇으로도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한 여자의 힘.

그래선가?

윤공주 메르세데스는 몬데고에게도 에드몬드에게도 너무 강하다.

앞부분과 뒷부분은 조금 더 서정적으로 표현하면 더 좋았을텐데...

박철호 아베 파리아는 무대를 완전히 휘어잡았다.

연기, 표정, 타이밍 모두 아주 기막혔다.

자칫 잘못하면 코믹하게만 보여질 수도 있었는데

극의 포인트를 살리면서도 적절한 선을 잘 유지했다.

파리아 신부가 죽는 장면은 가슴이 찡해져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백주희 루이자는 해적선 장면은 아주 좋았는데

(해적들의 디테일한 연기도 깨알 재미를 선사했다)

2부 카니발 장면은 좀 밋밋했다.

한지연 루이자같은 섹시함과 은밀함이 없어서였을까?

뭐가 됐든 첫인상이라는 건 쉽게 잊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앙상블은 노래는 전체적으로 좀 약했지만 연기적인 면에서는 디테일이 더 강화됐다.

의도적인 연출이었던 것 같은데 성공한 것 같다.

그리고 복수 장면에서 몬테크리스토의 개입이 더 많아진 것도 훨씬 좋았다.

LERROM international이 "morrel"이라는 의미였다는 것 이번에 보고야 알았다.

예전 버전에서도 좀 그렇게 해주시지...

(나, 예전에 이게 도대체 뭔 뜻인가 싶어  lerrom의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봤더랬다.ㅋㅋ)

알버트와 발렌타인의 "아름다운 거짓말"이 없어진 건 좀 아쉽다.

억박(?)이 주는 묘한 매력이 있던 곡이었는데...

그래선지 둘의 비중도 예전보단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따지고보면 이 둘은  에드몬드와 메르세대스의 재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작품에서 제일 불쌍한 인물 몬데고.

최민철의 몬데고는 단연 최고다.

"역사는 승리자의 것"에서 반전처럼 변하는 그의 목소리와 얼굴 표정을 보고 있으면 소름이 돋는다.

그리고 나쁜 놈 소리가 절도 나온다.

(당글라스와 빌포트보다 훠~~얼~~~씬 더 나쁜놈!)

몬데고 버전의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은 몬테의 버전과는 또 완전히 다르다.

다 잃은 자의 처연함과 끝을 내겠다는 극단의 복수심이 뒤섞인 최후의 일격!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최민철의 캐릭터.

 

지방공연이 남아있긴 하지만 류정한의 몬테는 이걸로 끝이다.

본인은 언제 다시 할 수 있을지 몰라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무리하게 출연을 결정했다는데

아무래도 류정한에게서 몬테를 떠나보내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EMK가, 그리고 관객들이 아직 그럴 준비가 안 됐다.

그러니 아직까지는 그의 다음 "지옥송"을 기다려봐도 좋지 않을까?

 

* 류정한 막공이라 넘버가 끝날때마다 관크가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역시 류정한 팬들은 깔끔하다.

   이들의 매너는 정말이지 인정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공연 중에는 적정선의 환호를 보내고

   커튼콜에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 갈채를 쏟아 붓는다.

   (사진 찍는 사람도 없고!)

   뮤지컬 시장이 커지면서

   특정 팬들의 과도한 환호성이 작품의 흐름을 깨는 걸 자주 목격하게 되는데

   이럴 때마다 어쩔수없이 눈살을 찌푸려진다.

   그런데 적어도 류정한의 팬들에게선 이런 걱정은 안해도 된다.

   문득, 임태경 몬테 관람이 두려워지는 건 왜일까???

   (경험상 여기 관크가 제일 쓰나미급이다... 벌써부터 무섭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 28. 09:06

<Rebecca>

일시 : 2013.01.12. ~ 2013.03.31.

장소 : LG 아트센터

원작 : 데임 다프테 뒤 모리에 <레베카>

대본 : 미하엘 쿤체 (Michael Kunze)

작사 : 미하엘 쿤체

작곡 : 실버스터 르베이 (Sylverster Levay)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김문정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출연 : 유준상, 류정한, 오만석 (막심 드 윈터)

        김보경, 임혜영 (나) / 신영숙, 옥주현 (덴버스 부인)

        최민철, 에녹 (잭 파벨) / 이경미, 최나래 (반 호퍼 부인)

        이정화(베이트리체), 박완 (프랭크 크롤리)

        선우재덕, 정의갑 (줄리앙 대령) 외

 

어쩌다가 전혀 예정에도 없던 레베카를 보게 됐다.

그것도 다행스럽게 지난번과 캐스팅이 겹치는 배우가 단 한 명도 없다.

(오호라, 비교 살짝 할 수 있겠다~~ ^^)

과장됨없이 우직하게 직구로 승부하는 오만석의 막심이 좀 궁금하기는 했었다.

그리고 호평을 세레모니를 받고 있는 옥주현 댄버스도.

 

오만석 막심,

노래는 좀 약한 편이이지만

예상했던 그대로 우직하게 감정선을 잘 따라가면서 연기했다.

댄버스의 넘버 못지않게 변조와 리듬 변화가 많은 막심의 넘버가 아무래도 그에게는 조금 벅찼던 모양이다.

소위 말하는 삑사리도 여러번 났던 것 같다.

그래도 2막 보트보관소 장면에서의 연기는 정말 좋았다.

흔들리는 눈빛과 급변하는 감정의 변화를 오만석답게 잘 표현했다.

딕션 역시나 예술이었고!

(이 장면에 나오는 막심의 그 긴 넘버, "칼날 같은 그 미소"가 정말 어려운 노래구나 다시 한 번 절감했다.)

임혜영 나와 나란히 있는 서 있는 모습은 카차이가 별로 안나서 그런지 별로 이뻐보이지 않는다.

그냥 동년배 친구처럼 느껴져서...

류정한 막심을 보면서도 너무 젊게 설정된 게 아쉬웠는데

오만석 막심은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원작에서는 나와 막심과의 나이 차가 상당히 많은 걸로 나오는데

우리나라 라이선스 공연에서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다.

라이선스에서도 설정은 그게 맞는 것 같은데...

왜냐하면 막심의 넘버에 분명히 나온다.

"넌 너무 어려...." 라는 부분이!

(중후한 느낌의 막심은 오로지 유준상에게만 기대해야 하는 건가!)

 

옥주현 댄버스.

세간의 칭찬처럼 잘한다.

그러나 확실히 내 취향은 아니다.

<엘리자벳>에서 루돌프의 관을 부여잡고 통곡하던 장면을 기억한다면

그 장면의 목소리 그대로 옮겨온 게 옥주현 댄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이게 발란스가 영 안맞는게, 

얼굴 이쁘고 몸매도 좋고, 대사할 때 목소리도 젊은 댄버스가

기이하게도 노래할 때만 목소리에 나이든 티를 사정없이 팍팍 낸다.

그런 설정이 음산하고 으스스하긴하다.

흡사 다중인격같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옥주현이 표현하는 댄버스라는 인물은 명백히 스릴러의 주인공 맞다!

"내가 조선의 왕후다"가 아니라 "내가 레케카다!"

뭐 대략 이런 느낌이다.

그래서 보는 내내 난감했다.

우리나라 라이선스에서는 아무래도 댄버스를 너무 강력하고 너무 쎄게 표현한 것 같다.

주종이 완전히 뒤바뀐 느낌이 드는게 영 찜찜하다.

레베카에 대한 신앙에 가까운 댄버스의 충성심이 느껴지지는 게 아니라

조물주가 창조물에 대해 갖는

일종의 궤도이탈된 소유권 주장 같은 게 느껴진다.

(이런 표현... 나도 참 어이 없다!)

 

임혜영 나는 너무 밋밋해서 존재감 자체가 흐려진다.

하긴 이렇게 막강한 조물주 앞에서 어느 누가 기를 펼 수 있을까!

(여러모로 이 작품의 진정한 피해자 되시겠다!)

최민철 잭 파벨은 에녹처럼 화려한 퍼포먼스로 이 작품을 쇼뮤지컬화 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스러웠다.

(에녹의 표현이 내겐 또 다른 스릴러였는데...)

예전에 비해 살이 좀 붙은 게 느끼히고 간사한 느낌을 더 살려주는 것 같다.

(그런데 좀 빼셔야 할 듯... 그러다 둔한 느낌으로 둔갑할 것만 같은 우려가...)

이경미 반 호퍼 부인은 역시나 물 만난 고기라 뭐 달리 할 말도 없고

줄리앙 대령 정의갑도 목소리 톤과 연기 다 괜찮았다.

(이 사람 앞으로 공연 무대에서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확실히 이 작품은,

댄버스와 막심에 의해 호불호가 좌우되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다행히 첫번째 관람보다는 호(好)쪽으로 기우는 것 같다.

나도 참 이상은 하다.

별로 좋은 소리 안 썼는데 호(好)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하니...

암튼 그렇다!

어느틈에 내 취향의 개스팅도 확실히 만들어고!

2차 티켓오픈이 되면 유심히 살펴봐야겠다.

"류정한-신영숙-김보경-최민철" 캐스팅이 있는지를.

없으면 미련없이 PASS~~!

 

* 29일에 "류정한-옥주현-김보경-에녹"으로 세번째 관람이 예정되어 있다.

   엘리자벳이 환생한 옥댄버스 때문에 벌써 걱정이다.

   제발 이것 하나만 그녀가 기억해준다면 감사하겠다.

   당신은 결코 "레베카"가 아니라는 사실을!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11. 26. 09:13

<Man of La Mancha>

일시 : 2012.06.19. ~ 2012.12.31.

장소 : 샤롯데씨어터

원작  : 미겔 데 세르반테스 (Miguel de Cervantes)

대본 : 에일 와서맨 (Dale Wasserman)

작사 : 조 대리언 (Hoe Darion)

작곡 : 미치 리 (Mitch Leigh)

연출 : 데이비드 스완 (David Swan)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류정한, 서번석,홍광호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윤공주, 이혜경 (알돈자) / 이훈진, 이창용 (산초)

        최민철, 서영주 (여관주인), 이계창 (닥터 까라스코) 외

 

뮤지컬 배우 류정한! 그리고 건승정한!

둘 다 대단하다.

샤롯데씨어터 한 회 공연 1200석을 통째로 단관했다.

배우의 팬클럽이 소극장 혹은 중극장을 전관 대관하는 경우는 흔해도

내 기억에 이렇게 대극장 한 회 공연 전체를 단관한 건 처음인 것 같다.

(뭐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일종의 경이로움이자 경악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라 이 역사적인 순간을 도저히 놓칠 수는 없었다.

수능을 끝낸 조카녀석들이 "Impossible dream"을 꿈꾸길 기대하며 함께 기사님을 만나러 갔다.

<Man of La Mancha>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 중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작품이다.

스토리 자체도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뮤지컬 넘버와 대사가 주는 울림이 정말 대단하다.

넘버도 대사도 줄줄 외울 정도지만 볼때마다 늘 가슴이 먹먹해진다.

원작을 쓴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상상력에도 깊은 존경심을 갖게 되고... 

 

배우 류정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의 하나로 꼽는 <맨 오브 라만차>

이미 여러번 했던 배역이라 잘하리라고는 충분히 예상했지만

자신을 특별히 생각하는 팬들 앞이라서 더 최선을 다했겠지만 정말 멋지게 잘했다.

단순히 기교나 연기적인 걸 말하는 게 아니라

대사 하나하나, 넘버 하나하나를 정말 정성껏, 최고의 모습을 보이기위에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본인도 감회가 남달라서 그랬겠지만 초반엔 그런 감정들이 약간의 떨림으로 보여졌다.

그 떨림이 뭐랄까...

뭔가를 열심히 준비한 아이가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약간의 자부심과 떨리는 가슴을 안고 뭔가를 선보이는 느낌이었다.

풋풋하고 당찬 자긍심이 느껴졌다고 할까!

그래서 그 떨림이 참 수줍고 새로웠다.

 

류정한이라는 배우는 점점 stroy를 만드는 사람으로 변모하는 것 같다.

작품 하나를 할 때마다

자신에게도 스토리를 남기고, 보는 관객에게도 스토리를 남긴다.

어쩌면 돈키호테의 대사 그대로 살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품게 한다.

숭고하게 남는 노력!

 

"천번을 치시오! 천번을 일어날 터이니!

 아무리 요술로 결과를 흐려보이게 한다해도 노력은 숭고하게 남는 것이라오!"

 

이훈진의 산초는 정말 물이 올랐고.

(언젠가 산초가 주인공인 작품이 나오게 된다면, 이 역은 정말  이훈진이라는 배우가 딱일거다~~)

팬심에 기댄 깨알같은 에드립도 재치있었다.

"사랑에 미친 자는... 건승정한이란 말도 있쟎아요"

백점 만점에 백점을 주고도 남을 에드립!

둘째 출산 후 한동안 무대를 떠나있던 이혜경을 정말 오랫만에 다시 봐서 반가웠다.

솔직히 예전에 이혜경 알돈자를 보면서는 큰 감동은 받지 못했는데

(그래선지 매번 이혜경 알돈자는 피하게 된다)

이번 시즌은 많이 버리고, 많이 놓음으로서 오히려 더 간절해진 것 같다.

세르반테스의 죽음 앞에서 "내 아름은 둘시네아예요!' 라고 말할 때의 범접할 수 없는 당당함이라니!

그야말로 순결하고 고귀한 한 여성이 탄생되는 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서영주가 표현한 여관주인이 너무 가벼워서

도지와와의 괴리감때문에 보면서 살짝 부담스러웠는데

미남 도지사 최민철은 적정 선에서 웃음과 절제를 잘 조정한 것 같아 보기에 편했다.

 

2010년 LG 아트센터에서 류정한 <맨 오브 라만차>를 본 후에 또 다시 보게 될까 했었는데...

어찌하다보니 이번 시즌에만도 세 번을 봤다.

매번 느끼는거지만,

아름답고 당당하고 풍성한 작품이다.

 

스페인의 지하감옥,

신성모독죄로 몸종과 함께 감옥에 끌려온 세르반테스는 늘 이렇게 나를 부른다.

도저히 어쩔 수 없다.

기꺼이 그 지하감옥 속으로 따라 들어갈 수밖에...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4. 28. 06:37
오랫만에 조카들이랑 공연을 봤다.
요즘 조금 의기소침해있는 조카 녀석 때문에 걱정이 돼서
두 녀석을 데리고 나간 착한 이모 ^^
정말 간발의 차이로 도착해서 부랴부랴 1장을 다시 현장에서 구입했다.
조카녀석들 자리에 앉히고 내 자리를 찾아서 앉았더니 이미 웅장한 서막 연주가 시작됐다.
와! 충무아트홀 3층에서는 처음 관람이었데 그 높이 참 아찔하더라.
뭐 그렇다고 시야방해가 있거나 대사가 잘 안들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워낙에 딕션이 좋은 배우들이 포진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Cating :  류정한(몬테크리스토/에드몬 단테스) , 옥주현(메르세데스)
            최민철(몬데고). 조순창(빌포트), 장대웅(당글라스)
            한지연(루이자), 김성기(아베 파리아)
            전동석(알버트), 이미경(발렌타인)


 
원래는 앵콜로 올려지는 <몬테크리스토>를 이번에는 안 볼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게...
영화 촬영으로 당분간 류정한을 무대에서 볼 수 없을거라니
그 전에 한번쯤은 그의 무대를 꼭 봐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랄까?
또 다시 몬테크리스토를 한다는 말에 조금 실망한 것도 사실이지만
(너무 캐릭터가 한정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 1인 2역 전문배우라는 타이틀은... 이제는 좀...)
어찌됐든 첫 정이 무섭긴 무섭다.
결국 다시 클릭을 하게 만들었으니...
 


몇 명의 캐스팅을 피하고보니 마음에 드는 날이 다행이 이날 딱 하루뿐이었다. 
오랫만에 김성기씨 무대를 보는 것도 기대가 됐었고...
(그러고보니 <라만차> 초연의 두 주역 류정한, 김성기 배우를 한 무대에서 보게 됐다.
 개인적으로 <라만차> 캐릭터 자체에는 김성기가 딱이었는데... 딕션의 한계가 많이 아쉽긴 하지만)
<천변카바레>까지 병행하고 있는 최민철,
<아이다>를 끝내고 곧바로 투입된 옥주현,
솔직히 어째 좀 불안한 건 사실이다.
캐스팅만으로도 노곤함과 피로가 느껴져서...
아무래도 우리나라 공연은 너무 한정된 몇 명의 배우들에에 의해서만 끌려가는 것 같다.
이렇게 기우뚱거리다 자초되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

 


 

류정한은 역시나 여우같이 무대를 완벽하게 장악했고
3층이라는 가공할만한 거리에서 봤음에도 그의 연기는 매순간 빛을 발하고 힘이 느껴지더라.
컨디션이 좋지 않을때조차도 배우 류정한은 음을 낮춰부르지 않는다.
지붕을 날려버린다는 지옥송은 역시 그날도 끝장이었다.
3층까지 쩡쩡 울린 정도의 성량이며,
분노와 복수의 거칠고 광폭한 절규가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다.
감정몰입도 이제는 가히 신의 경지에 이른 것 같다.
3층에서는 전혀 볼래야 볼수도 없었겠지만
2막 후반부에서 회한과 후회가 가득한 넘버를 부르면서 눈물까지 흘렸다는 후문이다.
불혹의 나이에 과한(?) 액션까지 소화하느라 몸은 골병이 들었겠지만
어찌됐든 무대 위에서 류정한은 아직까지도 이팔청춘이 울고갈 정도다.
우려했던 옥주현의 컨디션은 역시나 난조다.
그녀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는 피곤함이 묻어났고 무엇보다 성량이 딸린다는 게 확연히 드러난다.
2막부터는 조금씩 컨디션을 회복하는 것 같긴 했지만
원캐스팅의 <아이다> 이후 바로 메르세데스로 무대에 오른 건 아무래도 무리였지 싶다.
충분한 휴식은 커녕 충분하지 않은 휴식조차도 없었던 것 같다.
거기다가 매일매일 라디오 진행까지...
(새로운 다이어트 프로그램인가? 확실히 이렇게 하면 몸은 남아나길 않겠다)
최민철, 조순창, 장대웅 트리오는 기대했던 것처럼 멋진 조합을 보여줬다.
조순창은 앞으로도 많이 기대가 되는 배우다.
아직까지는 과지모도를 제외하고는 딱이다 싶은 배역을 못했고
비중도 주조연급에만 한정되고 있는 것 같아 좀 안스럽다.
루이자 한지연이야 뭐 역시 멋진 여장부였고... ^^
 


아베 파리아와 단테스의 감옥 장면은 작년보다 코믹요소가 더 강해졌다..
(갑바라느니... 1번이라느... 선배라느니...)
요즘 공연의 추세가 그렇다지만
그러다보니 아베 파리아의 죽음이 너무 밋밋하고 중요성이 떨어져버리는 단점이 있다.
조원희 아베 파리아를 어쩔 수 없이 떠올리게 된다.
균형을 잡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구나 싶고...
전동석 알버트는
철없는 부잣집 아드님이라고 해고 과장이 너무 심하고 과하게 up된 상태다.
(좋기도 하겠지, <천국의 눈물>의 준에 이어 <모차르트>의 주인공까지 됐으니...)
한예종 성악과 출신답게 노래를 잘하긴 하는데
매번 느끼는 거지만 감정을 담아서 연기하는 건 아직 미숙한 것 같다.
어린 나이니까 앞으로도 더 달라지겠지만
솔직히 너무 일찍 주연을 맡아서 그게 오히려 배우로서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캐리어나 경험이 축적되면서 나오는 깊이라는게 생길 기회가 없을까봐 좀 걱정스럽다.

역시나 <몬테크리스토>의 넘버들은 좋다.
무대 스크린도 작년에 비하면 더 신경을 많이 쓴 것 같고
유니버설아트센터처럼 무대 소음이 크지 않은 건 정말 다행이다.
충무아트홀의 음향에 대해 말들이 많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공연장 자체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오케스트라와 공연의 음향 담당자의 역량 탓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지방공연이 남이있긴 하지만 당분간 류정한의 무대를 보는 건 이걸도 잠시 중단이다.
영화 <기적> 촬영 무사히 마친 후
더 멋진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돌아와 줄 것을 기대하며
이제 잠시 나도 배우 류정한을 놓아 보련다.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6. 7. 05:42




솔직히 이건 좀 된장할 일이긴 했지만
성스러운(?) 지방선거일에 오전 근무를 해야했다.
그 와중에 "못살겠다! 갈아보자"며 6시에 집에서 나와
새벽잠 없으신 동네 어르신들과 나란히 2열 종대로 서서 
부지런한 젊은이 소리를 들으며 성스러운(?) 투표권을 행사했다.
아마도 하늘이 감동하셨나보다.
내 선거 인생 최초로 심히 은혜롭고도 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이런 게 정말 기적이지! ^^)
선거날 오전 근무라는 씁쓸함을 달래기 위해 예매한 <몬테크리스토>
그것도 30%라는 몹시도 은혜로운 할인율까지...
사실 5월 4일 엄기준 몬테크리스토로 인해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만큼 엄청난 상처를 받았기에
나름의 정화(淨化)가 간절히 필요하기도 했었다.
류정한 몬테크리스토, 차지연 메르세데스, 조휘 몬데고 라는 캐스팅이 
망설임을 현실화 시키기에 충분하기도 했고...



류.정.한.
이 사람에 대해 이제 도대체 뭐라고 말해야 하나?
이 사람의 무대 위 삶이 시작되면,
나는 그대로 반푼이가 되어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하게 된다.
(솔직히 이 순간만큼은 누가 뭐래도 그가 빛이요, 길이요, 생명이다...)
첫공연을 봤을 때 공연장 때문에 나는 울화가 치밀었지만 그의 몬테크리스토 때문에 꾹꾹 참아낼 수 있었다.
(결코 그의 작품이 아니었다면 나는 유니버설아트센터를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찾지 않았을 것이다)
한 달 보름이 지난 지금,
류정한의 몬테크리스토는 끔찍하고 잔인스럽게 사람을 이리저리 쥐고 흔들어댔다.
결국 나는 또 다시 이 사람에게 완벽하게 놀아나고 말았다.
"이런 악마같은 배우, 세상에 또 있을까?"
특히나 1막 마지막 노래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을 부를 때 느꼈던 전율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너무 생생하고 끔찍스러울 뿐이다
류몬테가 그러라고 말한다면
몬데고도, 당글라스도, 빌포트도 단칼에 내가 다 처리해 줄 수도 있을 것 같은 야쿠자스런 마음까지 생길 판이다.
(너희 셋, 다 주~~~거~~~~써~~~!) 



"류정한 미친 거 아냐?"
함께 관람한 사람이 혀를 내두르며 쏟아낸 감탄사.
그 순간 나 또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제게 인간 맞아?"
(원초적 표현에 민망하긴 하지만 솔직히 내 심정이 딱 그랬다. 암! 인간일리가 없지! 절대로!
 또 모르지, 등딱지를 열면 에너자이저한 밧데리가 우수수 쏟아질지도...)
선거의 뒷끝이라 그랬겠지만
이 사람이 대통령에 출마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찍어야지... 이런 생각까지도 했으니 제대로 홀리긴 한 모양이다.
"문화 대통령 류정한"
그래도 일단 눈은 짝짝이 아니니까 뽀대는 제법 난다. 
(뭐 그 정도면 비쥬얼도 상당히 건전하고...) 
명확한 딕션과 감정의 변화를 그대로 표현하는 그의 목소리는 역시나 황홀경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비록 먼 곳에서 본다고 해도 목소리만으로도 표정까지 읽어내는 게 가능하다.
들음으로써 볼 수도 있게 만드는 배우 류정한의 놀라운 능력!
그래서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중독처럼 찾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때는 그가 도저히 끊을 수 없는 강력하고 끔찍한 마약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이런 극심한 금단현상을 겪고 있는 몹쓸 약쟁이들은 상당히, 꽤, 무지, 엄청나게 많다.
어쨌든 그는 무대 위에서 그 날 역시도 충분히 아름다웠고
충분히 찬란했고
그리고 충분히 빛이 났다.
(그래, 그는 확실히 난 놈이다...)



차지연의 메르세데스.
"순수하고 아름다운" 여자였노라 말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솔로 곡은 참 아름답게 부르더라.
(단지 온 몸을 흐느적 거리며 부르는 게 영 어색해서...)
단테스와의 듀엣 곡들은 차지연의 목소리가 좀 강해서인지
옥주현 메르세데스처럼 간절하고 아름답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대사 톤이 이상하게 약간 신파조로 느껴지기도...
개인적으로는 옥주현 메르세데스가 이 뮤지컬에는 더 어울리는 것 같다는 결론을...
대신 차지연이 "지킬 & 하이드"의 루시를 하면 정말 딱이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차지연 메르세데스가 너무 자신만만한 여장부처럼 보여서였을까?
그녀는 몬테크리스토도 몬데고도 결국은 선택하지 않고
혼자 꿋꿋하게 잘 살아낼 여자처럼 보였다. (원작처럼...)
<영웅> 이후로 오랫만에 무대에서 본 조휘의 모습 역시도 반가웠다.
조휘의 몬데고는 참 처량하고 절절하더라.
그는 메르세데스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구하는 여린 남자였고
그 절망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거칠고 강한 사람으로 보여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최민철 몬데고에게서 느끼지 못한 "연민"을
나는 조휘의 몬데고에서 느꼈다.



2층 발코니석에서의 관람은 나에게 잊지 못할 극심한 육체적 고통을 선사했지만
공연 자체는 전체적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무대 스크린과 조명에 감탄케하는 의외의 성과까지 있었다.
확실히 1층 앞좌석에서 보는 스크린과 조명은
전체적인 조망이 가능한 2층에서의 그것과는 다른 평가를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니버설아트센터 발코니석 관람은 
절대로 절대로 다시 감행하고 싶지는 않다.
(허리 제대로 작살난다...)
 


프랑크 와일드혼의 작품도 그렇지만 배우 류정한의 무대는 내겐 그렇다.
꼭 뒷심을 발휘하게 만든다.
프랑크 와일드 혼이 만드는 작품들은 일단 드라마틱하면서도 격정적인 아름다움이 있다.
OST도 "must listen" 필수 아이템으로 등극하고...
거기에 괴물스럽게 완벽히 배역을 진화시키는 "류정한"이라는 배우가 가세한다면?
이겐 정말 끝장인거다.
솔직히 노래를 너무, 제대로, 끔찍히 아릅답게 부른다.
작품 속 인물에 대한 해석도 너무 탁월하고,
회가 거듭될수록 인물과 배우가 갖는 일체감이라는 게 진화 혹은 성숙의 단계 그 이상이다.

포인트를 똑똑 찍어서 말하는 대사 톤과 호흡 조절은 가히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나는 한 번도 그가 무대 위에서 헉헉대며 숨차 하는 모습을 본 적도, 들은 적도,  느껴본 적도 없습니다.
과감한 액션 히어로가 되어 과거엔 하지 않았던 엄청난 몸쓰기를 보여주는 현재까지도 말이다.
(진심으로 묻고 싶다. 숨을 쉬긴 쉬느냐고...)
부러우면 지는 건데...
차라리 부러운 걸로 끝나면 오히려 다행이다 싶다.
부러움이 파산으로 직결되는 게 이 몹쓸 약쟁이들의 현실인지라...
내가 당글라스도 아닌데
류몬테는 자꾸 나를 파산을 선물한다.
그리고 이건 정말이지 너무나
"공정치 못한 일" 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5. 12. 06:27
원래 예정대로라면
5월 2일 류정한의 몬테크리스토를 다시 보는 거였는데
1박 2일로 함평 나비축제를 다녀오느라
엄기준의 몬테크리스토로 계획이 수정됐다.
몬테크리스토(엄기준)와 아베 파리아(이용근)을 제외하면
다른 캐스팅은 4월 21일과 동일하다.
(차지연 메르세데스는 아무래도 나랑 인연이 없는 모양이다)



배우 엄기준을 무대 위에서 보는 건 정말 오랫만이다.
생각해보니 그의 무대를 본 건 거의가 다 소극장, 중극장이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엄기준"을 이야기할 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를 빼놓을 수는 없겠다.
엄기준과 조정은의 페어는 아름답고 그리고 아팠다.
그에겐 딱 "베르테르"의 감성이 어울리는 배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래서 사실은 조금 기대를 했었다.
그가 그토록 좋아하는 <지킬 앤 하이드>의 프랭크 와일드혼 작품 <몬테크리스토>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고 TV 연기자로 변한 그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가 됐을지도 궁금했다.
지금까지 내가 봤던 엄기준의 작품들은...
괜찮았다. 그에게 썩 잘 어울렸었다.
카르멘, 젊베슬, 어쌔신, 그리스. 사랑은 비를 타고...
(쓰고 보니 그의 최근 작품은 거의 못 본 상태다. 그래서 더 궁금했는지도 모르겠다)



깜짝 놀랐다.
엄기준이라는 배우가 이랬었나???
1막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나는 당황스러웠다.
류정한의 첫공때 나는 무대때문에 화가 났었지만
적어도 그 무대에 서 있는 배우때문에 화가 나지는 않았었다.
엄기준의 몬테크리스토는 유니버설아트센터의 소음과 번잡함 만큼이나
어색하고 그리고 확실히 부족했다.
(나는 아마 그도 느끼고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그의 딕션은 때때로 명확하지 않게 뭉겨졌으며 표정은 그로테스크하게 과장됐다.
(무대와 너무 가까이 앉았다고 나는 나 자신을 책망했다. 좀 멀리 앉지 그랬느냐고...)
뮤지컬 넘버들을 너무 힘겹고 부르던 모습과
심지어 고음을 과감하게(?) 뭉턱 짤라내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다 민망했다.
엄기준은 메르세데스(옥주현)에겐 단지 연하남처럼 유약했으며
빌포트(조순창)에게는 당당하지 못한 그야말로 겁먹은 죄인의 모습이었고
스승 파리아(이용근)에게는 제 스스로 아무것도 못하는 찌질이에 불과했다.
엄기준의 단테스라는 인물은 결코 몬테크리스토로 변해 복수를 할 수 있는 위인이 아니다.
이런 느낌이었으니 극이 진행될수록 어리둥절할 수밖에...
(쓰고 보니 내가 다 참담하다...)
원래 엄기준이란 배우가 그랬던가?
나는 자꾸 이 질문을 계속 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옥주현은 첫공때보다 확실히 훨씬 더 좋았다.
첫공때는 나는 메르세데스의 감정에 단 한번도 공감할 수 없었는데
두번째에는 그녀의 눈물이 아팠다.
(그렇다고 100% 공감은 아니다)
이날 무대에서 그 누구보다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던 배우는
바로 몬데고 "최민철"이었다.
첫공때 나는 그가 자리를 잡고 있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안타까웠고 그의 방황(?)의 이유가 궁금했었다.
그런데 이번 공연에서는 그가 이 뮤지컬의 주인공처럼 느껴졌다.
1막에서 단테스가 불렀던 복수를 다짐하는 노래(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의 일부를
2막에서는 몬데고가 부르게 되는데
솔직히 말해서 두 사람의 모습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관객들의 박수소리도 많이 차이가 났음을 밝히지 않을 수 없겠다.
최민철의 몬데고는 표정과 톤, 그리고 액션도 아주 적절했다.
그가 무대에서 자기 자리를 찾은게 나는 몹시 반가웠다.
(역시 최민철 ^^)



첫공때 조원희의 아베 파리아가 과장이 너무 심하고 코믹해서 못마땅했는데
이용근의 파리아는 더 코믹하더라.
그래도 죽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나긴 했다.
(조원희때는 너무 힘차게 사망하셔서 ^^;;  많이 당황스러웠는데...)
무대 소음은 여전했지만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공연이었다.
스크린도 첫공 때처럼 실수도 없었고 어색하지도 않았다.
(첫공때는 단테스가 자루에서 빠져나올 때 화면 전환이 늦었었고
 다른 부분에서도 타이밍이 정확하지 않았었는데...)
결국 문제는,
단테스이자 몬테크리스토였던 "엄기준"이었다는 건데...
오랜 뮤지컬 배우로서의 그의 내공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에게 이제부터는 TV 연기자로서의 재능만을 기대해야 하는 건가???
간절히 그의 come back을 외치고 싶다.
"Come back! Mr. Um. Please!"


                                                   2010. 05.04. 몬테크리스토 커튼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4. 26. 05:44


일    시: 2010.04.21. ~2010.06.13.
장    소 : 유니버설아트센터
작    곡 : 프랭크 와일드혼 / 연   출 : 로버트 요한슨
casting : 몬테크리스토 백작(류정한, 엄기준, 신성록)
             메르세데스(옥주현, 차지현)
             아베 파리아(조원희, 이원근),
             몬데고(최민철, 조휘),
             빌포트(조순창), 당글라르(장대웅), 
             알버트(김승대, 전동석) 그 외...


<2010.04.21. casting>

몬테크리스토 : 류정한 / 메르세데스 : 옥주현
아베 파리아   : 조원희 / 몬데고       : 최민철 
알버트          : 김승대

첫공을 아무 망설임 없이 선택한 건
오로지 이 사람,
뮤지컬 배우 "류정한" 때문이었다.
조금 쉬고 싶었는데 뮤지컬 넘버가 너무 좋아  휴식기를 반납할 수밖에 없었다는 작품.
그리고 무엇보다 <지킬 &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작품이니
그로서도 역시 탐나지 않을 수 없었겠다.
<영웅>에 이어 <라만차> 서울 공연과 지방 공연을 다니느라 참 지쳤을텐데...
그를 또 다시 불러들이는 무대 때문에
그의 매니아들 역시 또 다시 기꺼이 좌석쟁탈전을 준비한다.
(클릭이 빠른 자, 가까이서 그를 보리니...)



개인적으로는 옥주현의 뮤지컬 무대를 처음 봤다.
감정연기도 나쁘지 않고 노래도 잘 하는 건 정말이지 충분히 알겠다.
그런데 이상하지?
목소리는 왠지 모르게 약간 들떠있고 그리고 숨소리가 너무 크다.
그리고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녀의 어머니를 보는 것 내겐 좀 당황스러운 모습이다.
(그냥 내내 여자이기로 선택한 거라면 할 말이 없지만...)
오랫만에 본 최민철의 무대는 아직 중심을 잡지 못하겠다.
캐릭터 설정을 그렇게 한건지,
아니면 그가 현재 좀 방황(?)하는 중인지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가 올려진다고 했을 때
일부러 알렉상드르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 완역본 5권을 찾아 읽었다.
(내가 생각해도 정성이 갸륵하다)
그런데 원작을 괜히 본건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원작과는 느낌이 참 많이 다르다.
(당연한 거 아니냐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다...)


                                                 3인의 몬테크리스토 (류정한, 엄기준, 신성록) 
                                                 그런데 이 사진들 다들 좀 심하시다... ^^


알렉상드르 뒤마의 결말은 메르세데스와 에드몽 당테스의 헤피엔딩이 아니다.
당테스는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다시 배 위에서 길을 떠난다.
그의 곁에는 메르세데스가 아닌 다른 여자가 있다.
지조없는 남자라고?
아니! 원작을 읽으면서 나는 그 결말이 몹시도 좋았다.
그리고 그가 모렐 선주의 아들 막시밀리앙에게 남긴 편지의 마지막 구절이
결국 이 이야기의 모든 걸 대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뮤지컬에서는 몬테크리스토의 아들같은 존재인 막시밀리앙이 등장하지 않는다)

"...... 인간의 지혜는 오직 다음 두 마디 속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기다려라! 그리고 희망을 가져라!......"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에서는 이 문장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냈다.
극의 내용에 맞게 조금 더 극적인 문장으로 말이다.

"......정의는 갖는 자의 것, 사랑은 주는 자의 것...."

그러니까 이 뮤지컬의 주제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당연하지!
정의로 사랑을 통합하긴 힘들겠지만
사랑으로 정의를 통합하긴 훨씬 더 드라마틱 할테니까...


                    연출가 : 로버트 요한슨                         메르세데스 옥주현, 몬테크리스토 류정한

뜬금없는 배역과 내용에 원작을 읽은 나로서는 처음에 많이 당황스러웠다.
너무 과하게 코믹한 설정으로 나오는 파리아 신부,
(원작에선 이 사람은 현자, 석학자의 이미지였는데.... 쩝!)
이프 감옥에서 탈출에 성공한 당테스를 구출하는 배가 해적선이라는 설정,
거기다가 그 해적선의 선장인 루이스 밤파가 여자로 나오는 장면
그리고 원작에 없는 이름 "발렌타인"까지...
(이건 너무 달콤하쟎아~~~)
참 많은 창조적 과정으로 거쳐서 뮤지컬이 탄생된 셈이다.
여기에 당테스와 몬테고가 뮤지컬에서처럼 친구 사이가 아니라
몬테고가 메르세데스의 사촌오빠로 원작엔 나온다면 좀 놀라울까???
(뭐, 18세기엔 근친의 성행했으니까...)
그리고 알버트는 몬테크리스토의 아들이 아니라
몬데고의 아들이 맞다고 말한다면...
(에이. 그만 할란다~~)


                                                                               2장의 사진 출처 : 건승정한 ^^
뭐 어쨌든 좌우지간,
작품 자체는 확실히 나쁘지 않다.
문제는 공연장이 아주 확실하게, 너무도 완벽하게 나쁘다는 거다.
왜 하필 "유니버설아트"냐고 고개를 저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공연장의 열악한 조건이 공연의 감동을 얼마나  빠른 속도로 반감시킬 수 있는지
절실히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나, <삼총사>와 <살인마 잭>을 모두 넘겼다. 유니버설아트라서...)
내 귓 속에는 아직도 삐그덕거리며 완전 100% 수동으로 설치되던 
무대셋트들의 소음으로 가득하다.
(열심히 무대 설치하는 사람들에게 당신 발소리 무지 크다고 말한다면 내가 죽일년인가?
 암튼 출연료는 제일 많이 주어야 할 것 같아. 어쨌든 제일 많이 무대에 등장하니까...)
이 공연장의 총체적이고 절대적인 난국이
빠른 시간 안에 해결되길 나는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몬테크리스토가 고향으로 돌아와 처음 연회를 여는 장면에서
(정확히 말해서 빨간색 망토를 휘날리며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장면)
살짝 미스코리아 Feel이 느껴지는 건 나 혼자만이었을까?
(여러분! 아름다운 밤이예요~~~)
아무튼 이 작품을 위해서
마흔이 넘은 몸을 이끌고 멋지게 힘준(?) 복근을 보여준 류정한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잘하면 머지 않아 화려한 "액션 히어로"로 등극하지 않을까???
결투 장면은 정말 실감나더라.
(그것도 매번... 이 뮤지컬, 칼싸움 정말 여러번 나온다)
배우들이 하나하나 정확하게 동작을 맞추기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을까를 생각하니 대단하다 싶다.
저러다 다치는 건 아닌가 솔직히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그만큼 실감이 난다는 뜻 ^^
이 상태로 가다간 조만간 배우 류정한 배에도 멋진 리얼 초코릿 복근이 생기게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

 
                                                       류정한, 차지연 <언제나 그대 곁에>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