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7. 11. 3. 08:29

 

 

<사의 찬미>

 

부제 : GloomyDay16260804

일시 : 2017.07.29. ~ 2017.10.29.

장소 :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작곡, 음악감독 : 김은영

극본, 연출 : 성종완

출연 : 정동화, 이율, 고상호 (김우진) / 최유하, 최수진, 최연우 (윤심덕) / 최재웅, 김종구, 성두섭 (한명운)

제작 : 네오프로덕션

 

사의 찬미라니...

死를 讚美해도 되는 건가??? 死가 讚美되어도 되는건가???

씁쓸하다.

죽음을, 비극을 설계하는 미스테리한 남자 한명운과

그의 타켓이 된 여자와 남자.

비단 꾸며진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의심.

나도 안다.

이 의심이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의심이라는걸.

하지만 이성과 합리성으로 이해되지 않는 죽음이 너무 많다.

오히려 객관적인 죽음의 상태보다

황당한 살이 붙여질지언정 팩션으로 남을 실종(失踪)이 간절하다.

 

아무도 날 찾지않는 곳,

아무도 날 알아보지 않는 곳, 

그 어떤 오해도, 그 어떤 편견도 없는 곳... 은

이 세상에 결코 없겠지?

그런 곳이 어딘가에 있어주기만 한다면...

나도 진심 그곳에 가고 싶다.

그런 이유로,

나는 윤심덕과 김우진이 이태이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을거라고

굳게 믿고 싶다.

그들의 결말은 사내의 설계한 결말과 달랐다고...

 

* 이날 공연이 막공이였던 최재웅과 이율은 불꽃이 튀었다.

  특히 40분께 이율의 노래 중간에 물어뜯듯 시작되는 최재웅의 "사의 찬미"는 압권이었다.

  휘몰아치듯 치고 들어오던 피아노 연주까지...

  이율의 "저 바다에 쓴다"는 처절했고, 최유하의 "사의 찬미"도 처연했다.

  死를 讚美 하는건 힘들고 아픈 일이겠지만,

  이 작품의 넘버는 찬미받아 마땅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7. 27. 08:10

<번지점프를 하다>

일시 : 2012.07.14. ~ 2012.09.02.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프로듀서 : 박용호

대본 : 이문원

작사 : 박천휴

음악 : Will Aronson

각색, 연출 : Adrian Osmond 

협력연출 : 이재준

출연 : 강필석, 김우형 (서인우) / 최유하, 전미도 (인태희) 

        이정훈, 이재균 (임현빈) 

        임기홍, 진상현. 송상은, 김성일 외.

        

2007년 <스위니토드> 팀이 모였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번지점프를 하다>를 볼 이유는 충분했다.

그리고 2000년 이병헌, 이은주 주연의 원작 영화의 기억 역시도 얼마나 좋았던가!

그 풋풋한 감성과 상큼하면서 고요했던 떨림들,

솔직하면서 단정해서 너무 예뻤던 대사들,

잔잔해서 더 여운이 남는 마지막 장면과 대사까지...

아! 격정적인 스토리가 없어도 이렇게 깊고 진한 사랑 이야기가 나올 수 있구나

어린 마음에 이 영화를 보면서 감탄했었다.

그리고 너무나 아깝고 그리운 여배우 이은주!

난 참 그녀를 좋아했었다.

그녀만이 갖는 뭔가 신비롭고 반항적인 이미지에 매혹당했엇다.

심지어 나는 그녀가 이서진과 함께 출연했던 2004년 MBC 드라마 <불새>도 빼놓지 않고 챙겨봤었다.

화려하게 반짝이지 않아도 충분히 눈부실 수 있다는 걸 여배우 이은주를 통해 알아가는 중이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정말 그녀가 그.립.다.)

 

뮤지컬로 제작된다는 소식은 꽤 오래전부터 들었다.

어떻게 만들겠다는거지?

의혹과 의심이 먼저 생겼고 그러다 어느 틈에 잊어버렸다.

그런데 정말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그것도 5년 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창작 과정을 거쳐면서 제법 탄탄한 작품이 탄생됐다.

2010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 창작지원작으로 선정되면서 짧게 공연됐었는데

그때도 꽤 괜찮다는 입소문을 듣기도 했다.

대구 공연때와 비교해서 뮤지컬 넘버가 대폭 수정이 됐다고 하는데

(거의 전곡을 다시 썼다는 후문이...)

넘버를 듣고 있으면 공들인 티가 역력하다.

이국(異國)의 작곡가 윌 애런슨이 만든 멜로디는

참 감각적이고 따뜻하고 섬세했다.

영화를 완벽히 이해한 사람의 마음결이 느껴졌다.

이 멜로디를 더 돋보이게 만든 박천휴 작사가의 가사와

아드리안 오스몬드의 감각적인 연출,

이 삼인방의 하모니는 작품의 장면 하나 하나를 수채화로 다가오게 만들었다.

(<스위니토드>를 보면서 내가 아드리안 오스몬드에게 얼마나 경이로움을 느꼈던지...)

 

  윌 애런슨, 아드리안 오스몬드, 박천휴

강필석 서인후.

미안한 발언이지만 참 심심하고 기승전결없이 생긴 배우다.

외형때문에 캐릭터에 한계가 있을 것 같은 배우를 꼽으라면 나는 주저없이 강필석을 앞자리에 세우겠다.

그런데 이 배우의 가장 큰 강점은 성실함과 그리고 집요함에 있다.

그래서 배우 강필석이야말로 정말 무서운 배우다.

연극 <레드>에서 내공깊은 강신일과의 불꽃튀는 혈전(?)은 그야말로 그의 일부에 불과하다. 

(이 사람 언젠가 배우로서 큰 사고를 칠 게 분명히다.)

현장에서 이 뮤지컬을 보면서 서인후라는 배역을 강필석만큼 잘 할 수 있는 배우가 있을까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이병헌이 표현한 서인후보다

뮤지컬에서 강필석이 표현한 서인후가 더 안타깝고 절절하다.

아, 이 사람은 정말 한 사람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구나...

충분히 이해가 됐고 납득이 됐다.

인후의 노래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인데 후반부로 갈수록 힘겨워하는 모습은 보이지만

대체적으로 감정이나 가사의 느낌은 충분히 전달됐다.

특히나 표정과 감정표현은 참 아름다웠다.

노래에서도, 대사에서도 인후 그 자체였다.

서인후의 모델이 강필석이라고 해도 믿겠다. 나는.

 

아마도 이은주의 태희가 내겐 너무 진하게 각인된 모양이다.

최유하 태희는 너무 크고 강하고 단단한 느낌이었다.

김우형과는 발란스가 어느 정도 맞을 것 같은데

강필석과는 외형에서부터 살짝 발란스가 삐꺽인다.

여관방 장면에서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최유라의 두상이 강필석보다 훨씬 커서 살짝 모자지간 느낌도 든다.

<풍월주>와 병행하는 강행군이라서 그런지 노래가 불안했다.

임현빈 역의 이재균.

아직 무대를 책임지기에는 경험이 부족해보였다.

2막에서 교실에 혼자 남아 혼란과 분노를 표출하는,

현빈에게는 아주 중요하고 극적인 장면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무대에서 너무 조심하고 모습이다.

그래도 마지막 장면은 정말 좋았다.

현빈이 아니라 태희의 모습을 잘 보여줬던 것 같다.

보면서 눈에 많이 띄었던 배우는 재일 역의 김성일.

목소리, 눈빛, 연기, 노래가 다 좋았다.

김성일이 현빈 역을 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나중에 이 녀석이 다시 <쓰릴미>를 하게 되면 꼭 봐야겠다는 생각도. 

목소리 참 매력적이다.

 

무대가 빈약하다는 평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무대가 단정하고 단순해서 아름다웠다.

(우리는 너무 화려하고 거대한 것에 길들여져 버렸다)

장면 전환하는 방식도 좋았고 특히 조명은 압권이었다.

극의 분위기마다 변하던 그 오묘한 색감들.

어떻게 저런 색을 쏙쏙 뽑아서 무대위에 썼을까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인후와 태희가 왈츠를 추는 장면에서의 그 몽환적이고 이국적인 푸른 분위기라니...

확실히 무대를 표현하는 방식이 지금까지 봐왔던 작품들과는 많이 달랐다.

좀 이해가 안 되는 무대 셋팅도 있긴 했지만

(무대 뒤에 듬성듬성 있던 펼처진 우산과  벌떡 서있던 침대...)

전체적으로 새로운 방식의 표현이었다.

무대, 연출, 조명이 마치 이야기를 전해주는 느낌이다.

참 묘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한번쯤 더 볼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인생의 절벽 아래로 뛰어내린데도

그 아래는 끝이 아닐 거라고 당신이 말했었습니다.

다시 만나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

 

전생을 기억하는 사랑.

그래, 있을 수 있겠다!

오직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랑.

그래, 그것도 있을 수 있겠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는

내게 여러 의미의 가능성과 "만약..."을  여운으로 남겼다.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6. 13. 07:48

<풍월주>

 

부제 : 바람과 달의 주인

일시 : 2012.05.04. ~ 2012.07.29.

장소 : 컬처스페이스 엔유

극본 : 정민아

작곡 : 박기현

연출 : 이재준

음악감독 : 구소영

출연 : 성두섭, 이율 (열) / 김재범, 신성민 (사담)

        구원영, 최유하 (진성), 김대종 (운장어른)

        원종환 (궁곰), 임진아, 신미영 (부인들)

 

<풍월주> 두 번째 관람.

열과 사담은 지난번과 같은 성두섭, 김재범이었고 진성여왕만 최유하로 관람했다.

 

첫번째 관람 이후 리딩공연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아서 다시 찬찬히 살펴보고 싶었다.

두 번을 봤는데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호불호를 결정하기에 참 애매하다.

조금은 위험하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소재인데 풀어나가는 과정이 너무 유치한 것도 같고.

여성팬만을 겨낭해 수입을 올리자는 상업성 농후한 작품인 것도 같고.

그러면서도 넘버와 대사는 꽤 잘 나왔고.

(노골적인 성적 묘사도 꽤 있지만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 남자 기생들 아닌가...)

무대와 의상은 정체불명이지만 그래도 이해불가의 정도는 아니고.

조명의 색감과 극의 마무리는 꽤 인상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딩 공연때만큼의 감성과 애절함이 본공연에서는 좀처럼 느껴지진 않으니

의외로 미스터리다. 이 작품!

(도대체 너의 정체는 확실히 뭐냐?)

 

<풍월주>가 성두섭, 김재범이 아니었다면 과연 지금같은 성공이라도 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아니었으리라.

그런 점에서 어쨌든 이 작품은 성두섭, 김재범에게 일종의 빚을 진 셈이다.

물론 이율, 신성민을 안 보고 이렇게 말한다는 게 모순이겠지만

일단 비주얼상으로 이율 열은 남자기생을 할 만한 꽃미남과는 아닌 것 같고.

(게다가 "뮤지컬계의 비"로 일컬어지는 성두섭과 비교하면 안스럽게도 더욱 그렇다.)

사랑과 우정을 오가는 오묘한 분위기를 표현하기에 사담 신성민의 이력은 아직 얉다.

첫번째 관람때에도 성두섭조차도 연기 기복이 심해서 좀 걱정스러웠었는데...

다행히 이번엔 무난한 열을 보여줬다.

전체적으로 음색과 모습, 자세가 두루 성두섭에게 잘 맞는 배역이다.

("밤의 남자"에서 춤을 조금 더 잘 췄으면 금상첨화겠지만...)

김재범 사담은,

더도 덜도 말고 딱 사담같다.

본인은 이런 유약한 이미지로 굳어지는 게 싫어서 처음엔 사담역을 고사했다는데

뭐 이런 쪽으로 일가를 이루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최유하 진성은,

극의 후반부엔 참 절절하더라.

구원영이 약간 광적이고 독선적인 여왕을 표현했다면

최유하는 가사말 그대로 그저 한 남자를 바라는 한 여인으로 진성을 표현했다.

그래서 열이 스스로 선택한 죽음에 그렇게 고요히 통곡할 수 있었으리라.

운장어른 김대종, 궁곰 원종환도 배역에 잘 어울린다.

시종일관 희극적인 인물인 궁곰이 사담의 죽음에서

애타는 절규로 비극적 표현을 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원캐스팅으로 가는 운장어른 김대종은 6월 22일부터 시작되는 <전국노래자랑>에도 출연하는 모양이다.

과연 두 작품 중 어느 작품에서 빠지게 될지 살짝 궁금해지긴 한다.

그래도 자칭 운루의 CEO로 관객과의 대화에서 사회자 역할까지 도맡아 했었는데...  

차기 운루 CEO가 지금 열심히 칼춤을 연마중이려나????

(그렇다면 이번엔 그럴듯한 칼춤을 보게 되길 개인적으로 희망한다. 김대종은 칼춤은 아무래도 좀 둔탁해서...)

 

개인적으로 <풍월주>는 스토리보다는 빛, 색, 음(音)이 화합과 조화가 마음에 든다.

작품의 분위기에 따라 조명이 바뀌는데 그 색을 따라가면 참 묘한 느낌에 빠진다.

그리고 애절한 장면에 흐르는 해금의 선율도 썩 잘 어울린다.

여기에 선의 조화까지 이루어졌다면 참 좋았을텐데 조금 아쉽다.

그리고 프리뷰 공연 때는 사담이 죽고 난 후에 열이 오열하며 부르는 노래가 있는데

본공연에서는 이 노래가 빠졌다.

너를 죽게 만들어서 미안하다는 열의 처참한 고백과 후회를 담은 노래였는데

그전까지는 동성애보다는 좀 특별하고 각별한 우정을 보여준 두 사람이

이 부분에서 사실은 깊은 사랑이었음을 드러내준다.

나름 반전이라고 생각하는 노래였는데 왜 뺐을지 의문이다.

이 노래를 맞물리면 마지막 장면에서

두 사람의 장난스런 희롱 장면이 더 애뜻하게 다가왔을텐데 아쉽다.

 

성두섭 열과 김재범 사담은

극의 후반부로 갈수록 몰입의 정도가 참 지극하다.

커튼콜까지 그 감정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좀 짠한 마음도 든다.

확실히 배우에 의해 배역이, 작품이 상당 부분 힘을 얻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두 사람이 빠진 <풍월주>는 사실 좀 맥이 빠지는 느낌이다.

아게 비록 잘 모르는 사람이 갖는 기우에 불과할지라도...

 

* 몰랐는데 커튼콜에서 성두섭 열이 상의를 바꿔입고 나온다.

  상의에 달린 휘장이 처음엔 회색이었는데 나중엔 붉은 색으로 변해있다.

  그냥 그런 작은 디테일의 변화가 뭔가 최후까지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12. 10. 05:50

<뮤지컬 엣지스>

원작: 벤제이 파섹, 저스틴 폴
연출: 변정주
극작: 류용재, 윤혜선
기간: 2010.11.23 ~ 2011.1.16
장소: 대학로 더굿씨어터
출연: 강필석, 최재웅, 최유하, 오소연


오랫만에 강필석의 무대를 봤다.
<틱틱붐>을 보려고 했는데 놓쳐버리고...
솔직히 제목만으로는 그리 끌리는 작품은 아니었다.
그런데 강필석, 최재웅 두 배우를 함께 볼 수 있다는 게 선택의 가장 큰 부분으로 작용했다.
모자이크 형식의 이야기.
스터디셀러 <아이 러브 유>를 떠올리게 한다.
평범한 젊은이들의 고민과 고백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낯설고 어색하지?
원래는 송쓰루 뮤지컬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냥 원작처럼 송쓰루로 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등장인물조차도 배우들의 실명 그대로 사용해서 나름데로 친밀하게 다가가게 한 것 같은데
그게 이상하게 솔직하게 다가오는 게 아니라
작위적으로 다가온다.
중간중간 인터넷이나 현장에서 쓴 고민을 소개하는데
그게 또 물위에 기름이 뜨듯 이질적이다.
단지 소개한다는 의미 밖에는...
그걸 관객의 참여라고 과연 할 수 있을까????
관객들의 호응도 생각만큼 즉각적이고 원활하지 않아 배우들도 참 힘들겠다 싶다.

 

반복되는 직장 생활에 질린 남자,
여기저기 면접을 찾아다니는 취업 장수생인 여자,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자 하는 맞선녀,
인터넷에 빠져 가상의 모습과 헷갈리는 컴퓨터 중독남,
이렇게 네 사람으로 시작되고 끝나지만
그 중간중간은 실제와 배역 사이를 왔다갔다하면서 좀 산만하게 진행된다.
88만원 세대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데
꿈, 사랑, 실수... 등 그냥 평범한 이야기들 뿐이다.
뭐랄까? 포인트가 될만한 이야기가 없다는 게 흠이라고나 할까?
원케스팅으로 작품의 집중력을 높인건 정말 좋았는데...
(좀 걱정은 된다. <건메탈 블루스>, <더 씽 어바웃 맨>처럼 비운의 운명이 될까봐...)  
변정주 연출이 말했다.
“만약 캐스트가 많았다면 작품이 이렇게 나오긴 힘들었을 거다.
작품에 나오는 내용들이 본인들의 입에서 직접 나온 것이 많았다.
원캐스트여서 배우들도 자신을 벗고 보여줬기에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독특한 컨셉이 장점이 될수도 있겠지만 그게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어려운 여정이 되겠지만 부디 진화를 잘 시키기를...



기억에 남는 뮤지컬 넘버들이 꽤 있다.
가령, 네 배우가 함께 부른 "가면을 벗어"라는가
최재웅이 부른 "어머니"
(이 노래 가사가 참 좋다. 그리고 최재웅의 음색이랑 잘 어울린다)
강필석이 조그만 인형 두 개를 가지고 부르던 동화같은 노래,
(이 노래를 부를 때 강필석의 표정과 목소리 참 좋다)
그리고 최유하가 캣우먼스러운 복장으로 지나간 연예 편력(?) 노래 "이젠 안녕" 도 괜찮았다.
최유하, 오소연 두 사람이 연인으로 나와서 부른 "너는 나를 믿어야해"도
여자 두 사람의 하모니가 안정적이고 특별했다.
마지막에 나오는 "난 무엇이 될까?(become)"는 시작과 마지막 부분이 대비되는 느낌이 들면서
묘한 분위기는 남기더라.
그리고 무대 창문과 벽면에 보여지던 영상도 분위기와 아주 적절하게 어울렸다.
소극장 공연인데 에피소드에 따라 배우들의 의상도 자주 바뀌었고
4명으로 구성된 밴드의 라이브 연주도 장점이라 하겠다.
조목조목 따지고 들어가면 나쁘지 않은데
이상하게 전체적으로는 조화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게
좀 아이러니다. 



꿈, 사랑, 실수, 어머니. 다시 사랑...
아마도 너무 많은 흔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산만하다고 느껴진 건.
아니면 이런 이야기에 공감하기엔 내가 너무 무덤해진 건지도 모르고...
가끔은 그럴 땐 조금 서글퍼지기도 한다. (*^^*)
그래, 그냥 독특했다라고 기억하자.
엣지있게 ^^
확실히 오랫만에 무대에서 본 강필석의 목소리는 반가웠다.


                                           <Become> - 강필석, 최재웅, 최유하, 오소연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