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8. 4. 23. 13:40

화약탑, 천문시계탑, 구시가지교탑, 말라스트라나 교탑.

프라하 전경을 볼 수 있는 tower 네 곳.

화약탑은 구시가지광장과 카를교와 거리가 있어 veiw가 시원하지 않고

천문시계탑은 올라갈 순 있지만 보수중이라 답답하고

남은 곳은 카를교 양쪽 끝에 있는 교탑 두 개.

그 중 내가 선택한 곳은 구시가지 교탑(The Old Town Bridge Tower)이다.

이유는,

카를교에서 프라하성까지 이어지는 파노라마를 한 눈에 보고 싶어서.

 

 

아쉽게도 패밀리티켓이 없다.

요금은 성인은 100czk, 학생은 70czk.

교탑 아래에서 티켓 오피스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작은 문을 통해 위로 올라가야 나온다.

입장료는 천문시계타워가 130czk로 좀 비싸고

(천문시계타워엔 패밀리티켓이 있다)

구시가지교탑, 말라스타라나 교탑, 화약탑은 전부 똑같다.

다행이 사람이 많지 않아 바로 올라갈 수 있었다.

 

 

교탑 꼭대기에서 바라본 모습.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협소하고 좁은 공간에서 사람들을 피해가면 열심히 사진기를 눌렸다.

일직선이 아닌 물의 흐름처럼 휘어있는 카를교도 멋지고

떠내려오는 빙하의 막기 위해 다리의 왼편에 설치된 구조물들도 위에서 내려보니 꽤 운치있다.

노랗게 물든 나뭇잎과 블타바 강의 파란 색의 대비도 선명하다.

이 모든 것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우뚝 솟은 비트 대성당까지.

프라하의 진수가 내 눈 앞에 아낌없이 펼쳐져있다.

날씨까지 맑아 더없이 좋았다.

축복같은 하루.

내려오면서 본 특이한 조각상은

파리의 노틀담의 곱추처럼 숨겨진 이야기가 하나쯤은 있을것 같아.

안내문이 읽어봤는데 특별한 내용은 없다.

악마인지 원숭이인지 모를 저 형상이 상징하는게 무엇이고, 저걸 높은 곳까지 올려놓은 사람이 누구일까?

뭐.... 대략 이런 내용인듯.

 

 

아쉬운 마음에 말라스트라나 교탑도 몇 장.

카를교를 건너야 있는 교탑이라서

위치상 블타바강과 프라하성 같이 볼 순 없다.

대신 카를교 너머 구시가지쪽 스카이라인은 한 눈에 보이겠다.

제일 좋은건 두 곳을 다 올라가는 거겠지만

한 곳만 가야한다면 나는 구시가지교탑을 추천한다.

뭐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8. 4. 6. 16:03

프라하의 주인공은 카를교고

카를교의 주인공은 성 요한 네포무크 성상이다.

왕비의 고해성사 내용을 끝까지 밝히지 않아 왕에게 죽임을 당한 요한 네포무크.

파란 하늘 아래 다섯 개의 별의

그의 신념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카를교에서 가장 오래된 성상이라는데

놀랍게도 복제품이 아닌 진품이란다.

허긴 소원을 비는 성상인데 복제품이면 좀 허무했을것 같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담아 만졌는지

참수당하는 네포무크 모습과 충성을 상징하는 개 부분이 반질반질하다.

소원을 비는 방법이 있다는데 건 잘 모르겠고

약식으로 빌기는 했다.

무병장수, 일확천금, 입신양명... 뭐 이런건 아니고

내년에 다시 여행할 수 있게 해주세요... 이렇게 빌었다.

덕분에 그때 빈 소원이 이뤄지긴 했으니 감사할 뿐.

소원까지 이뤄놓고 이런 표현 죄송스럽지만,

밤에 보는 네포무크 성상은 많이 무서웠다.

한 번 더 죄송스럽지만 "미라" 같아서 오래 보고 있기가 섬득했다.

 

 

사실 카를교에는 서른개의 성상이 아니라 서른 한 개의 성상이 있다.

비록 다리 위가 아닌 블타바 강 쪽으로 혼자 외따로 떨어져있긴 하지만

기사복을 입고 칼과 칼을 들고 있는 성상이 있다.

사연이 있음직한데

내 눈에는 카를교의 성상들을 지키는 호위기사처럼 보였다.

낮이고 밤이고 또 낮이고 밤이고...

저 기사님이 프라하성 호위기사라면

구시가지쪽 초입에도 존재감 풍기는 동상이 하나 있다.

바로 카를 4세 동상이다.

카를 4세는 체코에서 가장 교양있고 외교술이 뛰어난 군주였단다.

무력보다는 외교로 원하는 바를 얻은 현명한 군주.

찾아보진 않았지만 "카를교"라는 이름도 카를 4세의 이름과 관계있지 않을까 싶다.

다리 초입에 서있는 느낌이 딱 이렇다.

"어떠하냐? 이 아름다운 다리가, 이 아름다운 체코가!"

기꺼이 대답해드렸다.

"심히 아름답사옵니다. 전하!"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