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8. 7. 30. 15:51

<이타카로 가는 길>이란 프로를 봤다.

윤도현과 하현우가 출연하는 tvN 음악프로.

매일매일 동영상으로 노래하는걸 올려서

조회수만큼 돈을 받아 그리스에 있는 아타카까지 가는 여정이란다.

어제 우연히 봤는데 터키의 카파도키아가 나오더라.

반가웠고 그리고 많이 설랬다.

"40이 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터키에 가리라!"

단단히 결심했었고,

결심이 무색치않게 성실히 이행했다.

그게 시작이 돼 지금까지 여섯 번의 유럽여행이 이어졌다.

왜 터키였냐고 묻는다면... 모르겠다.

그냥 터키에 꽃혔다.

그땐 파묵칼레도, 카파도키아도, 인탈랴도 전혀 몰랐었는데...

지금도 가끔 궁금하다.

왜 터키였을까????

 

 

출근해서 2011년 터키여행 사진을 찾아봤다.

어제 나왔던 곳 모두가 내가 지나왔던 길이고, 곳이었다,

한장씩 볼 때마다 그때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어딘지 몽클해지는 마음.

카파도키아에 처음 도착했을때 느꼈던 신기하고 기이한 감정들이 되살아난다.

어떻게 이런 곳이 있을 수 있나 수없이 의심하면서 감탄했었다.

벌룬투어를 위해 새벽 일찍 일어났던 기억도.

파샤바 계곡의 거대한 기암괴석들도,

로즈투어의 붉은 능선들도,

맛있게 먹었던 항아리케밥도 ,

데린구유의 거대한 지하도시도,

모두 다 그립고 그립다.

못가본 곳도 아주 많은데...

인탈랴, 셀축, 샤프란볼루, 잉카라, 반, 치낙칼레...

자꾸 생각하니

점점 더 터키에 가고만 싶어진.

 

그렇다면 내년에... ???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1. 9. 30. 05:37
젤베 박물관을 나와서 이동한 곳은 데브렌트 계곡.
돌무쉬타기도 어렵고 차편도 거의 없다고해서 못가겠구나 생각했는데  
협상의 달인(?)인 언니 덕분에 택시를 타고 저렴하고 편하게 도착했다.
처음엔 택시요금을 30~40TL 불렀던 것 같은데
언니의 멋진 협상으로 5명이서 3TL씩 15TL 내고 탔다.
(정말 듣던대로 처음 가격에서 일단 반은 깎고 시작해야 되는게 맞나보다.)
데브렌트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택시에서 내렸더니 황량한 곳이라 좀 당황했다.
유명한 "낙타바위" 하나 덩그라니 놓여있고 다른 시설은 전무했다.
낙타바위 건너편에 로컬 기념품점이 있긴 하지만
그냥 차타고 지나가다 길 한 편에 잠시 내려서 낙타바위를 보는 게 전부.
(그런데 바위는 신기하게도 정말 낙타같더다,)
데브렌트는 '상상력의 계곡'이라는 뜻이란다.
이곳에 있는 바위들이 보는 사람의 상상에 따라 달라 보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고.



낙타바위를 본 후 다시 협상의 달인 덕에 택시를 타고 이동한 차우신 올드 빌리지
(5명이 각각 4TL씩 냈다)
언니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진짜 택시는 아니었고 데브란트의 로컬 기념품 아저씨가 자기 차로 영업(?) 하셨다.
터키에서 한국에서도 못 타본 자가용택시를 탄 셈 ^^
도착해서 들어간 곳은 "world of kebeb"이라는 좀 거한 이름을 가진 음식점.
그런데 이곳이 우리에게 소위 말하는 대박의 기억을 안겨줬다.
치킨 케밥을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주인장의 소신(?)으로 다른 케밥이 나왔지만
음식도 괜찮았고 빵도 맛있었고 특히 직접 만들었다는 요커트는 환상적이었다.
거기다가 주인 아저씨가 만도린 비슷한 악기를 들고 오셔서 직접 노래도 몇 곡 불러주시고...
연주와 노래하는 아저씨 표정이 정말 행복해보였다.
터키어와 영어를 대충대충 섞어서 말씀하시던 아저씨!
그래도 어느 정도 알아들으면서 서로 공감하고 이야기했다는 게 신기하고도 재미있다.
나중에 또 오라고 명함까지 주셨다.
다시 카파도키아에 가게 된다면 잊지 말고 꼭 찾아가고 싶은 곳!
(그때도 노래 불러주실라나...)



든든히 밥을 먹고 차우신 올드 빌리지(Cavusin Old Vilage)를 올라가기 시작한 우리들.
역시나, 당연히,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돌산이다.
차우신 올드 빌리지는 산에 만들어진 동굴 마을로
거대한 바위를 파서 산 전체를 마을로 만들었단다.
꼭대기에 올라가면 전망이 좋다는데
현지인이 우리에게 길을 이상하게 알려줘는지 올라가다보니 길이 덜컥 끊겼다.
(제대로 알려줬는데 우리가 이상하게 이해했는지도...)
그래도 정상이 아닌 곳에서 내려다본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오래된 동굴집과 반대편에 펼쳐진 현대식 건물들과의 대비와 조화는 묘한 여운을 불러일으킨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멋진 도예가의 모습도 한 컷!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건,
차우신에서 괴레메까지 걸어서 돌아왔던 길이었다.
이날 저녁 야간버스를 타고 파묵칼레로 이동해야돼서 카파도키아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그리고 함께 했던 좋은 사람들과도 작별이라는 감회가 나를 더 감상적으로 만들었겠지만
다른 어떤 곳보다 그 길들이 내 기억 속에 하나하나 선명하다.
(내 터키여행의 best of best!)
파란 하늘과 그 하늘 위를 여행자같이 지나가던 구름.
무심하게 서있던 나무들과 우뚝우뚝 만났던 바위들.
흙먼지 풀풀 날리던 바짝 마른길과 그 위로 쨍쨍하게 내리쬐던 햇빛.
아무렇지 않게 주변 풍경과 나란히 동행하던 공동묘지까지도...
사람들은 길의 끝에서 뭔가를 만나길 바란다.
그런데 나는 카파도키아에 있는 동안 그 길의 끝이 궁금하지 않았다.
그냥 계속해서 그 길 위에 서있고만 싶었다.



고호가 그랬다지!
"결국 나를 감동시키는 것은 자연 안에 모두 들어있다" 라고.
터키의 길이 내게 꼭 그랬다.
그래서 나는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오로지 걷기 위해서...
collateral damage!
터키가 내게 남긴 부수적이지만 너무 치명적인 손상...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1. 9. 28. 05:49
Green tour에서 돌아온 후 괴레메 오도갈 뒷길로 올라간 sen set point.
Green tour를 함께했던 한국인들이 같이 올라갔다.
(터키여행동안 한국사람을 가장 많이 만났던 카파도키아)
사실은 내일 아침에 이곳에서 해 뜨는 걸 모두 보기 위한 사전 답사(?)였다.
새벽에 길을 몰라 헤매다 해가 다 뜬 후에 올라가면 대략 난감인 관계로...
우리가 올라간 곳이 정확한 sen set point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스름에 올라간 덕분에 해가 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조그만 자미를 따라 올라간 언덕 위에는
우리같은 가난한 여행자들이 묶는 숙소가 아닌 고급 프티 호텔들이 늘어서 있었다.
카파도키아 바위굴을 그대로 리모델링해서 만든 프티 호텔은
저물는 해를 받아서인지 더 예뼈보여 그야말로 "프티(pretty)" 하더라.



카파도키아는 sun set과 sun rise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마을 자체가 이국적인 신비감에 쌓여 있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특히 저녁과 새벽무렵 삐죽한 기암괴석들에 하나 둘 불이 밝혀지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언덕을 올랐더니 사람들이 이미 많이 있더라.
그곳에서 또 다른 한국사람을 한 명 만나고...
저녁이라 날씨가 많이 차가웠지만 꽤 오랜 시간을 머무르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어설픈 카메라 속에 담았다.
하늘색이 변하는 걸 내내 지켜보는 건
황홀할만큼 아름다운 목격(目激)이었다.
마치 거대한 생명체의 진화과정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장엄하고 화려하지만 위협적이고 거만하지 않은...
위대함의 정체가 바로 이런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새벽 5시 15분 기상!
혹시나 약속시간에 늦을까봐 고양이 세수만 하고 부지런히 오토갈로 향했다.
자미를 지나 어제 올랐던 언덕 길을 다시 오르는 우리들.
(터키의 작은 자미들은 참 이쁘다. 뾰족한 첨탑때문에 독특한 느낌도 주고)
나는 확실히 길치가 분명하다.
어제 왔던 길인데도 전혀 모르는 길같더라.
사람들 아니었으면 분명히 해 뜨고 올라갔을지도...
(어쩌면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갔을지도 ^^)



sun rise와 함께 덤으로 본 balloon들.
진담이 섞인 농담으로 말했다.
"이 좋은 곳 미리 알았으면 비싼 balloon tour 안 했을텐데..."
balloon 안에서 본 풍경과 외따로 떨어진 곳에서 본 balloon의 모습은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쉭쉭 들리는 굉음에 가까운 공기 주입소리조차도 나쁘지 않더라.
멀리 우치히사르를 중심으로 새벽빛을 받으며 깨어나는 괴레메의 모습!
그건 보석보다 빛나고 빛보다  찬란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보기 위해 새벽 일찍 모인 사람들의 표정.
정말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더라!
사람이라면 참 징글징글한 내게조차
터키는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을
오래오래 남겼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1. 9. 14. 13:16
9월 3일 밤 11시 55분 비행기로 오랫동안 벼려왔던 터키로 떠났다.
한동안은 그곳에서의 기억이 오랫동안 날 버티게 해줄것 같다.
아름다웠던 곳.
하늘과 바다만 봐도 마냥 좋기만했다.
그리고
의외로 맛있었던 음식들.
(비록 여러가지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솔직히 여행기간동안 잘 챙겨먹지 못했는데 이상하게 배가 고프지 않았다.
배고프면 먹어야지 하다가 끼니를 잊기가 일수!
눈이 하는 호사는 뱃속까지도 든든하게 만드는 것 같다.
터키.
내게는 유토피아처럼 느껴졌던 곳!
그래서 꼭 다시 한 번 찾아가고 싶은 곳!



이스탄불 술탄아흐멧에서 먹었던 치즈 피데(Pide)
그리고 괴뢰메에서 그린투어후 한국사람끼리 모여서 먹었던 S&S 레스토랑의 피데.
터키식 피자인 피데는 우리가 아는 일반 피자보다 맛이 더 단백하고 깔끔하다.
단지 터키 피자가 짠맛이 강해서 많이 먹지 못한다는 게 흠.
(터키는 물값을 철저히 받아서 마냥 짜게 먹으면 어쩔 수 없이 물을 계속 시켜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음식점에서 물값 내는 것만큼 속스린 게 없더라)



터키의 대표하는 유명한 음식 케밥(Kebap).
카파도키아에서 꼭 먹어야 한다는 항아리 케밥(Pottery Kebap)은
3일동안 머무르면서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먹었던 것 같다.
그린투어 중에 먹었던 꼬치에 꽃혀서 나온 치킨 쉬쉬 케밥(Sis Kebap)은
날아드는 벌때문에 거의 먹지 못하고 반납(?)했다.
한국의 떡갈비같은 소고기케밥과 오랜 고민 끝에 도전했던 고등어케밥(Balik Ekmek)!
그런데 고등어케밥은 의외로 맛이 괜찮았다.
갈라타다리 밑에서 하나 사서 하루종일 먹으면서 다녔을만큼 양도 상당하다.
너무 비렸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가방에 넣어 두고 먹어도 그렇게 비리지 않더라.
터키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에 고등어케밥과 항아리케밥이 빠지지 않고 나오는데
그 이유를 조금은 이해했다.
(고작 10일 여행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얇게 자른 고기(소고기 or 양고기)를 빵 사이에 넣어주는 되네르 케밥(Doner Kebap)은
터키 길거리 아무 곳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요리사들이 잘생겼다 ^^
(터키 남자들 눈은 정말 예술이다. 다들 눈썹퍼머한 것 같다)
터키식 부침개라고 할 수 있는 괴즐레메(Gozleme) 만드는 무지 단아한 여인네의 모습.
(얼핏 보면 성스럽기까지하다)
돌돌 말아서 나오는데 담백하고 짭조름하다.
향신료시장이 발달한 터키인지라 경우에 따라서 강한 향이 있는 괴즐레메를 먹을 수도 있으니 주의!
차우신올드빌리지에서 우연히 찾은 식당에서 먹은 요거트.
집에서 직접 만들었다는데 너무 맛있어서 조금 더 달라고 했더니 OK란다.
함께 간 일행들 전부 이게 왠 횡재냐 하면서 행복해했는데
나중에 계산서에 보니 가격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너무 맛있어서 속상하진 않았다)
역시 직접 만들었다는 요구르트 아이란(ayran)은 약간 비리고 짜서 내 입맛에는 별로!
(알고 봤더니 주재료가 양젖이란다)
요거트도 그렇고 아이란에도 그렇고 고추가루같은 향신료가 뿌려져 나와 신기했다.
(어쩌면 진짜 고추가루인지도...)



터키에서 먹은 길거리 음식들.
종류가 상당히 많은데 먹어본 게 별로 없어 뒤늦게 안타까워 하는 중!
터키로 떠나는 사람들은 나처럼 후회하지 말고 부지런히 찾아드시길...
손에 들고 목적지를 찾아다니면서 먹기에도 아주 그만은 길거리 음식들이 많다.
일단 한국에서도 익숙한 군옥수수와 찐옥수수가 있는데
군옥수수가 0.5TL 비싸다.
찐옥수수 가격이 1TL, 우리나라 돈으로 700원이 안 된다.
옥수수 자체가 크기가 상당히 커서 이거 하나로도 한끼 식사기 충분했다.
소금을 잔뜩 뿌려주기 때문에 사면서 "No salt!"라고 살짝 외쳐주는 센스가 필요!
그리고 속이 보이는 투명한 상자에 들어있는 깨가 잔뜩 뿌려져있는 시미트(simit)
겉모습은 꼭 도넛처럼 보이는데 전혀 달지 않다.
오히려 바게트처럼 퍽퍽할 수 있는데 씹다보면 점점 고소해지는 것이 내 입에는 딱이었다.
돌아오는 날 아야소피아 광장에서 "simit festival"을 하더라.
갈길이 멀어 천막만 쓱 보고 왔는데 좀 들여다볼걸 후회가 된다.
이집션 바자르를 돌아다니다 피곤한 상태에서 먹었던 초코렛 푸딩!
터키에 워낙 단음식들이 많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달진 않았다.
덕분에 새로운 마음으로 그랜드 바자르를 갈 수 있게 해준 고마운  푸딩!
(생각해보니 이날 점심을 이걸로 끝낸것 같다.)



술탄아흐멧 여행자숙소 "야카모즈"에서 먹었던 아침과
카파도키아 "이쉬타르팬션"에서 먹었던 아침 식사.
터키식 블랙퍼스트라고 해서 빵(Ekmek)과 과일, 치즈와 달걀, 차가 나온다.
(사진으로 보니까 이쉬타르 팬션의 아침은 주인할아버지 파파만큼이나 푸짐하다)
완전 사랑했던 애플티!
입에 착착 들러붙던 터키 빵은 단백해서 더 맛있었다.
그리고 물은 돈을 받지만 빵 인심은 정말 과하다 싶을만큼 후하다.
햇빛이 좋아서 그런지 과일들은 아주 달고 향이 깊다.
터키공항에서 그렇고 사고 싶어는데 못샀던 터키 치즈.
비자르에서 살까 망설이다 무거울까봐 못사고
돌아오는 날 공항에서 찾았는데 아예 파는 코너 자체가 없어서 결국 못샀다.
터키빵이랑 치즈, 애플티는 아마도 나를 한동안 금단현상으로 이끌지도 모르겠다.



아랍 에미레이트 항공에서 나왔던 기내식.
비행기에 타면 따뜻한 물수건을 주고 곧 기내식 메뉴가 나온다.
(장기간 비행이라 메뉴판도 있고... 신기하더라)
메뉴도 다양하고 정성도 담긴 것 같긴 했는데
향이 강해서 거의 먹지는 못했다.
그래도 빵과 치즈는 맛있어서 곧잘 먹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먹었던 컵라면은 그동안의 기내식 설움을 전부 해소시켜줬다.
"농심" 상표를 보고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
마지막 사진은 터키항공 국내선을 탔을때 나왔던 샌드위치와 야채샐러드.
에미레이트 항공 기내식은 보기만 했었는데
터키 국내선은 샐러드만 먹었지만 맛있었다.
각종 야채와 데친 가지를 양념했는데 우리나라 가지랑 맛이 흡사했다.
터키 국내선 페가수스 항공도 이용했는데
거기는 기내식이 없고 음료, 음식을 다 별도의 돈을 주고 사먹어야만 한다.
(가난하고 늙은 배낭여행자에겐 그림의 떡 ㅋㅋ)




파묵칼레로 이동하는 야간버스에서 나왔던 간식들.
워낙 영토가 방대해서 한번 버스를 타면 8~10시간 이상 이동이 기본이라
그래서 먹을거리가 필수이긴 할 것 같다.
터키 버스의 특징이라면
깔끔한 안내군(?)이 타서 비행기 스튜어디스처럼 커피랑, 아이스크림, 과자를 승객들에게 서빙해준다.
한국에 없는 특별한 경험이라서 재미있기도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터키 과자.
의외로 맛있다.
로즈밸리때랑 벌룬투어 할 때 먹은 터키 쿠키들도 너무 맛있엇다.
(정말 먹고 싶다. 꿀꺽!)



먹지는 못했지만 그밖의 터키 간식들.
우리나라 젤리와 비슷한 로쿰은
바자르와 공항 면세점에서 정말 많이 먹었다.
아예 맘대로 먹으라고 접시에 담겨진 체로 여기저기 많이 놓여져 있다.
터키 전통 아이스크림 돈두루마(Dondurma)는 이제 한국에서도 많이 볼 수 있지만
피스타치오는 터키에서만 먹을 수 있다고 해서 먹어봤는데
좀 느끼하고 기름쳐서 많이 먹지는 못했다.
아이스크림 파는 사람들이 한국 여행자들에게 하는 말이 너무 재미있어서 웃었다.
"쫀득 쫀득, 아이스크림"
(근데 쫀득쫀득 이라는 뜻을 정확히 알기는 하는건가???)
혀가 쏙 빠질만큼 달다는 바클라바(Baklava)
그냥 보기에도 너무 달아보여서 감히 먹을 엄두도 안생기더라.
그래도 먹어볼걸 하는 후회가 된다.
언제 또 먹어보겠다고...
이렇게 미련한 여행자의 후회는
먹는 것 앞에서조차 깊다.
그래도 풍경만으로도 배가 불렀던 나라 터키!
정말 아름답고 진심으로 고귀한 나라다.
개인적으로 품고 있던 동경이 아무래도 더 깊어질 것 같다.

앞으로 꽤 오랫동안 이 멋진 나라의 사진들을 정리하느라 이곳도 꽤나 바빠지겠다.
터키, 터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1. 6. 30. 13:58
오래전부터 작정했던 터키 여행.
드디어 항공권 발권까지 완료했다.
내일부터 거의 모든 항공사가 운임을 인상한다고 해서
좀 저렴한 티켓이 있나 계속 기다리다 오늘 아침에 에미레이트항공으로 결재를 완료했다.
무려 140만원!
9월 3일 밤 11시 55분에 출발해서 13일 오후 4시 35분에 한국 도착이다.
현재 덜렁 왕복 항공권만 손에 쥔 상태.
나머지는 터키에 도착해서 해결한 계획이다.
주변에서 성화다.
너무 대책없이 가는 거 아니냐고...
그런데 그냥 대책없이 갈란다.
더 늦기 전에...


서울 - (두바이 경유) -이스탄불 - 카파도키아 - 파묵칼레 - 셀축(에페스) - 이스탄불 - (두바이 경유) - 서울

가장 많이 가는 코스로 가긴 하는데
일정은 정하지 않았다.
맘에 드는 곳이 있으면 한 곳에 좀 오래 머무를수도 있어서 숙소는 따로 잡지 않을 생각이다.
도미토미 몇 군데 확인해서 현지에서 해결!
12시간 가량의 야간버스를 여러번 타는 걸 대비해서 체력도 많이 비축해야 한다.
저질체력도 그저 황송한 체력이라 걱정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잘 해낼 것을 믿는다.
이제부터는 열심히 터키를 공부해야겠다. ^^
빨리 9월이 왔으면...



                                           <이스탄불과 보스포러스 해협>

                                                         <카파도키아>

                                                                  <파묵칼레>

                                                   <셀축, 에페스>
동양과 서양의 교차점,
현대와 고대의 건물이 함께 공존하는 곳.
최대한 많이 담고 기억하고 싶다.
터키...
어쩌면... 어쩌면...
영영 돌아오고 싶지 않을지도...
오르한 파묵이 있는 곳!
그곳에 드디어 간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5. 20. 09:17
"메르하바~~~"
(안녕하세요?)
잠깐이었지만 터키를 다녀왔다.
이 책을 나는 이렇게 시작하고 싶다.



이스탄불에서  보스포루스 해협을 횡단하는 페리를 타고
다시 돌무쉬와 트램을 몇 번씩 갈아타면서
나는 하렘를 들러보면서 터키 황실의 화려한 과거를 그려보리라.
"스타워즈"의 촬영지였다는 카파도키아를 들러
지하 도시를 길을 잃어도 오래오래 깊게깊게 다녀보리라.
조용한 호숫가 마을 에이르디르에서는
떠나고 싶을 때까지 마냥 기다림처럼 앉아 있을 것이고.
하루 다섯 번 메카를 향해 절을 하고 기도하도록 알리는 "아잔" 소리에 낯설어 하면서
걸음을 멈춰 볼 것이고,
용기를 내서 "Tree House"에도 올라가보리라.
지중해 고대 도시 올림포스에서는
코발트빛 지중해를 눈이 시리도록 내내 찬란하게 바라보리라.
그리고나면 나는 다시 돌아오고 싶어질까?
어쩌면... 아닐지도...




여행작가 오소희.
1971년생인 그녀는 이제 고작 3살이 된 아들 중빈(JB)과 함께
터키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1.5인의 함께 하는 여행.
그리고 그녀는 분명 아들을 데리고 간 것이 아니라 함께 여행을 했다.
터...키...
내가 늘 꿈꾸는 유토피아의 세계.
언젠가 내가 말없이 훌쩍 사라져버린다면
나는 분명 터키에 있을 것이다.
이스탄불의 블루모나코와 성소피아 성당 앞에서
신에 대한 경외감을 느낄 것이고
올림포스의 지중해 태양아래 펼쳐진 푸른 물 속에서
말갛게 나를 행궈내고 있을 것이다.
터키... 터키... 터키...
나를 터뜨릴 것 같은 이 나라가 나는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 버겁고 그립고
끔찍하게 보고싶다.






이 책은 내게 너무마 치명적으로 절망을 안긴 책이다.
터키... 미치도록 가고 싶은 나라.
아니 미쳐서라도
꼭 가고 싶은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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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낯선 이에게 이렇게 다정한 사람이 아니었다. 여행지에서조차 불필요한 시선이나 말과 미소를 아끼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내가 아이를 키우는 동안 변했던가?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고마움을 배운다"는 것과 동의어다. 그들이 내 아이를 향해 웃었기 때문에 나 또한 그들에게 고마운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 그들은 어김없이 두 배로 화사한 미소를 다시 내게 돌려준다.
이제는 누가 머저 미소를 짓는지 잘 알 수가 없다. 나는 이곳에서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누구에게나 인사를 한다. 그리고 오느새 우리에게 관심을 보이는 많은 터키인들 사이에서 손짓 발짓 섞어가며 대화를 하고 있다. 아루런 계산도 긴장도 없이 새로운 사람과 관계 맺기를 즐기는 것. 아무래도 내가 아이를 데려온 게 아니라, 아이가 날 이곳에 데려온 것만 같다.

비슷한 연배의 사람이 험한 노동에 늙어버린 얼굴을 하고 있거나 나무껍질 같은 손을 지니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죄책감 같은 것이 느껴진다. 내가 가끔씩 거울 속에서 찾아내는 나이듦의 징후들은 이들의 "진짜" 주름에 비하며, 한없이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까닭이다.
"카파도키아"란 중부 아나톨리아 고원 일대를 아우르는 명칭이다. 몇 차례에 걸친 화산 활동으로 이 일대가 잿빛 응회암으로 뒤덮였고, 이중 일부는 풍화 작용을 거쳐 기괴한 모양을 만들었다. 영화 "스타워즈"의 촬영 장소였다고 하면 어느 정도 설명이 되리라.
그러나 이 자연 비경만으로 관광객들이 들끊는 것은 아니다. 이곳은 로마 시대에 탄압을 피해 숨어든 기독교인들의 주거광간이 되기도 했던 지하 도시와 동굴집으로도 유명하여, 역사적 종교적 유적을 확인코자 하는 이들의 발길 또한 끊이지 않는다.

내가 10대였을 때는, 누군가 타인을 위해 봉사하고 내가 하기 어려운 일을 앞장서 해준다 하더라도 그것은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에 불과했다. 내가 20대였을 때, 타인에게 봉사하는 것은 감사해야 할 일이지만, 자신의 삶을 성실히 영위하는 것은 "먹고 살기 위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 30대인 내게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위대한" 일이며, 자신의 삶을 성실히 살아가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자신의 삶을 성실히 꾸려나가는 것에도 부단한 노력과 결심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한 노력과 결심이 조용한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까닭이다.

예전에 나는 낯선 사람과 그렇게 "즉각적으로 공통의" 화제를 찾아 환하게 미소를 터뜨려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쉽게 열리고 나눠본 적이 없는 삶이었다.
그럿은 또 내가 어떻게 자랐는가를, 얼마나 많은 미소와 따스한 손길과 보살핌 속에 성장하여 오늘날 이렇게 존재하게 된 것인가를 감사히 반추하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이전에 내가 반추했던 것들이 상처와 얼룩에 대한 기억이었다면, 이후에 나는 아이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면서 내가 받은 사랑의 기억들을 떠올리고 비로소 화해와 치유의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관계의 많은 부분은 희생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자신이 희생하는 것들과만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무언가를 좋아하는데 그것을 얻을 수 없다면 이유는 간단하다. 그 "무엇가"를 위해 자신이 희생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나는 좋아하는 것을 위해 아무것도 희생하지 않으면서 "얻을 수 없다"며 푸념을 늘어놓는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하게 되었다. 그들의 오해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생각과 달리, 그 "무엇가"를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희생하지도 않는 것이다.

아이가 해낼 수 없는 것을 요구하는 것은 부모의 무지이자 욕심이다. 그러나 아이가 해낼 수 있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는 것은 부모의 무능력이다.

아들아, 세상에는 유희가 생략된 유년을 보내야 하는 아이들도 있단다. 따스함과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단다. 네게는 세 살부터 시작된 이런 여행이, 한평생을 다해 노력해도 이룰 수 없는 사치가 되는 사람들이 많이 있딴다. 나는 네가 그런 사람들을 부단히 많이 보아서, 끝없는 속도전에서 비롯되는 초조와 이기심으로 차갑게 마음이 식어버렸을 때마다 스스로 발광하는 태양처럼, 스스로 네 마음을 뜨뜻하게 덥힐 수 있기를 바란다. 가진 것을 느끼고, 가진 것에 감사하고, 감사한 마음으로부터 나누고, 함께함으로써 더 많이 채울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게 융숭 깊은 사람으로 자라주렴.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