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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06 Turkey - 카리예 박물관
  2. 2013.09.27 톱카프 궁전과 코라 박물관
여행후 끄적끄적2013. 12. 6. 08:00

이스탄불 구시가지에서 살짝 외곽에 위치한 카리예 박물관.

2년 전 이곳에 들어선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건 감탄과 황홀을 넘어 온 몸을 꼼짝달짝 못하게 만드는 경외감이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도 무슨 일이 있어도 이곳만은 꼭 다시 가리라 작정했다.

예전에 너무 어렵게 이곳을 찾아간 기억때문에

조카들과 동생을 데리고 또 다시 헤매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숨을 쉴 수조차 없었던 경외감을 다시 한 번 경험해보고 싶었다.

다행히 이번엔 아주 수월하게 찾아갔다.

에미뇌뉘에서 37E를 타고 에디르네카프에서 하차해서 길 건너에 있는 카리에 박물관을 바로 찾아서 들어갔다.

(도대체 나는 2년 전 왜 여길 그렇게 헤맸을까? 지금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카리예 박물관은 처음엔 "코라 성당"으로 불렸다.

그러다 오스만제국때 아야소피아처럼 자미로 바뀌면서 "카리예 자미"로 명칭이 바뀌었다.

미나레와 미흐랍도 그대 만들어졌단다.

"코라"이든"카리예"든 그 뜻은 전부 "교외(郊外)"를 뜻하는 그리스어와 아랍어라니

뭐 결정적으로 바뀐 건 사실 아무 것도 없다.

그래서일까? 이곳의 모자이크와 프레스코화는 보전이 잘되어 있는 편이다.

"교외"라는 단어 그대로 술탄 아흐멧 중심지에서 벗어난 지형적인 요인이

비극의 참상을 면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오랜 시간이 지나서 자연스럽게 훼손된 부분도 있긴 하지만

정교함과 크기와 섬세함이 무시무시할 정도다.

이 성화들을 자세히 보려고 한국에서 짐을 챙길 때 일부러 망원경까지 넣었었다.

이번 여행에서 내 동생이 가장 좋아했던 곳!

동생은 이곳에서 파는 도록까지 사서 지금도 시간날 때마다 펼쳐본다.

분량도 꽤 되고 영어판이긴 하지만 그림 하나하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어서 꽤 유용한 도록이다.

(물론 사전을 곁에 두는 건 필수고!)

 

본관 정중앙의 황금색 성경을 들고 있는 예수의 모자이크.

머리쪽 황금빛 모자이크에 쓰에 있는 글은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라는  그리스어다.

햇빛을 받아 황금빛으로 보이는 예수님의 온화함이 그대로 가슴 안으로 들어온다.

이곳은...

정말 빛의 공화국이고, 빛의 유토피아고, 빛의 현신이다.

햇빛의 이동에 따라 모자이크화도 변한다.

작은 큐빅조각 하나하나가 마치 살아서 춤을 추는 것 같다.

경외감과 신비감이 종횡무진으로 함께 뛰어다닌다.

이곳에는 시간도, 공간도 다 사라진다.

단지 "나"와 대면하는 절대자만 있을 뿐.

 

예수의 모자이이크 왼쪽에는 천국의 열쇠를 쥐고 있는 베드로가

오른쪽에는 로마 세차례 선교여행을 했다는 사도 바울의 모자이크가 있다.

좌우에서 예수를 호위하는 느낌.

특히 사도 바울 모자이크는 햇빛을 정면으로 받고 있어서

작은 모자이크 조각 하나하나가 그대로 빛이더라.

뿜어져나오는 빛때문에 눈이 부셨다.

그대로 고해성사라고 해야 할 것 같은 심정.

모든 죄를 다 자백하고 나면 정말 내 안에 평안이 찾아와 줄 것 같아

그대로 무릎을 꿇고 싶었다.

 

이곳은 하루 온종일 있으라고 해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곳.

오히려 보면 볼수록 신비감과 경외감에 말문이 막혀버리는 그런 곳이다.

침묵 속에서 그저 바라만 볼 뿐.

카리에 박물관.

그 신비한 시간과 공간 속으로...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9. 27. 05:23

아침을 먹고 톱카프 궁전을 찾았다.3개의 문(황제의 문, 경의의 문, 행복의 문)과 4개의 정원이 있는 오스만 제국의 정궁 톱카프 궁전. 일단 엄청난 규모라 제대로 둘러보려면 꼬박 하루도 모자랄 정도다.각각의 건물들이 주는 느낌도 다 다르지만 개인적으론 이곳에서 보는 풍경이 아주 좋다. 햇빛과 바람의 방향이 정말 피부로 그대로 느껴진다. 보석방, 알현실, 하렘. 왕자들의 도서관과 여름별궁들도 이 빛과 바람의 숨결을 도저히 이기지는 못할거다.동생과 조카들을 하렘으로 들여보내고 혼자 제4정원을 거니니 부자가 되는 느낌이었다.

2시경에 궁전에서 나와 트램을 타고 에미노뉴 선착장에서 고등어케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바로 옆 정류장에서 37E 버스를 타고 에디르네가프에서 내려 코라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예전에도 이곳을 찾아갈 때 현지인의 도움을 받았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할머님 한 분과 건장한 청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아야소피아의 모자이크화는 훼손이 않이 되어 있지만 이곳은 이슬람제국 당시에도 중심가에서 좀 떨어진덕에 그래도 온전하게 유지된 모자이크화가 많다.줌랜즈로 모자이크 하나하나를 최대한 당겨서 찍어봤더니 그 세밀함이 무시무시할 정도다. 특히 황금빛모자이크는 햇빛을 받으면 그대로 보석이 된다. 이건 정말 눈으로 직접 봐야만 하는데... 구시가지에서 외곽에 위치한 탓에 관광객도 다른곳보다는 한산한 편이라 시야도 충분히 확보돼 머무는 동안 정말 행복했다. 조카들을 데려갈까 말까 고민하다 간 곳이었는데 다들 너무 좋아했다. 동생은 영문도록까지 샀다. 한국에 돌아가서 찬찬히 보겠다고.가이드의 탁월한 선택이 빛을 발한 순간!

돌아오는 길에 버스안에서 한국인 여행자를 만나 이야기하느라 버스정류장을 놓쳤다. 부랴부랴 내려서 한정거장을 걸어 카라쿄이역에서 트램을 타고 술탄아흐멧에 내려 석양에 깊게 물든 블루모스크를 다시 둘러봤다.개인적으로 이 시간대의 블루모스크가 제일 신비롭고 웅장하고 장엄한 것 같다. 블루모스크가 레드모스크로 변하는 이 모습을 다른 여행객들도 놓치지말고 꼭 봤으면 좋겠다. 나오는 길에 히포드럼 광장에서 오벨리스크들을 보고 수소로 돌아왔다. 빌헬름 2세의 샘은 보수중이라 가림막으로 막혀 있어  아쉬웠다. 예전에는 콘스탄틴 기둥이 보수중이더니..지금 이스탄불은 보수공사의 천국이 된 것 같다.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아쉬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예전과 비교를 하면 택도 없는 일정인데 아무래도 조카들과 함께다보니 하루에 큰 곳 2 개 이상을 둘러보기는 쉽지 않다.이스탄불 일정이 5일이라 너무 길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상태로라면 일정 선택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할 것 같다.조카들이 묻는다."이모! 어디가!" 요즘 내 일상이 완전 예능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