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7. 22. 07:52

<Dracula>

일시 : 2014.07.15. ~ 2014.09.05.

장소 :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원작 : 브램 스토커 <드라큘라>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연출, 안무 : 데이비드 스완

무대 : 오필영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류정한, 김준수, 박은석 (드라큘라)

        조정은, 정선아 (미나) / 카이, 조강현 (조나단)

        양준모 (반헬싱), 이지혜 (루시),

제작 : (주)오디뮤지컬컴퍼니, 롯데엔터테인먼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드디어 <드라큘라>를 봤다. 그것도 류정한 첫공을...

프랭크 와일드 혼과 데이비드 스완, 그리고 류정한.

이 세 사람만큼 소위 잘 먹히는 조합이 또 있을까?

류정한 벰파이어라...

드디어 온갖 캐릭터를 섭렵하고 벰파이어로 또 다시 정점을 찍게 되려나? 

아주 도도하고 관능적인 드라큘라를 보게 될 것 같은 기대감.

그의 고급스런 목소리로 듣게 될 "Fresh bood"와 "Life after life", "The Longer I Live"가 정말 너무 궁금했다.

혼자 미리 그려본 그림만으로도 기대감은 충분히 올려갔다.

음색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연기력도 그렇고.

아주 클래식하면서 도발적인 작품이 탄생되길 간절히 바라면서...

 

첫공을 본 느낌은...

솔직히 많이 당황스럽고 엄하다.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일단 류정한 드라큘라와 정선아 미나의 조합은

음색도, 연기도, 전체적인 조화도 생각보다 훨씬 더 어울리지 않았다.

루시같은 미나. 아주 도발적인 미나랄까?

정선아는 아무래도 지고지순한 역는 살짝 비켜가야할 듯.

애절하고 간절하고 절망적인 느낌이 전혀 없다.

특히 "Please Don’t Make Me Love You"가 깊게 와닿지 않았다.

오히려 루시를 정선아가 했다면 배우도, 배역도, 작품도 훨씬 잘 살았을 것 같은데...

게다가 정선아 루시는 카이 조나단과도 그다지 어울리지 않더라.

미나에게선 루시가, 조나단에게서는 미나가 느껴져 혼자 혼란에 빠졌다.

조나단이라는 역할 자체는 카이와는 아주 잘맞았고 

조나단의 넘버도 카이의 음색과 아주 잘 어울렸다.

"Before The Summer Ends"는 참 애잔하더라.

1막의 상반신 노출장면 때문에 살을 너무 많이 빼서인지 카이의 얼굴이....

(솔직히 너무 많이 빈해보이더라..)

 

문제의 드라큘라.

데이비드 스완은 왜 드라큘라를 이렇게까지 찌질하게 만들었을까?

한국인의 정서를 가장 잘 안다는 연출가인데 적어도 이번만큼은 살짝 비켜간 모양이다.

한국인이 비극을 좋아하긴 하지만 비극에 찌질함이 가미되는건 정말이지 극도로 싫어한다.

거부하지 못한 강한 매혹과 신비스런 공포가 느껴져야 하는 드라큘라가

마치 엄마를 잃은 아이같이 너무 징징댄다.

특히 울며불며 미나에게 애정을 구걸하는 기차역 장면은...

내가 생각하는 "드라큘라"의 이미지와 전혀 매칭이 안된다.

(소위 말하는 민폐 캐릭터다.)

개인적으로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개리올드만 주연 <드라큘라> 매니아라 비교를 자꾸 하게되는데

영화와 느낌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좀 오래된 영화지만 이 영화 강력 추천한다.

 아주 매혹적이고 은밀하고 아름답고 도도하고,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정한의 넘버 소화력은 참 좋았다.

"Loving You Keeps Me Alive"는 초반엔 너무 징징거려 거부감이 있었지만

후반부에 갈수록 류정한 특유의 애절함과 간절함이 가슴 속으로 빠고 들었다.

"The Longer I Live"는 나조차도 온갖 고민에 사로잡히게 만들더라.

아쉬움이 있다면 "Fresh bood"이 더 강렬했으면 하는 바람.

전반과 후반이 극명하게 달랐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캐릭터 자체가 너무 찌질한게 문제지 류정한의 넘버 소화력이나 연기는 나쁘지 않았다.

 

4중 텐테이블 무대와 바닥으로 쓰러지는 관은 시선을 잡아끌었지만 플라잉신은 솔직히 낚시다.

(배우 입장에서는 아득한 높이이긴 했겠다.)

그리고 다른 배역들은 다 괜찮은데 유독 드라큘라 의상이 참...

꼭 그렇게까지 "I'm Dracula"스러운 복장이어야 했을까???

중세시대 백작의 러블리한 모습까지 꼼꼼히 챙겨주시고...

개인적으론 아주 덴디하거나 모던한 의상이 더 좋았을 것 같다.

작품을 보면서 느낀건,

프랑크 와일드 혼도 그렇고 데이비드 스완도 그렇고

자신들의 과거 작품들을 쉽게 떨쳐내지 못한다는 거다.

이 작품도 기시감이 너무 많이 느껴졌다.

뮤지컬 넘버는 프랑크 와일드 혼의 전작들이 전부 소환됐고

연출은 데이비드 스완의 적작들이 여기저기 출몰해서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번안은 도대체 누가 하셨는지...

대사 번안은 그런데로 괜찮은데

넘버 번안는 너무 심하게 꾸역꾸역 밀어 넣었더라.

단어나 문장도 최상의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고...

감수를 조금 더, 여러 명이 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솔직히 이 작품.

현재까지는 "와! 좋다~~~~"는 아니다.

일단 류정은, 조정은, 카이 조합으로 한 번 더 봐야 분명히 알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미나의 이미지는 딱 "조정은"이다.)

이 세명의 클래식한 조합을 보게 된다면 

확실히 다른 느낌을 받을거라고 생각된다.

일단은 조금 더 기다려보자.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4. 5. 26. 08:25

주말 내내 한 사람에게 반해서

그 남자 목소리만 찾아 들었다.

Drew sarich

1975년 미국 태생으로 독일어권에서 맹활약하고있는 뮤지컬 배우.

DAS musical 주인공 전부를 두루두루 섭렵하고 있다고 말해도 무방한 정도.

사실은 류정한의 차기작인 <Dracula>를 찾아보다 이 남자에게 홀릭하게 됐다.

그 전에도 간혹 <Rodulf>나 <JCS>의 영상을 슬쩍 보긴 했지만

노래 잘하네 정도였고 큰 임펙트를 받지는 못했었다.

(생각해보니 작정하고 제대로 본 적은 없긴 했다!)

<Dracula> 속 드류 사리치의 연기와 노래.

정말 좋다.

솔직히 말하면 완전히 압도당했다.

앞머리가 점점 더 섭섭해지고 있어 안타깝지만

뮤지컬배우로 노래와 연기를 이렇게 좋으니 앞머리따윈 그냥 용서가 된다!  

연기 참 좋다.

디테일적인 표현도 너무 좋고 손끝과 눈빛 연기도 사람을 절로 빨려들게 만든다.

<레미제라블>, <아이다>, <루돌프>, <드라큘라>, <록키>, <JCS>에 <모차르트> 콘서트까지

지금 열심히 찾아보는 중이다.

 

그리고 프랭크 와일드혼의 <Dracular>

류정한과 정말 잘 어울리겠다.

개인적으로 OD 컴퍼피는 점점 정나미 떨어지고 있는 기획사지만 인정할건 인정하자.

작품과 배우 보는 안목 하나만은 확실하다는 걸.

(물론 모든 작품이 전부 그랬던 건 아니지만!)

위기 상황(?)에 발휘되는 OD만의 놀라운 영업마인드는 정말 LTE급이다. 

이 작품으로 과거의 <J & H>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김준수의 캐스팅으로 이미 재현은 되고도 남는다.

그래도 이번엔 너무하긴 했다.

그 넓은 예당에 작품을 올리면서

좌석등급을 어쩜 그렇게 비양심적으로 야심차게 만들어 놨는지...

덕분에 좌석에 대한 욕심은 초장부터 아주 깨끗이 버렸다.

그냥 오페라클라스와 한 몸이 되기로 했다

젠장.

좌석 등급과 티켓 가격,

정말 너무 과하게 Open Door 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2. 17. 08:34

<Carmen>

일시 : 2013.12.03. ~ 2014.02.23.

장소 : LG 아트센터

대본 : 노먼 알렌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작사 : 잭 머피

연출 : 김동연

음악감독 : 이나영

출연 : 바다, 차지연 (카르멘) / 류정한, 신성록 (호세)

        임혜영, 이정화 (카타리나) / 에녹, 최수형 (가르시아)

        이정열, 유보영, 태국희, 임재현, 최호중, 서경수 외

제작 : 오넬컴퍼니, (주)뮤지컬해븐

 

이 작품 참 기대했었다.

류정한과 차지연, 에녹의 출연 만으로도.

솔직히 말하면 배우 외에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갔다.

그야말로 백지 상태로 관람했는데 보는 내내 반복되는 데자뷰때문에 당황스러웠다.

<아이다>, <몬테크리스토>, <루돌프>, <J & H>, <스칼렛 핌퍼넬>에 심지어 <NDP>까지...

인터미션때 확인해봤더니 역시나 프랭크 와일드혼의 작품이다.

확실히 프랭크 와일드혼은 <J&H> 이상을 뛰어넘는 작품은 없는 것 같다.

계속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는 작품만 반복적으로 답보하고 있다는 느낌.

이 작품의 넘버나 인물의 엮힘과 무대 위 표현들이 자신의 전작들과 너무나 많이 겹쳐진다.

심지어 몇몇 곡은 <몬테크리스토>의 넘버를 그대로 가져다 쓴 것 같았다.

특히 가르시아의 곡은 리듬과 톤, 분위기가 "지옥송 2"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

(이런 것도 장르의 유사성이라고 해야하나?)

 

 

솔직히 말하면 작품에 대한 매력은 거의 없었다.

훨씬 더 관능적이고, 훨씬 더 유혹적이고, 훨씬 더 본능적이고, 훨씬 더 끈적하길 바랬는데

의외로 아주 평이하고 스토리나 장면에 대한 임펙트는 없었다.

무대와 의상은 도대체 지금이 어느 시대쯤인지 가늠할 수조차 없었고

캐릭터 역시도 참 중구난방으로 방대하고 모호해서 산만하기까지 했다.

제일 이해할 수 없었던 캐릭터는 예언자.

등퇴장을 비롯해서 분장과 의상, 노래, 연기가 다 의문투성이고 뜬금없다.

처음에는 집시무리의 한 명이라고 생각했는데 것도 아니고 일종의 독립군이시더라.

(예언자가 원래 독립군이긴 하지만... 아라비아나 이슬람권에서 넘어오신 분 같기고 하고...)

놀라운 마술과 화려한 서커스 퍼포먼스는...

태양의 서커스 카피 같았고 조금은 유치했다.

과도하게 길기도 하고...

에녹 가르시아 나오는 장면은 그래도 괜찮더라.

(아마 이것도 에녹이라는 배우의 역량이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론 작품 보다는 배우 개개인이 보여준 역량이 훨씬 더 매력적이었던 작품!

 

차지연은 정말 작정을 하고 작품에 올인한 모양이다.

성대가 좋은 편이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저렇게 목을 써도 괜찮을까 걱정스럽다.

(<아이다>때도 한동안 목때문에 고생하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차지연의 끈적거리는 보컬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작품에서는 아주 딱 맞아 떨어져서 정말 듣기 좋더라.

첫 곡 "Every woman in the world"부터 귀를 확 끌어잡더니

"A woman like me"와 "If I could"에서 정점을 찍는다.

대체적으로 차지연은 듀엣보다는 솔로곡들이 늘 듣기 좋았는데 이 작품에서도 그랬다.

게다가 이상하게 류정한 호세와는 왠지 살짝씩 어긋나는 느낌이더라.

몇몇 장면들은 좀 더 무너지듯 불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연기적인 면이나 감정면에서도 지금껏 본 차지연 작품 중에서 제일 좋았다.

체격때문에 집시가 아니라 전사 혹은 수장같은 느낌이 드는 건 아쉽지만 이건 뭐 어쩔 수 없는 거고...

그래도 에녹 가르시아와의 "You belong to me"는 정말 좋더라.

두 마리의 야수가 서로 으르렁거리는 느낌이랄까?

차지연의 액션이 다소 과하긴 했지만 아주 팽팽한 장면이었다.

 

류정한 호세.

이 작품에서 호세는 솔직히 "카르멘"의 배경일 뿐이다.

즉, 돋보이거나 과도한 집중을 받아서는 안되는 역할이 바로 호세다.

도대체 류정한 정도 되는 배우가 왜 배경같은 호세를 하는지 솔직히 이해가 안됐는데 이제는 좀 알겠다.

남자 주인공에 익숙한 류정한이라는 배우가

기꺼이 배경의 역할을 성실히, 그리고 열심히 수행하더라.

덕분에 "카르멘"이 더 돋보이고 자유로울 수 있었다.

차지연 카르멘과의 첫곡 "A woman like me"은 너무 날카로웠지만

다른 듀엣곡들과 대체적으로 괜찮았다.

특히 임혜영 카타리나와의 듀엣은 정말 사랑에 빠진 젊은 청년 같더다.

불혹의 나이를 지난 사람에게 청년의 모습이 보이다니...

게다가 서경수와 친구로 나와서 이건 좀 너무한다 싶었는데

무대 위에서 둘이 함께 나오는 장면을 실제로 보니 전혀 어색하지 않더라.

확실히 배우는 배우다.

 

에녹 가르시아와 임혜영 카타리나도 아주 좋았다.

그래도 이쯤되면 임혜영도 배우로서 변화라는 걸 해야 하는 건 아닐까?

이러다 혹시 여자 임태경이 되는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에녹은 이제 뮤지컬 배우로서 어떤 역할을 맡겨도 다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딕션과 표정, 넘버 소화력과 연기도 다 좋더라.

배우로서 재능도 많지만 노력도 참 많이 하는 사람같다.

점점 더 성량도 좋아지고 고음도 시원하고

체격 조건이 좋은 것도 배우로서는 큰 장점이다.

언젠가 "애녹"이 크게 사고 칠 작품이 나올 법도 한데...

배우로서의 가능성 끊임없이 증폭중인 "에녹"을 주목하자!

 

솔직히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아직까지 결정을 못내리겠다.

작품 자체는 별론데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주말에 바다 카르멘, 최수형 가르시아, 이정화 카타리나까지 보고 나면 어느정도 결정이 될 듯.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 그런데 작품 너무 길다.

   좀 과감하게 쳐냈으면...

 

 

 

 

Carmen OST

 

<ACT1>
1. 프롤로그(Prolog)
2. 운명의 바람(The Winds of Fate) - 예언가
3. 세상은 너의 것(The World Is Yours) - 멘도자 시장, 이네즈 고모, 컴퍼니
4. 단 하나의 기도(My Only Prayer) - 호세, 카타리나
5. 운명의 바람 Rep.(The Wind of Fate Repr.) - 예언가
6. 세상의 모든 여자(Every Woman In The World) - 카르멘, 컴퍼니
7. 나 같은 여자(A Woman Like Me) - 카르멘, 호세
7A. 너 같은 여자(Woman Like You) - 주니가 총경
8. 착한 잘못(While He’s Waiting) - 이네즈 고모
9. 품에 안겨(I Want You Tonight) - 호세, 카타리나
10. 여자답게(Walk Like a Woman) - 카르멘, 컴퍼니
11. 홀로 추는 춤(We All Dance Alone) - 카르멘
12. 그런 여자(A Woman Like That) - 호세, 파비오, 멘도자 시장, 주니가 총경
13. Viva! - 카르멘, 판초, 컴퍼니
14. 운명처럼(Meant to be) - 카르멘, 호세
15. 돌이킬 수 없는(No Turning Back) - 풀 컴퍼니

<ACT2>
16. 발리후!(Ballyhoo) - 판초, 컴퍼니
17. 너는 내가 지킨다(You Belong to Me) - 카르멘, 가르시아
18. 열쇠(The Key) - 멘도자 시장, 이네즈 고모
19. 다른 사람이 된 나(The Man I Have Become) - 호세
20. 그럴 수만 있다면(If I Could) - 카르멘
21. 성 테레사(Saint Theresa) - 카타리나
22. 이젠 알아(A Fool in Love) - 카르멘, 카타리나
23. 착한 잘못 Rep.(While He's Waiting-Repr.) - 이네즈 고모
24. 위대한 솜씨(발리후! Rep./Ballyhoo-Repr.) - 판초, 컴퍼니
25. 걱정 마(Be Afraid) - 가르시아
26. 피날레(운명의 바람/Finale) - 예언가
27. 한 번의 사랑 - 카르멘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9. 13. 08:04

<보니앤클라이드>

일시 : 2013.09.04. ~ 2013.10.27.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대본 : Ivan Menchell

작사 : Don Black

작곡 : Prank Wildhorn

음악감독 : 이성준

연출 : 왕용범

출연 : 엄기준, 한지상, 키, 박형식 (클라이드)

        안유진, 리사, 다나 (보니) / 이정열, 김민종 (벅)

        주아 (블렌치) / 김법래, 김형균, 박진우 (테드)

        최민영, 민혁 (어린 클라이드) / 문은수, 배정민 (어린 보니)

        김민수, 이기동, 서경화, 임은영 외

제작 : 엠뮤지컬아트, CJ E & M

 

<지킬 앤 하이드>, <몬테크리스토>로 폭발적인 매니아층를 갖고 있는 작곡가 프랭크와일드혼의 최신작 <보니앤클리아드>

2009년 샌디에고에서 초연,

2011년 브로드웨이에서 올려졌지만 호평을 받지 못했던 걸로 기억한다.

클라이드 체스트넛 베로우(1909~1934)와 보니 엘리자베스 파커 (1910~1937)는

두 사람은 미국 대공황시기에 실제로 있었던 악명 높은 2인조 갱이다.

워런 비티와 페이 디너웨이 주연의 명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도 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영화와 뮤지컬은 참 다르구나...)

솔직히 말하면,

작곡가에 대한 기대감도, 제작사에 대한 기대감도 별로 없었다.

단지 BC카드 조기예매 45%와 "한지상"이라는 배우에게 낚여서 예매한 작품.

처음부터 재관람 의사가 없기는 했지만 본 후에도 역시 재관람의 의사는 안 생겼다.

(한 번이면 충분하다.)

그렇다고 작품이 엄청 후지다는 뜻은 아니다.

개인의 취향이 그렇다는 거니까...

실제로 옆에 앉은 사람은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보더라.

여기 나오는 사람 전부 다 불쌍하다고...

그건 맞는 말이다.

개인적으론 열연하고 있는 배우들이 더 불쌍하긴 했지만.

 

뮤지컬이 노래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기억나는 노래가 하나도 없다는면 좀 심각한 문제 아닌가???

광고에는 "프랭크 와일드혼 특유의 흡입력 있는 뮤지컬 넘버"라고 분명히 적혀있는데

그놈의 흡입력이 이상하게 나만 정확히 비켜갔다.

프랭크 와일드혼이 우리나라에서 과대평가받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밋밋한 넘버들을 듣게 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장르는 다양하다.

그런데 그게 작품 속에서 동화되지 못하고 각자 따로 논다.

다양함을 가장한 평이함.

내가 느낌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의 넘버에 대한 정의다!

더 컨츄리틱하거나 더 흑인영가스럽거나...

이야기도, 넘버도 무지 산만하고 정신없다.

실화인데 전혀 실화처럼 느껴지지 않아 보면서 난감하고 민망했다.

기억에 남는 건 무대활용과 실제 보니와 클라이드의 모습을 담은 영상 정도!

 

엠뮤지컬아트는 이 배우들이 아니었으면 어쩔뻔 했을까?

연기자가 작품을 그나마 살렸다.

보니와 클라이드 아역 최민영, 문은수까지도 연기는 좋더라.

(문은수기 애어른 같은 느낌이긴 했지만)

한지상 클라이드는 자기 옷을 입은 것처럼 배역에 딱 어울렸고 연기도 아주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쥐어짜고 있다고 생각된건 왜였을까?

마초적인 분위기가 스칼렛 팜피넬과 살짝 겹쳐져서 그랬을나? 

연말까지 2작품이나 더 출연할 예정이라는데 너무 소모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좀 휴지기를 두던지, 아니면 180도 연기 변신을 하던지...)

안유진 보니는 연기도, 노래도 괜찮다.

한지상 클리아드와는 비교적 잘 어울리는데

키나 아기병사 박형식 클라이드와는 어떨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연상연하 커플 느낌아닐까? 리사도 물론 그렇고...)

벅 역의 김민종이 욕을 먹는 것 같던데 개인적으론 그가 나를 제일 많이 놀라게 했다. 

그래도 원조 한류스타이고 한때는 대한민국 최고의 비쥬얼을 자랑하던 그였는데

멋짐을 완벽히 포기하고 이렇게까지 찌찔한 캐릭터를 선보일 줄은 정말 몰랐다.

말가지 더듬으면서 어쩜 그리 찌질하던지...

노래를 못하긴 했지만 이런 찌질한 캐릭터가 노래를 폼나게 잘부르면 그것도 이상하지 않았을까?

이게 김민종의 선택인지 연출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자든 후자든 배우로써 김민종에게 박수를 보낸다.

두 경우 모두 김민종이 "찌짤함"에 동의했다는 의미니까.

(황태자 임태경이 김민종 벅을 꼭 좀 봤으면 좋겠다.

  배우란 때때로 "멋짐"을 포기하고 무대 위에서 기꺼이 망가질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걸 알 수 있게!)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관객들이 무대에, 배우에 참 관대하다는...

커튼콜에 일어서는 사람들을 보면서 좀 충격받았다.

전혀 기립할 것 같지 않은 분위기였는데...

다들 조건반사였나???

지금 생각해봐도 그 정도의 기립을 받을 작품은 아니었는데...

이것 참 미스터리다!

 

* 사실 이 시간에 내 상황이 뭔가를 볼 수 있는 상태가 전혀 아니었다.

   버겁고 복잡하고 힘든 상황에 숨이 막혔었다.

   현실에서 벗어나서 달아나고 싶었다.

   어쩌면 보니와 클라이드보다 내가 더 간절했는지도...

   <보니앤클라이드>는 어쩌다보니 내 한숨의 희생물이 되버렸다.

   그래서 조금 미안은 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7. 22. 13:38

<Scarlet Pimpernel>

일시 : 2013.07.02. ~ 2013.09.08.

장소 : LG 아트센터

원작 : 바로네스 오르치 "별봄맞이꽃"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연출 : 데이비드 스완

출연 : 박건형, 박광현, 한지상(퍼시/스칼렛 핌퍼넬)

        김선영, 바다 (마그리트) / 양준모, 에녹 (쇼블랑)

        이종선, 정의욱, 이창원, 장원령, 강정구, 이준호, 정재성 외

제작 : CJE&M

 

주말 내내를 18세기 영국과 프랑스를 오갔더니 멀미가 날 지경이다.

것도 섬득한 칼날 혹은 블링블리한 칼날을 가진 단두대와 함께...

스칼렛 팜피넬 - 두 도시 이야기 - 두 도시 이야기 - 스칼렛 핌퍼넬

어쩌다보니 두 작품을 두번씩 보는 무모한 짓을 해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네 작품이 아니라서!

<스칼렛 팜피넬>은 사실 관람을 참 많이 망설이게 헸다.

프리뷰 이후 매니아의 평가들이 그닥 호의적이지 않아서...

가볍다는 둥, 개그드립이라는 둥, 의상이 화려하다 못해 웃기다는 둥...

취소할까 하다가 그냥 내 눈과 내 판단을 믿기로 했다.

솔직히 남들 의견에 좌지우지 하는 입장도 아니고...

게다가 캐스팅은 그냥 무시해버리기에는 다시 없을 정도로 최고다.

여배우 중에서 나의 무조건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김선영과

요즘 가장 핫한 배우로 떠오른 젊은 배우 한지상,

그리고 최강의 성량과 카리스카를 보이는 양준모까지.

후회하고 좀 실망을 하더라고 안 보는 것보단 보는 게 더 낮지 않을까?

(뭐, 개인적으론!)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은 바로네스 오르치가 1903넌 발표한 "별봄맞이꽃"이 원작이다.

흔히들 "조로"의 아류쯤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태생을 따지자면 조로보다 훨씬 전에 발표된 책이다.

자고로 세상이 뒤숭숭할 땐 영웅이 필요한 법!

서슬 퍼런 프랑스 공포정치 시대에 무고한 희생자를 구해낸 비밀 결사대 "스칼렛 핌퍼넬".

지금 우리에게도 "스칼렛 핌퍼넬"이 진심으로 필요할 때는 아닐까!

 

관람 후 느낌은!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오랫만에 재미있었고 유쾌했고 즐거웠다.

박건영 퍼시는 노래는 살짝 약했지만 능청스런 연기는 아주 좋았다.

(어쩔 수 없다. 다른 누구도 아니니 김선영과 양준모 아닌가!)

코믹한 부분들을 잘 살려내지 못하면 참 애매한 작품과 인물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경력이 있어서 그러지 확실히 그런 감각은 과하지 않으면서 깔끔했다.

(관객 반응 신경쓰지 않고 계속 어이없는 개그드립을 해디는 배역 보면 정말 한 대 때려주고 싶을 때 많다!)

특히 그라핀의 정체가 밝혀질 땐 객석도 깜짝 놀라하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론 그라핀이 퍼시라는 걸 바로 알아챘는데

의외로 관객들 대부분이 전혀 눈치를 못 챈 것 같다.

(브라보, 이건 정말 박건형의 완벽한 페이크다!)

그래도 "Prayer"와 "She was there"이 불안했던 건 영 아쉽다.

쇼블랑과 칼싸움(?) 장면은 좀 어설펐고...

김선영 마그리트.

그녀의 연기와 노래에 대해 도대체 뭐라 토를 달 수 있을까?

게다가 날이 갈수록 눈부시게 발전하는 그녀의 춤실력은 정말이지 존경심이 생길 정도다.

이제 급기야는 그녀가 점점 비인간적으로 느껴지려고 한다.

"Storybook"에서 거침없이 올라가던 그 고음이라니!

"I'll forget you"에서는 너무나 절절한 감정을 담아서 그만 넋을 놓고 봐버렸다.

배우 김선영!

나는 그녀의 전성기가 지금처럼 영원히 끝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아직까지 그녀만큼 완벽한 믿음과 신뢰를 주는 여배우를 나는 본 적이 없다. 최현주조차도...)

쇼블랑 양준모.

요 근래 본 그의 작품 중에서 최고였다.

<지킬 앤 하이드>, <아르센 루팡>에서 살짝 정체기에 빠진 것 같았는데

아마도 쇼블랑을 통해서 다시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Madame Gillotine"는 서위 지붕을 날릴 정도로 쩌렁쩌렁했다.

양준모의 파워.

이게 진짜다!

이 엄청난 파워에 섬세함이 잘만 조화되면 확실히 그도 무시무시한 배우가 될텐데...

(detail과 control, 이 둘은 배우 양준모가 꼭 풀어야만 할 숙제다!)

 

전체적인 무대와 18세기 의상은 너무 화려해서 오히려 살짝 유치하기도 하지만

무대의 깊이감, 무대 바닥의 mirror 효과, 장면전환의 메커니즘은 정말 좋았다!

앙상블은 확실히 환상이다.

제작발표회때도 깜짝 놀랐었는데 본공연에서는 그 소리의 힘이 훨씬 더 엄청났다.

마치 18인조 오케스트라와 한 몸이 된 것 같은 소리다.

7인의 리그는 연기적인 것들도 너무 좋았고 

특히 세번 반복되는 "Into the fire"는 전부 다 인상적이었다.

확실히 프랭크 와일드혼이 넘버 하나는 기막히게 뽑아내는 것 같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곡들이 많다.

이건 거의 후크송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퍼시, 마그리트, 쇼블랑이이 함께 부르는 1막 마지막 곡 "The rilldel"은 3층 관람의 큰 수확이었다.

이런 표현 별로 안 좋아하는데 무대 연출 아주 대박이다.

무대 셋트와 배우들의 동선이 조금이라도 꼬이면 대형사고 날텐데...

장미정원과 2막의 마지막 단두대 깊이감만큼 아주 인상적인 무대 연출이었다.

 

결론은!

나쁘지 않았다.

실종일관 코믹으로 일관된 작품도 아니었고

재미도, 감동도 분명이 있따.

게다가 무대와 조명, 음악은 아주 좋다.

3층에서 관람하면서 데깔고마니같은 무대를 보는 재미도 꽤 솔솔했다

LG 아트센터는 다른 공연장에 비해 시야정애도 거의 없고, 높이감이나 거리감도 그렇게 심하지 않다.

그래도 망설여진다면!

3층 관람을 적극 추천한다! ^^

 

믿음이 없으면..... 사랑은 떠난다!

 

 

 

   

 

 

 

Act 1

 

01. Storybook

02. Madame Gillotine

03. You are my home

04. Prayer

05. Into the fire

06. Falcon in the dive

07. Scarlet Pimpernel transition

08. When I look at you

09. When I look at you (reprise)

10. Where's the girl?

11. Yor are my home (reprise)

12. The creation of man

13. The riddle

 

Act 2

 

01. Scarlet Pimpernel

02. They seek him there

03. She was there

04. Storybook (reprise)

05. Into the fire (reprise)

06. She was there (reprise)

07. I'll foget you

08. Finale/When I look at you (reprise)

09. Bows/Into the fire (reprise)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6. 7. 05:42




솔직히 이건 좀 된장할 일이긴 했지만
성스러운(?) 지방선거일에 오전 근무를 해야했다.
그 와중에 "못살겠다! 갈아보자"며 6시에 집에서 나와
새벽잠 없으신 동네 어르신들과 나란히 2열 종대로 서서 
부지런한 젊은이 소리를 들으며 성스러운(?) 투표권을 행사했다.
아마도 하늘이 감동하셨나보다.
내 선거 인생 최초로 심히 은혜롭고도 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이런 게 정말 기적이지! ^^)
선거날 오전 근무라는 씁쓸함을 달래기 위해 예매한 <몬테크리스토>
그것도 30%라는 몹시도 은혜로운 할인율까지...
사실 5월 4일 엄기준 몬테크리스토로 인해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만큼 엄청난 상처를 받았기에
나름의 정화(淨化)가 간절히 필요하기도 했었다.
류정한 몬테크리스토, 차지연 메르세데스, 조휘 몬데고 라는 캐스팅이 
망설임을 현실화 시키기에 충분하기도 했고...



류.정.한.
이 사람에 대해 이제 도대체 뭐라고 말해야 하나?
이 사람의 무대 위 삶이 시작되면,
나는 그대로 반푼이가 되어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하게 된다.
(솔직히 이 순간만큼은 누가 뭐래도 그가 빛이요, 길이요, 생명이다...)
첫공연을 봤을 때 공연장 때문에 나는 울화가 치밀었지만 그의 몬테크리스토 때문에 꾹꾹 참아낼 수 있었다.
(결코 그의 작품이 아니었다면 나는 유니버설아트센터를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찾지 않았을 것이다)
한 달 보름이 지난 지금,
류정한의 몬테크리스토는 끔찍하고 잔인스럽게 사람을 이리저리 쥐고 흔들어댔다.
결국 나는 또 다시 이 사람에게 완벽하게 놀아나고 말았다.
"이런 악마같은 배우, 세상에 또 있을까?"
특히나 1막 마지막 노래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을 부를 때 느꼈던 전율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너무 생생하고 끔찍스러울 뿐이다
류몬테가 그러라고 말한다면
몬데고도, 당글라스도, 빌포트도 단칼에 내가 다 처리해 줄 수도 있을 것 같은 야쿠자스런 마음까지 생길 판이다.
(너희 셋, 다 주~~~거~~~~써~~~!) 



"류정한 미친 거 아냐?"
함께 관람한 사람이 혀를 내두르며 쏟아낸 감탄사.
그 순간 나 또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제게 인간 맞아?"
(원초적 표현에 민망하긴 하지만 솔직히 내 심정이 딱 그랬다. 암! 인간일리가 없지! 절대로!
 또 모르지, 등딱지를 열면 에너자이저한 밧데리가 우수수 쏟아질지도...)
선거의 뒷끝이라 그랬겠지만
이 사람이 대통령에 출마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찍어야지... 이런 생각까지도 했으니 제대로 홀리긴 한 모양이다.
"문화 대통령 류정한"
그래도 일단 눈은 짝짝이 아니니까 뽀대는 제법 난다. 
(뭐 그 정도면 비쥬얼도 상당히 건전하고...) 
명확한 딕션과 감정의 변화를 그대로 표현하는 그의 목소리는 역시나 황홀경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비록 먼 곳에서 본다고 해도 목소리만으로도 표정까지 읽어내는 게 가능하다.
들음으로써 볼 수도 있게 만드는 배우 류정한의 놀라운 능력!
그래서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중독처럼 찾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때는 그가 도저히 끊을 수 없는 강력하고 끔찍한 마약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이런 극심한 금단현상을 겪고 있는 몹쓸 약쟁이들은 상당히, 꽤, 무지, 엄청나게 많다.
어쨌든 그는 무대 위에서 그 날 역시도 충분히 아름다웠고
충분히 찬란했고
그리고 충분히 빛이 났다.
(그래, 그는 확실히 난 놈이다...)



차지연의 메르세데스.
"순수하고 아름다운" 여자였노라 말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솔로 곡은 참 아름답게 부르더라.
(단지 온 몸을 흐느적 거리며 부르는 게 영 어색해서...)
단테스와의 듀엣 곡들은 차지연의 목소리가 좀 강해서인지
옥주현 메르세데스처럼 간절하고 아름답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대사 톤이 이상하게 약간 신파조로 느껴지기도...
개인적으로는 옥주현 메르세데스가 이 뮤지컬에는 더 어울리는 것 같다는 결론을...
대신 차지연이 "지킬 & 하이드"의 루시를 하면 정말 딱이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차지연 메르세데스가 너무 자신만만한 여장부처럼 보여서였을까?
그녀는 몬테크리스토도 몬데고도 결국은 선택하지 않고
혼자 꿋꿋하게 잘 살아낼 여자처럼 보였다. (원작처럼...)
<영웅> 이후로 오랫만에 무대에서 본 조휘의 모습 역시도 반가웠다.
조휘의 몬데고는 참 처량하고 절절하더라.
그는 메르세데스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구하는 여린 남자였고
그 절망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거칠고 강한 사람으로 보여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최민철 몬데고에게서 느끼지 못한 "연민"을
나는 조휘의 몬데고에서 느꼈다.



2층 발코니석에서의 관람은 나에게 잊지 못할 극심한 육체적 고통을 선사했지만
공연 자체는 전체적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무대 스크린과 조명에 감탄케하는 의외의 성과까지 있었다.
확실히 1층 앞좌석에서 보는 스크린과 조명은
전체적인 조망이 가능한 2층에서의 그것과는 다른 평가를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니버설아트센터 발코니석 관람은 
절대로 절대로 다시 감행하고 싶지는 않다.
(허리 제대로 작살난다...)
 


프랑크 와일드혼의 작품도 그렇지만 배우 류정한의 무대는 내겐 그렇다.
꼭 뒷심을 발휘하게 만든다.
프랑크 와일드 혼이 만드는 작품들은 일단 드라마틱하면서도 격정적인 아름다움이 있다.
OST도 "must listen" 필수 아이템으로 등극하고...
거기에 괴물스럽게 완벽히 배역을 진화시키는 "류정한"이라는 배우가 가세한다면?
이겐 정말 끝장인거다.
솔직히 노래를 너무, 제대로, 끔찍히 아릅답게 부른다.
작품 속 인물에 대한 해석도 너무 탁월하고,
회가 거듭될수록 인물과 배우가 갖는 일체감이라는 게 진화 혹은 성숙의 단계 그 이상이다.

포인트를 똑똑 찍어서 말하는 대사 톤과 호흡 조절은 가히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나는 한 번도 그가 무대 위에서 헉헉대며 숨차 하는 모습을 본 적도, 들은 적도,  느껴본 적도 없습니다.
과감한 액션 히어로가 되어 과거엔 하지 않았던 엄청난 몸쓰기를 보여주는 현재까지도 말이다.
(진심으로 묻고 싶다. 숨을 쉬긴 쉬느냐고...)
부러우면 지는 건데...
차라리 부러운 걸로 끝나면 오히려 다행이다 싶다.
부러움이 파산으로 직결되는 게 이 몹쓸 약쟁이들의 현실인지라...
내가 당글라스도 아닌데
류몬테는 자꾸 나를 파산을 선물한다.
그리고 이건 정말이지 너무나
"공정치 못한 일" 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4. 26. 05:44


일    시: 2010.04.21. ~2010.06.13.
장    소 : 유니버설아트센터
작    곡 : 프랭크 와일드혼 / 연   출 : 로버트 요한슨
casting : 몬테크리스토 백작(류정한, 엄기준, 신성록)
             메르세데스(옥주현, 차지현)
             아베 파리아(조원희, 이원근),
             몬데고(최민철, 조휘),
             빌포트(조순창), 당글라르(장대웅), 
             알버트(김승대, 전동석) 그 외...


<2010.04.21. casting>

몬테크리스토 : 류정한 / 메르세데스 : 옥주현
아베 파리아   : 조원희 / 몬데고       : 최민철 
알버트          : 김승대

첫공을 아무 망설임 없이 선택한 건
오로지 이 사람,
뮤지컬 배우 "류정한" 때문이었다.
조금 쉬고 싶었는데 뮤지컬 넘버가 너무 좋아  휴식기를 반납할 수밖에 없었다는 작품.
그리고 무엇보다 <지킬 &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작품이니
그로서도 역시 탐나지 않을 수 없었겠다.
<영웅>에 이어 <라만차> 서울 공연과 지방 공연을 다니느라 참 지쳤을텐데...
그를 또 다시 불러들이는 무대 때문에
그의 매니아들 역시 또 다시 기꺼이 좌석쟁탈전을 준비한다.
(클릭이 빠른 자, 가까이서 그를 보리니...)



개인적으로는 옥주현의 뮤지컬 무대를 처음 봤다.
감정연기도 나쁘지 않고 노래도 잘 하는 건 정말이지 충분히 알겠다.
그런데 이상하지?
목소리는 왠지 모르게 약간 들떠있고 그리고 숨소리가 너무 크다.
그리고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녀의 어머니를 보는 것 내겐 좀 당황스러운 모습이다.
(그냥 내내 여자이기로 선택한 거라면 할 말이 없지만...)
오랫만에 본 최민철의 무대는 아직 중심을 잡지 못하겠다.
캐릭터 설정을 그렇게 한건지,
아니면 그가 현재 좀 방황(?)하는 중인지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가 올려진다고 했을 때
일부러 알렉상드르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 완역본 5권을 찾아 읽었다.
(내가 생각해도 정성이 갸륵하다)
그런데 원작을 괜히 본건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원작과는 느낌이 참 많이 다르다.
(당연한 거 아니냐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다...)


                                                 3인의 몬테크리스토 (류정한, 엄기준, 신성록) 
                                                 그런데 이 사진들 다들 좀 심하시다... ^^


알렉상드르 뒤마의 결말은 메르세데스와 에드몽 당테스의 헤피엔딩이 아니다.
당테스는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다시 배 위에서 길을 떠난다.
그의 곁에는 메르세데스가 아닌 다른 여자가 있다.
지조없는 남자라고?
아니! 원작을 읽으면서 나는 그 결말이 몹시도 좋았다.
그리고 그가 모렐 선주의 아들 막시밀리앙에게 남긴 편지의 마지막 구절이
결국 이 이야기의 모든 걸 대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뮤지컬에서는 몬테크리스토의 아들같은 존재인 막시밀리앙이 등장하지 않는다)

"...... 인간의 지혜는 오직 다음 두 마디 속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기다려라! 그리고 희망을 가져라!......"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에서는 이 문장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냈다.
극의 내용에 맞게 조금 더 극적인 문장으로 말이다.

"......정의는 갖는 자의 것, 사랑은 주는 자의 것...."

그러니까 이 뮤지컬의 주제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당연하지!
정의로 사랑을 통합하긴 힘들겠지만
사랑으로 정의를 통합하긴 훨씬 더 드라마틱 할테니까...


                    연출가 : 로버트 요한슨                         메르세데스 옥주현, 몬테크리스토 류정한

뜬금없는 배역과 내용에 원작을 읽은 나로서는 처음에 많이 당황스러웠다.
너무 과하게 코믹한 설정으로 나오는 파리아 신부,
(원작에선 이 사람은 현자, 석학자의 이미지였는데.... 쩝!)
이프 감옥에서 탈출에 성공한 당테스를 구출하는 배가 해적선이라는 설정,
거기다가 그 해적선의 선장인 루이스 밤파가 여자로 나오는 장면
그리고 원작에 없는 이름 "발렌타인"까지...
(이건 너무 달콤하쟎아~~~)
참 많은 창조적 과정으로 거쳐서 뮤지컬이 탄생된 셈이다.
여기에 당테스와 몬테고가 뮤지컬에서처럼 친구 사이가 아니라
몬테고가 메르세데스의 사촌오빠로 원작엔 나온다면 좀 놀라울까???
(뭐, 18세기엔 근친의 성행했으니까...)
그리고 알버트는 몬테크리스토의 아들이 아니라
몬데고의 아들이 맞다고 말한다면...
(에이. 그만 할란다~~)


                                                                               2장의 사진 출처 : 건승정한 ^^
뭐 어쨌든 좌우지간,
작품 자체는 확실히 나쁘지 않다.
문제는 공연장이 아주 확실하게, 너무도 완벽하게 나쁘다는 거다.
왜 하필 "유니버설아트"냐고 고개를 저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공연장의 열악한 조건이 공연의 감동을 얼마나  빠른 속도로 반감시킬 수 있는지
절실히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나, <삼총사>와 <살인마 잭>을 모두 넘겼다. 유니버설아트라서...)
내 귓 속에는 아직도 삐그덕거리며 완전 100% 수동으로 설치되던 
무대셋트들의 소음으로 가득하다.
(열심히 무대 설치하는 사람들에게 당신 발소리 무지 크다고 말한다면 내가 죽일년인가?
 암튼 출연료는 제일 많이 주어야 할 것 같아. 어쨌든 제일 많이 무대에 등장하니까...)
이 공연장의 총체적이고 절대적인 난국이
빠른 시간 안에 해결되길 나는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몬테크리스토가 고향으로 돌아와 처음 연회를 여는 장면에서
(정확히 말해서 빨간색 망토를 휘날리며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장면)
살짝 미스코리아 Feel이 느껴지는 건 나 혼자만이었을까?
(여러분! 아름다운 밤이예요~~~)
아무튼 이 작품을 위해서
마흔이 넘은 몸을 이끌고 멋지게 힘준(?) 복근을 보여준 류정한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잘하면 머지 않아 화려한 "액션 히어로"로 등극하지 않을까???
결투 장면은 정말 실감나더라.
(그것도 매번... 이 뮤지컬, 칼싸움 정말 여러번 나온다)
배우들이 하나하나 정확하게 동작을 맞추기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을까를 생각하니 대단하다 싶다.
저러다 다치는 건 아닌가 솔직히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그만큼 실감이 난다는 뜻 ^^
이 상태로 가다간 조만간 배우 류정한 배에도 멋진 리얼 초코릿 복근이 생기게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

 
                                                       류정한, 차지연 <언제나 그대 곁에>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