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9. 3. 11:14

 

<프랑켄슈타인>

 

일시 : 2018.06.20.~ 2018.08.26.

장소 :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원작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대본, 연출 : 왕용범

작곡, 음악감독 : 이성준 

출연 : 류정한, 전동석, 민우혁 (빅터&자크) / 박은태, 한지상, 카이, 박민성 (앙리&괴물)

        서지영박혜나 (엘렌&에바) / 안시하, 이지혜 (줄리아&카뜨린느)

        이희정 (슈테판&페르난도) / 김대종, 이정수 (룽게&이고르) 외

제작 : (주)뉴컨텐츠컴퍼니

 

<프랑켄슈타인> 삼연이 이제 다 끝났다.

좋은 자리는 아니었지만 운좋게 마지막 공연 표를 예매해서

조카와 동생과 함께 봤다.

몇 년 전부터 한지상 캐스팅은 가급적 피하는 중인데

어쩌다보니 이번엔 딱 맞닥뜨렸다.

군입대전에는 분명 안그랬는데

군 제대 이후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too much한 흥과

B급 애로배우 같은 발성이 개인적으론 너무 많이 부담스러워

자연히 기피하게 됐다.

뭐, 어찌됐든!

그래도 오랫만에 막공이라는걸 보게 돼서 기대는 됐다.

막공만의 짜릿함과 아쉬움을 느끼는거, 

참 오랫만이다.

게다가 류정한, 한지상, 이희정을 뺀 다른 배우들은 첫대면이라 신선하기도 했다.

(다른 작품에서는 많이 봤지만...) 

 

류정한은 50에 가까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성량은 20대 배우의 짱짱함을 몇 배 능가하고

클래식하면서 섬세한 표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딕션이야 말 할 필요도 없고.

매 순간 감탄이 아닌 순간이 없었고

매 장면 전율이 아닌 장면이 없었다.

그야말로 미쳤구나...라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한지상은 우려했던 것보단 괜찮았지만 그대로 역시 내 취향은 아니다.

똥 마려운 강아지 같기도 하고.

고장난 고철로봇 같기도 하고...

이지혜와 이정수는 나쁘지 않았고,

(이지혜는 줄리아와 카뜨린느에 차별성이 약하긴 했고

박혜나는 에바일때 딕션이 무너지고, 연기는 too much 하다.

잔인함과 악이 느껴지는게 아니라 코믹함만 너무 부각된건 많이 아쉬웠다.

자크에게 계속해서 징징대는 에바??? 는 참 많이 난감했다.

 

막공 무대인사는

박은태를 제외한 모든 배우가 나와서 좋았고

무대진행을 류정한이 아닌 이정수가 한 것도 보기 좋았다.

아역 빅터의 눈물도 귀염고 찡했고...

오랫만에 이성준 음악감독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것도 좋았다.

일종의 유종의 미!

이로써 다 끝났다.

아름다운 시작이었고, 더 아름다운 마침이었다.

흥해라! 대한민국 창작뮤지컬!

(배우 류정한은 더 더 더 흥해라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12. 9. 08:36

 

<프랑켄슈타인>

 

일시 : 2015.11.26.~ 2016.02.28.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원작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극작 : 왕용범

작곡, 음악감독 : 이성준 

연출 : 왕용범

출연 : 유준상, 박건형, 전동석 (빅터& 자크) / 박은태, 한지상, 최우혁 (앙리 & 괴물)

        서지영, 이혜경 (엘렌 & 에바) / 안시하, 이지수 (줄리아 & 카뜨린느)

        이희정 (슈테판 & 페르난도), 홍경수 (룽게 & 이고르) 외

제작 : 충무아트홀

 

2014년 이 작품이 초연으로 올라왔을때 그야말로 엄청났었다.

정말 어디서 이런 괴물같은 작품이 나왔을까 싶었고

우리나라 창작뮤지컬이 이 정도의 수준까지 왔다는데 엄청난 자부심까지 느껴졌었다.

외국 유수의 라이선스 뮤지컬과 비교해도

넘버와 스토리 구성, 장면 연출과 무대, 조명과 의상까지도 부족할게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배우들은 단체로 내림굿이라도 받았는지 엄청난 내공을 쏟아내고 또 쏟아냈었다.

이런 창작뮤지컬이 다시 또 나올 수 있을까 의심하는 한편

외국으로 라이선스 수출을 한대도 이 작품은 크게 성공하겠구나 확신까지 들었다.

한마디로 "괴물"같은 작품이었다.

그래서 어서 빨리 재연이 올라오길 얼마나 학수고대하며 기다렸던지...

 

그랬던 프랑켄슈타인이

드디어, 드디어 돌아와줬다.

류정한 빅터가 없다는게 아주 많이 치명적이지만 어쨌든 돌아왔고

나는 첫관람을 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초연의 그 장중함과 비장함, 처절함이 단 한 번도 느껴지지 않았다.

초연때는 스토리를 눈으로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스토리를 장황하게 일일히 설명하고 부연한다.

스토리에 개연성을 주기 위해 수정을 했다는데

나는 그 친절함이 오히려 수다스럽게만 느껴졌다.

2막의 시작도 낯설고

넘버들이 여기저기 싹뚝싹뚝 잘려 이곳 저곳에 삽입되는것도 당혹스러웠고다.

초연 배우인 한지상과 이희정을 제외하고는 1인 2역에 대한 차별성도 느껴지지 않았다.

조금씩 바뀐 장면들과 넘버들 역시 낯설고 또 낯설다.

전동석 빅터는 류정한의 오마쥬를 실현하는것 같았고

그마저도 이 작품, 저 작품 짜집기 형식이라 중심이 없었다.

예상은 했지만 전동석의 연기력과 넘버소롸력에 한계가 있더라.

하이톤의 자크는 볼성사나웠고

특히나 이혜경 에바의 하이톤과 섞이니 귀가 견디기 힘들었다.

(이혜경도 두 역할 다 안 어울리고...)

새롭게 캐스팅된 배우들이 생각보다 영 아니어서

초연의 배우 한지상이 탁월하게 돋보이긴 하더라.

(하지만 그의 변태스럽고 재외국인스러운 발음 역시 내 취향은 아니다.)

 

초연때처럼 여러 번 보겠구나 생각했는데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걱정 하나는 확실히 덜었다.

그래도 박은태 앙리는 봐야 하니까

12우러 18일 관람으로 이 작품과는 작별을 해야겠다. 

 

아무래도 창작뮤지컬은

초연이 진리고 정답인 모양이다.

아.. 프랑켄슈타인...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7. 3. 08:07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5.06.07. ~ 2015.09.13.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안무 : 서병구

음악감독 : 김성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연출, 한국어 가사 : 이지나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한지상, 윤형렬, 최재림 (유다)

        이영미, 장은아, 함연지 (마리아)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김영주 (헤롯), 최병광 (가야바), 지혜근 (안나스)

        심정완 (베드로), 최종선 (시몬) 외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R&D WORKS, RUG

 

어쩌랴.

이 작품은 보면 볼수록 좋고, 또 좋은 것을...

심지어 보고 있으면서도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내가 이 작품을 엄청나게 편애하는게 분명하다.

이번 관람은 좌석이 살짝 멀어서 좀 걱정했는데

2층 가운데 6열은 의외로 시원한 뷰를 선사했고

무대와 조명, 배우들의 동선 전체를 보기에 아주 그만이었다.

소리도 짱짱하고 군무도 한 눈에 보기에 좋고.

(아마도 종종 S석에서 관람하게 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한지상은 영화촬영과 병행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래선지 고음에서 목소리가 갈라지더라.

마이클리는 뭐 늘 기복없이 평온하고...

이날은 가야바 최병광이 1막 마지막에서 노래 타이밍을 놓치는 일이 생겼다.

"그게 뭔 상관이야, 돈이냐 챙겨!"라는 가사였는데

결국 노래 대신 대사로 빠르게 치고 나왔다.

처음 본 사람들은 눈치 채지 못했을것 같긴 한데

이 작품에 익숙한 사람들은 노래를 통째로 날려버리는건 아닌가 걱정했을거다.

그래도 최병광 배우가 경험이 있다보니 상황판단을 잘해줘서 다행스러웠다

 

최재림 유다까지는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느낌은

한자상 유다는 소년, 최재림은 유다는 청년, 윤형렬 유다는 장년의 느낌이 강하다.

한지상보다는 개인적으로 윤형렬이 좋았고

마리아와 빌라도도 장은아와 김태한이 내 취향과는 더 잘 맞더라.

아마도 향후 관람에도 영향을 많이 미칠듯...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작품의 진수는 마이클리다.

이 사람...

심지어 커튼콜까지도 홀리하다.

진심이 담긴 저 표정을 보고 있으면

당장이라도 구원받은 심정이니 병이 깊긴 깊다.

 

<JCS>와 <Man of La Mancha>는

확실히 내겐 독(毒)인 모양이다.

그런데 이 두 작품이 올 여름 함께 올라가니...

이건 정말 답이 없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8. 27. 08:07

<The Devil>

일시 : 2014.08.22. ~ 2014.11.02.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작사 : 이지나, 이지혜

작곡 : Woody pak, 이지혜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신은경

출연 :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 (X)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존파우스트)

        차지연, 장은아 (그레첸)      

제작 : (주)페이지1, (주)알디웍스

 

이지나 연출의 창작 뮤지컬 <더 데빌>.

워낙 괴테의 <파우스트>를 좋아해서 현대적으로 해석한 뮤지컬로 만들어지길 바랬는데 드디어 바람이 이뤄졌다.

그것도 아주 프로그레시브한 락뮤지컬이란다!

게다가 공개된 캐스팅들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만큼 후덜덜한 배우들의 총집합이다.

캐스팅보고 확신했다.

이 작품은 시종일관 강강강강(强强强强)이 될 거라는걸.

더불어 호불호 또한 아주 극명하게 갈리겠구나...까지!

사실 조금 로딩이 된 후에 관람할 예정이었는데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예매를 해버렸다.

그것도 내가 요즘 살짝 피하고 있는 한지상 X로...

다행인건 공개된 음원에서 한지상이 부른 "피와 살"이 꽤 괜찮았다.

그래서 기대감이 조금씩 생기는 참이었다.

 

이 작품의 제일 큰 매력은 단연코 음악이다. 

woody pak과 이지혜가 만든 곡들은 정말이지 단 한 곡도 버릴 곡들이 없다.

묵시론적인 이지나의 가사도 괜찮고.

노래 잘하기로 유명한 배우들의 소리를 코러스화 시켜버리는 밴드의 볼륨이 문제긴한데

내 생각엔 이지나 연출이 라이브밴드의 볼륨을 줄이는 양보 따윈 안 할 것 같다.

사실 그 과함이 그로데스크하면서 세기말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니까!

게다가 배우들의 넘버 소화력은 환상적이다.

한곡 한곡을 그야말로 죽자고 부른다.

솔직히 주눅이 절로 들 정도다.

우려했던 한지상도 나쁘지 않았는데"Big time"에서 과하게 그루브를 타는 바람에 좀...

사실 나는 좀 다크하고 차가운 X이길 바랬는데 그렇게 리듬을 타버리니 경망스러움이 느껴지더라.

"피와 살"은 독립투사의 결의가 느껴지고...

 

이날 관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배우는 존파우스트역의 윤형렬.

노래가 아주 살짝 흔들리긴 했지만

외모도, 연기도, 느낌도 배역과 아주 잘 어울렸다.

그리고 <더 데빌>에서 자칭 타칭 고생담당 이라는 그레첸 차지연.

차지연이라는 배우.

참 대단하고, 너무 열심히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배우임에는 분명하다.

그런데 이건 다분히 개인적인 취향이긴한데

나는 이상하게 차지연 특유의 뽕끼가 영 적응이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레첸을 차지연만큼 표현할 배우가 없다는건

인정할 수밖에는 없겠다.

"Mad Gretchen"의 그 긁어내던 발성은 지금 생각해도 참 후덜덜하다.

 

첫관람 후 이 작품에 대한 내 선호도는 결정됐다.

확실한 호(好)!

물론 과한 부분들이 많다는건 인정한다.

배우들의 소리까지 잡아먹는 4인조 라이브 밴드의 어마무지한 연주도 그렇고

코러스의 정체불명의 안무는 확실히 극의 흐름을 방해한다.

4인조 코러스 자체는 아주 좋다.

게다가 4명이 다 특색있는 음색이라 작품과 잘 어울린다.

스토리 자체는 난해하다는 평이 있긴하데 별로 그렇진 않고

단지 그걸 표현한 방식이 아주 살짝 불친절하고 극단적이란 느낌은 있다.

넘버도, 스토리도 시종일관 강강강강(强强强强)의 연속이다보니 거부감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

종교적인 색채가 짙다는 평가는,

"파우스트"가 모티브인데 그 정도 종교색도 없으면... 글쎄 그거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까 싶다.

난 오히려 조금 더 성서적이어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

중간중간 나오는 헨델의 "울게 하소서"도 그래서 더 인상적이고 의미심장하더라.

(그레고리안 성가도 생각나고, 카스트라토도 생각나고...)

 

이지나 연출의 작품이 나랑 잘 안맞는 편이라

관람하기 전에 사실 걱정을 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느낌이 좋아서 다행이다.

위험한 발언이긴한데,

캐스팅별로 여러번 챙겨보게 될 것 같다.

 

The Deveil 이라니...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유혹적인 작품 아닌가!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4. 5. 23. 08:02

올해 올려진 뮤지컬 예정작에 <스위니 토드>가 있었다.

그리고 충무아트홀 대관에도 일정이 있었고.

오디션도 완료되어 주요배역도 정해졌다는 소식도 분명 들었다.

그동안 "~~~카더라"에 하네 마네 말이 많긴 했지만 

내내 부정하면서 정말 꿋꿋이 믿었다.

그정도로 너무 보고 싶은 작품이었고 너무나 좋아하는 작품이니까!

그랬는데 5월 20일 뮤지컬 헤븐의 박용호 대표가 공식적으로 공연 취소를 알렸다.

 

2007년에 LG아트에서 초연으로 올려졌을때

이 작품을 보고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모른다.

괴기스럽고, 잔인하고, 아름답고, 슬프고, 기묘하고, 황당하고, 가엾고, 불쌍하고 안타깝기까지...

객석에 앉아 프롤로그부터 몰입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뒷통수를 후려치듯 귓청을 내리찍던 기괴한 소리.

그 소리는 너무하다싶을 정도로 길었고 심지어 듣기조차 거북한 불쾌함이었다.

아. 그런데 그 불쾌함이 얼마나 황홀하던지...

초장부터 나를 완벽히 매혹시켜버리더라.

"등골이 오싹할 얘기, 시퍼런 눈빛의 한 남자"로 시작되는 첫곡 "The Ballad of Sweeney Todd"는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야말로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상상을 깨는 불협화음이 너무나 아름다웠던 손드하임 최고의 수작 <스위니 토드>

재공연이 된다는 소식에 정말 심장이 쫄깃쫄깃했었다.

혼자 작정도 했다.

이 작품에 올인하겠노라고!

그랬더랬는데... 그랬더랬는데...

이 작품이 엎어졌단다.

내가 뭐라고 기운이 다 빠진다.

 

 

이럴줄 알았으면 초연때 많이 봐둘걸 그랬나보다.

캐스팅별로 두 번 본 게 못내 아쉽다.

류정한 - 홍지민 - 홍광호 - 임태경

양준모 - 박혜미 - 한지상 - 이동명

초연 캐스팅은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임태경도 천상의 목소리를 잃기 전이었고 토비어스는 한지상과 홍광호가 더블 캐스팅이었다.

(정말 풋풋했고, 정말 귀여웠고, 정말 열심이었다)

그때 이 녀석들 보면서 조만간 한 몫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역시나 두 사람 모두 최고의 배우가 되어 무대위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홍광호가 <미스사이공> 첫공연을 무사히 마쳤다는 기사도 오늘 봤다. 객석의 환호가 대단했다는 후문이...)

 

기괴한 톱니바퀴와 거다란 원형 무대.

2층에 있는 스위니 토드의 비밀스런 이발관도 지하에 있는 파이굽는 커다란 오븐도 떠오르고 

불협의 아름다움이 폭발하던 넘버들도 계속 떠오른다. 

어쩌자고 프롤로그의  빈 의자와 조심조심 걸어가던 아이의 모습까지 이렇게 선명한지...

끼~~~이~~~이~~~익!

첫 장면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시종일관 몰아쳐서 딴 생각할 틈이 전혀 없었던 작품.

주조연뿐만 아니라 앙상블까지도 최상이었는데...

젠장!

계속 떠올리다보니 더 선명해지고 더 그리워진다.

"앓이"가 시작되려나보다.

 

이 매혹적인 이발사는 도대체 언제쯤 영업을 시작하려나!

여기 단골손님 한 명이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데.

2007년부터 지금까지 쭉~~~~

 

 

 

 

 

<Sweeney Todd OST>

Act 1
Prelude
The Ballad of Sweeney Todd
No Place Like London
The Worst Pies In London
Poor Thing
My Friends
Green Finch And Linnet Bird
Ah, Miss
Johanna
Pirelli’s Miracle Elixir
The Contest
The Ballad of Sweeney Todd
Wait
Kiss Me
Ladies In Their Sensitivities
Pretty Women
Epiphany
A Little Priest


Act 2
God, That’s Good!
Johanna
By The Sea
Wigmaker Sequence
The Letter
Not While I’m Around
Parlor Songs
City On Fire
Final Sequence
The Ballad of Sweeney Todd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1. 8. 09:05

<레드>

일시 : 2013.12.21. ~ 2014.01.26.

장소 :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극본 : 존 로건 (John Logan)

무대 : 여신동

연출 : 김태훈

출연 : 강신일 (마크 로스코) / 강필석, 한지상 (캔)

주최 : 신시컴퍼니, 예술의 전당

 

<레드>는 어떻게 매번 내 가슴을 이렇게까지 살아 숨쉬게 만들까!

이건 감동과 경탄을 넘어 저절로 두 무릎을 꿇게 만들어 버린다.

설명이 불가할 존경심.

아주 잔혹할 정도다.

2년 전에 느꼈던 무시무시한 떨림도 다 무시하고

지금 또 다시 철저하게 매혹당했다.

엄청 센 놈을 제대로 만났다.

마크 로스코를 연기한 강신일 배우는,

존재 자체가 하나의 완벽한 텍스트였고 클라세였다.

<광부화가들>때도 완벽하게 나를 사로잡더니

<레드>의 마크 로스코는 숨통까지 쥐고 흔든다.

도대체 그 누가 무대 위에서 마크 로스코를 연기한 강신일보다 더 젊고 강렬할 수 있을까?

한참 어린 한지상조차도 그의 젊음을 당해낼 재간이 없어 보인다.

단언컨데 한지상은,

이 작품이 끝내고 나면 분명히 달라져있을거다.

초연부터 함께 하지 못한게 질투가 날 정도었다는 한지상은

마크 로스코의 캔이기도 했고,

강신일의 캔이기도 했다.

 

- 뭐가 보여?

- 레드요!

 

작품의 시작과 끝에 나오는 로스코와 캔의 대사.

똑같은 질문과 똑같은 대답.

그러나 작품을 보고 나면 알게 된다.

이건 결코 똑같은 질문일 수도

똑같은 대답일 수도 없다는 걸!

 

실제로 마크 로스코는

1958년에 뉴욕 맨허튼에 위치한 시그램 빌딩에 들어설 포시즌 레스토랑의 벽화를 의뢰 받았다.

그런데 그림을 다 완성시켜놓고 갑자기 계약을 파기해버렸다.

그 당시 화가의 변심(?)은 "시그램 사건"이라고 불리며 꽤 이슈가 됐었던 모양이다.

마크 로스코는 왜 갑자기 그런 결정을 내렸던걸까?

이 작품의 이렇게 의도도 시작도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레드"란 도대체 뭘까?

작품 속에서 배틀처럼 두 사람이 레드에 연상되는 이미지들 나열 속에 답이 있을까?

삶, 생명, 열정, 근원. 움직임, 에너지.레드 와인, 헤돋이, 드레스텐의 야간 폭격, 루소의 태양, 엘 그레코의 망토...

그러나 이 작품이 진짜로 내게 묻어왔던 건 "너 자신만의 레드"가 무엇인가 였다.

생각이라는 걸 해봤다.

평생 단 한 번이라도 인간이 되어 보라는 로스코의 충고대로.

나 자신만의 레드!

그건 바로 "관계(rapport)"다.

그것도 아주 정직하고 순수한 집중을 필요로 하는 관계!

생명도, 예술도, 사랑도 모두 관계의 문제다.

어떤 관계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사랑도, 삶도, 예술도 달라진다.

그리고 그 관계에 집중할 수 있다면 인간은 무서울 정도로 치열해진다.

"관능"은 바로 그곳에 있다.

시간과 공간, 성별과 섹슈얼리즘을 뛰어넘는 "관능"

난 <레드>를 통해서 그걸 읽었고, 그걸 봤고, 그걸 느꼈다.

이 느낌들... 이 감정들... 이 전율들...

글로 표현한다는게 가능은 할까?

침묵밖에는 도무지 답이 없다.

그리고 로스코의 말처럼 침묵은 언제나 정확하다.

 

2011년 오경택 연출의 초연과 비교하면,

김태훈 연출의 <레드> BGM처럼 깔렸던 음악이 조금 더 부각됐고

대사들도 일부 친절해졌다.

그래도 역시나 치열함과 아름다움엔 변함이 없다.

여신동의 무대는 군더더기가 없이 작품의 필요를 충족시켰고

자유소극장도 초연의 이해랑예술극장보다 작업실 느낌이 더 강해서 좋았다

장소를 만들어낸다는게 그림에만 해당되는게 아님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공연 장소도, 무대도, 배우도, 연출도 더없이 극적이다.

그야말로 엄청난 rapport를 목격했다.

 

커튼콜에서 한지상의 모습은

배우로서 아주 말갛고 깨끗한 맨얼굴 그대로였다.

자신이 지금 너무나 벅차고 행복한 시간을 지내고 있다는걸 그대로 보여줬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가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걸 지켜보는 느낌.

강신일은 한지상을 최대한 끌어내줬고

한지상은 그걸 놓치지 않고 또 다시 자신을 끌어올리더라.

솔직히 나는 한지상이 이 작품을 하기에는 연극적으로 부족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강필석 캔을 예매해놓고 망설였었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 이상을 보여줘서 놀랐다.

멋졌다.

두 배우 모두!

 

이 작품...

배우에게도 관객에게도

너무나 뜨겁고 치열하다.

이 맹렬한 질투를,

나는 내내 어떻게 감당할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2. 9. 09:16

      <2013.12.07.PM 7:00>                            <2013.12.08.PM 2:00>

                                                 

성두섭(Tom), 박은미 (Sara)                      한지상 (Tom), 박은미 (Sara)

김신의 (Michael), 문진아 (Narrator)           홍경수 (Micheal), 홍륜희 (Narrator)

 

Murder Ballad Poisining

이쯤되면 그냥 그렇게 불러야 할 것 같다.

올해 최대 관람직었던 <Thrill Me>는 아홉번을 봣는데

이 작품은 내년 1월가지 10번을 넘기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전혀 예정에도 없던 성두섭 Tom까지 보게 됐으니...

지금껏 성두섭이 보여준 연기를 떠올려보면 Tom이 과연 어울릴까 의구심이 들었다.

그런데... 이게 뭐지?

성두섭에게 이런 면이???

우려했던 것보다 훠~~얼~~씬 잘 어울려서 정말 놀랐다.

약각은 유약한 Tom을 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강하고 힘있었다.

나쁜 남자의 느낌도 들었고 공원에서 사라와 마이클과 만나는 장면은 비열하기까지 하더라.

작정하고 배역에 뛰어들었다는 게 확실히 느껴졌다.

노래도 나쁘지 않았고 감정도 좋았다.

어쩌나...

성두섭까지 이렇게 나오면...정말 안되는데...

제일 약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세 명의 탐과 또 완전히 다른 성두섭만의 Tom을 보여줬다.

네 명의 Tom 중에서 가장 감정적이었던 Tom.

신체조건이 좋다보니 당구대와 bar에서 사라와 몸을 부딪치는 과감한 장면들이 보기가 아주 좋았다.

(그리고 머리 모양을 바뀐 건 탁월한 선택!)

 

박은미 sara.

신인이라는데 소리와 노래는 괜찮았다.

다만 아직 어린 나이라 연기적인 면에서 어설픈게 자주 보이더라.

특히 표정이 과정된 부분이 많았다.

(프랭키 장면들은 전부!)

아직 린아 sara를 못봐서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장은아 sara가 연기와 노래, 표정이나 액팅도 제일 좋았다.

 

문진아와 김신의는 pass!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점점 문진아의 시각을 따라가게 된다는 것.

문진아의 표현에는 확실한 스토리가 있고, 악섹트가 있고, 흐름이 있다.

그래선지 Tom과 Sara 보다 그녀에게 점점 더 투사되는 중이다.

김신의 마이클은 노래뿐만 아니라 이제는 표정과 연기도 너무 좋아졌다.

이젠 몽니 보컬 김신의가 아니라 정말 뮤지컬 배우가 다 됐다.

 

매번 문진아 narrator로만 봤는데 여섯번째만에 드디어 홍륜희 narrator를 봤다.

그런데 어쩌지!

아무래도 내가 문진아에 이미 익숙해져버렸나보다.

처음 본 홍륜희 narrator는 어딘지 살짝 노쇄해보이고

처음부터 노골적인 질투를 숨김없이 보여준다.

뭐랄까 narrator가 아니라 그저 Tom을 사랑하는 한 명의 여자로만 보여진다고 할까?

표정과 시선도 처음부터 이미 질투에 사로잡혀 있어 당황스러웠다.

그러다보니 일종의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결말의 긴장감도 현저하게 떨어진라.

여자 둘의 기싸움을 보는 느낌...

(이거 엄청 무시무시한거다!)

 

한지상 Tom은 왠일인지 음을 어느 정도 맞춰서 부르더라.

그래도 어린 청년의 허세스런 느낌은 여전히 남아 있고

가끔은 Tom이 아니라 한지상의 흥이 출몰하기도 한다.

박은미 sara와의 발란스는 노래와 연기는 나쁘지 않았는데

박은미가 체격이 커서 그런지 들어올리는 장면에서 유난히 힘겨워보였다. .

무대에서 실수하지 않을가봐 힘을 쓰는 게 다 보이더라.

박은미 sara는 개인적으론 김신의보다 홍경수 micheal이 

음색이나 연기면에서 더 잘 어울렸던 것 같다.

홍경수 micheal은 표정과 감정연기가 점점 좋아져 이젠 쾌감이 느껴질 정도 ^^

특히나 sara에게 분노를 폭발하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다.

확실히 좋은 소리와 울림이 있는 배우다.

어색하던 커틑콜도 이젠 완전히 즐기는 것 같고...

그래도 커튼콜 즐기기의 정석은 역시나 한지상!

매번 페도라까지 들고 나와서 제대로 논다.

심지어는 커튼콜 때문에 이 작품을 하는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무지 부럽다.

눈부시게 활기찬 그 에너지가!

젠장!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1. 18. 08:25

<Murder Ballad>

일시 : 2013.11.05. ~ 2014.01.26.

장소 : 롯데카드 아트센터

작사 : 줄리아 조단(Juila Jordan)

작곡 : 줄리아나 내쉬 (Juliana Nash)

한국어 가사 : 이정미

연출 : 이재준

음악감독 : 원미솔

안무 : 정헌재

출연 : 최재웅, 강태을, 한지상, 성두섭(Tom) 

        임정희, 장은아, 린아, 박은미 (Sara)

        홍경수, 김신의 (Michael) / 홍륜희, 문진아 (Narrator)

프로듀서 : 김수로

협력 프로듀서 : 최진, 임동균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주)쇼플레이

 

결정했다.

그냥 이 작품에 중독되기로!

<NDP> 수요일 낮공연을 보고 집에 가다 그야말로 즉흥적으로 합정역에서 내려버렸다.

현장예매를 하러 갔더니 마치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stage석이 1자리 남아있었다.

한지상 Tom과 임정희 Sara, 홍경수 Micheal.

다행히 캐스팅도 첫번째 관람과 문진아 Narrator만 빼고는 전부 달랐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한지상, 강태을, 최재웅으로만 1번씩 관람할 예정이었는데

단 두 번의 관람만으로 "중독"을 결정해버렸다.

그래, 한번 지긋지긋해질때까지 이 작품에 빠져보는거다!

 

정말 많이 기대했던 한지상 Tom.

(원래 이 녀석 Tom은 12월 8일에 볼 예정이었는데...)

먼저 봤던 강태을 Tom이 퇴페적인 나쁜남자였다면

한지상 Tom은 허풍과 허세를 버리지 못하고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미성숙한 과도기(?) 어른 같다.

그래선지 임정희 sara와도 연상연하처럼 보여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느낌이  별로 안들더라.

노래를 부를 때도 한지상은 일부러 음도 좀 다르게 낸다.

불협까지는 아니지만 어딘지 뭔가 균형을 깨는 음이라 처음엔 많이 의아했다.

표현하자면 모두 장조로 부르는데 혼자 단조로 부르는 느낌이랄끼?

듣는 나는 참 난감하고 어색한데

무대 위 한지상은 마치 그 음이 정확한 음인것처럼 초지일관으로 당당하고 자유롭다.

그래서 할 말이 없다.

(배우가 이렇게 자신있어 하는데...)

그래도... 한 마디 하자면 같이 공연하는 배우들과 음의 발란스는 어느 정도 맞춰줬으면 좋겠다.

어찌됐든간에 한지상의 음이 현장에서 듣기에 튀는 건 사실이니까.

 

stage석이라서 그렇게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임정희 sara는 목소리가 좀 막혀있었다.

발음도 정확성이 떨어졌고 넘버들도 거의 비슷한 뉘앙스로만 불러 아쉬웠다.

표정과 연기도 아직은 자유스럽지 않았고

한지상 Tom과 터치 장면은 조금 망설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최재웅과 임정희 페어로 29일 봐야 하는데 살짝 망설이게 된다.

 물론 최재웅이 확실하게 리드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홍경수는 Micheal이라는 배역 자체가 지금껏 그가 해왔던 배역과 너무나 달라서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했는데

Sara의 부정을 알고 폭발하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밋밋했다.

그래도 홍경수로써는 그의 배우 인생 최초의 일탈이고 변신이지 않았을까!.

문진아 Narrator는 두번째도 역시나 매력적이다.

초반도 그렇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더 매력적으로 변하는 배역이고 배우다.

홍륜희 narrator는 아직 보지도 못했는데 이미 문진아로 취향이 정해버린 것 같아 걱정이다.

그야말로 이 작품으로 제대로 포텐 터뜨렸다.

 

기대했던 stage석!

참고로 뒷줄 stage석은 절대로 비추다!

배우들이 들락날락하는 옆모습 보는게 처음엔 좀 신기했는데 그것 뿐이다.

반대편 무대를 보는 건 진즉에 깨끗이 포기해버렸고

배우들이 연기하는 거라도 보려고 계속 고개를 뺐더니 급기야 어깨 통증까지 오더다.

게다가 스피커 사각지대라 노래와 연주, 음향이 계속 울리게 들리는 것도 은근히 신경쓰였다.

앞쪽 side stage석이나 bar석은 모르겠지만

연주자 라인 stage석은 여러모로 각오하고 앉는게 좋을 듯.

(한자리가 남이 있었던 이유를 확실히 알았다)

 

끈적하고 은밀한 "Mouth Tatto"와 "The Crying Scene"

감미로운 "Sara"와

확고한 현실과 간절한 환상 사이의 줄타기 같은 "Answer Me"

사이코틱하면서도 애절함이 가득 담긴 "I'll Be There"

너무나 다른 느낌을 주는 Tom, Sara, Micheal  세 사람의 "You Belong To Me" 

이거 하나는 확실하다!

한동안 난 이 넘버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거라는 거.

이 작품은 어쩌면 나를 향한 "경고"인지도 모르겠다.

이 경고를,

나는 과연 받아들이게 될까?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0. 7. 08:30

<Music of the night>

일시 : 2013.10.03.

장소 :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

출연 : 브래드 리틀, 마이클 리, 김소현, 송용진, 양준모, 윤형렬, 한지상,

        최수형, 박혜나, 손준호,

주최 : 티켓몬스터

 

좀 알아보고 관람을 결정할걸 그랬다.

단지 브래드 리틀과 마이클리가 출연한다는 이유로 예매했었는데 이런 류의 갈라콘서트일거라고는 정말 꿈에서 생각하지 못했다.

팬텀의 overture에 맞춰 팬텀 가면을 쓰고 나온 건장한 6명의 남자들이 뭔가 묘한 아우라(?)를 풍기는 퍼포먼스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브래드 리틀과 김소현의 "The Phantom of the Opera"까지도 그래 좋았다.

(그래도 역시 김소현은 내 취향은 아니다. 예전에도 고음이 맘에 안들었지만 요즘은 더 듣기 불편해지는 것 같다)

문제는 사회자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윤지영 아나운서.

멘트를 하는 순간 뮤지컬 갈라 콘서트 자체가 참 저렴해지더라.

놀이동산 이벤트 공연같은 느낌.

도대체 아나운서를 왜 내세웠을까?

그냥 배우들끼리 다음 순서 소개하면서 등퇴장 하는게 훨씬 격이 있었을것 같은데...

(정말 오랫만에 본전 생각하게 만든 공연이었다.)

사실 나는 TMon이 주측이라는 걸 몰랐었다.

설&컴퍼니 10주년 기념 콘서트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시끌벅적한 이벤트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오로지 브래드 리틀과 마이클 리에 혹해서....

 

그래도 역시 브래드 리틀은 제 몫을 충분히 해줬다.

가장 많은 곡을 부르기도 했지만

오랫만에 듣는 "Alive'는 정말 여전하더라.

짐승같이 단어 하나하나를 물어뜯으며 부르는 특유의 목소리.

그리고 마치 말하는 것 같은 손가락 움직임까지...

그가 노래하는 걸 보고있으면 온 몸으로 가사를,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는 게 확연히 느껴진다.

천국의 눈물 "Can you hear me?"를 제외하고는 브래드의 노래는 다 좋았다.

(아무래도 이 넘버는 이혜리의 출연으로 살짝 급조된 듯한 느낌...)

 

<Hedwig>의 넘버 두 곡을 불렀던 송용진은

반응없는 관객때문에 정말 고생 무지 많이 해서 안스러울 정도였고.

(노래는 정말 좋았다. 역시 <헤드윅>은 송용진이다! 그러니까 다시 하라구!)

<위키드>의 히로인 박혜나의 Defying Gravity"에서 아주 폭발적인 성량을 뽐냈다.

엘파바로서 지금 열심히 칼을 갈고 있다는 게 느껴질만큼.

듀엣은 윤형렬과 박혜나의 "Beauty and the beast"가 제일 괜찮았고

양준모는 요즘 계속 예전만큼의 실력이 나와주지 않아 걱정되는 중이다.

마이클리가 노래가 너무 적었던 게 개인적으로 제일 아쉬웠고

게다가 "Climb every mountain"은 그의 가창력이 잘 드러나지 않는 곡이여서 더 아쉬웠다.

한지상은...

그냥 딱 연예인이었다!

조권같은 느낌이었다면 이해가 될까?

계속 비슷한 류의 작품을 해서 그런지 좀 허세스러워진 것도 같다.

연말에 강필석과 <레드>를 한다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쉼없이 달려온 한지상이 배우로서 많이 깨지고 힘겨웠으면 좋겠다.

이 작품 결코 쉽지 않은 작품인데...

한지상이라는 배우를 데뷔때부터 눈여겨 봐왔었고 지금도 격하게 아끼는 중이다. 

점점 잘하는 배우고 그래서 가능성이 아주 많은 배우라는 건 확실하다.

그런데 이제는 잘하는 것 이상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갈라 콘서트의 마지막 노래 "superster"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위기"까지는 아니지만 "위험"의 신호가 보였다.

(강신일과 연기하다보면 한지상도 배우로서 뭔가 달라질 거라고 믿는다.)

현명한 배우니까 잘 컨드롤하겠지만!

 

어째 콘서트 후기가 아니라 사심 후기가 되버려 살짝 민망하다.

솔직히 말하면 콘서트 자체는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여서 쓸 말도 별로 없다.

그리고 제발이지 김소현과 손준호은 이제 그만 우려먹었으면 좋겠다!

뭐 본상품에 끼워 파는 사은품도 아니고...

이제 그만 홀로서기를 할 때도 되지 않았나???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9. 13. 08:04

<보니앤클라이드>

일시 : 2013.09.04. ~ 2013.10.27.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대본 : Ivan Menchell

작사 : Don Black

작곡 : Prank Wildhorn

음악감독 : 이성준

연출 : 왕용범

출연 : 엄기준, 한지상, 키, 박형식 (클라이드)

        안유진, 리사, 다나 (보니) / 이정열, 김민종 (벅)

        주아 (블렌치) / 김법래, 김형균, 박진우 (테드)

        최민영, 민혁 (어린 클라이드) / 문은수, 배정민 (어린 보니)

        김민수, 이기동, 서경화, 임은영 외

제작 : 엠뮤지컬아트, CJ E & M

 

<지킬 앤 하이드>, <몬테크리스토>로 폭발적인 매니아층를 갖고 있는 작곡가 프랭크와일드혼의 최신작 <보니앤클리아드>

2009년 샌디에고에서 초연,

2011년 브로드웨이에서 올려졌지만 호평을 받지 못했던 걸로 기억한다.

클라이드 체스트넛 베로우(1909~1934)와 보니 엘리자베스 파커 (1910~1937)는

두 사람은 미국 대공황시기에 실제로 있었던 악명 높은 2인조 갱이다.

워런 비티와 페이 디너웨이 주연의 명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도 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영화와 뮤지컬은 참 다르구나...)

솔직히 말하면,

작곡가에 대한 기대감도, 제작사에 대한 기대감도 별로 없었다.

단지 BC카드 조기예매 45%와 "한지상"이라는 배우에게 낚여서 예매한 작품.

처음부터 재관람 의사가 없기는 했지만 본 후에도 역시 재관람의 의사는 안 생겼다.

(한 번이면 충분하다.)

그렇다고 작품이 엄청 후지다는 뜻은 아니다.

개인의 취향이 그렇다는 거니까...

실제로 옆에 앉은 사람은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보더라.

여기 나오는 사람 전부 다 불쌍하다고...

그건 맞는 말이다.

개인적으론 열연하고 있는 배우들이 더 불쌍하긴 했지만.

 

뮤지컬이 노래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기억나는 노래가 하나도 없다는면 좀 심각한 문제 아닌가???

광고에는 "프랭크 와일드혼 특유의 흡입력 있는 뮤지컬 넘버"라고 분명히 적혀있는데

그놈의 흡입력이 이상하게 나만 정확히 비켜갔다.

프랭크 와일드혼이 우리나라에서 과대평가받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밋밋한 넘버들을 듣게 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장르는 다양하다.

그런데 그게 작품 속에서 동화되지 못하고 각자 따로 논다.

다양함을 가장한 평이함.

내가 느낌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의 넘버에 대한 정의다!

더 컨츄리틱하거나 더 흑인영가스럽거나...

이야기도, 넘버도 무지 산만하고 정신없다.

실화인데 전혀 실화처럼 느껴지지 않아 보면서 난감하고 민망했다.

기억에 남는 건 무대활용과 실제 보니와 클라이드의 모습을 담은 영상 정도!

 

엠뮤지컬아트는 이 배우들이 아니었으면 어쩔뻔 했을까?

연기자가 작품을 그나마 살렸다.

보니와 클라이드 아역 최민영, 문은수까지도 연기는 좋더라.

(문은수기 애어른 같은 느낌이긴 했지만)

한지상 클라이드는 자기 옷을 입은 것처럼 배역에 딱 어울렸고 연기도 아주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쥐어짜고 있다고 생각된건 왜였을까?

마초적인 분위기가 스칼렛 팜피넬과 살짝 겹쳐져서 그랬을나? 

연말까지 2작품이나 더 출연할 예정이라는데 너무 소모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좀 휴지기를 두던지, 아니면 180도 연기 변신을 하던지...)

안유진 보니는 연기도, 노래도 괜찮다.

한지상 클리아드와는 비교적 잘 어울리는데

키나 아기병사 박형식 클라이드와는 어떨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연상연하 커플 느낌아닐까? 리사도 물론 그렇고...)

벅 역의 김민종이 욕을 먹는 것 같던데 개인적으론 그가 나를 제일 많이 놀라게 했다. 

그래도 원조 한류스타이고 한때는 대한민국 최고의 비쥬얼을 자랑하던 그였는데

멋짐을 완벽히 포기하고 이렇게까지 찌찔한 캐릭터를 선보일 줄은 정말 몰랐다.

말가지 더듬으면서 어쩜 그리 찌질하던지...

노래를 못하긴 했지만 이런 찌질한 캐릭터가 노래를 폼나게 잘부르면 그것도 이상하지 않았을까?

이게 김민종의 선택인지 연출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자든 후자든 배우로써 김민종에게 박수를 보낸다.

두 경우 모두 김민종이 "찌짤함"에 동의했다는 의미니까.

(황태자 임태경이 김민종 벅을 꼭 좀 봤으면 좋겠다.

  배우란 때때로 "멋짐"을 포기하고 무대 위에서 기꺼이 망가질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걸 알 수 있게!)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관객들이 무대에, 배우에 참 관대하다는...

커튼콜에 일어서는 사람들을 보면서 좀 충격받았다.

전혀 기립할 것 같지 않은 분위기였는데...

다들 조건반사였나???

지금 생각해봐도 그 정도의 기립을 받을 작품은 아니었는데...

이것 참 미스터리다!

 

* 사실 이 시간에 내 상황이 뭔가를 볼 수 있는 상태가 전혀 아니었다.

   버겁고 복잡하고 힘든 상황에 숨이 막혔었다.

   현실에서 벗어나서 달아나고 싶었다.

   어쩌면 보니와 클라이드보다 내가 더 간절했는지도...

   <보니앤클라이드>는 어쩌다보니 내 한숨의 희생물이 되버렸다.

   그래서 조금 미안은 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