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8. 12. 19. 14:36

두번째 자그레브.

타일지붕으로유명한 성 마르코 성당은,

오늘도 여전히 굳건히 닫혀있다.

그래선지 자그레브 대성당보다 이곳 내부가 더 궁금하지만

결코 알 순 없는 곳일 뿐이다.

유럽의 왠만한 성당은 거의 다 종탑을 유료로 개방하고 있는데

이곳만은 예외다.

자그레브의 뚝심이었을까?

여행자의 몇 푼 돈과 자그레브의 소중한 유산을 바꾸지 않겠다는 단단한 자존감,

그게 느껴진다.

그러니 아쉬움은 고이 접자.

세상엔 허락되지 않는 종탑도 있어야 하니까.

 

 

플릭스 버스에서 내릴때 가디건을 두고 내려 걱정했었는데

다행이 날이 흐려 햇빛 알러지 걱정은 덜었다.

구름 가득한 하늘 때문이었을끼?

자그레브가 이 여행의 마지막 장소라는게 실감났다.

조용조용, 나즉나즉.

혼자 정리하며 걸어다니기에 딱 좋았던 날씨.

 

 

이번에도 로트르슈차크 탑(Lotrscak Tower)은 못올라갔다.

아니, 어쩌면 안올라갔는지도...

성 마르코 성당 자체가 언덕에 있어서

타워가 아니더라도 자그레브 파노라마를 쉽게 볼 수 있다.

내려오는 길에 본 성당 하나.

첫번째 자그리브 여행때 예배드리는걸 봤었는데... 기억이 새롭다.

이번에도 금박 모자이크화 발길이 멈췄다.

익숙한 줄 알았는데,

두번째 방문임에도 신기함은 여전하다.

나쁘지 않구나...

두번째 설렘도.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6. 6. 9. 07:56

크로아티아 시간으로 2016년 5월 29일 오후 2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자그레브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성 마르크 성당(Crkva Sv. Marka).

모자이크로 장식된 성당 지붕이 유명한 곳인데

사실 이 지붕은 처음부터 있었던게 아니라 재건축때 추가된 것이다.

그러니까 13세기 고딕양식보터 20세기 현대적인 양식까지 다 포함하고 있는 이례적인 성당이다.

그래서 가만히 보고 있으면

지붕을 경계로 균형미가 심하게 어긋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성당 전면 파사드의 조각상을 보고 지붕을 쳐다보면

이건 뭔가 잘못된게 분명하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전체적으로 조화가 꽤 잘 됐다는거다.

안정감마저 느껴질 정도.

 

 

지붕에 나란히 그려진 문양 중

왼쪽은 크로아티아 최초의 통일 왕국의 문장을 합쳐놓은거고

오른쪽은 자그레브 시의 문장이다.

레고로 만든 블록집같은 천진함에

오랜 시간의 역사가 함께 투영된 성당이 주는 첫인상이 내내 선명하다.

특히 성당앞 광장의 모자이크 바닥돌이 너무 예뻐서 넋을 놓고 바라봤다.

(그때 참 땡볕이었는데....)

그리고 하늘은...

진심으로 미친 걸로!

 

 

성 마르코 성당 주변 건물들.

성당을 마주보고 섰을 때 왼쪽편에 있는 건물은 정부 청사로

이 건물에서 엘라치치가 사망했단다.

오른쪽 건물은 현재 크로아티아 의회로 사용되고 있는 곳.

그리고 근처에는 직류 신봉자(?) 에디슨에 반해 교류를 주장했던 과학자 테슬러의 집도 보이고

그 옆에는 크로아티아 나이브 예술 박물관(The croatian Museum of Naive Art)도 있다.

사실 자그레브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박물관이었는데 

일요일에는 문을 열지 않아서 아쉽게 닫힌 문만 바라보고 돌아섰다.

타박타박 걸어가다 문이 열린 성당이 보여 기웃거렸더니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 미사를 드리고 계셨다.

그런데 저 문은 도대체 누가 저렇게 열어뒀을까?

혼자 열심히 궁금해하면서.

 

 

자그레브를 한바퀴 돌고 다시 찾아간 마르코 성당 앞.

돌바닥에 주저앉아있었는데 이색적인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어디서 나타났건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시대 복장을 한 사람들이 한 명씩 두 명씩 광장 앞을 지나다니기 시작한다.

처음엔 관광객들에게 돈을 받고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인가보다 싶어 피해다녔는데

아마도 일요일 오후마다 벌어지는 작은 코스프레 혹은 퍼레이드였던 모양이다.

내 앞에서 멈춰서서니 나보고 사진을 찍으란다.

찍으라니까 나는 또 열심히, 성실히 셔터를 누르긴 했다.

하지만 이 페러이드의 정확한 정체는 현재까지도 모르고 있는 상태.

(혹시 아시는 분...)

그래서 순전히 내 위주로 기억하기로 했다.

예상치 못한, 뜻밖에 만난 환영인사였다고.

어차피 여행은 내가 꾸는 꿈이고 환상이니까.

^^

 

Journey is Fantasy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