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12. 24. 08:30

<Ghost>

일시 : 2013.11.24. ~ 2014.06.29.

장소 : 디큐브아트센터

대본 : 브루스 조엘 루빈 (Bruce Joel Rubin)

작곡 : 데이브 스튜어트 (Dave Stewart), 글렌 발라드 (Glen Ballard)

특수 효과 : 폴 키예브 (Gaul Kieve)

협력 연출 : 폴 그리핀

국내 연출 : 한진섭 

음악감독 : 박칼린

출연 : 김준현, 김우형, 주원 (샘 위트) / 아이비, 박지연 (몰리 젠슨)

        최정원, 정영주 (오다메 브라운) / 이창희, 이경수 (칼 브루너)

        성기윤(병원 유령), 박정복, 심건우 외

주최 : SBS, 신시컴퍼니 

 

신시컴퍼니 홈페이지에서 50% 생일쿠폰을 사용해서 두번째 본 <Ghost>.

(이 생일쿠폰 아니었으면 아마 한 번으로 끝냈을텐데...)

정영주 오다메만 빼고 첫번째 관람과 캐스팅을 다르게 해서 관람했다

확실히 배우에 따른 장단점이 있는데

연기는 확실히 주원 샘이, 노래는 김준현 샘이 좋았다.

김준현은 일본에서의 뮤배경력 때문에 대사톤이나 노래 부를 때 이상한 톤이 자꾸 끼어들긴 하지만

큰 키에 의외의 귀염성(?)을 보이는 모습이 샘에 잘 어울리더라.

"Three little words"인 살짝 마초적인 느낌이라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했고.

표정이 너무 한결같다는게 문제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김준현 샘은 so so 했다. 

몰리는 아이비나 박지연 두 사람 다 괜찮은데 개인적으론 아이비가 조금 더 좋았다.

(아무래도 박지연 몰리가 너무 어리다보니...)

그래도 "with you"는 박지연 몰리가 더 애절하고 간절하더라.

아이비가 나오는 뮤지컬은 이번 관람이 처음이었는데

노래는 잘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연기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 좀 놀랐다.

(찾아봤더니 뮤지컬 경력이 꽤 되긴 하더라.)

6월까지 계속되는 장기공연에 배우로서 컨디션 조절을 어떻게 하느냐가 아이비의 관건이겠다!

김준현 샘도 그렇고 아이비 몰리도 그렇고

작품과 배역에 대한 애정이 연기하는 내내 보여서 참 좋더라.

<고스트>도 <카르멘>처럼 무대효과나 화려한 액팅보다는

배우들이 보여주는 매력이 더 매력적인 작품이다.

 

2열 가운데서 보니 트릭이 좀 보이긴 하더라.

샘이 문을 통과하는 장면은 스타워즈 공주님 액자가 페이크 스크린이었고

오마메와 샘의 몸이 바뀌는 장면은 짱짱한 조명효과였고

지하철 장면이라던가 샘이 사라지는 마지막 장면의 비밀도 보였다.

어차피 매직에 대한 신비감이 애초부터 없어서 그랬는지

트릭들이 눈에 보여도 그다지 신경쓰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편지가 접히는 장면은 신기하더만!

 

이경수 칼은 요근래 내가 본 이경수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았다.

(생각해보니 <미스 사이공>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오래되긴 했다.)

이창희 칼은 살짝 귀염성이 있는 외모라 나쁜놈(?)의 느낌이 적었는데

이경수는 목소리톤과 연기가 훨씬 더 강하더라.

김준현 샘과 목소리톤도 잘 맞았고

아이비와도 잘 맞아 오랫만에 이경수가 나오는 작품 보면서 만족감을 느꼈다.

이경수가 키만 조금 더 컸었다면 뮤지컬 배우로서 정말 좋았을텐데... 

소리도 연기도 괜찮은데 키때문에 배역에 한계가 있는 것 같아 좀 안타깝다.

1막 앤딩 "I had a life"와 2막 첫곡 "Rain- Hold on" 두 곡은 이창희 칼의 경우 목소리가 많이 묻히던데

이경수 칼은 가사 전달도 잘 되고 소리도 확실해서 아주 좋았다.

 

정영주 오다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여우주연상을 주고 싶은 배우다.

혹시라도 내가 <Ghost>를 다시 보게 된다면

그건 100% 정영주 오다메 때문이다.

인터미션에 뒷자리에서 어떤 남자가 그러더러,

"지루해서 죽는 줄 알았는데 그 흑인 아줌마 나오면서부터 잠이 확 깼어!"

정영주 오다메는 여친에게 끌려온 남친들의 꿀잠을 한 방에 깨워버릴 정도의 존재감이다.

게다가 얼마나 찰지게 욕을 하던지... ^^

 

그야말로

"Big 3 영주"들의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주연들을 순간순간 잊어버리게 만들고마는

깨알재미 "Big 3 영주"들!

(서영주, 김영주, 정영주)

그들의 활약에 박수를 보낸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2. 4. 08:33

<Ghost>

일시 : 2013.11.24. ~ 2014.06.29.

장소 : 디큐브아트센터

대본 : 브루스 조엘 루빈 (Bruce Joel Rubin)

작곡 : 데이브 스튜어트 (Dave Stewart), 글렌 발라드 (Glen Ballard)

특수 효과 : 폴 키예브 (Gaul Kieve)

협력 연출 : 폴 그리핀

국내 연출 : 한진섭 

음악감독 : 박칼린

출연 : 김준현, 김우형, 주원 (샘 위트) / 아이비, 박지연 (몰리 젠슨)

        최정원, 정영주 (오다메 브라운) / 이창희, 이경수 (칼 브루너)

        성기윤(병원 유령), 박정복, 심건우 외

주최 : SBS, 신시컴퍼니 

 

페트릭 스웨이지와 데미무어 주연의 영화 <사랑과 영혼>으로 잘 알려진 <Ghost>가 드디어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오랫만에 최루성 작품이 나오나 싶었는데 들리는건 전부 무대에 대한 이야기다.

마술(눈속임)과 LED를 이용한 최첨단 멀티미디어 영상을 운운하면서

"magicall"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단어까지 홍보용으로 나와서 이게 뭔가 싶었다.

무비컬은 들어봤어도 매직칼이라니....

그런데 어느새 나도 old해진 모양이다.

전면에 내세운 "화려한 무대"가 이렇게까지 부담스러운걸 보니.

누군가는 그러더라.

너무 가까이에서 보면 트릭이 다 보여서 오히려 긴장감이 떨어진다고.

2층 맨 앞에서 보긴 했는데 글쎄...

그다지 신기하거나 대단하다는 느낌은 솔직이 안 들었다.

뉴욕이나 라스베가스의 밤하늘을 수놓는 번쩍이는 광고 벤허를 보는듯한 느낌!

눈이 아프고 피로했다. 

 

4년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주원은 확실히 무대를 오래 쉰 게 티가 난다.

고음에서는 더 그랬지만 노래할 때 목을 잘 못쓰는 것 같고 전체적인 넘버 소화력도 좀 섭섭하더다.

그래도 TV 경력 때문인지 연기와 대사 타이밍은 아주 절묘했고

박지연 몰리와 나란히 서있을 때 비쥬얼은 영화보다 백만배 보기 좋다.

(아무래도 아이비와는 연상연하 커플의 느낌이 들어서...) 

자기를 죽인 살인범을 쫒아간 장면에서

무대 뒤 영상으로 클로즈업되던 숱한 샘.샘.샘.샘..... 샘들의 포효하는 장면은

정말 미안하지만 너무 코믹했다.

(이 영상기법은 확실히 지나치게 과했다! 동물의 왕국 사자도 아니고...)

내년 6월까지 주원이 계속 출연을 할지는 미지수지만

공연을 하면서 목이 점점 트이면 지금보다는 소리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

개인적으로는 주원 샘은 박지연 몰리보다 정영주 오다메와의 케미가 환상적이었다.

서로 어찌나 쫀쫀하게 대사를 주고 받던지 밀당(?)의 진수를 보는 느낌이었다.    

 

몰리 박지연.

아주 사랑스럽고 귀엽고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몰리였다.

곡 소화력도 괜찮았고 연기도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개인적으론 듀엣곡보다 솔로곡이 더 좋더라.

편지장면의  "With you"는 감정도 정말 좋았고!

이창희 칼은 후반부에서 조금 더 비열하고 강한 모습이었으면 훨신 좋았을 것 같다.

(이 역을 에녹이 했으면 어땠을까 잠깐 생각했다.)

 

정영주 오다메.

이 작품은 단언컨데 "정영주" 오다메를 위한 작품이다.

잘할거라고는 충분히 예상했는데 이건 완전히 무대를 휘어잡는다.

무대장악력, 관객장악력 둘 다 환상적이다.

"빌리 엘리엣"에 이어 그녀가 나의 재관람 의욕을 또 다시 부추키고 있다.

(그래도 6월까지니까 천천히...)

 

오피스룩을 입은 앙상블들의 댄스는 셔플댄스 혹은 6,70년대 클럽 댄스를 떠올리게 해서

최첨단의 무대 기술과 어딘지 좀 언발란스한 매칭이란 생각이 들더라.

전철장면은 도대체  어쩧게 한거지 싶을 정도로 신기했지만

마지막 샘이 사라지는 장면을 비롯한 몇몇 3D 장면은 살짝 웃음이 났다.

조명 아주 좋았고!

넘버는 가사를 너무 빡빡하게 밀어넣은 느낌이 들었고

지하철 유령의 랩 "Focus"는... 좀 난감했다.

그래도 숨은 그림 찾기처럼 다양한 버전의 "Unchained Melody"를 찾는 재미는 제법 솔솔하더라.

개인적으론 환상적인 작품이란 광고는 좀 과장된 것 같고

보는 재미보다는 듣는 재미, 느끼는 재미가 훨씬 더 컸던 작품이었다.

당장은 아니지만 한번쯤은 더 보게 될 것 같다.

그때는 꼭 김준현 샘으로...

 

 

<Ghost OST>

 

Overture

Heare Right Now

Unchained Melody

More

Three Little Words

Sam's Murder

Ball Of Wax

I Can't Breathe

Are You A Believer?

With you

Suspend My Deibelief / I Had A Life

Rain / Hold On

Life Turns On A Dime

Focus

Talkin' About A Miracle

Nothing Stops Another Day

I'm Outta Here

Unchained Melody (Dance) / The Love Inside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3. 4. 3. 08:48

어제 비가 내린 후에 집 앞 가로수 벗꽃잎이 벙글어졌다.

아마도 조만간에 팝콘 떠지듯 황홀한 분홍 꽃잎을 떠트릴 것 같다.

진해는 군항제가 시작됐다는 것도 같고.

출퇴근 할 때마다 관찰일기를 쓰는 사람처럼 벗나무 아래서 한참을 서성이게 된다.

이제 며칠 후면 이 곳을 지나가는 발걸음이 아주 많이 느려지겠구나...

언제나 그 길은,

차라리 꿈 같았다.

나는 10시 넘은 퇴근길에도 차마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그 꿈길을 끊임없이 걷고 또 걷는다.

그건 일종의 몽유이고 촌곤이고 나른이고 생동감이다.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그 길 위를 느리게 걷고 있으면서도

항상 그 길은 끝없는 아쉬움이다.

집으로 들어가는 마음과 발걸음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곳에 남겨둔다.

심정적인 그러나 너무나 완벽한 육체이탈.

몸은 이곳에 있지만 동시에 내 진심은 여전히 그 길 위에 있다.

내일 아침 출근길에 반갑게 해후할 것을 기대하면서...

어제 처음으로 퇴근길에 한기(寒期)를 못느꼈다.

오는구나!

그렇게 너는...

 

시간들이 아깝다.

일부러라도 잠을 더 줄어야 하나 혼자 고민중이다.

주변에서 미쳤단다.

지금도 결코 많이 자는 게 아니라고...

긍정을 하면서도 시간이 너무 아깝다.

김난도 교수의 "인생시계" 초침에도 무감했는데 이상하다.

게다가 이건 분명 나이듬에 대한 집착이나 불안감 때문도 아니다.

좋았던 순간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다시 과거의 나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건 답이 아닐테니까.

춘곤같은 생각들 때문인지 요며칠은 유난히 정성들여 운동을 했다.

살을 빼겠다거나 몸매를 근사하게 만들겠다는 희망이 솟은 건 아니다.

그냥 좀 단단해지고 싶었다..

어쩌면 나는 지금 돌탑을 쌓듯 조금씩 단단해지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차곡차곡 쌓이는 우울과 조울의 견고함이 때론 아무렇지 않게 느껴질만큼 나는 덤덤해졌다.

그래선가?

덤덤이 단단으로 바뀔 수 있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어쨌든 지금은...

 

사막   - 오르텅스 블루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요즘 마음에 담겨있는 시다.

짧지만 절실하고 간절하고 정직한 시.

때론 나는 머리만 있고 몸이 없는 ghost 처럼 살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시를 보고 있으면,

정직하게 흔들리고 아주 깨끗하게 상처받고 싶다.

비록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수면 위를 걷어야만 한데도...

침몰하는 동안은, 추락하는 동안은 아무렇지 않다.

언제나 그 다음이 문제다.

바닥에 닿은 그 순간이!

 

난데없이 하얀 눈길이 끝없는 사막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뒤돌아서서 걷고 있는 내가 보인다.

발.자.국.들.

유일한 동반자가 남긴 자국을 지켜본다.

조금만 더.

덤덤하게 단단해지자!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