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4. 26. 08:19

<AIDA>

일시 : 2012.11.27 ~ 2013.04.28.

장소 : 디큐브아트센터

작곡 : 엘튼 존

작사 : 팀 라이스

대본 : 린다 울버튼, 로버트 폴스, 데이빗 헨리 황

연출 : 케이스 알렌산더 보튼

협력연출 : 박칼린

음악수퍼바이저 : 박칼린

출연 : 소냐, 차지연 (아이다) / 김준현, 최수형 (라다메스)

        정선아, 안시하 (암네리스) / 이정열, 성기윤 (조세르)

        박철완(메렙), 김덕환(아모나스로), 김선동 (파라오)

 

지난 2월 관람할 때 마지막 관람이라고 작정했었다.

그런데... 참 이 작품은 쉽게 외면되지 않는다.

뮤지컬 넘버도 환청처럼 자꾸 귀에 들리고,

장면들과 대사들, 스토리도 자꾸 아른거려 자체 막공이라는 다짐을 어기고 또 다시 디큐브를 찾았다.

이러면 안 되는건데...

그래도 다행인 건 인터파크 굿모닝티켓으로 50%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했다.

(이거 아니었으면 다시 보긴 힘들었을 것 같다.)

<아이다>는 꼭 이층에서 봐줘야한다는데 지금껏 관람이 다 1층 맨 앞이었다.

그러고보니 매번 배우들의 발이 댕강 잘린 상태에서 봤다.

그래서 이번에 일부러 2층 맨앞으로 자리를 잡았다.

캐스팅은 두번째 관람때와 동일한 캐스팅!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스팅 조합이다.)

 

오랜 공연기간 때문인지 배우들의 피로도가 증가했다

소냐 아이다의 장점인 폭발적인 가창력 역시 충분히 터지지 못했고

"Dance of the rob"은 특히 뒷부분으로 갈수록 좀 답답했다.

그래도 "Easy as life"은 힘을 완전히 빼고 부르니까 더 간절하고 애절했다.

라다메스 김준현은 후반부로 갈수록 목소리가 많이 갈라졌고

중간에 대사 실수도 두어번 있었다.

전체적으로 긴장감은 확실히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관람이 좋았던 건,

인물에 대한 집중도과 몰입도가 훨씬 더 편안하고 깊어졌다는 데 있다.

이건 스킬의 문제가 아니라 공감과 느낌의 문제다.

뮤지컬 배우 김준현과 소냐를 보고 있으면

작품 속 주인공 라다메스와 아이다에 대해 그들이 각별한 감정과 애정이 있음을 절실히 느낄 수 있다.

특히 두 사람의 의 "Elaborated live"는 늘 그랬듯 참 좋았다.

1막의 라다메스가 시작하는 "Elaborated live"는 2층에서 조명과 함께 보니까 이쁘면서도 아주 관능적이었다.

<아이다>는 꼭 2층 맨 앞에서 봐줘야 한다는데 그 이유를 완벽히 이해했다.

엄청난 조명이고 엄청난 무대다.

빨래터와 시장, 천막으로 이어지는 장면도 2층에서 보니까 확실히 멋있다.

"Anther pyramid"도 절도있는 군무와 조명이 눈에 확 들어온다.

앙상블은 매번 감탄을 안 할래야 도저히 안 할 수가 없다.

아이다의 넘버 중 한 대목을 진심을 담아 이들에게 헌정하고 싶다.

"내 몸은 찢겨져도 내 영혼 불타올라!"

(당신들! 정말 최고다!)

 

정선아 암네리스의 "My strongest suit"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꼽을 장면일 것 같고

성기윤 조세르의 느낌도 참 좋다.

야비하고 비열하면서도 완벽한 확신을 가진 사람에게서만 느껴지는 그런 존재감.

성기윤의 악역은,

정말 너무 멋있다!

"Like father, like son"의 팽팽함도 확실히 성기윤에게서 비롯된다.

표정과 말투, 톤까지 딱 조세르의 포스다.

두번의 관람에서 모델포스를 풍기는 김준현의 비쥬얼에 많이 놀았었는데

이번에 자세히 살펴보니 의상교체가 상당하다.

아마도 암네리스보다 더 많은듯.

그런데 그 옷들 전부가 정말 너무 잘어울린다.

(이 정도면 비인간적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처음엔 라다메스가 상당히 마초적으로 해석한 것 같은데

이 남자 점점 순수한 본성쪽이 부각된다.

세번째 관람에서는 젊은 순수의 절정을 목격한 느낌이다.

환생에 대한 희망을 저절로 꿈꾸게 한다.

그래선가?

두 사람이 박물관에서 서로 알아보는 앤딩은 살짝 아쉽다.

관객입장에서 두 사람의 시선을 감지한다는 게 쉽지 않으니까...

(그렇다고 딱히 생각하고 있는 앤딩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아이다>

마지막 관람이라고 생각하니,

어쩐지 마음 한 구석이 서운하고 아쉽다.

<아이다>는 내겐 항상 특별한 작품이었고 앞으로도 그럴거다.

그래서 다음 시즌이 돌아오면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또 보게 될거다.

라다메스와 아이다의 마지막 대사가 그대로 내 마음이다.

캄캄한 석관 속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두 사람.

또 다른 세상이 우리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라다메스의 말에 아이다가 묻는다.

"그 세상에서도 절 찾으실 건가요?"

라다메스가 답한다.

"수백번 다시 태어나도 당신을 꼭 찾을거야, 아이다!"

 

나도 그래... 아이다!

나도 널 꼭 찾을거야...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12. 17. 08:28

<AIDA>

일시 : 2012.11.27 ~ 2013.04.28.

장소 : 디큐브아트센터

작곡 : 엘튼 존

작사 : 팀 라이스

대본 : 린다 울버튼, 로버트 폴스, 데이빗 헨리 황

연출 : 케이스 알렌산더 보튼

협력연출 : 박칼린

음악수퍼바이저 : 박칼린

출연 : 소냐, 차지연 (아이다) / 김준현, 최수형 (라다메스)

        정선아, 안시하 (암네리스) / 이정열, 성기윤 (조세르)

        박철완(메렙), 김덕환(아모나스로), 김선동 (파라오)

 

2005년 LG 아트센터 초연.

2010년 성남아트홀 120회 원캐스팅 공연.

그리고 2012년 <아이다>의 세번째 라이선스 공연이 시작됐다.

초연때부터 싱크로율 100%라는 말을 들었던 소냐가 드디어 <아이다>로 분했다.

(미안하지만 차지연 아이다는 일단 내 관심에서 벗어났다.

 피나는 다이어트를 했다지만 그래도 여전사같은 체격이 관객입장에서는 몰입하기가 좀 힘들다.

 그리고 모든 노래를 끈쩍끈쩍하게 꾹꾹 눌려 부르는 그녀 특유의 방식도 개인적으론 좀 별로다.)

게다가 일본 사계에서 라다메스를 했던 김준현까지...

공연 전부터 관심과 기대가 집중됐다.

엘튼 존의 멋진 노래들을 다시 들을 수 있다니...

 

소냐 아이다.

일단 라다메스 김준현과 나란히 섰을 때 보여지는 모습은 정말 이쁘고 사랑스럽다.

이 사랑스러움은 아마도 김준현의 탁월한 기럭지 때문에 가능하리라.

(정말 역대 최고의 압도적인 비주얼을 보여주는 라다메스다.)

캐스팅 발표후 소냐 스스로의 각오도 남달랐지만

실제로 공연을 보니 역할에 임하는 태도와 집중력이 엄청났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게 그게 오히려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거다.

누비아 공주 아이다가 부각되는 게 아니라

아이다를 훌륭하게 연기하는 소냐의 비장함과 각오가 자꾸 보여서...

1막에서 라다메스가 떠밀려 파라오가 돼야하는 자신의 비참함을 말할 때

아이다가 초등학생을 꾸짖듯 라다메스를 다그치는 장면만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소냐의 아이다 표현은 참 좋았다.

한 나라의 공주에서 한 남자의 여자로 변하는 과정을 참 꼼꼼하게 잘 해석하고 표현한 것 같다.

아쉬운 건 노래뿐만 아니라 대사를 할 때도 숨소리가 너무 많이 들린다는 거.

소냐의 공연을 볼 때마다 항상 의아했다.

호흡이 짧은 것도 아니고, 성량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왜 숨소리가 그렇게 크게 들릴까?

대사전달력도 좋고, 넘버 소화력도 참 좋은데

숨소리가 너무 커서 자꾸 신경이 쓰인다.

(내가 너무 민감한 건지도...)

김준현 라다메스!

이석준, 이건명, 김우형과 정말 다른 라다메스다.

개인적으로 김준현이 표현하고 보여준 라마메스가 참 마음에 든다.

초반엔 좀 깐죽거리고 능글능글한 마초같은 이미지였는데

(1막 중반까지 라다메스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정말 한 때 콱 쥐어박고 싶어진다)

극이 진행될수록 한 여자를 사랑하는 확고한 남자의 모습으로 확 바뀐다.

노래가 불안한 게 흠이긴 하지만

그래도 경력과 이력이 있으니까 중반부를 넘어서면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거란 생각이 든다.

김준현 라다메스는 앞자리에서 보는 걸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그 느물느물한 표정과 동작을 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다만 신체조건이 워낙에 좋아서 그런지 의상이 바뀔 때마다 순간 런웨이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라다메스의 의상이 이렇게 눈에 잘 들어오긴 처음이다! (와우~~~)

이건 뭘 입어도 그냥 모델 필이다.

그야말로 진정한 my strongest suit다.

그래선지 "elaborate lives"의 느낌도 너무 좋다.

(노래까지 좋았으면 정말 금상첨화였을텐데... 좀 기다려보자!)

 

정선아 암네리스는 뭐 말이 필요없고.

(그런데 살이 좀 많이 붙은 것 같다)

노래는 예전보다 조금 약해졌지만 연기적인 표현력을 훨씬 더 좋아졌다.

아이다가 공주에서 여자로 변할 때

암네리스는 여자에서 공주로 변하게 되는데

이런 감정과 상황의 변화를 예전보다 더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그래서 "I know the truth" 가 더 의미심장하고 아프게 느껴졌다.

(사실 이 작품에서 제일 불쌍한 인물이 암네리스 공주 아닌가 말이다!)

이정열 조세르는 기대했던 것보다는 많이 약했다.

일부러 노래를 그렇게 부른 건지, 아니면 컨디션이 별로였던건지 좀 모호하다.

권위적인 야심가가 아니라 아들에게 너무 집착하는 아버지 같다.

결혼식 장면에서의 의상은 살짝 어머니 같기도 하고... ^^

박철완 메렙도 나쁘진 않았지만

워낙에 김호영의 이미지가 강해서 지워내기가 솔직히 힘들긴 하다.

 

디큐브아트센터는 처음 가봤는데 무대가 성남보다 작아서 좀 갑갑한 느낌이다.

음향이 좋다는 후기가 많아서 기대했는데

이상하게 나는 음향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주연배우 소냐는 공연 중에 마이크가 여러번 문제를 일으켰고

전체적인 음향도 그렇고 배우들의 소리도 그렇고 대체적으로 좀 작게 느껴져 웅장함이 덜했다.

그래선지 "another pyramid"도 조명이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성남아트홀보다는 덜 역동적이었다

수영장 장면에서 엎드려 있던 뜬금없는 마네킹(?)은 좀 안습이었지만

이어지는 패션쇼 장면은 언제봐도 정말 감탄이다.

네헤브카의 중요한 대사 "내가 아이다다'는 비장함과 결의가 묻혀버렸지만

전체적으로 앙상블의 열정은 대단했다.

여자 앙상블은 정말 민망하게 앙상한 몸이던데...

 

참 묘한 건,

<아이다>는 눈 앞에서 보고 있을 때보다

보고 난 뒤,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그 느낌이 훨씬 더 깊고 애절해진다는 거다.

따지고보면 참 황당한 이야긴데...

그저 단지 이야기일 뿐이데...

아이다!

정말 every story가 love story라는 게 실감난다.

 

* 박칼린이 <아이다>에 갖는 깊은 트라우마(?)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2. 8. 05:54
2005년 LG아트센터 초연 당시 참 많이 망설이다 지나친 공연이었다.
장장 8개월이라는 대장정이었는데...
옥주현, 문혜원이 아이다 더블 캐스팅이었고 라다메스는 이석준과 이건명.
조세르는 이정열, 성기윤, 암네리스는 배혜선, 유채정이었다.
솔직히 옥주현이라는 가수에 대한 선입견때문에 <아이다> 관람을 포기했었다.
5년이 지난 지금,
이제와서 <아이다>를 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원캐스팅이라는 매력때문이기도 하다.
국내협력 연출자인 박칼린은 극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원캐스팅을 고집했다는데 
정말이지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이돌까지 가세하면서 더블에 트리플, 쿼드까지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요즘은
관객뿐 아니라 앙상블들에게도 죽을 맛을 안겨준다.
그런 의미에서 3개월이 넘는 공연 기간을
김우형, 옥주현, 정선아, 문종원 원캐스팅으로 끌고간다는 게 결코 쉬운 결정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세상에 정말 이런 사랑이 있을까?
누군가와 함께 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내던지는 그런 사랑.
하긴 라다메스도 "Not me"에서 스스로 인정하더라.
자신도 몰랐다고, not me ~~ not me ~~
Every Story is A Love Strory.
암네리스 정선아의 노래로 시작되는 아이다는 확실히 오프닝부터 귀를 확 끌어잡는다.
초연의 배혜선의 암네리스를 보지 못해서 알 수 없지만
정선아의 암네리스는 탁월한 선택이다.
싱크로율 100% 그 이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시원시원한 가창력과 거침없는 철부지 공주 연기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그녀가 "롸~~다~~메~~스"를 외칠때면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고 귀엽던지...
그런 그녀가  아이다와 라다메스의 비밀스런 사랑을 목격한 후 "I Know The Truth"를 부르는 모습은
"My Strongest Suit"를 부르는 철없고 화려한 공주의 모습과는 또 완전 딴판이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암네리스 참 불쌍한 여자구나...
진심으로 위로해주고 보듬어주고 싶었다.



옥주현의 아이다는 전체적으로 아주 훌륭했다.
감정선이 실린 노래들도 너무 훌륭했고 딕션 역시나 정확했다.
(도대체 누가 이 역할을 옥주현과 더블로 하고 싶을까?)
연기적인 면에서 조금 더 완숙해진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옥주현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선입견이 조금씩 열리는 느낌이다.
"Dance Of The Robe"에서 누비아 백성들을 향해 다짐하며 부르는 격정적인 보컬과
"The Gods Love Nubia"는
거룩하고 신비로움에 제의적인 느낌까지 갖게 한다.
(내 몸은 찢겨져도 내 혼은 불타올라~~)
2막 사막의 무덤에 생매장 되기 전에 부르는 "Elaborate Lives"
1막에서 라다메스가 메인으로 부르는 이 노래를 2막에서는 아이다가 메인으로 부른다.
애절하고 절절하고 그리고 안타까운 옥주현의 목소리는 모든 감정들을 하나씩 하나씩 쏟아낸다.
천천히 물이 흐르고 그 물에 다시 몸 전체가 천천히 젖어드는 것 같이 아득해진다.
(나 또 울컥했다. 이 부분은 정말 슬프더라)
누비아 동포를 위해 라다메스를 잊겠다고 결심하면서 부르는 넘버 "Easy As Life"
옥주현은 아이다의 심정을 그대로 담아 노래한다.
<아이다>라는 뮤지컬을 통해 지금 나는 비로소
가수가 아닌  배우로서의 옥주현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상당히 충실하구나, 그리고 배역에 정말 깊이 몰두하고 있구나가 진심으로 느껴진다.




<지킬 앤 하이드>, <미스 사이공> 등 굵직한 작품을 많이 한 김우형의 라다메스.
라다메스를 맡은 배우는 4~5시간씩 매일 운동을 해서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일단 그런 점에서 김우형은 축복받은 몸이다.
(물론 본인은 부단히 노력해서 만든 몸이겠지만)
"Fortune Favors The Brave"를 부를 때는 괜찮은데
안타깝게도 아이다와 듀엣을 부를 때는 목소리가 거칠어서 감미롭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단점이다.
소리를 쥐어짜면서 부른다고 느낀 건 비단 나 혼자만은 아닐거다.
1막에서 아이다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Elaborate Lives"가 더 절절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아담 파스칼과 헤더 헤들리의 듀엣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다행히 후반부에 옥주현 목소리가 덧입혀지면 격정적인 러브테마가 된다.
옥주현의 힘인지, 두 사람의 발란스인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가사처럼 정말 안타까웠던 "Radames' Letter"에서 김우형의 쥐어짜기는 좀 안습이었다.
(짧지만 정말 중요한 넘버였는데...)






엘튼 존의 음악과 작사가 팀 라이스의 콤비로 탄생한 뮤지컬 <아이다>
두 사람은 <라이온 킹>으로 이미 큰 성공을 거둔바 있다.
<아이다> 역시도 2000년도에 브로드웨이 초연되면서 파란이 되기도 했다.
그해 토니상 작곡상 외에 3개를 차지했고, 그래미 상에서도 베스트 뮤지컬 앨범상을 수상했다.
그래서 꼭 뮤지컬을 직접 보지 않고 OST만 듣더라도 넘버들이 전부 다 귀에 쏙쏙 들어온다.
아담 파스칼과 헤더 헤들리의 보컬은...
참 꿈처럼 달콤하고 아름답다.
헤더 헤들리의 아이다는 뭐랄까 좀 더 강하고 혁명가적인 느낌이고
옥주현의 아이다는 사랑과 동포, 조국애로 끝없이 고민하는,
훨씬 더 모성적이고 여성적인 느낌이다.
(그래서 막판 비극적인 결말에서 그 슬픔이 더 배가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Easy As Life"는 헤더 헤들리보다 옥주현 버전이 더 애절하고 슬프다.
더불어 아담 파스칼과 옥주현이 "Elaborate Lives"를 부른다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다는 개인적인 바람도 잠깐 ^^




2005년 국내 초연당시 <아이다>는 무대와 의상때문에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브로드웨이 Palace Theater에서 공연되었던 <아이다>의 무대와 의상을
공연이 끝난 후 그대로 한국으로 공수하는 이력을 세워서...
지금은 심심치 않게 그렇게 하고 있지만
브로드웨이 본 무대와 의상을 직접 공수해서 공연한 건 <아이다>가 최초였다,
무대 셋업만도 자그만치 6주의 시간이 걸린단다.
그래서 대극장에서도 선듯 대관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작품이라고...
우리나라에도 5년이 지나서야 성남아트센터가 고마운 결정을 해서
6주간의 무대 셋업을 마치고 <아이다>는 원케스팅의 향해를 과감히 시작했다.
(성남아트센터 음향을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미스 사이공>과 <아이다>를 보면서 선입견이 좀 깨졌다)
개인적으로 옥주현이 몸관리를 계속 잘 해줬으면 좋겠다.
120% 환불의 불운이 다시 없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옥주현이 아니면 <아이다>가 의미가 없을 것 같기 때문에...
놀랍게도 뮤지컬 배우로서의 옥주현의 존재감이 이 정도까지다.
그리고 그건 확실히 이유있는 존재감이다.
(좋겠다. 그녀 ^^)




공중의 수영장에서 2명의 여자가 수영하는 장면,
화려한 패션쇼를 방불케 하는 "My Strongest Suit"는 눈을 황홀케 했다.
3분 30초 동안 4.2초마다 조명이 바뀐다는 "Another Pyramid"
(무대감독은 무래 50여회의 큐싸인을 보내야 한단다)
검정과 붉은색 두 가지 색감만으로도 엄청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게 신비롭기까지 하다.
박물관에서 시작되는 처음과 마지막 모습도 인상적이고
두 연인이 무덤 속에 갇히면서 사각의 틀이 조금씩 작아지는 엔딩 모습도 아련하고 어쩐지 신화적이다.
무대 연출과 매커니즘이 화려함과는 또 별개로 아주 신비롭고 새롭다.
조명과 의상, 무대 배경도 전체적으로 아주 조화가 잘 됐고...
그렇다고 시종일관 엄청난 셋트로 물량공세를 하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색채의 향연이 내내 펼쳐지는 것도 아닌데
시선을 끄는 매력이 분명히 있다.
재즈, 팝, 락, 포크송, 블루스, 가스펠까지 아우르는 엘튼 존의 음악도 
그 다채로움이 주는 묘한 조화가 신비감까지 느껴진다.
따지고 보면,
참 그렇고 그런 뻔한 love story일 뿐인데...
그걸 알면서 점점 <아이다>에 현재진행형으로 빠져들고 있는 중이다.
아직도 사람들은 진정한 사랑을 여전히 꿈꾸는 건가?
그래 어쩌면 정말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다 사랑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아이다>의 처음과 끝이 Every Story Is A Love Story 인 것 처럼 어쩌면 그게 정말 진실인지도...
아이다,
그 뻔하고 뻔한 사랑 이야기가 참 아프다.
성남까지 너무나 멀고 먼 여정이지만 어쨌든 꼭 다시 만나고 싶은 작품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