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5. 6. 08:13

<Next to normal>

일시l : 2013.01.06. ~ 2013.05.05.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극본, 작사 : 브라이언 요키 (Brian Yorkey)

작곡 : 톰 킷 (Tom Kitt)

연출 : 변정주

출연 : 박칼린, 태국희 (다이애나) / 남경주, 이정열 (댄)

        한지상, 서졍수 (게이브) / 오소연, 김유영 (나탈리)

        이채훈, 최종선 (헨리) / 박인배 (의사)

제작 : (주)뮤지컬헤븐

 

두번째 <Next to normal>을 관람을 앞두고

심난하고 속상한 일이 많아 개인적으로 심각하게 디프레션 된 상태였다.

솔직히 공연을 취소할까도 생각했는데

함께 보기로 한 직장 후배때문에 묵직한 마음을 이끌고 공연장을 향했다.

묵직하고 복잡한 마음들이 

이 작품을 보고 위로받기를 바라는 일말의 희망을 품고서...

그랬는데... 그랬는데...

다행이다.

덕분에 위로받았다.

상처맏은 마음에 고운 손길이 지나갔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나를 다독여준 건 과연 누구였을까? 아니 무엇이었을까?

평범한 그 주변 어딘가에 가기 위해

다들 힘겹게 버티고 싸운다는 앤딩곡 "light"의 가사는,

확실히 내게 약이 됐다.

우리이 삶이라는 게

행복만을 위해서 사는 건 아니지만 살아있어야만 행복하단다.

그래서 유령에 쫒겨도 가야만 한단다.

그러면 살 길은 또 생긴단다.

이 세상에,

이보다 더 큰 위로는 없다.

적어도 지금의 내겐!

 

 

이번 관람은 박칼린과 한지상만 빼면

지난번 관람과 캐스팅이 완전히 다르다.

재관람을 해도 댄은 꼭 이정열로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도저히 안 맞아 그냥 남경주 댄으로 봤다.

남경주와 최정원!

이미 뮤지컬계의 역사가 된 두 사람이건만

묘하게도 나랑은 이럴 수 있냐 싶을 만큼 정말 징글징글하게 안 맞는다.

아무래도 내게 남경주의 최고작은 <라카지>로 남을 것 같다.

그래도 <라카지> 하나는 건졌으니 다행이다 싶다.

(불행하게도 최정원은 아직까지 한 작품도 없는데....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확률이 높다.)

남경주 댄은 힘을 너무 많이 빼서

어떤 부분에서는 성의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아내에게 진이 다 빠져버린 남편의 느낌이랄까?

그래도 이정열 댄은 아내를 향한 일말의 희망을 절대로 놔버리지 않을 것처럼 느껴졌었는데...

 

한지상은 <JCS> 유다와 병행한다는 게 무리였던지

1막에서는 고음부분을 시원스럽게 뽑아내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나아지긴 했지만

두 작품을 같이 한다는 건 확실히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박칼린 다이애나!

그녀의 정체(?) 뭘까?

그녀는 후반부 갈수록 관객 한명 한명을 다이애나로 만들어버린다.

그 숱한 다이애나들은 또 이 작품을 보면서 각자의 next to normal을 꿈꾼다.

나도 그 숱한 다이내나 중 한 명이었다.

 

김유영 나탈리와 최종선 헨리,

둘의 조합은 나쁘진 않았지만

첫정이라 그런지 오소영, 이체훈 조합이 개인적으론 더 좋았다.

특히 최종선을 김유영보다 키가 커서인지 무대에서 계속 구부정하게 서있는 게 영 불안해보인다.

프로필 사진 상으로만 봤을때는 좀 가볍고 코믹하게 생겨서 좀 걱정했는데

다행히 작품 속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도 이체훈 헨리 같는 부드러움과 단단함은 많이 부족해서 아쉬웠다.

 

이 작품은 배우들의 동선과 무대 조명이 정말 좋다.

특히 2막 후반부에

게이브의 동선에 따라 변하는 명암의 대비는 끔찍할 정도다.

그리고 무대 전체 조명의 색감이

등장인물의 심리상태에 따라 바뀌는 것도 인상적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연 기간이 너무나 짧았다는 거!

요즘 heeling이라는 단어가 그야말로 대세인 것 같은데

이 작품이야말로 내게는 진정한 heeling이다.

이 작품이 아니었다면 내가 어디서 위로를 받을 수 있었을까?

그래서 늘 고맙고 예쁘고 다정하고 미안한 작품이다.

엄마의 품같은 그런 작품.

아! 어쩌나.

벌써 눈물나게 그립다.

이제 다 끝났는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1. 30. 05:39
또 봤다.
그리고 또 가슴이 먹먹하게 아파왔다.
그래서 또 다시 울었다.
마치 처음 본 것 처럼...
<next to normal>
평범함 그 어디쯤.
죽어라 도달하고 싶어도 결코 도달하지 못하는 그 곳!
꿈꿔본 사람은 안다.
그 끝없는 한계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무게와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간절한 열망을...



개인적으로 뮤지컬 1세대 배우인 남경주, 최정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두사람의 노력과 공로도 알고 있고
물론 인정도 하지만 이상하게 목소리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 그래서 이 작품을 처음 관람했을 때도 굳이 이정열 댄을 선택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박칼린, 남경주, 한지상.
첫번째와 댄이 바뀐 두번째 관람.
이정열 댄을 보면서 그의 울움 섞인 목소리에 가슴이 아팠는데
남경주 댄은 확실히 그런 느낌은 없다.
단지 반복되는 아내의 병에 지치고 찌든 남자만 있을 뿐.
(어쩌면 현실적으로 이런 남편의 모습이 더 사실적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내가 본 남경주 작품 중에서는 제일 괜찮았다.
작년 11월 공연 초반때보다 6명 배우들의 연기도 확실히 훨씬 더 깊어졌다.
발음 전달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박칼린도 비교적 다 잘 들렸다.
특히 1막에서 아들과 왈츠를 추는 장면의 감정 표현은 많이 뭉클했다.
(아무래도 박칼린은 연출보다는 연기를 하는 게 여러가지로, 여러 사람에게 더 편할 것 같다)
이 부분에서 게이브 한지상의 노래도 좋았다.
잔잔하면서도 치명적이게 유혹적이라 정말 같이 가고 싶게 만들더라. 
정신과 의사역의 최수형도 두 명의 역할을 확실하게 분리해서 표현했다.
예전에는 다른 듯 같은 의사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두 사람으로 연기하는 것 같다.
최면요법에서 치고 나오는 최수형의 목소리는 정말 압도적일만큼 강렬하다.
(개인적으로 최수형이라는 배우가 다음 작품으로 어떤 걸 선택할지 무지 궁금해졌다.)
등장인물 중에 제일 비중이 적은 헨리 역의 이상민,
첫번째 관람에서도 느낀 건데 목소리에 장점이 많은 배우같다.
탈렌트 공유를 떠올리게 하는 목소리인데
작은 목소리에도 관객을 집중시키게 하는 장점이 있다.
오히려 그 이유 때문에 할 수 있는 배역에 한계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부디 극~~~뽁 하시길...)
오소연과 한지상은 역시나 맞춤옷을 입은 것처럼 배역에 딱 맞아 떨이졌다.
특히나 게이브 한지상의 발군의 실력이 이 작품 재관람의 이유이기도 했다.
똑똑하고 현명한게 연기하는 젊은 배우를 무대 위에서 본다는 건 확실히 축복이다.
가끔 뮤지컬 <알타보이즈>의 한지상이 떠오를때면 혼자 흐뭇해진다.
앞으로가 정말 기대되는 꽤 괜찮은 배우 한지상.
(생각해보니 그래도 이 녀석 작품을 제법 봤다. 
 볼 때마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 점점 기대치가 상승하는 중이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안다.
이 내용이 단지 "그래, 그럴 수 있겠다"로 다가오는 게 아니라
너무나 절실하고 현실적인 내 삶이라는 걸.
한 걸음만 걸어가면 바로 벼랑 끝인 막다른 경계면에서
신문의 부고란에 질투를 느끼는 그런 사람들.
견디기 위해 키워낸 것이라고는 고작 환상이 전부인 사람들!
환상은 다 자기방어라고 했던가!
맞는 말이다.
자기방어!
그러나 자기방어라도 해야 그나마 버텨지는 거다.
next to normal
거울 앞에 마주선 나를 보다!

* 다시 봐도 음악과 무대가 참 굉장하다.
  한국어 OST를 판매하던데 오래 고민하다 그냥 나왔다.
  아무래도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노래라 극에서 느낀 감정들이 전혀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
  OST를 사서 후회한 적이 꽤 많이 있다.
  심지어는 전혀 다른 곡처럼 느껴지기도...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좋은 감정이 혹시라도 OST 때문에 어긋날까 싶어서 그냥 왔다.
  개인적으로 1층보다는 2층 맨 앞자리에서 관람하는 걸 추천한다.
  단, 2층 중앙열 한 가운데는 피할 것!
  극장 천장에 있는 구조물(?) 때문에 3층에서 연기하는 게이브의 모습이 대부분 가려진다.
  꼭 팔다리만 허적거리는 괴물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1. 11. 25. 06:22

11월 23일에 뮤지컬 <Next to normal> 프레스콜이 있었던 모양이다.
인터넷에 떴길래 부지런히 영상을 모았다.
하나하나 보면서 또 다시 뭉클했다.
그리고 또 느꼈다.
내가 이 작품에 깊게 빠져버렸다는 걸.
빠져도 괜찮다.
이 작품이라면...


                        You Don't Know + I Am The One (남경주, 박칼린, 한지상)


                     superboy and the unvisible girl (오소연, 이상민, 박칼린, 한지상)


   My Psychopharmacologist And I +  I'm Alive (남경주, 박칼린, 최수형, 한지상, 오소연)


Make Up Your Mind/Catch Me I'm Falling (최수형, 박칼린, 남경주, 한지상, 오소연, 이상민)


                               Wish I Were Here (김지현, 오소연, 이상민)


                                 Song Of Forgetting (김지현, 이정열, 오소연)


                        Why Stay/A Promis (김지현, 이정열, 오소연, 이상민)


                           I'm Alive (김지현, 이정열, 최재림, 오소연, 이상민)


                                           The Break (김지현, 최수형)


                    Make Up Your Mind/catch Me I'm Falling (최수형, 김지현, 최재림)


                                                 Maybe (김지현, 오소연)

개인적으로 다이애나는 노래가 불안하고 발음이 부정확하긴 하지만
느낌 전달이 너무 좋은 박칼린이,
댄은 남경주보다는 이정열이 좋다.
(내가 비음이 섞인 목소리를 싫어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프레스콜에서 이정열은 머리를 염색하고 나왔다.
나는 그냥 반백처럼 보이는 원래 그의 머리가 이 역에 더 어울리는 것 같은데...
게이브는 한지상이 탁월!
딕션과 노래, 동작과 표정 전부 좋다.
군대에 있는 동안 얼마나 무대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다 보인다.
<스위니토드>때부터 눈여겨 봤었는데 앞으로 꽤 괜찮은 뮤지컬배우가 될 것 같다. 확실히!
분명히, 틀림없이!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페뷔스"로 데뷔한 최수형도 캐릭터를 잘 찾은 듯.
대사에 사투리톤이 조금 들리긴 하지만
그의 배우 인생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좋은 작품을 잘 만난 것 같다.
한국어 OST도 제작된다는데 기대가 된다.
next to normal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 작품은 확실한 동반자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11. 23. 06:15

<Next to normal>

일시 : 2011.11.18. ~  2012.02.12.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출연 : 박칼린, 김지현(다이애나), 남경주, 이정열(댄),
        한지상, 최재림(게이브), 오소연(나탈리), 이상민(헨리), 
        최수형(정신과 의사)
연출 : 라우라 피에트로핀토(협력 연출 : 변정주) 
대본, 작사 : 브라이언 요키 (Brian Yorkey)
작곡 : 톰 킷(Tom Kitt)

20년만에 칼마에 박칼린을 뮤지컬 배우로 돌아오게 만든 작품이다.
한지상과 함께 게이브 역을 맡은 최재림은 "영혼을 팔아서라도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며 파우스트적인 욕망마저 드러냈다.
남경주는 또 어떤가?
이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돈을 받지 말고 돈을 내고 공연해야한다고까지 표현했다. 

오디션 공고를 보고 첫날 접수를 하러 간 이정열은 접수번호를 보고 놀랐단다.
아침 일찍이라 앞번호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의 번호가 500번대 였노라고.
군을 제대한 한지상은 복귀 첫작품으로 <Next to normal>의 게이브를 주저없이 선택했다.
심지어 일본 사계의 잘나가는 한국배우 김지현도 이 작품을 위해 일본에서 날아오기까지했다.
이정도면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싶을만큼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각오가 이래적이으로 남달랐다.
2009년 브로드웨이 토니어워즈 3개 부분 수상,
(최고 음악상, 최고 오케스트레이션상, 여우 주연상)
그리고 2010년 플리쳐상 수상.
<뉴욕타임즈>는 "좋은 느낌을 뛰어넘어 완벽한 느낌이 드는 뮤지컬"이라고 극찬했다.
도대체 이 작품이 뭐가 있길래!
정말 뭐가 있기는 있는건가?
이게 다 초연되는 작품에 대한 밑밥이고 거품은 아닐까?

 다이아나 : 박칼린        댄 : 이정렬        게이브 : 한지상

   나탈리 : 오소연        헨리 : 이상민        의사 : 최수형

 

프리뷰 공연을 봤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배우들의 연기와 음향 등의 기술적인 실수가 여러 차례 보이긴 했지만
나는 지금 완벽하게 이 작품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앞으로 한동안 계속 빠져있을 것 같다.
쏟아지는 모든 찬사 다 집어치우고 이 작품!
나에겐 일종의 빛(light)이고 결정적인 위로였다.
Next to normal 이라니...
이건 내가 늘 꿈꾸던 간절하고 간절한 희망사항 아니던가!
아주 오래전 나도 누군가에게 나탈리가 했던 말을 그대로 했었다.
"평범같은 건 안 바래. 그건 너무 멀어.
 그 주변 어딘가면 다 괜찮아. 
 평범함! 그 주변 어디, 거긴 가보고 싶어.
 그 근처 어디라면 견딜께"
비록 나는 나탈리처럼 견뎌보겠다는 말은 못했었지만...
내겐 평범에 도착하는 것도 너무 어렵고 숨이 턱까지 차는 일이었니까.
그렇다고 내가 지금 normal할까?
여전히 normal은 내겐 불멸의 희망사항이고 next to normal 거기까지만이라도 갈 수 있다면 좋겠다.
16년 동안 조울증을 앓고 있는 다이애나는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꼭 내 미래의 모습 같다.
나도 두렵다.
어느날 이 오랜 우울증이 날 잡아먹을까봐.
그래도 그녀가 나보다 더 괜찮은 거 아닌가?
내겐 죽었지만 내내 함께 곁에 살면서 나이 먹어가는 자식도,
멀쩡히 살아있지만 투명인간으로 만들어버린 자식도 없다.
그리고 절대 포기하지 않고 곁에 있겠다는 남편 역시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애나는 그런 가족을 남겨두고 자신을 견디기 위해 떠난다.

얼마나 아팠을까...
보고 있는 내내 꾹꾹 올라오는 통증을 삼키느라 나는 너무 힘들었다.
 



불이 켜진 집 앞,
어두운 골목을 서성이며 사랑하는 가족을 오랫동안, 그것도 간절하고 애타게 기다리지만
결단코 단 한 번도 만나지지 않는 가족들.
가슴이 그걸 느낄때마다 내가 다 안타깝게 무너진다.
이 사람 아니면 당작 죽을 것 같은 절절한 사랑이라도 이 느낌은 모른다.
확 뛰어내리고 싶은 벼랑끝 인생을.
내내 죽은체 사는 이 더럽게 끈적하고 너저분한 기분을.
그래서 다 놓고 싶은 마음을.
나는 다이애나의 간절한 통증, 그 마디마디까지도 선명히 느낀다.
그리고 이건 확실히 불행이다.
<Next to normal>
뭐라고 표현할 방법이 없다.
마치 겨울 앞에 발가벗고 선 느낌!
내 모습을 이렇게 대놓고 봐버렸는데 더이상 무슨 말을 할 수가 있을까?
뮤지컬 넘버도 그대로 하나하나 가슴 속에 수직으로 꽃힌다.
다이애나의 노래도, 댄의 노래도, 그리고 게이브의 노래까지도...
너무 아파서 질근 눈을 감고 귀를 막아버리고 싶은데
차마 그럴 수도 없다.
이 이야기의 끝을 무슨 일이 있어도 다 지켜보라고 누군가 말하는 것 같다. 
힘들다.
어쩔 수 없단다.
버티란다.
어떻게든 버텨보란다.
그런데 버티면?
그러고나면 정말 올까?
힘겨워도 버텨내면 한줄기 빛이 정말 올까?

행복만을 위해서 사람이 사는 건 아니란다.
그러니 운명이 자신을 잡아채기 전에 모험을 시작하란다.
그러면 살 길은 또 생긴단다.
진.심.으.로 고.마.웠.다.
내겐 더없는 위로가 됐고 결정적인 힘이 됐다.
이제 어쩌면 나는 다시 next to normal을 꿈꿀 수 있게 됐는지도 모른다.
그래, 다시 견뎌보자!
So Anyway!



<Next to normal 1>
01. Prelude - 0:26
02. Just Another Day - 3:49
03. Everything Else - 1:49
04. Who's Crazy/my Psychopharmacologist And I - 5:02
05. Perfect For You - 2:03
06. I Miss The Mountains - 3:46
07. It's Gonna Be Good - 1:25
08. He's Not Here - 1:15
09. You Don't Know - 1:30
10. I Am The One - 3:16
11. Superboy And The Invisible Girl - 2:08
12. I'm Alive - 3:14
13. Make Up Your Mind/catch Me I'm Falling - 3:58
14. I Dreamed A Dance - 2:20
15. There's A World - 1:34
16. I've Been - 2:44
17. Didn't I See This Movie? - 1:30
18. Light In The Dark - 2:45

<Next to normal 2>
01. Wish I Were Here - 3:06
02. Song Of Forgetting - 3:23
03. Hey #1 - 1:39
04. Seconds And Years - 0:39
05. Better Than Before - 4:28
06. Aftershocks - 1:47
07. Hey #2 - 1:24
08. You Don't Know (reprise) - 1:27
09. How Could I Ever Forget? - 2:50
10. It's Gonna Be Good (reprise) - 0:32
11. Why Stay?/a Promis - 2:35
12. I'm Alive (reprise) - 1:11
13. The Break - 1:23
14. Make Up Your Mind/catch Me I'm Falling (reprise) - 1:40
15. Maybe (next To Normal) - 4:00
16. Hey #3/perfect For You (reprise) - 2:23
17. So Anyway - 3:08
18. I Am The One (reprise) - 2:16
19. Light - 4:21



                                        You Don't Know + I Am The One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9. 2. 05:36


<Rent>
일시 : 2011.08.28 ~ 2011.10.09.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출연 : 강태을(로저)/브라이언(마크)/김지우(미미)/ 김경선(조앤)/
        조진아(모린)/박주형(엔젤)/이든(콜린)/서승원(베니)
연출 : 박칼린
대본, 작곡 : 조너선 라슨

참 대단한 뮤지컬을 보고 왔다.
내 기억 속의 <Rent>를 속속들이, 무참하게, 구석구석, 샅샅히, 아낌없이 완벽하게, 예의도 없이 망쳐버린 2011년 <Rent>.
이건 어느 것 하나가 문제가 아니라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Rent>가 공연된다고 했을때 걱정스럽긴 했는데 그게 이렇게 구체적으로 거대하게 현실화되니 참 암담하다.
작곡가 조너선 라슨이 지금 공연되는 <Rent>를 봤다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겠다.
(다시 대동맥이 파열될지도...)
이게 정말 내가 젊은 시절을 다 바쳐 만든 그 작품이 맞냐고...

2002년부터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던 박칼린이 연출로 나서면서 말했다.
“전에 표현하지 못했던 스토리를 더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 캐릭터의 배경과 그 친구들이 어디를 향하는지, 깊은 감정을 표현하려 했다”
연출과 배우가 완벽하게 따로 노는 뮤지컬을 만들어놓고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니...
욕심이 과했거나,
<Rent>를 너무 잘 안다고 과신했거나 
그것도 아니면 <Next to normal> 연습에 너무 치중했거나다.
아! 무지 화난다.
<Rent>의 그 주옥같은 넘버들을 단 한 곡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있자니
어이 상실을 넘어 분노 게이지 상승이다.
어쩌다 <Rent>가 코믹버전의 막장으로 재해석(?)되는 비운을 겪게 됐을까 싶어 애도의 심정마저 생긴다.





박칼린 연출은 캐스팅 당시 역대 최고의 캐스팅이라고 자신했지만
미안하게도 보고 난 느낌은 역대 최악의 미스 캐스팅이다.
그나마 봐줄 수 있는 인물은(정말 "그나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더 김지우(미미)와 조진아(모린) 정도.
역대 <렌트>와 따져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닌데
지금껏 공연된 <렌트> 중에서 최고의 고령화 <렌트>가 탄생됐다.
가난에 찌른 젊은 예술가들이 아니라
젊지도 않고 예술가도 아닌 그냥 찌든 사람들, 그 자체다.
(<렌트>를 보면서 이런 느낌을 받는다는 게 가능해?)
 
브라이언(마크)의 발음은 김조한이나 박정현을 떠올리며 억지로 참아준다고 해도
(그런데 자막 넣어줬으면 정말이지 골백번 감사하겠다)
강태을(로저)의 안스럽던 노래와
본인은 시크하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시종일관 변함없이 한 우물을 파던 일관된 표정은
저 사람이 과연 배우가 맞나 의심스럽게 한다.
경력이 꽤 됐음에도 불구하고 어쩜 볼 때마다 한결같이 나를 어이없게 만드는지...
(그래서 기본기가 중요하다고 말하나보다. 기본기부터 어떻게 다시 안 되겠니???)
김호영 엔젤과 성기윤 콜린이 얼마나 완벽하고 아름다운 커플이었는지
박주형과 이든을 보면서 골백번 느꼈다.
엔절이 죽는 장면은 또 어찌나 사이버틱하던지...
어제 공연이라면 앤절은 요양원이 아니라 정신병원에서 죽은거다.
(몰라! 알 수가 없어!)
김경선 조앤도 대략 난감이다.
역할 자체에 너무나 어울리지 않아 수시로 당황스러웠다.
김경선과 조진아가 김선영 모린과 김영주 조앤의 1/10 만큼만 해줬어도 이렇게 암담하고 당황스럽진 않았겠다.
미미의 시원하다못해 천박한 옷은 또 어떻고...
정말이지 쓰고 있는 나도 미치겠다!
어떻게 눈에 보이는 게 다 "아! 옛날이여~~"를 읊게 하는가 말이다.
(정말 이러기도 힘들다)

 

내가 아담 파스칼과 안소니 랩의 연기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래도 무대에 올렸는데 기본은 해줘야하지 않나?
그것도 <렌트>인데....
2007년 조승우 로저 <렌트>를 보면서도 2% 부족하다고 느꼈었는데
2011년 <렌트>에 비교하면 2007년 아주 훌륭하고 완벽하다고 칭찬할만 하다.
앉아서 보고 있는데 도저히 박수를 칠 수가 없더라.
(심지어 <랜트>를 보면서 졸기까지 했다)
어쩌면 주연 배우들 사이에 발란스가 그렇게 안 맞던지...
오히려 앙상블이 백배는 더 잘하더라.
그리고 앙상블을 돋보이도록 연출한 박칼린의 연출력은 인정!
(이것 하나만!)
런 로저에 조형군 마크, 윤공주 미미가 이날 공연자들과 얼마나 다를지는 모르겠지만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투껑보고 놀랄까봐
도저히 두 번은 못 보겠다.
도대체 이들은 <렌트>를 어쩌자고 이 모양으로 만들어버렸을까!
아이고~~~
정말 막막하다!
"탄탄해진 스토리와 강력해진 음악으로 돌아왔다"는데
돌아온 애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걸까?
혹시 렌트해줬나???



- OST

1. Seasons Of Love 
2. Rent
3. One Song Glory
4. Light My Candle
5. Today 4 U
6. Tango: Maureen
7. Out Tonight
8. Santa Fe
9. I'Ll Cover You
10. La Vie Boheme A & B
11. I Should Tell You
12. Take Me Or Leave Me
13. Without You
15. What You Own
16. Finale B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