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3. 27. 07:58

<Phantom of The Opera>

일시 : 2012.12.07. ~ 2012.03.24.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원작 : 가스통 르루

대본 : 리차드 스틸고

작사 : 리차드 스틸고, 차스 하트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출연 : 브래드 리틀(팬텀), 클레어 라이어(크리스틴),

        안토니 다우닝(라울) 외...

 

브래드 리틀의 <Phantom of The Opera> 내한공연 마지막 공연을 봤다.

(이상하지? 분명히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팬텀인데 어느새 내겐 브래드 리틀의 팬텀이 되버렸다.)

지난 1월 1일 두번째 관람 후 많이 망설였는데 과연 브레드 리틀이 또 언제 팬텀으로 돌아올까 싶어 뒤늦게 예매를 했다.

그것도 3층에 맨 앞자리를 겨우 잡았다.

아쉬움이 너무 커져버릴만큼 황홀하고 멋진 공연이었다.

놓쳤었다면...... 무지 후회했을 것 같다.

브래드 리틀 팬텀도, 클레어 라이어 크리스틴도, 안토니 다우닝 라울도 정말 너무나 멋졌고 최고의 기량을 보여줬다.

물론 조연과 앙상블도 절대 빼놓을 수 없고!

한국에서의 마지막 공연이라는 게 배우와 스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만들었던 것 같다.

넘버 한 곡 한 곡의 감정들이 정말 끔찍스러울만큼 그대로 전달됐다.

맙소사!

3층에서도 소름 제대로 돋았다.

그것도 여러번!

 

브래드 리틀은 아마도 손끝으로 감정과 성량을 조절하는 게 아닐까!

그의 손끝을 바라보고 있으면 일종의 최면에 빠지는 느낌이다.

너무 숨죽이고 동작 하나하나를 바라봐서 가슴이 다 뻐근할 정도다.

mirror 장면에서 분노에 찬 목소리를 시작으로 브래드 리틀의 팬텀은 감탄과 감탄을 거듭케 한다.

개인적으로 브래드 리틀의 물어뜯는 듯한 분노의 표현을 정말 좋아하기도 하는데

목소리만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감정표현은 정말 감탄스러울 뿐이다.

"The Phantom of The Opera" 는 또 얼마나 섹시하던지!

가면 위로 머리를 쓸어올리는 모습과 망토를 벗어던지는 동작은 심장이 두근거릴만큼 섹시했다.

(무대 위의 배역을 보면서 섹시하다고 느낀 거, 아마도 브래드 리틀 팬텀이 유일하지 않을까?) 

어쩜 그 나이에....

정말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만드는 매혹이었다.

아주 감미롭고 달콤했던 "Music of the night".

자유자재로 목소리를 컨트롤 하며 감정을 전달하는 모습도 정말 좋았다.

뭐랄까, 음을 아주 세밀하게 조절하고 있다고나 할까?

폭발적인 성량으로 공연장의 지붕을 날려버릴 듯한 파괴력보다

이렇게 작은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고 세밀하게 표현하는 섬세한 파괴력이 내게는 더 강력하다.

상들리에가 떨어지는 1막의 마지막의 부분의 감정 표현도 무시무시했고

2막 묘지 장면에서의 "Wondering child"는 참 따뜻하고 다정하고 포근했다.

그래서 뒤에 반전되는 감정표현이 더 격렬하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브래드 리틀 팬텀의 "The Point of Return"

크리스틴에 대한 팬텀의 감정이 점점 격양되는 극중극의 장면은

처음엔 은밀하고 비밀스럽게 진행되다가

점점 간절하고 격정적으로 변한다.

(이 장면에서 팬텀 종멀 너무 가련하고 불쌍하다.)

검은 망토를 얼굴까지 뒤짚어쓰고 오직 손과 목소리로 이 모든 감정을 표현하는 보고 있으면

숨쉬는 게 나도 모르게 멈춰질 정도다.

아! 정말 어쩌면 좋으냔 말이다!

너무나 어메이징한 브래드 리틀 팬텀아~~~!

 

 

클레어 라이어 크리스틴도 최고의 컨디션이을 보여줬다.

지난해 12월에 봤을 때는 컨디션이 안 좋아 보여 아쉬웠었고

(자꾸 미수다의 "브로닌"이 떠올라 혼자 좀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1월에 봤을 때는 다른 사람이라서 또 아쉬웠었는데

다행이 마지막 공연을 보면서 그 아쉬움이 대부분 해소됐다.

1막에서의 "Think of me"도 너무 좋았고, 2막 묘지 장면에서 팬텀과의 듀엣도 정말 좋았다.

라울과의 "All I ask you" 는 정말 사랑스럽고 감미로웠다.

특히 이 곡에서 라울 안토니 다우닝서포트가 아주 돋보였다.

비주얼과 노래 실력, 연기까지 두루 갖춘 안토니 다우닝은

내한과 라이센스를 포함해서 지금껏 내가 본 라울 중 최고라 할 만 하다.

크리스틴과 배를 타고 떠나는 마지막 장면까지 우아하고 귀품있었고

전체적으로 크리스틴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온 몸에서 뚝뚝 묻어났다.

라울에 대한 순정만화적인 이미지를 거의 완벽하게 다 갖춘 보기 드문 배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절규의 장면까지 내내 심장을 관통시켰던 배우는

역시나 브래드 리틀이었다.

그의 팬텀을 과연 다시 볼 수 있을까?

그의 The point of return" 눈 앞에서 보고 들으면서

다시 한 번 온 몸의 말초신경이 깨어나는 어메이징한 경험을 하고 싶다.

그러니 더 나이 들기 전에 한 번 더 내한했으면 좋겠다.

 

이런 내 바람을 담아

브래드 리틀 팬텀을 향해 격하게 한마디 하련다.

"Make a choice! Now!"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 4. 07:45

<Phantom of The Opera>

일시 : 2012.12.07. ~ 2012.02.28.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원작 : 가스통 르루

대본 : 리차드 스틸고

작사 : 리차드 스틸고, 차스 하트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출연 : 브래드 리틀(팬텀), 에밀리 린(크리스틴),

        안토니 다우닝(라울) 외...

 

2013년 내가 선택한 첫번째 공연 <The Phantom of The Opera>

보름 전에 3층에서 맛보기 관람을 하긴 했었다.

브래들 리틀의 팬텀이 너무 듣고(?) 싶어서 도저히 1월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서...

그래도 이번 관람은 1층이라 좀 더 세밀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감이 가득했다.

(목은 적쟎이 아팠지만 이까짓것쯤은 견딜 수 있다!)

 

블루스퀘어에 도착하자마자 캐스팅보드부터 확인했다.

캐스팅을 당일 공개하는 게 원칙이라 혹시나 브래드 리틀이 아닐까봐 걱정하던 참이었다.

다행히다 ^^

그래도 크리스틴이 클레어 라이언이 아니라 커버 에밀리 린이라 살짝 서운하긴 했다.

2013년 1월 1일 첫공연이라 주인공 세 명이 전부 나오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했었는데...

한국의 자신의 제 2의 고향이라고 말하는 브래드 리틀.

이런 흥행실적이라면 그의 공약처럼 팬텀의 말춤을 보게 되지 않을까?

(내 예상으론 막공 커튼콜에서 전 출연진이 일제히 ... ^^)

좌석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그야말로 연일 매진의 신화를 기록하고 있다.

혹시나해서 인터파크에서 티켓팅하러 접속했는데

남아있는 공연회차가 거의 전좌석이 0 으로 표시되어 있어서 그냥 깔끔하게 포기하고 나왔다.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로 다행이다 싶다.)

 

개인적으로 브래드 팬텀의 인상적인 몇 장면을 꼽자면,

먼저 거울 장면에서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히 압도하는 팬텀의 아우라다.

갑자기 나타난 라울에 의해 크리스틴의 성공적인 데뷔 축하가 인터셉트 당할 위기에 처한(?) 팬텀이

우월감과 노여움을 동시에 드러내는 그 목소리 톤과 성량이란 정말 환상적이다.

지하세계에서의 크리스틴과의 장면에서는

연기가 보는 사람을 숨죽이게 만들만큼 압권이다.

이쪽저쪽으로 노를 젖는 모습과

모자와 망토를 휙~~~ 던져버리는 모습,

가면 위로 그 매력적인 기름바른 머리를 쓸어넘기는 모습은 우아하면서 무지 섹시하다.

(이때의 손동작은 2막 극중극 "돈주앙의 승리" 때와 가히 막상막하다.)

라울과 크리스틴의 듀엣곡 "All I ask of you" 후의 조각상에서 등장하는 팬텀이

처량하고 불쌍한 모습에서 점점 음험하고 분노에 찬 모습으로 변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근데 그 장면 정말 위험해보인다.)

묘지장면에서 라울과 팬텀과의 짧은 대립에서는

브래드 특유의 물어뜯는듯한 목소리가 제대로 빛을 발한다.

2막 극중극에서의 "The point of no return"

개인적으로 브래드 리틀 팬텀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넘버고 장면이다.

내 미세한 숨결 하나하나가 팬텀의 손끝과 감정에 완벽히 control 되는 느낌이다.

검은 망토로 얼굴까지 감춘 팬텀이 그토록 사랑하는 크리스틴을 앞에 두고

절망과 갈망, 좌절의 모습을 손과 몸의 움직임만으로 표현하는 모습은 숨통을 서서히 조이는 느낌이다.

작품의 후반부 지하 세계에서의 모습은,

팬텀판 "미녀와 야수" 버전이라고 하겠다.

크리스틴을 향해 "make a choice!"라고 외치던 팬텀이

그녀의 입맞춤과 포옹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되는 모습도 너무 표현을 잘했다.

마지막 포효도 정말 웅장한 슬픔이었고...

(굳이 다시 돌아와서 반지를 되돌려주는 크리스틴의 일격은 역시나 참 강하다! 크리스틴 나빠요~~~)

이렇게 꼽아보니 어째 전부 다 인상적인 장면뿐인 것 같이 민망하다.

이날 브래드 리틀은

감기가 걸렸는지 썩 좋은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래선지 1막은 조금 조심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하더니

2막에서 제대로 포텐 터뜨려서 개인적으로 충분히 만족한 관람이었다.

팬텀의 대표적인 넘버 "music of the night"를 들을 때마다 혼자 느끼는건데

우리나라 배우들은 이 노래를 엄청난 성량으로 폭발하듯 부르는데

브래드 리틀은 아주 감미롭게 최면을 거는 듯이 부르는 쪽이다.

개인적으론 브래드 리틀의 해석이 좋다.

 

피르맹과 앙드레는 정말 이 작품에 포인트를 주는 매우 사랑스러운 커플(?)인 것 같고

마담 지리의 존재감도 무시 못하겠다.

(라이선스 공연에서 마담지리가 좀 애매했었는데...)

라울이 그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은 보면서 깜짝 놀랐다.

3층에서 봤을 때는 너무 멀어서 놓쳤던 부분이기도 하지만

라이선스 공연처럼 커다랗고 하얀 뭉치를 던지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안토니 다우닝이 직접 뛰어내리는 걸 눈 앞에서 봐서 정말 놀랐다.

(참 잘 생기시는 분이 몸도 안 아끼신다!)

안토니 다우닝 라울과 에밀리 린 크리스틴은 키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서인지

클레어 라이언과 같은 사랑스런 분위기가 덜 느껴지는 것 같다.

노래도 클레어 라이언이 훨씬 더 잘하는 것 같고...

(특히 묘지 장면에서는 더욱 더.)

팬텀과 서있을 때는 보여지는 건 나쁘지 않다.

워낙에 팬텀이 압도적인 컨트롤러라서... ^^

 

압도적인 컨트롤러에게 다시 한 번 완벽한 통제와 지배를 받고 싶은데

그러기는 현실적으로 많이 어렵다.

(제일 큰 이유는 일단 남아있는 좌석이 없기 때문에...)

브래드 리틀이 다시 한 번 팬텀으로 제2의 고향 한국을 다시 찾게 될까?

개인적인 바람은 꼭 한 번만 더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브래드 리틀이 너무 나이 들기 전에 ^^

 

* 다음 주에 3월달 공연회차 티켓 오픈을 한단다.

  그렇다면, 한 번 도전할만 하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0. 3. 24. 06:28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신작
<Love Never Dies>가 3월 9일 드디어 공개됐다
그가 <The Phantom of The Opera>의 속편을 완성했고 곧 무대에 올려질거란 기사는
작년 말에 이미 읽어서 알고 있었다.
기사의 내용은 이렇다



뉴욕의 <팬텀> 공연이 작년에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초로 9천회를 달성했다,
분명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상업적으로 다른 뮤지컬이 밟아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까지 웨스트엔드에선 <레미제라블>이 최장기 공연 기록을 '팬텀'에게 넘겨주지 않고 있지만, 브로드웨이에선 이미 '팬텀'이 <캣츠>가 가지고 있던 최장기 공연 기록을 넘어섰고, 이제 22년간 9천회 이상의 공연 기록을 세우게 된 영광도 맛보게 되었다.

1988년 1월 초연 이래 '팬텀'은 브로드웨이에서만 약 74억 달러를 벌어들였고, 전세계적으로 벌어들인 수입이 5십억 달러라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이는 역사상 단일 엔터테인먼트로는 가장 성공한 예로서, 영화사상 가장 큰 흥행을 거두었던 '타이타닉'의 수익이 약12억 달러였음을 상기할 때 현재 진행형인 '팬텀'의 상업적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팬텀은 죽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도 전세계를 누비며 열심히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이 2009년 10월 8일 목요일 11시(런던 시각)에 그 속편에 관한 공식적인 중대한(?) 발표를 한다는 편지를 전세계에 발송했었다.

이제 무대는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뉴요커들의 휴양지이자 놀이 공원이었던 20세기 초의 코니 아일랜드(Coney Island)로 옮겨지게 되고, 팬텀이 사라진 지 10년 후로 설정된 속편에서는 성공한 크리스틴이 남편 라울과 아들 구스타프와 함께 코니 아일랜드로 초대되어 팬텀의 계획에 휘말리게 되는 스토리를 예정하고 있다. '팬텀' 속편의 공식적인 공연은 2010년 3월 9일 로이드 웨버 소유의 아델피 극장이며, 더불어 뉴욕에는2010년 11월 11일, 호주에서는 그 다음 해인 2011년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작년 하이드 파크에서 열렸던 로이드 웨버의 60세 생일 콘서트 말미에서 로이드 웨버 자신이 밝혔듯이 팬텀 두번째 이야기의 공식 제목은 다소 촌스러운(?) <러브 네버 다이스, Love Never Dies>이다.

홍보 마케팅의 달인 로이드 웨버


사실 로이드 웨버가 우리에게는 뮤지컬 작곡가로서 잘 알려져 있지만, 어쩌면 그의 뮤지컬 분야에서의 탁월한 마케팅, 홍보 기법은 그가 곡을 쓰는 능력보다 더 인정 받았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그의 남다른 사업 재능은 초창기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와 <에비타> 의 경우 공연을 선보이기도 전에 컨셉 앨범을 발표해 대중의 이목을 끌었던 일화로도 유명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TV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로이드 웨버가 고안해 낸 새로운 뮤지컬 마케팅 기법의 총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효과적이었고 그 효과는 막대한 공연 수입으로 입증된 바 있다.

이런 마케팅, 홍보의 대가 로이드 웨버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흘렸는지도 모르지만 그 동안 '팬텀' 속편에 대한 여러 가지 뉴스거리와 루머들이 꾸준히 웨스트엔드 여기저기서 흘러나왔었다. 로이드 웨버의 고양이가 디지털 피아노에 작곡해 저장해 놓았던 '팬텀2' 곡들을 모두 지웠다는 동화같은 이야기에서부터, 작사가, 연출 그리고 주인공인 팬텀과 크리스틴을 누가 맡게 될 지에 대한 여러 추측성 기사와, 공연의 타이틀도 로이드 웨버가 제목을 직접 밝히기 전까지는 여러 의견이 나오기도 했었다.

거기에다가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 팬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팬텀2'의 초기 홍보는 요새 넷상에서 인기있는 트위터(Twitter)를 통해 이루어졌었다. 팬텀이 어두컴컴한 지하 작업실에서 넷북으로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모습을 어떻게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숨 고르기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자문해 보자. 우리는 '팬텀1'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을까? (아니면 로이드 웨버 자신이 만족하지 못했던 것일까?) 지금까지 속편을 제작해서 성공한 경우가 얼마나 많았었나? 팬텀의 크리스틴에 대한 집착이 노마 데스몬드의 조 길리스에 대한 집착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팬텀' 속편에서 진정한 러브 스토리를 기대할 수 있을까? 더불어 로이드 웨버의 주위를 둘러봐도 영화로 제작된 '팬텀'은 기대만큼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고, 그가 리바이벌 공연 외에 가장 최근에 만들었던 신작 뮤지컬 <우먼 인 화이트, The Woman in White>도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뜬금없는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 원고를 쓰면서 '팬텀'의 이미지와 함께 뇌리에 중첩되었던 뮤지컬이 있었는데 바로 <시카고>였다. <시카고>에서 록시와 벨마의 변호를 맡은 능력있는(?) 변호사 빌리 플린은 세상은 쇼 비즈니스와 같은 이치라고 노래한다. 그가 법정에서 ‘래즐 대즐(Razzle Dazzle)’을 부르며 우리에게 전하는 조언은 대중들은 추악한 진실을 원하기 보다 화려하고 신기루 같은 매직과 서커스에 현혹당하고 싶어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대중들이 원하는 그것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양만큼 제공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바로 ‘성공’하는 사람인 것이다.

정말 그렇다. '팬텀2'와 같이 거대 자본이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는 어쩌면 작품이 얼마나 완성도 있고 훌륭해야 하는 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대중들에게 홍보하여 그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는가가 관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감동받고 공연을 사랑하게 된 팬들의 진정성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이 모든 것이 자본주의 무대 위에 펼쳐진 현란한 눈속임의 마술쇼와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원작보다 나은 속편을 기대하며

결국엔 '팬텀' 속편이 얼마나 완성도 있는 뮤지컬로 탄생할 지는 내년 공연이 시작돼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로이드 웨버 자신의 행적이나, 주변의 여러 편린들을 퍼즐 끼워 맞추듯 종합해 살펴보면 공연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공연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뮤지컬로서의 공연 완성도를 말하는 것이다. 사실 <오페라의 유령>도 찬찬히 들여다 보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텍스트는 많이 빈약한 편이다. 단지 그러한 단점들이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과 대규모의 자본으로만 가능한 볼거리로 살짝 가려졌을 뿐)

아무튼 이 글마저도 어쩌면 '팬텀2'의 홍보에 일조하는 기사의 운명일 수도 있겠지만, 이 기회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런던에 살고 있는 뮤지컬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세계 4대 뮤지컬이니, 최고의 로맨스니 하는 제작사의 어설픈 마케팅 홍보기법에 현혹되어 꼭두각시처럼 휩쓸려 다니지 말고 조금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균형감 있게 작품을 함께 바라보자는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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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우려성의 이 기사를 읽었었다.
그리고 실제로 <Love never dies>는 3월 9일 그 모습을 공개했다.
등장인물들은 전편과 동일하다.
팬텀, 크리스틴, 라울, 구스타프(크리스틴과 라울 사이의 아들), 마담 지리, 맥 지리.
일부에선 막장 드라마란 평가도 있긴 하지만 초연은 역시나 대성황을 이루었고
현지의 평가 또한 <The Phantom of The Opera> 못지않게 일단은 합격점이다.
다시 한 번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괴물성과 천재성이 입증된 순간이기도 하다.
 
  

뮤지컬 <Love Never Dies>는 팬텀이 파리 오페라 하우스에서 자취를 감춘 10년 후,
유명스타가 된 크리스틴이 공연을 위해 남편 라울과 아들 구스타프와 함께 코니 아일랜드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팬텀과 재회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단다.
팬텀역은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역으로 유명한 라민 카림루(Ramin Karimloo)가
크리스틴은 뮤지컬 "인어공주"의 신예 사에라 보게스(Sierra Boggess)다.
(항간엔 잘생긴 라만 카림루의 얼굴에 가면을 씌우는 건 가혹한 처사라는 우스개소리도 있다.)
가면만을 남긴 채 홀연히 사라졌던 팬텀은 미국으로 건너가 건축가로 성공하게 된다.
그가 디자인한 놀이공원 "코니 아일랜드"가 개장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황.
팬텀은 크리스틴에 대한 그리움을 떨치지 못하고 "미스터 와이"라는 이름으로 그녀에게 초대장을 보낸다.
코니 아일랜드에 크리스틴의 3가족이 도착하면서 극은 본격화된다.
<The Phantom of The Opera>가 상들리에가 떨어지는 다소 아날로그적인 방식이라면
<Love Never Dies>는 첨단의 놀라운 디지로그 방식이란다.
미국 뉴욕의 대규모 놀이 공원이 배경이니 어느 정도 예상이 되지 않을까?
게다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인데...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도 이 작품의 OST에 참여해서 동명의 곡 "Love Never Dies"를 11일 발매했다.
물론 100%로 좋은 작품이란 것도, 100%로 나쁜 작품이란 것도 없겠지만
개인적으론 많이 궁금하고 꼭 보고 싶은 작품이다.
뮤지컬 시장이 엄청난 속도로 거대화하고 있는 우리나라이니까
내 예상으론 조만간 누군가에 의해 라이센스가 수입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열심히 기다려보자...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3. 13. 06:14
이미 네 번을 본 <오페라의 유령>을 다시 보기로 한 건
순전히 한 사람 때문이었다.
라울 정.상.윤.
배우 홍광호가 2월 27일 마지막으로 라울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그리고 3월 14일 홍광호가 세계 최연소 팬텀으로 데뷔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나는 다른 이유로 다행이다 싶었다.
나는 팬텀이 윤영석이든 양준모든,
크리스틴이 최현주든 김소현이든 상관이 없었다.
드디어 인연이 닿게 된 정상윤 라울이 궁금하고 반가웠을 뿐.
그게 다섯번째 <오페라의 유령>을 본 이유의 전부였다.



처음으로... 처음으로...
오페라의 유령을 보면서 졸음과 싸웠다.
꼭 정상윤 라울의 부족함만을 꼬집으려는 건 아니다.
극의 시작인 경매 장면부터 이상하게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느낌.
그건 처음이 주는 낯섬 때문이 아니라 (만약 그런거였다면 나는 기꺼이 참았을 것이다)
지금껏 잘하고 있던 익숙한 것들의 틀어짐같은 묘한 어긋남이었다.
급기야 보는 내내 스스로를 책망했다.
"너무 많이 봤어! 너무 많이 봤어!"라고...
어쩌다 나는 <오페라의 유령>을 보며 쏟아지는 잠과 싸워야 했을까?
그래도 그 전까지는 나쁘지 않았었는데...



<쓰릴미>의 "나"였던 정상윤을 생각한다.
그때 그가 얼마나 빛나고 철저하게 아름다웠는지를...
그의 표정의 변화를 보는 건 즐거움이었고
순간적인 감정의 변화를 표현하는 걸 보는 건 짜릿함이었다.
그랬었는데...
그랬던 그가 보여준 라울은,
찌질이는 아니었지만 존재감이 흐릿하다 못해 사라지기까지 한다.
멀쩡한 허우대에 멀쩡한 기럭지에 멀쩡한 톤을 가지고 있는 그는
왜 라울임에도 불구하고 끝내 실종되는 팬텀으로 스스로 변해버렸을까!
팬텀의 사라짐에 익숙해있던 나는
무대위에 뻔히 서있는데 보이지 않는 라울을 보며 진심으로 당황하고 어리둥절했다.
"라울"이 "팬텀"을 꿈꿨던가?



<오페라의 유령>을 보면서 이럴 수도 있구나...
색다른 경험이라고 자위하기엔 너무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8년을 기다려온 뮤지컬이라는 말이 이날만큼은 무색하게 느껴졌다..
무대 위에 있는 그들도 느꼈을까?
익숙함에 길들여진 그들도 제발 느꼈기를...
장기공연의 절반을 지나온 <오페라의 유령>
유종의 미를 기대하는가?
그렇다면 당신들은 변해야 한다.
이러다가는 진심으로 유령으로 남겨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유령이 된 <오페라의 유령>이라...
생각만으로도 참 씁쓸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1. 14. 00:26
샤롯데를 향하는
네 번째 걸음이었다.



이번엔 제발......
네 번의 관람 중에 제발 한 번쯤은 정상윤 라울이기를 희망했다.
<오페라의 유령>을 보러 가면서 팬텀이 아니라 라울 때문에 전전긍긍하다니...
농담처럼 이번에도 홍광호 라울이라면
홍광호 팬클럽에 가입하겠다고도 말했다.
도착해서 확인한 캐스팅은...



아무래도 홍광호 팬클럽에 가입해야 할 것 같다.
아니면 정상윤 팬클럽에라도 가입을 하던지...
홍광호 라울의 목소리에 팬텀의 꿈과 야먕이 보이더니만(?)
며칠 전 기사에 드디어 그가 팬텀으로 무대위에 서게 될거란다.
(좀 민밍한 사이즈의 팬텀일 것 같아 사실 걱정스럽다)
팬텀을 향한 꿈이 없었다면 그는 라울을 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어쨌든 팬텀의 꿈을 홍광호는 이룬 셈이다.
그리고 더불어 나의 꿈도 이제 이뤄질려나?
홍광호가 팬텀으로 나온다면 정상윤 라울을 만날 확률이 더 높아질거란 생각.
다시 배팅을 하게 만드는 노림수다.
(나는 다섯번째 관람기를 쓰게 될까???)



은근히 다른 캐스팅이길 바랬는데 그게 좀처럼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래서 사람들이 버닝을 하는구나 싶다... 몹쓸 놈의 혹은 죽일 놈의 버닝이여!!)
윤영석 팬텀.
그에게 충분히 집중해서 보리라 다짐했다.
아마도 감기에 걸린 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팬텀은 괜찮았다.
(어디까지나 괜찮았다이지 훌륭했다는 아니다...)
양준모 팬텀과 비교를 한다면 확실히 능숙하고 감정선들이 깔끔하다.
동작에 군더더기도 없고 좀비스러운 허우적거림도 확실히 없다.
명성황후에서 고종으로 나왔을 때
솔직히 나는 그의 존재감에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가 오히려 허술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는데...
고향같은 작품은 사람을 확실히 다른 사람으로 보이게 한다.
그에게 "팬텀"이라는 역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조금 들여다 보게 된다.
조금만 더 폭발적이었으면...
조금만 더 대담하고 무섭게 파괴적이고 공격적이었으면...
가까이에서 조금만 부추키면 그대로 발화할 것 같은데
스스로 멈짓하는 부분이 느껴진다.
제발 후회없게 다 소진했으면.....



대신 그의 섬세함과 간절함은 애틋하다.
팬텀이 천부적인 예술가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그의 감정을 통해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확실히 양준모 팬텀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부분.
안정감있게 전체적인 느낌과 감정을 잘 이어가는 윤영석 팬텀.
그러나 그 노련함과 안정감이 어느날 독이 될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잘 입혀진 팬텀의 옷이
윤영석에게 내내 맘춤옷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새로운 홍광호 팬텀의 탄생!
(조승우의 극찬 한 마디가 또 한 명의 뮤지컬 스타를 탄생시킨 셈이다)
뮤지컬계의 블루칩으로 불리우는 홍광호.
그의 팬텀을 보게 될 윤영석의 맘도 궁금해진다.
(고약한 궁금증일까? ^^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2. 2. 00:14
대구에서 오랫만에 동생들이 서울에 올라왔다.
일종의 문화 투어를 위해서...
LG 아트센터에서 안중근을 만나고 샤롯데로 팬텀을 만나는 일정 ^^
공연을 통해 알게 된 문화 동지들, 동생들과의 관극은
유쾌했고 즐거웠고 흐뭇했다.



오늘의 캐스팅은 윤영석 팬텀에 김소현 크리스튼. 홍광호 라울에 김성은 칼롯타!
지난 두 번의 관극이 모두 양준모 팬텀, 최현주 크리스틴이었으니
오늘의 캐스팅은 새로운 인물들과의 조우인 셈이다.
(나는 정말 정상윤 라울과 인연이 너무나 없다... 흑흑)
윤영석과 김소현!
2002년 처음으로 <오페라의 유령>을 통해
뮤지컬계에 들어선 두 배우들.
그 후 8년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The Phantom of The Opera>의 주역이 된 사람들.
시간이 참 많이 지났구나...
첫번째 했던 생각.



윤영석 팬텀은,
확실히 양준모 팬텀보다 안정적이고
그리고 깊었다.
연륜과 경험의 시간은 역시나 무시할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어쩌면 지금의 윤영석에게
팬텀이 딱 적당한 배역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이상하게도 팬텀 이외의 다른 배역에서는 존재감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정말 "팬텀"이 되어버린 배우.
조금난 체격이 더 컸다면 웅장한 팬텀이 될수도 있었을텐데
부질없는 아쉬움을 담아본다.
2막 극중극에서 검정색 베일을 뒤집어쓰고 앉아있는 팬텀은
너무 옹색했고 초라했다.
그리고 약간 더 과감하고 폭발적이었으면 하는 바램도 조금 ^^



크리스틴 김소현.
아마도 그녀 생의 마지막 크리스틴이 되지 않을까?
20082년 이후,
8년의 시간은 그녀를 최정상의 뮤지컬 디바로 만들어놨다.
그래서 크리스틴을 하기엔 너무 노련해버린 느낌?
풋풋함과 싱그러움을 느끼기에는
그녀는 확실히 너무 선수다.
"Think of me"나 "The phantom of the opera"의 마지막 부분
소름끼치게 올라가던 목소리는 역시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이긴 하다.
그런데 아버지 무덤 장면에서
한 마리 토끼처럼 껑충껑충 뛰어다니며
음을 올리던 그녀의 모습은...
억지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세월이 느껴져 문득 서럽다.
그리고 2막 극중극에서
전혀 유혹적이지 않았던 크리스틴.
여러가지로 많이 아쉬움을 남기는 장면이었다.
이 부분은 양준모 팬텀과 최현주 크리스틴의 느낌이 좋다.
확실히 밀고 당기는 묘한 긴장감이 있어서...
초라한 퇴장을 제외하고는... ^^
이상하게도 양준모 팬텀은 퇴장이 초라하다. (웃음소리도...)
그에 반해 윤영석 팬텀의 퇴장과
광기어린 웃음이 주는 여운은 확실히 존재감있고 섬뜩하다.



홍광호 라울은 최현주 크리스틴과 연기할 때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지금까지 본 3번의 라울 중 제일 인상깊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상윤 라울이 정말 너무 궁금하다. 모진 인연의 어긋남이여!)
뉴페이스 칼롯타 김성은은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줘서 고마웠다.
신예인 것 같은데
캐릭터 설정을 잘 한 듯...



앞으로 보게 될 오페라의 유령에서
나는 정상윤 라울을 드디어 만나게 될까?
팬텀을 보면서 라울을 기다리다니...
어쩌면 홍광호 라울이 내겐 그리 인상적이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The Phantom of The Opera>
역시 유령같은 존재임은 확실하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지금 속편을 만들고 있다고 하고
곧 공개될 예정인 것 같은데
그것도 궁금하다.
사람들은 혹 코미디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긴 하지만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코미디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 아닌가?
대가라는 평가를 듣는 그가
얼마나 여우같은 상상력을 동원했을지
사뭇 기대하게 된다.

* 2009년 9월 23일 개막한
<The Phantom of The Opera>가
2개월만에 벌써 관객 1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하긴 나도 지금까지 3번을 관극했으니 꽤나 보탬을
준 셈이다.
티켓 판매 첫날에만 무려 1만 3500장의 예매기록을 세웠고 개막전까지 총 5만 장이 예매되는 기록을 낳기도 한 오페라의 유령.
아직까지도 평균 좌석 점유율이 92%나 된단다.

2002년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에 붐을 만들었던 이 공연은 그 이후 우리나라 뮤지컬계를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상당히 진보하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었다.
1년의 장기 공연으로 기획된 이번 2009년 공연에서도
아마도 새로운 신기록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윤영석, 양준모 이외의 또 다른 팬텀의 등장도 기다려진다.
물론 새로운 크리스틴과 라울도 기대되고...
다음 관극 땐,
꼭 정상윤 라울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바램도... ^^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6. 6. 21:50
사람들은 가끔 묻는다.
시간이 나면 뭘 하세요?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뭘 하세요?
대답은 이렇다.
"책 읽어요!"

또 누군가는 묻는다.
한달에 책을 몇 권이나 읽어요?
한 30권 읽어요?

꿈이기도 하다.
일을 하면서 하루에 1권씩 책을 읽을 수 있는 내공이 쌓이기를...
그 말은,
적에도 내겐
일에도 책에도 완벽하게 집중하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에...



책은 푸른 나무숲과 동의어다.
항상 어떤 상황에서도 서늘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심지어
세상 모든 것들로 부터
과감한 탈출을 감행하게 도와준다.
The phantom of the opera 에서 phantom의 은신처를 향하는 거울 입구처럼
혹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토끼굴처럼...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고 그리고 확실하게
숨을 곳을 허락한다.



혹,
내가 사라지거나
오랫동안 연락이 되지 않는다면,
나는 분명 책의 세계 속에 들어가 있는 중일테다.
그토록 좋아했던 비행기를 몰고
그의 별로 돌아간
생텍쥐페리처럼.

나는 믿는다.
그는 지금  B - 612  별의 어린 왕자가 되어 있을 거라고....
처음부터 그에겐 돌아올 연료 따윈 필요하지 않았다.
그는 그대로
"책"이 됐다.



             <조종사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생텍쥐페리의 마지막 비행모습 그림 - 람 반 호프>



                     <생텍쥐페리와 어린왕자의 동상>

생텍쥐페리의 고향 리옹에는 어린왕자와 그의 모습을 담은 동상이 있다고 한다.
그 아래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고....

"내가 죽은것처럼 보일꺼야,
 하지만 그게 아니야..."


그가 있는 세계를  믿는다.
B - 612 !
영원한 그의 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