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5. 4. 6. 08:28


<Jekyll & Hyde>

일시 : 2014.11.21. ~ 2015.04.05.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원작 : 로버트 스티븐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Frank Wildhorn)

작사, 극본 : 레슬리 브리커스 (Leslie Bricusse)

연출 : 데이비드 스완 (David Swan)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류정한, 조승우, 박은태 (Jekyll & Hyde)

        소냐, 리사, 린아 (Lucy Harris)

        조정은, 이지혜 (Emma Carew) 

        김봉환, 이희정, 김선동, 황만익, 김태문, 조성지, 김기순, 김영완 외

제작 : (주) 오디뮤지컬컴퍼니, 롯데엔터테인먼트

 

결국 박은태의 서울 막공까지 보게 됐다.

사실 박은태 지킬은 초반에 봤을때 뭔가 정확하게 채워지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서 다음 시즌을 기약했었는데, 20% 재관람할인에 또 다시 무릎을 꿇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디테일이 많이 달라졌다고도 하고,

그리고 여기에 막공이 주는 특별함까지 더해지면 엄청난 폭발력이 발휘될 수도 있기에 

첫관람보다 기대감은 훨씬 더 컸다.

세 명의 지킬 중에서 속도감이 가장 빠른 박은태 지킬.

그래선지 이사회 장면에서는 후반부로 갈수록 다급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긍정적인 의미로서의 다급함)

개인적으로 이 장면에서

조승우 지킬에게는 절박함이, 박은태 지킬은 다급함이, 류정한 지킬은 절망감이 느껴진다.

세 배우의 해석과 표현이 이렇게 다 다르니 관객 입장에서는 확실히 보는 즐거움이 있다.

그리고 "This is the moment"는 정말이지 최고였다.

아직 "하이드"는 미완의 상태이긴해도

"지킬"만큼은 박은태만의 지킬을 확실히 만들어 냈더라.

"confrontation"은 교차되는 호흡이 너무 급박했 

하이드일때 어깨관절이 빠진 사람처럼 손을 흐느적거리는건 약간 우스꽝스럽더라.

1막에 비해 상대적으로 2막의 밀도가 떨어지는게 많이 아쉽긴하지만

다음 시즌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완성된 하이드를 볼 수 있을거란 확신이 든다.


이날 박은태 뿐만 아니라 조정은 엠마와 소냐 루시도 서울 막공이었는데

두 배우의 무대 인사 멘트가 인상적이었다.

조정은은 뒷줄의 선배들 한 분 한 분에게 감사 인사를 하면서 감정이 복받쳤는지 울컥했고

소냐는 살짝 불어난 몸 때문에 그동안 맘고생을 많이 했는지 

관객들에게 애교섞인 부탁의 말을 남겼다.

(무대 배우로 산다는건... 정말 너무 힘든 일인것 같다.)

10년 전 초연부터 지금까지 이 작품과 함깨 핸 소냐.

그 감회가 참 남다르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 시즌 지킬은 10주년이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중간중간 예상치 못한 잡음과 물미스런 일들도 발생했지만

어찌됐든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이 작품은 명작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단언컨데 앞으로도 이 작품만큼 오랫동안 관객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작품이 나오긴 힘들 것 같다.0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바라는건,

이 작품을 기획하는 기획사도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도

작품을 보는 관객도

명성과 전통에 걸맞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로 변모했으면 좋겠다.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12. 8. 08:41

<Jekyll & Hyde>

일시 : 2014.11.21. ~ 2015.04.05.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원작 : 로버트 스티븐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Frank Wildhorn)

작사, 극본 : 레슬리 브리커스 (Leslie Bricusse)

연출 : 데이비드 스완 (David Swan)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류정한, 조승우, 박은태 (Jekyll & Hyde)

        소냐, 리사, 린아 (Lucy Harris)

        조정은, 이지혜 (Emma Carew) / 김봉환, 이희정, 김선동

        황만익, 김태문, 조성지, 김기순, 김영완 외

제작 : (주) 오디뮤지컬컴퍼니, 롯데엔터테인먼트

 

원래 박은태 캐스팅은 한참 후에 볼 예정이었는데 입소문이 너무 좋아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급하게 3층 맨 앞자리를 예매했다.

박은태의 지킬은 상상이 되는데 솔직히 "하이드"는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루시와 엠마도 많이 고민했는데 결론은 소냐와 조정은으로 선택했다.

(전부 뉴페이스로 보기에는 위험부담이 좀 클 것 같아서...)

어쨌든...

박은태 자칼은...

지칼은 노래도 연기도 아주 좋았다. 

"I need to know"도 "This is the moment"도 박은태이 목소리와 너무 잘 어울렸고

고음은 역시나 아주 깨끗하고 선명하더라.

그런데... 하이드는,

역시 아직 미완이다.

지킬만큼 하이드를 장악해내지는 못하더라.

하이드의 목소리가... 하나가 아니라 참 다양했다.

때때로 박은태의 목소리도 자주 출몰했고.

의도적으로 설정한 것 같긴한데 하이드일때 템포가 아주 빠르다.

빠르다 못해 너무 급해서 무언가에게 쫒기고 있다는 인상까지 받았다.

지킬의 넘버들은 대체적으로 괜찮았고

하이드 때는 악센트를 조절하면서 밀고 당기면서 부르는게 신선하면서 특별했다.

"confrontation"은 대사에 가까운 포효로 표현했는데 개인적으론 좀 별로였다.

박은태가 어딘지 하이드에게 밀리고 있는 느낌.

그리고 역시나 너무 빠르더라.

시작하는 첫 호흡부터.,,

개인적으로 하이드는 잔인함이 느껴질 정도로 여유로운게 좋은데...

(하이드 입장에서의 살인은 솔직히 묻지마 살인이 아니라 명확한 이유가 있는 위선자의 단죄이기도 했으니까.)

그래도 어쨌든 뉴페이스 지킬은 박은태가 최선이었을테고

확실히 최선이기도 하다.

박은태 지킬은,

아직까지는 배역의 고통보다 배우의 고통이 더 크다.

그래서 나는 이번 시즌이 아니라 다음 시즌의 그가 훨씬 더 기대된다.

그때쯤이면 다른 누구도 아닌 박은태만의 지킬을 볼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

완성된 모습은 확실히 안지만 가능성은 너무나 충분하다.

그러니까 이번 시즌에서의 박은태의 도전은... 

성공이다.

 

너무 몸이 불어서 레드렛을 레슬링 무대로 만든 소냐 루시의 외형은 많이 안습이었지만

노래는 정말 3명의 루시 중와의 비교를 무의미하게 한다.

소냐의 "A new life"를 들으니

오랫만에 정말 속이 펑 뚫리더라.

조정은 엠마는 역시나 모성애가 가득하다.

가냘픈 강건함.

무대 위에서 이쁜척, 고운척, 착한척 하지 않아서 더 이쁘고 곱고 착한 엠마.

그래서 나는 조정은 엠마가 참 좋다.

이 작품에서 엠마는 늘 "out of my mind"였는데 조정은이 들어오면서부터 엠마가 in my mind가 됐다.

 

박은태, 조정은, 소냐.

이 조합의 선택은 옳았다.

공연 후반부에 박은태 지킬을 다시 보게 된다면

(그때까지 박은태의 성대가 무사하길 기원하며...)

그때도 주저없이 똑같은 캐스팅을 선택하게 될 것 같다.

제법 신선했고 아주 익숙했다.

그래서 상호보완적이더라.

 

재미있네, 지킬!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3. 2. 06:33

이런 젠~~장!
나는 완전히 작살났고 일격에 숨통이 끊겼다.
어떻게 이렇게 차가운 불 일 수 있고, 뜨거운 얼음 일 수 있느냔 말이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보고 들은 건 절대로 현실이 아니다.
도대체 이 어메이징한 감정을 어떻게 정리하고 다스려야 한단 말인가?
어떻게든 추스려보겠다고 주섬주섬 감정을 주워담는 내 모습은 왠만한 슬랩스틱쯤 거든히 초월하고도 남는다.
어쩌자고 내게 이런 짓을 했느냐고...
각인(刻印) 위에 새로운 화인(火印)이 더 크고 깊게 새겨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나는 뮤지컬 배우 류정한을 통해서 체화(體化)하는 중이다.
그렇게 숱하게 봤던 <지킬 앤 하이드>를...
나는 또 다시 그리고 완전히 새롭게 느꼈다.
그리고 류정한의 막공은 지금까지의 봤던 모든 지킬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게 할 만큼,
확실히 강렬하고 엄청난 위력를 발휘했다.
그의 최후는 완전히 새로웠고 그리고 확실히 치명적이었다.


젠장! 오래 가겠다. 지금 이 느낌.
모든 것이 마지막이다.
심지어 공연의 모든 대사조차도 그의 마지막과 관련있는 것처럼 빙의된다.
덴버스가 그 물꼬를 튼다.
"오늘이 마지막이네, 헨리!"
뭐야? 덴버스경!
당신도 오늘이 그의 마지막 날이란 걸 알고 있었던거야?
(이런, 젠장! 난 지금 멀리 떠나버렸고 그리고 확실히 아프다.)



"This is the moment"
피겨요정 김연아에게만 "clean"이 있었던 게 아니었다.
그의 마지막 "This it the momont"는 정말 황홀할만큼 clean 했다.
기억하는가?
노래가 끝나고 공연장을 가득 채우던 결코 끝날 것 같지 않던 박수소리를...
오늘 공연은 이 끝없는 박수소리 때문에 본의 아니게 상당히 지연이 되겠구나
확실히 예상했던 그대로...
더불어 MR이 아니라 오케스트라 연주라는 게 너무나 다행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MR이었다면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 자주 발생했으리라...)
"This is th moment" 부터 1막 마지막 "alive 2" 까지
난 이 사람이 내 숨통을 직접 자신의 손 안에 쥐고 있는 게 아닌가 몇 번씩 의심했다.
어느새 입 안에는 침이 가득하고 숨소리는 가빠지고 동공은 최고조로 열린다.
숨을 쉬는 것도 침을 삼키는 것도 눈을 깜빡이는 것도 아까울만큼 집중해버린 처절한 결과다.
(외형상으로 보자면 내 모습은 완벽한 반편이거나 혹은 약물중독자, 둘 중 하나다.)
마지막 "This is the moment"를 마친 그도 감회가 밀려왔던 모양이다.
그는 무대 위에서 감정을 추스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이 될 모든 한 장면 한 장면에 최고조의 집중력과 열정을 발휘했다.
느꼈다.
그에게 <Jekyll & Hyde>가 어떤 의미였는지를...
그러니까 그는 지금 자신의 일부를 그곳에 영원히 남기고 있는 중이었다.
더불어 함께 공연한 무대 위 배우들도 그의 마지막 공헌에 헌정하듯 최선의 호흡을 보여줬다.
소냐 루시의 떨리던 목소리와.
(그녀, 정말 많이 서운했던 모양이다 )
정은 엠마의 의연한 눈빛.
그리고 20 여명의 조연들과 앙상블이 만들어낸 아름답고 완벽했던 그 모든 것들...



<천국의 눈물> 때문에 내한한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자 프랭크 와일드 혼이
류정한의 "confrontation"을 직접 보고" Kick-ass" 를 연발했다지만,
아마 그가 마지막 "confrontation"을 봤다면,
어쩌면 우리는 한동안 류정한이라는 배우를 잃게 됐을지도 모르겠다.
그랬다면 불혹을 넘긴 동양의 한 뮤지컬 배우가 타국으로 보쌈되는 광경을 처절하게 목격했을지도...
Kick-ass 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류정한이 보여준 지킬과 하이드의 마지막 대면은 지배적이고 압도적이었다.
치열했고 강렬하고 처절했고 그리고 비장했다.
급기야 보는 사람의 혈관을 지배해 온 몸을 휘어잡더니 근육 하나하나를 통제하고 마비시킨다.
(이건 지킬이 하이드로 변하는Transfromation 과정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 허접한 글에서 그의 마지막 지킬 넘버를 하나하나 들먹이며
어디가 어땠고, 어디가 폭풍 감동이었고, 어디가 끝장이었는지를 되집어 말하는 건
참 주제 넘고 의미없는 일이지만 이것 하나는 꼭 말하고 싶다.
그가 확실히 떨고 있었다는 걸...
순간순간 감회와 회환에 젖어 조용히 무대 위에서 떠는 그를 보면서 나는 진심으로 아득했다. 
그러나 그는 떨림마저도 아름답게 통제하더라.
떨쳐버림으로써가 아니라 오히려 그 떨림에 집중함으로써...
그는 이 마지막 무대에서 그의 지킬을 완성시켰을까?
어쩌면 그랬을지도 혹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솔직히 "완성"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8년이란 시간동안 그는 노랫말 그대로 육신과 영혼을 다 걸어서
이 작품에 던졌고 바쳤음을 나 역시 충분히 봐왔고 그리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완성"이라는 찬사보다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최고"였다고 고백하는 게 더 정직한 진심이리라. 
마지막까지 참 마법같이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커튼콜 마지막 등장에 모두 엄지 손가락을 올려주던 무대 위 함께한 배우들의 모습과
거의 전석 기립으로 그의 모든 연기과 열정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던 모든 관객들의 모습도.
그리고 촉촉히 젖은 눈과 떨리는 목소리로 마지막 인사를 하던 그의 모습도...
이제 그는 그렇게 배우로써 또 한 페이지를 끝마쳤구나,
진심으로 느꼈다.



그를 보면서 아름다움이 이렇게 장렬해도 되겠구나 생각했다.
확실히 그의 마지막 지킬은 여러 의미로 장렬했고 아름다웠다.
그는 그렇게 그의 마지막 지킬을 떠나보냈다.
그러나 류정한의 지킬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지킬이 공연되는 한,
모든 지킬의 무대 위에는 류정한이라는 예술가가 남긴
8년의 모든 열정과 모든 고뇌와 모든 땀과 모든 수고가
영원히 머물며 좁은 구석구석까지 펄떡이며 살아 있을 걸 안다.
그러니 그의 지킬은 결코 끝난 게 아니다.
아니, 결코 끝날 수 없다.
따라서 내가 느껴야 할 감동과 두려움 역시 결코 끝날 수 없다.
불멸의 무대로 돌아온 그를,
이제 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환.영.해.야.한.다.

  

공식적으로 류정한의 모든 지킬의 행보는,
그의 선언처럼 이제 끝이 났다.
그리고 아쉬움과 그리움은 고스란히 빈자리가 되어 남겨졌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지킬들아!
아무도 이 자리를 탐내지 마라!
비록 빈 자리일자라도 이 곳은 그대들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결코 그대들에 의해 채워질 수 있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
류정한의 무대를 관음하는 황홀경을 아는 사람은
그 자리의 유일한 주인이 누구인지 안다!
그 자리는 영원히 영구결번된 그 상태 그대로
오직 한 명에게만 헌정(獻情)될 것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1. 25. 06:20


묵은 김장김치도 아니고 어쩌다 보니 참 묵혔다가 쓰게 됐다.
좀 여운을 길게 곱씹다가 이렇게 됐다고나 하자.
제대한 조승우의 복귀작 <지킬 앤 하이드>
티켓전쟁에 뛰어든 것까지는 아니지만 어쩌다 눈 먼 자리가 생겨 클릭에 성공했다.
조승우, 조정은, 소냐.
2006년인가 2008년인가 조지킬을 본 이후로 참 오랫만이다.
시간이 좀 됐긴 하지만 조지킬은 참 섬세하고 디테일에 강했던 걸로 기억한다.
아주 작은 표정 하나까지도...


2011년 정말 백만년만에 보게 된 조승우의 지킬 앤 하이드.
일단 절친 조정은과의 호흡은 썩 괜찮았다.
류정한과는 약간 새침데기같던 조정은 엠마도 조승우와는 아주 러블리한 연인 모습이다.
오랜 친구 사이라는게 오히려 둘 사이를 편안하게 했던걸까?
좀 어색할까봐 걱정했는데 확실히 오랜 우정은 어색함 따위가 파고 들 틈을 주지 않는다.
은근히 기대하게 된다.
조승우, 최재웅, 조정은 이 절친들이 같은 작품을 하게 되는 날을...


1달 전보다 조연들의 연기는 다행스럽게도 많ㄴ이 안정적으로 변했다.
(그러나 미안하게도 아직까지는 부족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오랫만에 소냐의 루시를 본 것도 뭐 나쁘진 않았지만
예전보다 노래 부르는 중간중간에 나는 숨소리가 더 커져서 개인적으로는 좀 안타깝다.
그래도 역시나 <지킬 앤 하이드>는 사람을 참 긴장되게 만든다.
무대 위에 서 있는 사람도, 무대 밖에서 보는 사람도.
그게 또 참 특별한 매력이면서도 즐거움이다.
공연을 다 본 후엔 왠지 곰 세 마리간 한꺼번에 어깨에 올라와 있는 듯한 묵직한 느낌! 
 



새로운 넘버 "I need to know"의 재발견!
내가 아무리 류정한을 편애에 가깝게 싸랑해주신다지만
류정한은 솔직히 이 노래를 잘 소화하진 못했다.
그래서 나는 랩같은 이 정체불명의 노래거 차라리 빠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조승우 버전의 "I Need to know"는 절대적으로 꼭 들어가야 할 넘버다.
이게 이렇게 멋진 노래였나?
솔직히 좀 놀랐다.
그 많은 가사를 탐욕스럽게 아귀아귀 밀어넣은 넘버를
조승우는 강약을 조절해가면서 너무나 잘 소화하더라.
(이게 바로 디테일에 강한 조승우의 일면이다)
강약과 완급을 완벽하게 조절하는 조승우의 감각은 역시나 탁월했다.
과거에 비해 노래의 대담성은 약간 떨어지고 음이 낮춰부르는 부분도 간혹 눈에 띄긴 했지만
확실히 성숙도의 면에서는 업그레이드 됐다.
어쩌면 이 배역에 대한 조심성과 신중함이 더 많이 생겼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복귀작에 대한 부담감이 없진 않았겠지만
그가 주저없이 선택한 작품인만큼 <지킬 앤 하이드>는 조승우에겐 확실히 깔맞춤의 작품이긴 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승우 "지킬"의 장면은 이사회 씬이다.
지금까지 내가 본 숱한 지킬들 중에서
이 장면에서 가장 치열하고 강한 의지를 표현하는 사람이 조승우인것 같다.
물론 브래드 리틀의 물고 뜯는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조승우 역시도 멋진 장면으로 만들어낸다.
의도적으로 완급을 조절하며 무대 위에 등장인물들을 끌고 가는 모습이 참 노련하다.
조승우는,
"지킬'일 때는 빠르게 (그러나 결코 급하게는 아니다)
"하이드"일 때는 오히려 완만하게 인물을 표현한다.
각각의 성격과 대비되는 완급의 표현은 그래서 더 인물을 살아있게 만든다.
그의 노래는...
지금까지 보면서 소위 말하는 삑사리를 들은 기억이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조승우는 최고조로 넘어가는 부분에서 불안하다 싶으면
삑사리를 당황스러움보다는 낮춰 부르는 안정성을 택한다.
때로는 괜찮지만 어떤 때는 이 부분이 불만일 때가 있다.
충분히 질러 줄 수 있는 부분에서 낮춰 부르는 것 같아서..



 
이번 공연에서 조승우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dangerous game이 대담해졌는데
조승우 버전은 특히나 그 정도가 더 대담하고 과감하다.
소냐의 끈적거리는 목소리에 조승우의 과감한 치마 들추기 액션(?)까지 더해져
상당히 dangerous한 수준의 애로틱 분위기가 연출된다.
(이러니 댄저석이 난리가 나지...) 
좀 심한 거 아닌가 싶다가도 "하이드"를 떠올리면 그럴 수 있겠다 인정된다.
이번 공연에서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확실히 조승우 특유의 디테일의 힘이 더 배가된 느낌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노래는 예전보다 조금 약해진 것 같다.
this is the moment나 alive는 예전보다 힘이 덜 느껴진다.
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지는 연기적인 부분이 그 틈을 잘 잡아주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제일 좋았던 조승우의 "하이드"는,
"confrontation"
조승우는 과감하고 당황스럽게도 정면승부로 이 장면을 표현한다.
오른손으로 표현되는 "지킬"과 왼손으로 표현되는 "하이드"
우상(右上) 좌하(左下)로 번갈아가며 표현되는 confrontation은 거의 불문율처럼 답습된 장면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조승우의 정면승부는
내게는 파격이라고 느껴질 만큼 대담했고 감각적이었다.
예전에 브래드 리틀 내한공연때도 정면에서 머리를 내리고 올리는 것으로 두 인물의 대결을 표현했었는데
낯선 느낌때문이었는지 어색하고 조금 우수워 보였었다.
그런에 이번 조승우의 정면 승부는 아마도 내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 같다.
거기에다가 "하이드"는 왼손뿐만 아니라 양손을 전부 사용하는 대담성까지 갖췄다.
이런 과감한 표현이 두 인물의 숙명적인 대결의 결과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말하고 싶다.
이 장면이 2011년 <지킬 앤 하이드>의 백미라고...
"하이드'에 얼떨떨해하는 내게 "지킬" 역시 지지않고 마지막 한방을 남긴다.
"어서요, 존! 지금이예요!, 날 좀 풀어줘요!"
튀어나오려는 하이드를 누르며 어터슨에게 부탁하는 지킬.
그 모습을 표현하는 조승우의 연기는 감탄스러울만큼 안스럽고 강인했다.
엠마의 품에서 숨을 거두기 전에 마지막으로 쉬는 깊은 숨...
그 숨소리 하나로 모든 사건의 해결과 종말이 표현된다.



조승우.
참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배우다.
나는 이 사람의 디테일에 언제나 감동받는다.
아마도 그래서인지 모르겠다.
빠지는 게 두려워서, 보게 되면 단연코 빠져버릴 게 분명하기에
그의 무대를 여러 번 피해갔는지도...
덕분에 지금 걱정히 하나 늘었다.
그러니 이제 어쩌면 좋으냔 말이다.
이렇게 보고야 말았으니...
또 다시 파격적인 정면승부를 향해 
또 다시 파격적인 정면승부를 하고만 싶어진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10. 12. 9. 08:38

벌써 2년 전 일이다.
병원 송년회로 <지킬 앤 하이드> 단체 관람을 했었다.
그때 관람 Tip으로 병원 게시판에 올렸던 글이 있었다.
엉성하게 쓰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쓴 거니까...
또 다시 지킬 앤 하이드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킬 앤 하이드>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오늘은 책이 아니라 좀 다른 걸 소개해 보려구요.
우리 병원 송년회 때 보게 될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책의 원작자가 누구인지는 잘 몰라도 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지 않을까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1886년 발표한 원작의 제목은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Dr. Jekyll & Mr. Hyde)>입니다.
이 책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는 건 아니구요,(이미 다들 잘 아실테니까...)
우리가 보게 될 뮤지컬 <J & H>를 뮤지컬 넘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려구요.

먼저 1막.
사랑하는 약혼녀 엠마가 있는 의사 지킬은 정신질환을 앓은 아버지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인간의 선과 악을 구별하는 약을 만들게 됩니다.
그러나 생체실험을 반대하는 위원회의 거부에 급기야 자신의 몸에 주사 바늘을 꽃게 되죠.
이 부분에서 나오는 뮤지컬 넘버 “This is the moment”라는 노래는 모든 뮤지컬 남자 배우들의 꿈의 넘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킬의 고뇌와 결단을 표현해야 하는 이 곡은 듣는 사람은 편하게 들을 수 있지만 부르는 사람은 저음과 고음의 영역을 넘나들어 죽을 듯이 힘든 곡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J & H" 남자 배우 오디션에선 항상 이 곡이 지정곡으로 등장하죠.
이 노래를 잘 소화한다면 공연을 이끌고 나갈 기본은 된다고 평가하게 됩니다(실제로 이 곡을 흔히 말하는 삑사리 없이 부르기란 왠만한 내공이 없다면 불가능하다고 하네요...)

주사약이 온 몸이 퍼지게 되면....
드디어 선한 지킬의 몸에서 하이드가 서서히 등장하게 됩니다.
1막과 2막에서 지킬과 하이드가 같이 등장하는 넘버가 두 곡이 있는데 이 부분에서 그 첫 번째 곡을 만나게 됩니다.
“The Transformation”이란 곡이죠.
실험에 대한 결과를 궁금해 하고 있는 지킬의 몸에서 뭔가가 서서히 나오면서 그의 몸짓, 말투, 표정, 시선까지 변화시킵니다.
하이드...
무대 위를 장악하는 그의 모습을 드디어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죠.
“Alive 1”
하이드로 변신한 지킬이 드디어 하이드의 힘과 사악한 본능을 강하게 느끼게 되는 부분입니다. 하이드는 악의 속성에서 자유를 느끼게 되죠.
악의 은밀한 비밀에 대한 신비감 그리고 파괴를 향한 갈증이 예고되면서 무대 위를 압도하게 됩니다.
“Alive 2”는 1막의 ending 곡입니다.
하이드의 살인행각은 무대 위에서 그대로 그려집니다.
하이드의 불의 심판을 직접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사탄 편에 서서 끊임없이 충돌하며 파괴하겠다는 하이드의 외침에 잠시 등골이 오싹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1막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랩니다. 아마도 제 안에도 또 다른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닌지...)



이제 2막이 시작됩니다.
하이드는 단지 지킬의 아주 작은 일부분에 불과했었지만 이젠 점점 더 지킬의 대부분이 되어 가는 걸 그 자신도 막기가 힘들어 집니다.
지킬은 분리된 자신의 두 모습과 싸워야 하는 육체적인 고통 이외에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하이드에게서 보호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죠.
사랑하는 약혼녀 엠마는 물론이고 하이드의 먹이감 루시까지도요.
“Dangerous Game”
이 뮤지컬 전체에서 가장 끈적끈적하고 어찌 보면 선정적인 느낌까지 주는 곡입니다.
하이드와 루시가 부르는 이중창으로 그가 사악한 인간임을 알면서도 육체적인 쾌락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루시의 절박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곡입니다.
지킬의 부탁으로 도시를 떠날 준비를 하는 루시...
“A New Life”라는 노래와 함께 새 인생을 시작하려는 루시의 등에 결국 하이드는 칼을 꽂게 됩니다.
하이드의 갑작스런 등장에 모두들 깜짝 놀라는 장면이죠.
여기저기서 비명소리 들립니다.
이렇게 말씀드려도 아마 많은 분들이 놀라실 겁니다.
참 여러번 봤는데 저 역시도 매번 놀랐으니까요...
루시의 주검 앞에,
하이드는 서서히 지킬로 돌아옵니다.
또 다시 지킬과 하이드가 함께 등장하며 부르는 노래가 등장할 차례네요.
J & H 의 압권이라고 할 수 있는 “Confrontation”
(이 곡을 한 곡을 부르고 나면 배우의 몸무게가 2~3kg 쯤 빠지는 건 우수운 일이라고 하네요)
지킬과 하이드가 한 소절씩 번갈아 부르며 팽팽한 대결구도를 만들죠.
그야말로 생사를 가르는 대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 만화나 코미디에서 반은 여자, 반은 남자처럼 꾸미고 나와서 노래 부르는 거 보신 기억 있으시죠?
그런 식이긴 하지만 느낌은 훨씬 더 강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머리를 풀어헤친 하이드와 머리를 묶은 지킬을 한 사람이 동시에 연기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정확하게 구분이 되는 두 명의 목소리와 행동(특히 손놀림에 주의해 보세요 ^^)
그리고 조명의 분리까지...
실제로 전 이 부분을 연기하고 쓰러져서 동료 배우에 의래 끌려서 퇴장하는 배우를 본 적도 있답니다.
다행히 다음 씬을 계속 연기하긴 했지만 보는 저도 많이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있네요.
마치 제가 하이드를 만들어 낸 것 같은 죄책감이...
(몹쓸 놈의 혼연일체 무아지경이 발동한거죠)

결말은...
그래도 선이 승리는 해야 하겠죠.
그런데 그 승리를 이끌어 가는 건 결국 지극한 아픈 사랑에 의해섭니다.
결국...
누구의 승리하고 할 수 있을까요?
지킬? 아니면 하이드?
결정은 직접 보게 될 사람이 선택할 문제이긴 하겠지만요...

* 찾아봤더니 저희가 보는 날 캐스팅이,
홍광호(지킬), 임혜영(엠마), 김선영(루시)네요.
일단 루시 역할의 김선영 씨... 뮤지컬 대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실력자입니다.
전 가수 소냐가 하는 루시가 최고라고 생각했었는데 저한테 여지없이 한 방 크게 먹인 배우 되시겠습니다.
(꽤나 얼얼했습니다... ^^)
홍광호 지킬... 이런 큰 역할은 처음 하는 배웁니다.
느낌은 조승우 지킬과 흡사하다는 평이 있던데 일단 노래 실력은 좋습니다.
다른 두 명의 지킬보다는 디테일에 더 신경쓰지 않을까 생각되네요.(제가 이 사람 공연을 3개 정도 봤었는데 디테일과 감성 전달이 좋더군요.)
엠마 역의 임혜영 씨는 제가 직접 본 작품이 없어 잘 모르겠으나 요즘 흔히 말하는 열심히 크는 배우라는 평가가 있네요.
이 뮤지컬은 97% 지킬에 의해 이끌어가는 공연입니다.
(실제로 지킬과 하이드가 극 전체에 약 98% 정도 등장합니다.)
그래서 그날 지킬의 컨디션이 공연의 전체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게 되죠.
이 역을 맡는 배우는 자부심도 대단하지만 그 무게감에 절로 살이 빠진다고 하네요.
최종 오디션까지 올랐다가 스스로 고사한 배우도 있을 만큼 배우로써의 존재감과 책임감에 엄청난 압박을 주는 역할이죠. 한번 연기하고 다시 못하고 있는 배우도 있구요.
그런 걸 보면,
관객이라는 게 참 호사스런 자리란 생각도 듭니다.

단,
그 몹쓸 놈의 혼연일체 무아지경의 경지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내 안의 또 다른 나....
정면으로 맞설 준비 되셨나요?
그가 찾아옵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0. 10. 7. 05:59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돌아온다.
2004년부터 한 번도 빼먹지 않고 공연될 때마다 관람했던 작품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뮤지컬 붐이 일어나게 한 장본인 되시겠다.
나도 꼽아보면 지금까지 거의 20번 정도 관람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김우형을 제외한 모든 지킬을 다 봤었다.
초연의 조승우, 류정한 그리고 서범석, 민영기, 홍광호, 심지어 브레드 리틀까지...
이번 2010년 <지킬 앤 하이드>는 10월말 제대하는 조승우 지킬이 과연 언제쯤 공연을 시작할지와
그리고 새로운 캐스팅의 활약이 관건이 될거다.
일단 기본적인 티켓 파워는 꼭 조승우가 아니더라고 어느 정도 성공적이겠지만
조승우가 투입이 되고 나면 엄청난 잭팟이 터질테고,
(나는 조승우 지킬을 볼 생각을 접었다. 도무지 신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들의 귀신같은 클릭을 따라잡을 수가 없어서... 그들의 클릭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뭔가가 분명 있다. 그게 뭐지???)
여기에 일본 사키에서 온 김준현 지킬이 어느 정도까지 제 몫을 해줄지가 궁금하다.
조정은의 엠마는 기대 이상일 거라고 충분히 예상햘 수 있고
첫 뮤지컬 대뷔인 선민의 루시는 자신의 색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가 관건이 되겠다.
신춘수 대표는 갸날프고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루시로 보여주고 싶다는데 
성공여부는 무대에 서봐야 알 것 같다.
쇼케이스 노래를 들어보니 발음도 부정확하고 노래에 너무 기교를 많이 넣는다.
그래서 분명 한국어로 부름에도 불구하고 마치 팝송처럼 들린다.
아무래도 내겐 김선영 루시가 정답인듯 싶다.



샤롯데에서 2010년 11월 30일부터 2011년 3월 31일까지
4개월동안 장기간에 걸쳐 공연될 <지킬 앤 하이드>
공식적으로도 자신에게 마지막 지킬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류정한의 모습도 꼭 지켜보고 싶다.
무대 위에서 100%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류정한.
그는 아무래도 그의 마지막 지킬을 떠나보내기 위해 엄청난 파워로 무대를 채우리라.
이 작품 이후의 뮤지컬 배우로서 류정한은
또 다른 기점을 맞게 되지 않을까?
김선영 루시 또한 이번 공연을 자신의 마지막 루시일거라 말했는데
그런 모습들이 난 아름답다.
왠지 물러날 때를 잘 아는 사람들 같아서...
아마도 자신들의 자리를 새로운 후배들이 채우는 모습을 많이 보고 싶으리라.
류정한의 바람처럼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두 사람이  
<지킬 앤 하이드>의 지킬과 루시말고 다른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그들에게도 관객에게도 많이 특별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김소현eh 이번 공연으로 엠마와 아듀했으면 좋겠다.
그녀의 목소리에 이제 너무 나이가 느껴진다.
(이건 노련함과는 또 다른 의미이다)
그리고 배우로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한가지 이미지에 너무 고정된 것 같다.
크리스틴이나 엠마...
고정관념을 깨고 싶지 않는 건지, 깰 수 없는 건지 솔직히 늘 궁금하다.


                 <지킬 : 김준현>                       <엠마 : 조정은>                   <루시 : 선민>

새로운 <지킬 앤 하이드>의 캐스팅.
쇼케이스에서 부른 김준현의 "지금 이 순간"을 들어봤는데 더 많이 집중해야 할 듯.
물론 일본 사키에서 주연으로 공연할 정도면 노래와 연기가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할 수 있지만
사키와 한국의 무대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그도 알테니까...
뮤지컬 <잭 더 리퍼>의 앤더슨 형사에 이어 한국에서 두번째 무대.
모든 남자 배우들의 꿈의 배역인 지킬이 된 김준현.
느낌도 남다르겠지만 책임감도 엄청 느껴지겠다.
더구나 <지킬 앤 하이드>에 관한한 전문가 수준의 귀와 눈을 가졌다고 믿는 마니아들이 너무 많아서 말이다.
또 다른 스타 탄생이 예고될까?
아직은 모르겠다.
결국은 늘 그랬듯 스타 탄생이 되긴 하겠지만...
미친 가창력이라는 소리를 듣는 홍광호 지킬.
1번 관람했긴 하지만 그는 섬세함이 부족하고 같은 공연 속에서도 기복이 심하다.
개인적으로 발라드와 CM송을 섞어 놓은 것 같은 그의 창법은 나와는 잘 안 맞는듯...
그래도 그에게는 두번째 지킬 무대니까 아무래도 많이 좋아지길 할테지만
"미친 가창력"이라는 찬사에 너무 믿음과 자신감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솔직히 나는 그가 조승우 지킬의 카피본 같다)




류정한 지킬, 김선영 루시, 조정은 엠마.
개인적으로 내가 보고 싶은 캐스팅이다.
이들 외에 조연들도 궁금하긴 한데 아직 공개가 되지 않아서 궁금하다.
2008년도에는 솔직히 주교 역할이 좀 실망스러웠었다.
물론 지킬의 역량에 의해 끌고 가는 작품이긴 하지만
조연이나 앙상블의 하모니 역시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그야말로 지킬을 맡은 배우가 무대위에 동료들에 의해 작살이 날 수도 있다.
(과거에 그런 장면을 목격해서...)
10월 26일 티켓팅이 시작되면 그야말로 예매전쟁이 시작될테다.
제발 이번만큼은 한 번으로 끝내자고 스스로 부탁하면서
귀신같은 클릭질을 위해 틈틈히 연습이나 해야겠다. (^^)


                                      <김선영, 조정은 "In his eyes">


                                        <김준현 "This is the moment">


                                         <선민 "Someone like you">

 
                                    <소냐 " The New Life>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9. 12. 10:18

비 온 뒤 오후,
다시 찾은 Jekyll & Hyde
Brad Little
이 사람의 목소리가 궁금해서 찾은 공연장



안타깝게도 오늘 이 사람의 목소리엔 힘겨움이 느껴진다.
주말의 4회 공연을 해야 한다는 것!
예전 우리 배우들도 말했었다.
4차례의 공연을 연이어 한다는 건
살인적인 동시에 제 정신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90%가 넘는 무대 등장을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과, 잘 해야 한다는 중압감.
그것도 두 사람의 확실히 구분된 목소리와 행동으로...



내가 생각하는 내한공연 <Jekyll & Hyde>의 최고 장면은,
1막에서는 역시 <This is the moment>
<Transformation>, <Alive>도 물론 좋지만
브래드 리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은 역시 <This is the moment>다.
그의 딕션은 참 선명하고 정확하다
무대와의 거리감을 상쇄시킬만큼...
배우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딕션이라고 믿고있는 나에게 그는 확실히 모범적인 배우다.
이사회 장면의 그 숨가쁘고 분노에 찬 모습에서조차도 그의 딕션은 선명하고 또렷하다.
그래서 Jekyll의 분노가 나는 아주 정당하게 느껴진다



2막에서는 <Dangerous Game>
Lucy와 Hyde 둘 사이의 거리감과 정확히 반대되게 느껴지는 긴장감.
여전히 내겐 미스터리다.
그 거리에서 어떻게 나에게까지 이런 감정들이 전달될 수 있는지가...
우리나라 공연의 화려한 리액션에 익숙한 사람들은 좀 실망스럽고 우습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 장면에선 숨을 쉬는 것조차 아깝다.
Hyde의 손끝과 발끝이 모든 언어들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건 무엇보다도 확실한 dangerous game이다.



아마도 Emma역이 루시 몬더(Lucy Maunder)였다면
<In his eyes>도 포함이 됐을테지만
오늘 공연에서는 under 브리앤 터크(Brianne Turk)가 엠마 역을 했다.
그녀는....너무 떨었다.
그녀 자신의 긴장감 때문이었겠지만 몸이 자꾸 앞으로 기울어진다.
그대로 무대 위로 넘어질까봐 걱정됐다.
그리고 그녀 목소리에서 간간히 느껴지는 탁성
<Once upon a dream>
그 맑고 깨끗한 노래는 역시 Lucy maunder의 목소리가 제격이란 생각.
lucy역의  벨린다 월러스톤(Brelinda Wollaston)은 공연을 볼 때 마다
점점 더 매력적임을 알게 된다.
1막에서의 <Someone like you>, 2막의 <A new life>는
그녀를 내 귓 속으로 그대로 옮겨놓게 한다.



마지막 엔딩인 결혼식 장면
배우들이 무대를 등지고 자리에 앉아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항상 배우들의 앞모습을 보는 게 익숙한 시선이었기에...
(Jekyll이 심험실에서 약물을 주사하지 않고 마신 것도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우리의 원샷 문화(?) 때문에 아마도 더 당황스러웠는지도....
 작은 주사기가 멀리 앉은 관객에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바꾼 것 같다는 나름의 추리를 해 본다.)
지금은....
의도가 어느정도 파악이 된다.
그게 딱 적절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고민의 흔적이 보여 다행스럽다.
익숙함에 대한 반발이 예상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90% 정도 만족한 공연.
그래도 브래드 리틀의 <This is the moment>는 여전히 좋더라.
Hyde로써의 마지막 커튼콜 엔딩도...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8. 14. 08:00
내가 기다리고 있는
가슴 뛰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8월 30일 드디어 그를 만난다.



<지킬 앤 하이드> 오리지날 팀 내한공연
팬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무대에 섰다는  브래드 리틀!
2006년 <오페라의 유령> 팬텀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그가
이번엔 <지킬 앤 하이드>의 히어로로 한국 무대에 선다.
떨리고 흥분되는 마음.
나를 공연의 깊은 늪(?)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던 주범 <지킬 앤 하이드>
심신의 피로와 개인적 금전의 파산을 이끌었던 이 세계 ^^
그가 온다.
또 다시 내게 지름신이 강림하게 될까? ^^



브래드 리틀의 노래와 연기를 직접 보게 된다는 설렘
지독한 기다림이 길다...
우리나라에서 지킬을 공연한 후에
바로 다시 팬텀으로 돌아간다니....
그는 정말 프로다.
<오페라의 유령> 내한 공연때도
1달여의 전 기간동안 계속 무대에 올랐던 브래드 리틀.
그리고 매 공연 그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인정받았다.



제작 발표회때의 브래드 리틀
역시나 카리스마 대단하네.
옆집 아저씨 같이 편안히 생기기도 해 어쩐지 더 정감이 가는....

 

우리나라에 <지킬 앤 하이드>의 폭풍을 몰고 왔던 조지킬 조승우
지금 열심히 군대 생활하겠지.
이 사람이 출연하는 공연은 티켓시장이 완전 전쟁터가 된다.
그리고 자주 초토화가 되고 웃돈이 왔다갔다가 하기도...
정말 갬블러의 주인공인듯....(물론 본인의 의도는 전혀 아니지만...)
늪에 빠져 허우적 거렸던 옛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공연 동영상.
김선영 루시, 조승우 지킬, 그리고 김소현 엠마

 

우리나라에선 "전격 Z작전"
그 환상의 연속극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데이비드 하셀호프.
그의 지킬 앤 하이드 DVD도 충격적이었는데....
정말 끔찍한 야수같은 모습의 하이드...

 

우리 배우들의 하이드 보다는 확실히 더 포악하다는 느낌.
(뭐 일단 허우대부터 다르긴 하지만... ^^)
조승우, 류정한, 민영기, 서범석, 홍광호, 김우형....
이 많은 지킬 모두 데이비드 하셀호프 앞에선
왠지 너무 왜소한지라....



지킬 앤 하이드의 최고의 노래라 할 수 있는
"This is the moment"
모든 남자 뮤지컬 배우들이 꼭 한번씩은 부르게 되는 노래.
그리고 좌절하게 되는 노래.



긴장된다.
브래드 리틀의 목소리로 듣게 될 "This is the moment"
정말 그러지 않을까?
지금 이 순간뿐이지....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8. 12. 21. 21:35


내겐 그렇다.
책들이 가득한 곳이 바로 판타지아.
나의 영원한 이상향.



눈 오는 오후
영풍 문고 다녀오다.
책 앞의 사람들...
뒷 모습까지도 정겹다.



소설 부문 베스트 셀러 목록을 보다.
와~~~
주제 사라마구의 책이 2위를 할 수도 있구나..
영화의 영향력이라고 해도.
다행스럽고 즐겁다.


시 부문 베스트 셀러도 살짝 살펴보고...


비소설 부문은 역시...
미국 역사를 새롭게 쓸 버락 오바마의 책이 올라와 있다.
그와 관련된 책이 서가에 그야말로 쫙~~~ 깔려 있다.
(사실 나 역시도 그가 참 궁금하다)


국내 베스트 셀러 작가들의
짧은 말들...
다른 곳에서 만났으면
어색했을텐데.... ^^


가끔 궁금하다.
김 훈님은 <밥벌이의 지겨움>을 정말 느꼈을까? ^^


이제 고인이 되어
더 이상, 어떠한 글도
발표하지 못 할 이청준 님의 말까지...


신경숙...
지금 참 행복하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에게서 엄마를 불러냈으니까....


출입구 쪽에선
신경숙의 책과 관련해서
이벤트를 벌이고 있었다.
트리를 장식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엽서들..


엄마에게 보내는 엽서...



그냥 맘이 촉촉해졌다.
서점 안이 엄마 품 같은 느낌...
편안하고 따뜻한 온기.


요즘 한창 빠져있는
내 환상의 일등 공신
르 클레지오의 책들...
순간 욕심쟁이가 되고도 싶었는데... ^^


폴 오스터..
당신 여기서 만나니 정말 반가워요~~~


한국 문단의 국민 어머니 박완서님....
당신이 잉태한 자식들이 여기 가득하네요.
당신 속으로 난 자식들은,
어쩐지 따뜻하고 다정해...
한 번씩 쓰다듬게 된다는 거 아세요?



기욤 뮈소...
한국에 꼭 와보고 싶어지겠어요.
이렇게 당신 책이 사랑받고 있으니...
어쩐지 셈이 나네요.



순간 철렁한 느낌.
<아름다운 마무리>라...
솔직히 고백하면 아직은 못 할 것 같다.
법정 스님의 맘 속 처럼 그렇게 청명하고 고요할 자신...
아직은 없으니까...


이쁜 카드들도
축복을 써 줄 누군가을 기다리고 있고.


2009년 열심히 준비하고 계획하라고
다이어리들이 말을 건다.
글쎄...
정말 그래야만 하겠지!!!


거대한 환상의 보고을 뒤로 하고..
그 환상의 조각 3개를 품고 돌아오다.
벌써부터 맘이 설래는 건...
책들이 일제히 말을 거는 듯.
음....
지금부터는 오직 선택의 시간.
This is the moment~~~~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