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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23 요즘 내가 보는...
  2. 2010.01.16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 정은궐
그냥 끄적 끄적...2010. 10. 23. 06:15

시간도 거의 없어서이긴 하지만
TV보다는 책으로 눈이 가는게 지금은 자연스러워졌다.
아무래도 하루종일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직업이다보니
화면에서 받게 되는 눈의 피로감 때문에 더 TV를 보지 않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내가 요즘 챙겨보는 TV 드라마가 하나 있다.
바로 <성균관 스캔들>




정은궐의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이미 작년에 읽어서
조선시대 남장 여자의 성균관 이야기라는 걸 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딱 하나다.
바로 햇빛 때문에...
걸오폐인을 낳은 유아인 좋아서도.
까칠 공자 박유천과 대물 박민영의 미묘한 거짓과 끌림에 반해서도
아니라면 "나 구용하야!"를 입에 달고 사는 엄친아 송중기에 끌려서도 아니다.
그렇다고 하이틴 로맨스같은 줄거리에 두근거릴 나이도 아니고... 
드라마속에 폭포처럼 쏟아지는 햇빛.
그게 너무 예쁘고 아름다워서다.
어느 때는 황홀한 기분까지 든다.
특히 서가에 쏟아지는 햇빛을 볼 때는 온 몸에 스멀스멀 아지랭이가 핀다.
그래서 보고 있으면 욕심이 생긴다.
저 셋트장 가보고 싶다!
꼭 저 책들이 꽃힌 서가가 가서
햇빛을 받으며 오래오래 책을 읽고 싶다는 소망도.
왠지 저 햇빛들이 고스란히 거기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서...



그건 아마도 내겐 일종의 동경 혹은 선망 비슷한 것이리라.
눈이 부실만큼 부서지듯 쏟아지는 햇빛을 보면
오래 그 속에 서있고 싶은 소망!
그런데 내 현실은 썩 유쾌한 편이 아니다.
달갑지 않은 햇빛 알러지가 심한 편이라 햇빛 아래 좀 오래 서있으면 여지없이 두드러기가 올라온다.
그리고 붉어지기 시작하면서 가려움증까지...
게다가 라섹수술로 그야말로 광명 찾은 눈은
찬란하고 빛나는 햇빛은 온전히 빋아내질 못한다.
햇빛이 눈을 찌르는 것 같아서.
그러니까 이 드라마는 이런 내게 일종의 대리만족인 되 주는 셈이다.
다분히 의도된 연출이겠지만
그렇더라도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백만개 쯤 찍어주고 싶다.
남들이 들으면 이상하게 생각하겠다.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이나 사건을 쫒아다니는 게 아니라 햇빛을 쫒아다닌다고 하면...



햇빛 말고 또 하나를 말하면,
인물들이 입고 나오는 의상들.
그런데 결국 이것도 빛과 연결된다.
원색의 화려한 색감의 옷에 고급스런 느낌의 문양들.
이 옷들이 빛을 받을 때면 또 너무나 이뼈서 눈이 다 부실 정도다.
색과 빛이 조화를 잘 이뤘다고나할까?
그래서 어떤 장면에서는 그대로 뮤직비디오같은 느낌마저도 든다.
그야말로 뽀샤시~~~

사실은,
이 드라마는
햇빛 속에 오래 서 있지 못하는 나에겐 일종의 환상이고 유토피아다.
그래도 다행이지 않은가?
TV 화면을 통해서 이렇게 고스란히 볼 수 있으니까...
드라마를 이런 이유로 보는 사람이 또 있을까?
줄거리가 궁금한 게 아니라
어떤 빛과 색이 만나서 폭포같은 햇살을 만들지가 궁금해서 보는 사람!
그게 바로 나다!
세상엔 다양한 이유를 가진 사람들이 있으니까... ^^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1. 16. 06:12
대물 김윤희, 가랑 이선준, 걸오 문재신, 여림 구용하
전편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에서 대과에 급제한 잘금 4인방의
규장각 이야기다.
뭐... 재미는 있다.
조선시대 남장 여자의의 출사기가 어찌 아니 재미있을쏘냐.
문제는 다른 게 없다는 거...
(재미라는 것도 전편보다는 솔직히 좀 떨어진다)



성균관이나 반촌에 대한 이야기.
규장각 검서관의 이야기가 새롭고 흥미롭긴 하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남는다.
(그 이상을 기대하는 건 이기심인가? 재미에 충실한 소설도 솔직히 보기 드문데...)
가난한 집안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남장을 하고
동생의 역할을 해야만 했던 절세미인 김윤희는
어쨌든 난 놈(?)이다.
대물에 변강쇠라는 전설적인 별칭까지 선사받고
비밀을 알고 있는 사형들과 정조의 엄청난 보호와 보살핌 속에
꽃 중의 꽃으로 화한다.
(진정한 신데렐라 탄생기... ^^)
뭐 어쨌든...



아마도 작가 정은궐은
이 4인방에 김윤희의 동생 김윤식까지 포함한
5인방의 이야기를 새롭게 청나라에서 시작할지도 모르겠다.
흔히 말하는 "열린 결말"로 책이 마무리 되기에...
그리고 미처 정히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아마도 머릿속에서 아우성치며 소란을 피우겠지.
유리창 거리 이야기를 해주면 좋으련만...



요즘 괜찮은 소설이 뭐예요?
라고 묻는 사람이 아닌
요즘 재미있는 소설이 뭐예요?
라고 묻는 사람에게 권해줄 이야기.
그런데 사실은,
괜찮은 소설이 필요한 건 바로 "나"다.
누가 좀 대답해줬으면...
이상하게 요즘 자꾸 허기진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