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7. 8. 8. 09:10

<인터뷰>

 

일시 : 2017.06.01. ~ 2017.08.20.

장소 : 대학로 TOM 1관

극작,  연출 : 추정화 

작곡, 음악감독 : 허수현

출연 : 이건명, 민영기, 박건형, 강필석, 임병근 (유진킴) / 이지훈, 김재범, 김경수, 이용규, 고은성 (싱클레어)

        민경아, 김다혜, 김주연, 임소윤 (조안)

피아니스트 : 강수영

제작 : (주)더블케이 필름앤씨어터

 

요즘 블러그를 등한시하긴 했다.

게을러진건 아니고 그냥 좀 블로그를 좀 다르게 이용하고 싶어서 고민하는 중이다.

그러다보니 밀려있는 후기가 네다섯개가 됐다.

후기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그래도 그냥 날려버리긴 아까워서 짧은 코멘트라도 남기기로 했다.

기대했던 강필석, 김재범 페어의 <인터뷰>가 애매하고 모호한 기억으로 남아서 내심 아쉬웠는데

이건명, 고은성 페어는 나이대가 달라서 그런지 느낌이 월씬 좋았다.

확실히 이건명이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주니 고은성도 훨훨 날아오르더라.

두 배우가 밀고 땡기는 텐션이 보는 내내 솔솔했다.

조안 김다혜가 들어올때마다 그 균형감이 현저하게 무너지는건 옥의 티였지만

지난번 관극때보다는 확실히 더 좋았다.

 

가끔 그런 생각을 했다.

20대의 이건명을 못 본게 내내 아쉽다는 생각.

그래서 이번에 공연되는 <틱틱붐>이 많이 기대된다.

2001년 초연때 존을 했던 이건명이

16년이 지나 다시 그 배역으로 무대 위에 선다!

배우에게도, 관객에게도 그 의미는 참 특별하겠다.

특히 이건명의 <틱틱붐>과 <렌트>을 궁금해했던 내겐 이번 캐스팅 소식이 뜻밖의 선물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렌트>의 로저도 보고 싶은데... 안될까?) 

 

개인적으로 나이를 잘 먹은 배우들이 참 좋다.

류정한, 이건명, 이석준처럼

그들의 공통점은

작품에도, 선후배에게도, 관객에게도, 그리고 인간적인 삶에도 성실하고 충실하다는 거다.

그게 믿음의 시작인것 같다.

 

오랫만에 쓴 글인데 후기도 덕질도 아닌 모호한 글이 된 것 같아

어딘지 뻘쭘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11. 4. 07:53

<무한동력>

 

일시 : 2015.09.04. ~ 2016.01.03.

장소 : 대학로 TOM 1관

원작 : 주호민 웹툰 <무한동력>

작, 작곡 : 이지혜

연출 : 박희순

무대 : 오필영

음악감독 : 채한울

출연 : 박영수, 박정원, 이상이(장선재) / 허규, 이강욱, 유제윤(진기한) / 김태한, 이한밀(한원식)

        박란주, 함연지(한수자) / 안은진, 김다혜(김솔) / 김지웅, 김경록(한수동)

제작 : (주)PAGE1

 

지난 여름 서울예술단에서 주호민의 만화로 만든 가무극 <신과 함께>를 유쾌하게 봤었다.

그 뒤에 주호민 작가의 또 다른 작품 <무한동력>이 대학로에서 뮤지컬로 올려진다는 소식이 들렸다.

배우 박희순이 연출가로, 실력파 이지혜가 각색과 작곡을 맡는단다.

그리고 오필영 무대 감독까지.

궁금했다.

이 드림팀들이 과연 어떤 작품을 섭보이게 될지...

그래서 공연장을 찾았다.

원작이 만화다보니 살짝 유치한건 있지만 황당무계한 유머는 아니었고

전체적으로 명랑하고, 유쾌하고, 참신하고, 밝은 작품이었다.

후반부는 코끝이 쨍하게 만드는 감동도 있고...

(이 부분에서 한수자 박란주의 연기는 정말 뭉클하더라.)

이지혜 작곡가의 말대로 출중한 연기력을 지닌 초스타 배우는 없지만

구멍이라고 할 배우도 없어서 내내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역시나 김태한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고

유제윤 진기한과 김솔 김다혜의 활약이 돋보였다.

특히 <더 데빌>에서 코러스였던 김다혜의 성장에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젊은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에너지는 그야말로 "무한동력" 그 자체였고

서로 서로 밀고 끌어주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살짝 워크샾 공연같은 느낌.

어설프다는 뜻이 아니라 배우들 눈을 반짝반짝 빛나는게 절로 이뻐보이더라.

만약 내가 작품의 인물들처럼 20대의 청춘이었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가슴아프게 보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젊음이 상(賞)이 아니듯 나이듬 역시 벌(罰)이 아니니

지금 내 나이에게 느껴지는 만큼 동화하고 이해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그런데 한원식의 말은 가슴에 담긴다.

"죽을 때 너는 못 다 이룬 꿈이 기억나겠니? 아니면 못 먹은 밥이 기억나겠니?"

꿈이 기억날거라고 말해야 하는데

현실은 밥을 못 먹는 서러운 청춘들이 너무 많아서

먹지도 못한 밥인데도 자꾸만 목에 걸린다.

 

힘내자, 대한민국 청년들!

그대들이 멈추지 않길 바라는 사람이 있다는걸 기억해주라.

멈추지 않으면 어쨌든 앞으로 나아간다.

그대들의 무한동력을 위하여...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