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10. 8. 13:50

<노트르담 드 파리>

일시 : 2013.09.27. ~ 2013.11.17.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대본 : 뤽 플라몽동

작곡 : 리카르토 코치인테

연출 : 질 마으

출연 : 홍광호, 윤형렬 (콰지모도) / 바다, 윤공주 (에스메랄다)

        마이클리, 정동하, 전동석 (그랭그와르) / 문종원, 조휘 (클로팽)

        민영기, 최민철 (프롤로) / 김성민, 박은석 (페뷔스)

        이정화, 안솔지 (폴뢰르 드 리스)

주최 : (주)마스트엔터네인먼트

 

2005년 세종문화회관에서 <노트드담 드 파리> 오리지날 공연을 처음 보고 받았던 충격은 지금도 정말 무시무시할만큼 생생하다.

개인적으로 쏭쓰루 뮤지컬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작품은 뭔가 차원을 훌쩍 뛰어 넘어서는 작품이었다.

완벽하게 사로잡혀서 정말 많이 봤었고, 볼 때마다 감동했었고,

보고 나면 그 자리에 다시 그리워지고 보고싶어지는 그런 작품이었다.

2006년에 2006년 캐스팅 그대로 앵콜 공연했을 때는 급기야 직원들까지 영업에 성공해서 함께 가서 보기까지 했었다.

처음으로로 종일반을 하게 만든 작품도 아마 이 작품일거다.

내겐 정말 최고의 공연이었고 작품이었다.

DVD도 얼마나 많이 봤었는지... 

프랑스 공연을 너무나 좋아한게 탈이 됐는지,

2008년 우리나라 라이선스 공연이 올라왔을 때는 의외로 심드렁했다.

라이선스로 몇 번을 올라왔었는데 관람했던 건 단 2번.

오리지날 팀의 기억이 너무 쎄다.

그리고 이건 아마도 절대로 뒤집어지지 않을 것 같다.

우리나라 배우들이 너무나 못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프랑스어 특유의 라임이 우리나라말로 번역하면 아무래도 그 느낌이 그대로 살지 않는것 같아서...

물이 흐르듯 유연하고 고요한 넘버들이 라이선스 공연에서는 랩처럼 느껴져 숨이 찰  정도다.

전체적으로 번역도 너무 투박하고 문어체 위주고

우걱우걱 가사를 끼워넣기에 급급해서 감동을 받기가 도저히 힘들었다.

아... 라이선스 공연은 안보게 되겠구나... 생각했었는데..

 

그랬더랬는데...

라이선스 공연을 이렇게 다시 보게 된 건 순전히 그랭그와르에 마이클리 때문이다.

(마이클리에 대한 이 무한 애정을 도대체 어이할꼬...)

마이클리의 그랭그와르는.

나쁘진 않았다.

그리고 그의 소리는 여전히 정말 좋다.

기존의 한국 배우들이 보여줬던 그랭그와르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모습이기도 했다.

더 천진난만하고 순진한 느낌이랄까!

어린왕자같다고 표현한 사람도 있던데...

그러나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아 발음이 정확하지 못한 건 확실히 치명적이다.

어려운 발음은 정확하게 내려고 신경쓰다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부분들이 경직되기도 했다.

특히 "광인들의 축제"는 부분에서는 가사 전달이 전혀 안되는 부분들도 있다. 

마이클리라고 다 잘하는건 아니구나...

한국어를 익숙하게 구사했다면 확실히 더 좋은 모습이었을덴데 아쉽다

개인적으론 박은태의 그랭이 더 좋았다.

물론 리샤르의 여유있고 유연한 그랭이 최고이긴 하지만! 

그래도 Lune은 정말 좋더라!

개인적인 애정으로 마이클리 그랭으로 몇 개 더 예매를 했는데 지금 고민중이다.

좀 줄여야히나 싶어서...

(당장 이번주 토요일은 종일반인데!)


문종원 클로팽은 민머리을 하고 나와서 정말 놀랐다. 

그전까지는 레게머리였다는데 갑자기 왜 아바타로 빙의가 된건지... 

게다가 몸과 눈에 너무 힘을 줘서 개인적으론 보기가 너무 부담스러웠다.

노래 부를 때도 입에 힘을 어찌나 주는지 집시대장이 아니라 불법 살인청부업자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히려 가사 전달도 너무 안되는 것 같고...

내겐 아무래도 로디 쥴리앙이 남긴 클로팽이 너무 강력한 모양이다.

로디의 클로팽은 캡틴의 느낌도, 에스메랄다에 대한 부성애도 느껴졌었는데

문종원 클로팽은 에스메랄다의 친구처럼 보였다.

민영기 프롤로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음이 너무 높고 그리고 역시나 클로팽처럼 너무나 젊다.

미쉘 영감님의 "Tu Vas Me Detruire"는 정말 끝내줬었는데...

클로팽과 프롤로는 아무래도 나이가 있는 배우들이 하는게 훨씬 더 좋았을텐데 아쉽다.

솔직히 요즘 우리나라 공연 배우들 나이가 너무 비슷하고 겹치기 출연도 많다보니 변별성이라는 게 없어진 것 같다.

가령 프롤로는 김도형 정도의 연배가 해줬다면 아주 좋았을텐데...

무대가 젊어도 너무 젊다.

이번 라이선스 공연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웅장함보다는 전체적으로 가벼워졌다는 인상이 강했다.

김성민 페뷔스는 레미제라블 때문에 일부러 체격을 키운건지는 모르겠지만

무대 위에 서있는 모습이 꼭 정준하 같아서 도저히 날렵한 군인의 포스가 느껴지진 않았다.

그래서 "Dechire"도 노래보다는 뒤의 5명의 무용수에게 훨씬 더 집중이 됐다.

(박은석 페뷔스는 어떨지....)

에스메랄라 바다는 비음과 기교가 너무 과했고

전체적으로 노래로 밀당을 하는 것 같아 불편했다.

솔직히 "Ave Maria Paien"도 "Vivre" 고음을 완전히 막혀있어서 내내 답답했다.

액션은 살짝 조증 상태였고.

이정화 플뢰르 드 리스는 너무 평범했고

인트로에서 댄서들의 의상이 유독 여자들만 응원단의 옷처럼 바뀐 것도 기이했다.

발다무르 카바레 장면의 댄서들은 그림자 액션은 과감성이 줄었다.

(검열 있었나???? 설마....)

아크로바틱은 훌륭했고 댄서들은 전체적으로 조금 약해진 느낌.

집시보다는 놀이동산 페레이드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낯섬에 당황했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좋았던 배우는 콰지모도 윤형렬.

정말 콰지모도로 잔뼈가 굵은 배우인가보다.

넘버 소화력도 아주 좋았고 마지막 "Danse Mon Asmeralda"은 감정도, 표정도, 노래도, 절규도 다 좋았다.

"물을 주오"도, "벨"도, "불공평한 이 세상"도 아주 좋았다,

제롬과 멧을 섞어놓은 듯한 느낌.

(개인적으로 나는 멧보다는 제롬의 콰지모도가 훨씬 더 좋다.)

내가 지금껏 본 윤형렬 작품 중에서 단연코 최고!

 

그래도 여전히 내겐 프랑스팀의 <노트르담 드 파리> 기억이 너무 강력하다.

작년에 영어 버전 공연도도 이번 라이선스 공연도

그때 받았던 충격과 소름돋음이 단 한 번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 작품은 각인된 그 상태 그대로 남겨놓아야 할 것 같다.

 

 

01. Le Temps Des Cathedrals

02. Les Sans

03. Bohemienne

04. Bell

05. Tu Vas Me Detruire

06. La Cour Des Miracles

07. Ave Maria Paien

08. Florence

09. Les Cloches

10. Dtre Pretre Et Aimer Une Femme

11. Dechire

12. La Monture

13. Dieu Que Le Monde Est Injuste

14. Vivre

15. Lune

16. Danse Mon Asmeralda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0. 5. 11. 05:35
원래 TV는 거의 보지 않는데
우연히 KBS에서 하는 <남자의 자격>이란 프로를 보게 됐다.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라는 테마로
이경규, 김태원, 김국진, 이윤석, 김성민, 이정진, 윤형빈
7명의 남자가 경희대학교 강당에 서 있었다.



<남자의 자격> 이번 주 미션은
"청춘에게 고함"이란 주제로 각 멤버들이
약 30분 동안 강연을 하는 것이었다.
지난주에 김국진의 <롤러코스터>라는 강연이 감동적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부러 동영상을 찾아보기도 했다.
자신의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을 이야기하는 김국진의 강연은
진솔했고 그래서 확실히 감동적이었다.
롤러코스터는 아래로 내려가는 그 반동으로 다시 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수없이 바닥을 치더라도 다시 올라올 수 있음을 믿으라고...



물론 7명의 모든 멤버들의 강연이 다 훌륭했다.
그런데 역시 폭풍감동을 몰고온 사람은 방송인 "이경규"였다.
<참을 인(忍) - 꾹 참자!> 라는 제목의 강연은 감동과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오랜 세월 그가 방송이라는 정글 속에서 지금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던 게
정말 운이나 인기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절감했다.
그는 점점 길어지는 녹화를 참지못해 화를 많이 냈더니 주위를 사람들도 많이 떠나갔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참기 시작했다고...
 "남자의 자격"에서 마라톤, 지리산 등반을 하면서도 화가 났지만 꾹 참아가면서 했단다
그랬더니 좋은 댓글들이 많이 올라왔다며...
그는 말했다.
"제가 더 사랑을 받으려면, 더 참아야겠다란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다"라고...



20kg의 배낭을 메고 지리산을 종주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다시 한 번 강동을 선사한다.
무거움을 꾹 참고 정상에서 배낭을 열었더니 그 안에는 먹을 것들이 들어있었다고...
그의 당부가 지금도 먹먹하게 가슴에 남는다.
"내 어깨의 무거운 짐을 함부러 내려놓지 마라!
 끝까지 달린 뒤 짐을 내려놓는다면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강연 시작 전 이경규의 부탁이 아니더라도 "기립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
정글에서 살아남는 건 결코 "힘"이 최고가 아니라는 걸
그의 강연을 보면서 다시 알게 됐다.
30년 정도 더 해 먹고 방송을 그만 두면서 그는 이렇게 말하겠노라 공언했다.
더러워서 더 이상은 못해먹겠다고... (^^)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이 그에겐 아마도 충분히 있으리라.

강연을 마친 7명의 남자들이 참 대단해 보였다.
(어떤 완소남보다 어떤 훈남보다 완벽하게 아름다웠다. 그들은...)
이윤석 "고정관념을 벗어나라"
김태원 "무엇이든 감동하라 (Cast Away!)"
김성민 "누구를 위하여 살 것인가"
이정진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을 찾아라"
윤형빈 "나를 팝니다"

평균 나이 40.6세의 이 7명의 남자들이
문득 나를 번쩍 정신차리게 한다.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준 7명의 남자들에게
폭풍 감사를...

“그대여 결코 서두르지 마라.
 대어를 낚으려는 조사일수록 기다림이 친숙하고,
 먼 길을 떠나는 나그네일수록 서둘러 신발끈을 매지 않는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