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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03 <위험한 정신의 지도> - 만프레드 뤼츠 1
  2. 2009.03.30 달동네 책거리 38 : <동주야>
읽고 끄적 끄적...2010. 9. 3. 06:34
저자 만프레드 뤼츠는 독일인으로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치료사, 신학자다.
쾰른의 정신병원에서 근무하고 있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여가를 보내는 '브뤼케-브뤼케(다리-목발)" 단체를 설립하기도 했단다.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그는 유머러스한 말솜씨로 각종 매체에도 많이 출연하고 있다.
일단, 책은 정말 재미있다.
저자는 책을 쓰고 난 후 동네 정육점 주인에게 읽어보게 했단다.
이 말은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만한 내용이란 의미다.
광기, 사이코패스, 우울증과 조울증, 정신분열증에 대한 이야기를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정신병에 대한 폐해와 고통을 말한다기 보다는
인간의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게 오히려 옳은 말일 것 같다.
인간의 다양성 안에는 독특함이 도를 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너무 독특해서 본인도 주변 사람들도 괴롭다.
정확한 치료의 원인과 치료의 목적 없이 진단을 남용할 경우
평범하지 않는 독특한 사람들에게 무조건 단정한 정상 사회의 유니폼을 입히려는 한다면
남는 것은 냉소적 결말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정상"의 반대는 "비정상"이 아니라 "독특함"이란다.
"정상"이라는 의미는 그런 이유로 기본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사실 정신병보다 더 무서운 건
미치도록 정상적인 사람들이란다.
만프레드 뤼츠는 이런 사람들을 "사이코패스"와 비교해서 "스탠더드패스"라는 표현을 썼다.
극히 정상적인 광기가 더 엄청난 재앙을 낳기도 한다면서
그 예로 히틀러,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 후세인과 같은 독재자와
몇몇의 흉악범들을 예로 들고 있다.
이들의 심리를 분석해보면 누구보다도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것.
게다가 미치도록 정상적인 사람들은
대중의 환호를 받는 이런 사람들이 등장하면 기꺼이 환호하게 된단다.
결국 그들의 손에 광기를 쥐어주는 건 미치도록 정상적인 사람들에 의해서라는 뜻이다.
그래서 사실은 정상인이 더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신분열증 환자는 아픈 기간에만 자신이 유일한 정상인이라고 여기지만,
정상인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자기만이 정상이라는 확신으로 거의 평생을 살기 때문이다.
심심치 않게 해외 토픽을 장식하고 있는
페리스 힐튼과 나오미 캠벨도 이 책에 의하면 극히 정상적인 정신 박약자들에 포함된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라도 정신 질환에 노출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실제적으로 통계를 봐도 그 수치는 매년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절망에 빠져본 사람은 두번 다시 준비없이 절망에 빠지지 않는단다.
아마도 자자 역시도 그런 심정으로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
그래서 책 속에 진지한 유머를 적절하게 배치하지 않았을까?
읽고 있으면 흡사 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당혹감도 만난다.
(나 역시도 다분히 우울한 사람이기에...)
이 책에는 심리치료에 대한 부분도 언급되고 있다.
심리치료사는 일시적으로 정신적 장애가 너무 심해 평범한 사람들과 소통하기가 힘들 때에만 
개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당연히 제1의 의사소통에 다시 가능해지면 심리치료사는 즉시 물러나야 한단다.
저자가 말하는 제대로 된 심리치료의 특징은 겸손이다.
심리치료는 다양한 치료 방법 중 하나일 뿐 언제나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면서
절대 환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늘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 치료법이 바로 심리치료라고 한다.
마지막 장까지 넘기고 나면
왜 정상적이 사람들이 더 위험하다고 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이유로 나도 어느 정도는 상당히 위험한 인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쉽고, 재미있고
더불에 내게는 아주 많이 유용한 책이었다.
당신은 자신이 정말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미치도록 정상적인 사람들의 위험성을 곧 깨닫게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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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지만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 있어 적어본다.
흔히 알콜중독자들은 자신은 절대 알콜중독자가 아니라고 우긴단다.
그럴 때 다음의 "3종 세트 감지"를 적용해보면 해답이 나온다.
1. 술 때문에 직장생활에 피해를 준 적이 있다.
2. 술 때문에 아내와 문제가 생긴 적이 있다.
3. 술 때문에 운전면허를 정지당하거나 취소당한 적이 있다.
그리고 알콜 중독의 표시는 세 가지가 있다.
1. 술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욕구
2. 술에 대한 통제략 상실
3. 금단현상

자신이 여기에 전부 속한다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
모두 한 번 self check 하시길...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3. 30. 08:56

<동주야> - 문익환


     

 

  <윤동주(뒷줄 오른쪽)와 문익환(뒷줄 가운데) 모습>

 

 동주야


동주야

너는 스믈 아홉에 영원이 되고

나는 어느새 일흔고개에 올라섰구나

너는 분명 나보다 여섯달 먼저 왔지만

나한테 아직도 새파란 젊은이다.

너의 영원한 젊음앞에서

이렇게 구질 구질 늙어가는게 억울하지 않느냐고

그냥 오기로 억울하긴 뭐가 억울해 할 수 있다만

네가 나와 같이 늙어가지 않다는게

여간만 다행이 아니구나

너마저 늙어 간다면 이 땅의 꽃잎들

누굴 쳐다보며 젊음을 불사르겠니

김상진, 박래전만이 아니다.

너의 "서시"를 뇌까리며

민족의 제단에 몸을 바치는 젊은이들은

후꾸오까 형무소

너를 통째로 집어삼킨 어둠

네 살속에서 흐느끼며 빠져나간 꿈들

온 몸 짓뭉게지던 노래들

화장터의 연기로 사라져 버린 줄 알았던 너의 피묻은 가락들

이제 하나 둘 젊은 시인들의 안테나의 잡히고 있다.



문익환 목사를 아시나요?

그럼 이런 질문은요?

배우 문성근의 아버지를 아시나요?

별로 TV를 보는 편이 아니지만 우연히 보게 된 화면에서 이 시를 만났습니다.

3월 18일 강호동이 진행하는 “무르팍도사”라는 프로에 영화배우 문성근씨가 나와 아버지 문익환 목사님에 대한 내용들을 술회하더군요.

그러면서 이 시가 소개가 됐습니다.

제가 뭐라고 감히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윤동주, 장준하 등 독립운동을 하다 목숨을 잃은 친구들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사회운동, 통일운동에 남은 생애 전부를 걸었던 목사 문익환.

그 분의 타계한지 올 해로 꼭 15년이 됐다고 하네요.

제 기억에 생생한 모습은,

반쯤은 헝클어진 머리에 두루마기까지 갖춰 입고 꼿꼿한 몸으로 항상 시위대열의 선두에 서 있던 모습이었습니다.

종교인의 정치참여라는 게 익숙치 않았던 제 눈에 어쩌면 괴짜 노인네로 보였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1989년 북한을 방문하여 김일성 주석과 회담 후 귀국, 그러나 살벌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투옥되어 옥고를 치루기도 했던 분입니다.

그러나 그 분이 사회운동에 직접 뛰어들게 된 건 처음부터가 아니었습니다.

친구이자 독립운동가였던 “고 장준하”의 의문사를 계기로 50대 후반에 비로소 사회운동에 투신하게 됐다고 합니다.

60대와 70대를 펄펄한 청춘으로 다시 살기 시작한 문익환 목사는 마지막 17년의 삶 중 11년을 감옥에서 보내게 됩니다.

아들은 노구의 몸으로 옥고를 치루는 아비를 보고 간곡히 말합니다.

이제 그만 쉬시면서 글을 쓰시면 어떻겠느냐고....

아비는 그런 아들을 매서운 눈으로 한 번 바라봅니다.

그 눈이 말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이제 시작이다!” 라고....

먼저 간 친구들을 떠올리며 산다는 건,

어쩌면 평생 자신의 어깨 위에 그 친구들의 의무와 희망을 함께 짊어지고 살아야만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부채의 느낌이든, 아니면 무언의 약속이었든 말이죠.

생체 실험으로 29살 청춘에 희생된 시인 윤동주, 그리고 일본군에 자원입대하여 탈출에 성공해서 임시정부를 찾아 죽음의 길이라고 불린 파촉령을 끝내 넘었던 장준하.

문익환 목사님은 이 두 사람의 남긴 삶까지도 책임지며 살아냈던 겁니다.

가끔 생각합니다.

나 혼자만의 삶을 사는 것도 너무 힘들고 버겁다고...

그런데 한 사람의 몸으로 누군가의 남긴 삶까지 끌어안고 그것도 내내 펄펄하게 살아낸 사람도 있다는 걸 느낄 땐, 가슴 저 바닥까지 섬뜩해집니다.

난 여전히 호사를 꿈꾸고 있다는 생각...

지독한 불평뿐인 제게 일침이 가해집니다.


......구질 구질 늙어가는게 억울하지 않느냐고......

 

꽃이 핍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 위해...

그리하여 우리 후손들이

이 산을 다시 넘게 하지않기 위해.."서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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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뭐라고...

감히 꽃을 피우고 싶네요...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