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5. 8. 4. 08:17

 

<Capone Trilogy>

 

일시 : 2015.07.14. ~ 2015.09.29.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원작 : Jamie Wilker

번역 : 성수정 

각색 : 지이선

작곡 : 김경육

연출 : 김태형

출연 : 이석준, 김종태 (Old Man) / 박은석, 윤나무 (Young Man)

        김지현, 정연 (Lady)

제작 : (주)아이엠컬처

 

아. 젠장!

이 작품 이럴줄 정말 몰랐다.

이렇게까지 매력적이고 매혹적인 작품이라니...

원래는 Lucifer만 예매를 했었는데

공연이 끝나고 도저히 그냥 갈수가 없어서

무척 섭섭한 자리로 Vindici까지 현매해서 연달아 관람해버렸다.

이 작품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주말에 Loki - Lucifer - Vindici를 순서대로 관람하는걸 적극 추천한다.

여의치 않다면 나처럼 Lucifer와 Vindici를 연결해서 보고 Loki를 따로 보는게 추천하고

Lucifer와 Vindici는 반드시 Lucifer를 먼저 보기를 추천한다.

 

suspense <Lucifer-타락천사>

사실...

이 연극을 보겠다 작정한 첫번째 이유는 박은석이고,

두번째 이유는 이석준이었다.

그런데 가장 먼저 본 Lucifer에서 김종태 배우에게 완벽하게 매혹당했다.

김종태의 닉을 보면서 감정적으로 정말 많이 동요됐다.

마피아의 수뇌부지만

조직보다, 심지어는 그 자신보다 한 여자를더 사랑하고 지키고 싶어하는 한 남자.

마피아의 사랑이라니...

평소의 나라면 절대로 씨알도 먹히지 않을,

이 말도 안되는 삼류양아치같은 조합이 나를 동요하게 만들다니...

지금도 믿겨지지 않는다.

그 정도로 김종태의 닉은 완벽하게 현실로 다가왔다.

그냥... 참 많이 안스럽고 아팠다.

그리고 혼자 생각했다.

Lucifer는 생명조차도 걸 수 있는 확고한 "믿음"에 대한 이야기라고...

그런 유일한 믿음이 지금 무너지려 한다면....

세상은 그대로 종말이다.

김종태는 그런 닉의 상황과 심리의 변화를 아주 명확하게 보여졌다.

닉의 행동과 표정 그리고 대사톤에 집중하면서 알게 됐다.

아... 김종태란 배우가 이 작품 속으로 나를 끌어당기는구나... 하고.

여러 의미로 내겐 아주 완벽한 닉이었다.

(진심으로 멋졌다. 김종태 배우!)

 

그리고 Hard boiled <Vindici-복수의 화신>

세 편의 작품 모두가 워낙 독특한 형식이지만

vindici는 특히나 더 독특한 구성이었다.

대사 중간 중간 빈디치의 독백이 수시로 치고들어오는데

녹음된 독백과 공연 현장에서의 감정이 서로 연결되지 않으면 붕 떠버릴수도 있겠더라.

그런데  박은석은,

역시나 아주 영리했다.

개인적으론 지금보다 더 hard boiled한 복수였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그리고 두 편의 옴니버스에서

낙과 빈디치를 완벽하게 서포트해준 정연 배우는 말 그대로 보석이더라.

어쩜 두 편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깜작 놀랐다.

사실 Loki까지 볼 생각은 없었는데

정연 배우때문에 챙겨보게 될 것 같다.

서포트도 이렇게 눈부신 활약인데

본인이 메인인 Loki 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세 명의 배우와 연결되는 세 편의 옴니버스.

그리고 100명만이 들어갈 수 있는 렉싱턴 호텔 661호.

비밀스런 이야기와 좁은 공간이 주는 묘한 밀폐감이

극을 보는 내내 짜릿짜릿한 긴장감을 안겼다.

특히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어서

코 앞에서 배우들의 표정과 액션을 그대로 본다는 것도 짜릿하더다.

너무 밀접한 거리때문에 배우들은 집중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확실히 배우는 배우다!

그리고 김태형 연출의 작품 선별 능력은 이번에도 탁월했다.

 

아무래도 이 작품.

매니아층 제대로 형성하겠다.

롱런이 기대되는 매록적인 작품.

Capone Trilogy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3. 19. 08:18


<로기수>

일시 : 2015.03.12. ~ 2015.05.31.

장소 :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원작 : 김신후

극작, 작사 : 장우성 

작곡 : 신은경

안무감독 : 신선호

탭안무 : 박용갑

음악감독 : 변희석

무대 디자인 : 오필영

연출 : 김태형

출연 : 김대현, 윤나무, 유일 (로기수) / 홍우진, 기종구 (로기진)

       오의식, 정순원, 이우종 (배철식) / 임춘길, 장대웅 (프랜) 

       임강희, 이지숙 (민복심) / 김민건, 양경원 (이화룡)

       김성수 (황구판), 장개순 (김지혜), 권동호 (돗드)

제작 : (주)아이엠컬쳐


난 개인적으로 탭댄스를 정말 싫어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사랑하기로 했다.
아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라는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정말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몸과 마음, 이성과 감성을 완벽히 열게 만드는 작품을 만난게!
아름답고, 즐겁고, 안타깝고, 슬프고, 아프고, 간절하고...

내가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들이 이 작품 속에 다 담겨있다.


솔직히 말하면 별 기대 없이 본 작품이다.

굳이 기대감이 있었다면 김태형 연출에 대한 믿음 정도!

거제도 포로 수용소가 배경이라는 것만 알았고 탭댄스가 나온다는 것도 모르고 공연장에 갔다.

그랬더랬는데...

지금은 이 작품이 대박이 나고 조금 더 큰 극장에서 제대로 공연되면 좋겠다는 바람까지 생겼다.

완벽하거나 대단해서가 아니다.

기존 작품의 잔상도 많이 느껴졌고 곳곳에 작정하듯 배치한 신파적인 요소가 좀 거슬리기도 한다.

아직 익숙하지 않는 탭댄스는 어색한 리듬을 만들어냈고

안정되지 않은 음향과 무대 셋트의 작은 실수들을 연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사랑스러운건,

장면 하나 하나에 할 수 있는 모든 "노력"과 "진심"이 담겨잇어서다.

배우들에게도, 무대에도, 연출에도, 음악에도....

특히나 배우분들에겐 칭찬과 찬사의 말을 아끼지 못하겠다.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몸과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지 눈에 선하다.
그리고 얼마나 행복했을지도...
덕분에 그 모든걸 지금 관객들이 객석에서 느끼고 있다.
배우분들이 무대 위에서 보여준 그 모든 것들은
전율이니, 감동이니 따위의 단어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말로 표현되어질 수 없는 그 이상의 것!
정말이지 배우 한 명 한 명 모두 각오높게 춤췄다.

그리고 마지막 커튼콜에서

로기진과 로기수를 연기한 홍우진, 윤나무 배우가 끌어안는 장면은 정말 뭉클했다.

나조차도 지난 시간들이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뜨거운 사람들이 만들어낸 

뜨거운 작품 <로기수>

부디 지금보다 더 뜨겁게 사랑받는 작품으로 기억되길...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1. 9. 08:53

<Agatha>

일시 : 2013.12.31. ~ 2014.02.23.

장소 :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

극본 : 한지안

작곡 : 허수현

연출 : 김태형

출연 : 배해선, 양소민(아가사 크리스티) / 김수용, 진선규, 박인배(로이)

        박한근, 김지휘, 윤나무 (레이몬드) / 홍우진, 오의식 (폴&뉴몬)

        추정화, 한세라 (베스&낸시), 황성현 (아치벌드 크리스티)

주최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김수로 프로젝그 여덟번째 작품인 창작뮤지컬 <아가사>

이쯤되면 김수로의 바람은 어느정도 이뤘다고 해도 되겠다.

"김수로 프로젝트"는 이제 탄탄한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고

기존 인기작만 우려먹는 안일한 운영이 아니라 연극과 뮤지컬을 종횡무진 누비면서 라이선스 초연작에 여엿한 창작물까지 속속들이 공개하고 있다.

그것도 한 해에 몇 편이나 무대에 올리는 부지런한 행보다.

작품도 지금까지는 다 괜찮았고, 흥행도 나쁘지 않았고

공연장도 배우진도 김수로의 마당발 때문인지 대체적으로 작품에 맞게 선택을 잘했다.

그냥 잠깐의 외유인줄로만 알았는데

기획자로서 김수로의 근성과 열정에 참 대단하다.

개인적으론 "연극열전"보다 "김수로프로젝트"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아가사>도 일단 배우진이 너무 좋아서 망설임없이 선택했다.

추리의 여왕 "아가사"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점도 흥미를 끌었고

김태형 연출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

1926년 2월 소설가 아가사 크리스티는 감쪽같이 사라진다.

11일 후 시골의 한 호텔에서 발견된 그녀는

그 사이에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노라 말했다.

그리고 평생 이 사건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단다.

그 열 하루라는 시간의 추적!

작품은 그 사건의 언급으로 시작된다.

 

조명이나 무대도 전체적으로 괜찮았고.

"라비린토스(rabyrinthos)"나 "독"처럼 귀에 확 꽃히는 넘버들도 좋았다.

단지 스토리전개가 좀 느슨하다는게 단점!

본격적인 미스터리가 시작되기까지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솔직히 좀 지루하더라.

로이의 정체도 너무 쉽게 알 수 있어서

미스터리 특유의 죄어오는 듯한 긴장감도 기대보다는 덜했고

춤은 살짝 엉성하더라.

개인적으론 공연 포스터와 첫곡 "악몽"이 너무 많은 정보를 준 건 아닌가 싶다.

"하나의 입구, 하나의 출구..."

공연관람 15년 차가 넘어가다보니 이젠 시놉만 봐도 어느 정도 스토리 전개와 결말이 눈에 보인다.

이 작품도 내가 예상했던 것과 거의 똑같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엇던 건

역시나 배우들 때문이었다.

윤나무 레이몬드가 기복이 좀 심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배우들 연기는 다 좋았다.

특히 로이 역의 박인배는 여러모로 돋보이더라.

(매번 느끼지만 박인배는 소리도, 연기도, 딕션도, 눈빛도 정말 좋은 배우다.)

작품 자체에 대한 재관람 의사는 별로 없지만

혹시라도 하게 된다면,

아마도 로이 박인배 때문일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