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8.18 김대중 대통령 서거 - 2009.08.18. PM 1: 43
  2. 2009.07.23 <대한민국 개조론> - 유시민
  3. 2009.06.04 끝날 수 없는 이야기
그냥 끄적 끄적...2009. 8. 18. 15:41
오후 근무를 시작하려고 하는 순간,
동료가 전한 소식에 그만 멍해지고 만다.
<김대중 대통령 서거>
조만간 이렇게 될 거라 생각은 했는데....
개인적으로 좀 더 오래 버티주시길 바랬던 소망이 무너졌다.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에서 끝내 어린아이처럼
온 몸으로 통곡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는 당신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으리라.
노구의 몸으로 견뎌내기에는 어쩌면 힘겨운 시련이었는지도.
다른 사람들처럼,
나 또한 그분의 건강을 염려했었다.
독하게 버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깊게 깊게 생각했는데...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는 현 정권 앞에
절대로 약하게 허물어지는 모습을
끝끝내 보이지 않겠다 다짐한 것처럼
서러움 울음 끝에 그 분의 모습은 말없이 단단해 보여
그 서러운 통곡조차
나는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횡보현상, 기관지 절제, 폐렴, 인공호흡기 의존.....
그분의 소식을 알리는 뉴스들을 날마다 새로운 증상들을 더하기만 하고,
아무것도 아닌 나는
그분의 시간을 함께 조마조마하게 버텨냈다.
"폐렴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손상과 호흡곤란 증후군"
공식적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인!
다발성 장기손상,
그 말이 주는 섬뜩함에 덜컥 겁이 난다.
이재 다 지난 일인데도,
그분의 고난한 삶과 목숨을 건 모든 승부들이 
막막하게 다가온다.



부디.... 부디....
지금보다 더 좋은 곳에서
이루지 못한 것들,
이룰 수 없었던 것
결코 이 현 정권에서는 결단코 이뤄지지 않을 모든 것들
다 이루며 평온할수 있길 기도한다.

고난한 삶이었기에....
거대하지 않게 위대한 삶이었기에.....
그리고 고귀한 삶이었기에....

이루지 못한 것들 눈에 밟힐지라도....
부디 고난한 육신 누위고 편히 쉬시길....



당신은 이 곳,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한 사람이 개인으로는 할 수 없었던 많은 일들을
열심히 끝까지 해내셨음을 이제 압니다.
그 발걸음과 흔적들 하나하나
이제부터 오래오래
그리고
깊이깊이 감사드립니다.
부디 깊은 평온과 안식의 세상으로 영면하시길....



45년을 그분과 생과 늘 동행해온 이희오 여사의 마지막 편지가 공개됐다.
이회오 여사가 쓴 자서전 <동행>의 속지에 친필로 쓰여진 편지.
참 가슴 아프고 뭉클한 내용이라 숙연해진다.
이희오 여사는 이 편지가 담긴 책 <동행>을 남편의 가슴에 안기면서
그의 사후의 길까지도 <동행>하겠노라 다짐했을까?
그 눈물이 깊이가 어쩐지 너무 깊고 서럽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같이 살면서 나의 잘못됨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늘 그렇듯 모든 것을 용서하며 아껴준 것,
참 고맙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의 품 안에서 편히 쉬시길 빕니다.
너무 쓰리고 아픈 고난의 생을 잘도 참고 견딘 당신을
나는 참으로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뜨거운 사랑의 품 안에 편히 쉬시게 하실 것입니다.
어려움을 잘 감내하신 것을 하나님이 인정하시고
승리의 면류관을 씌어주실 것을 믿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당신의 아내 이희호,
2009년 8월 19일



공개된 김대중 전 대통령 입관식 모습



진심으로 진심으로
누구보다 평온하시길....
살아 그분을 기억하고 이어가야 할 많은 분들까지도....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7. 23. 13:17
요즘 내가 열심히 읽고 있는 사람
유시민.
뒤늦게 그의 책들을 읽기 시작하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시
가장 서럽게 울던 노란 넥타이의 그를 기억한다.
그의 글들은 무섭다.
진실이기에... 그리고
그 진실을 너무 모른 척 하며 살아왔기에...



정치를 욕하고 사회를 비판할 때,
우리가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언론에 휘둘려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는지.
진실이 아님을 알면서도
알고 있다고 자부하며 욕설을 품었는지...



바르게 알지 못하면서 말하는
그 입들로 인해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는 걸
새삼 뼈 아프게 느끼게 된다.



물론 한 사람의 의견이 모두 옳을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지만
적어도 관심을 가지고
바르게 알기 위해 노력하려는 최소한의 의무조차
완전히 잊어버리고 살았던건 아닌지....



유시민.
이 사람은 이 책을 25일만에 썼다고 한다.
직접 읽어보면 그 사실이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다.
거침없는 독설의 대가로
자칭 사회주의자 진중권
유하지만 꼭꼭 집어내는 명확한 글로
마치 다독이듯 깨우쳐주는 유시민
그 둘의 글을 읽고 있으면
바라게 된다.
지적인 해박함, 이유있는 고집
그리고
엄청난 필력(筆力)까지...

그들의 글빨을
나는 진심으로 깊게깊게 존경한다.

유시민.
나는 지금 이 사람을 통해
나는 대한민국을 다시 앍기 시작했다.
첫걸음마가 아프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6. 4. 08:29




깜짝 놀랐다.
서울대, 중앙대 교수들의 시국선언.
그리고 뒤이어
성균관대, 성공회대, 동국대, 연세대, 한신대 등
다른 여러 대학의 교수들도
시국선언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민주주의 후퇴를 조장하는 현 정부는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라....
백면서생이라는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래, 그래,
끝날 수 없은 이야기가 이제 시작되려나 보다.
이들의 심정은 절절했을 것이다.
그리고 절실했을 것이고
또 미칠 듯 간절했을 것이다.
그들 또한 가슴 속의 철퇴 소리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말한다.
그들이 행동한다.
서울대 교수 124명, 중앙대 교수 68명..
그리고 또 다시 이어질 길고 긴 행렬 !
1960년 대학교수들의 시국 선언문이 이승만 정권을 끌어내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데...
오늘 나처럼
가슴 뜨거워진 사람 있겠다....



이에 대한 청와대의 반응은
정말 대단하다.

"서울대 교수가 전부 몇 분인 줄 아느냐"고 반문하면서 "1700명 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교수들의 '소수의견'일 뿐이란다...
아마도 서울대 교수 대부분이 서명을 했다면 이렇게 말했을지도....
대한민국에 대학이 얼마나 많으냐.
일부 대학의 소수의견일 뿐이라고....

시국선언은 민주주의의 파괴와 훼손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의미의 선언이란다.
이는 또한 바로잡지 않으면 국민이 저항할  것이라는 분명한 경고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는 마땅히 두려워해야 한다.
그런데 그들은 아직 모른다.
아니 모른 척 한다.
그것도 정말 열심히...
문득 생각한다
그들도 망할 거라는 걸 알고 있어서 막장으로 가는 거라고...

그런데...
시국선언문 발표 현장에 뜬금없이 등장하셨던 어르신들 !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이라며 고성을 지르고 소란을 피우셨던 20여명의
정말 남다른 기력을 가지고 계셨던 어르신들.
체력이 나보다도 100배는 더 좋으신 듯.
일당 6만원이라는 말도 있고...
10% 세금을 제하면 실수령액은 54,000 원이라나?
그냥 또 웃게 된다.


<서울대 시국 선언문 전문>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국민적 화합을 위해 민주주의의 큰 틀을 지켜나가야 한다

우리 국민은 누구나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 앞에서 큰 아픔을 겪고 있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 길게 늘어선 조문 행렬은 단지 애도와 추모의 물결만은 아니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착잡하기 이를 길 없는 심경으로 나라의 앞날을 가슴속 깊이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넘어서서 각계각층의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전직 대통령의 국민장을 치러낸 것을 계기로 우리 모두는 새로운 길을 열고 있으며 또 열어야만 한다.

지난 수십 년간 온갖 희생을 치러가며 이루어낸 민주주의가 어려움에 빠진 현 시국에 대해 우리들은 깊이 염려하고 있다. 작년 ‘촛불집회’에 참여한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소환장이 남발되었고 온라인상의 활발한 의견교환과 여론수렴이 가로막혔으며, 이미 개정이 예고된 집회 관련 법안들의 독소조항도 시민사회의 강한 비판에 부딪히고 있다.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 또한 훼손되었다. 주요 방송사가 바람직하지 못한 갈등을 겪는가 하면, 국회에서 폭력사태까지 초래한 미디어 관련 법안들은 원만한 민주적 논의절차를 거쳤다고 말하기 어렵다. 여야의 동의로 지난 3월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가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해 출범했지만, 여당 측 위원들이 회의 공개나 국민여론 수렴을 반대함으로써 위원회는 표류하고 있다. 국민 다수가 언론법 처리 강행 방침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이런 흐름은 민주주의의 기반인 언론의 자유를 허물어뜨리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 뿐 아니다. 현직 대법관의 ‘촛불집회’ 재판 개입 사건에서 보듯이, 현 정권은 사법부의 권위와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에 상처를 입혔으며, 그에 따라 재판의 독립을 수호하려는 전국 법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민여론에 따라 일단 포기했던 ‘한반도 대운하’는 ‘4대강 살리기’로 탈바꿈하여 되살아나고 있으며, 지난 십여 년 동안 대북정책이 거둔 성과도 큰 위험에 처했다. 특수고용직 노동자가 목숨을 끊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기본권 보장을 요구할 때 집회의 강제 해산과 노동자 대량연행과 구속으로 맞서는 일 또한 구시대적 대처임이 분명하다.

문제는 정치노선의 차이나 이념의 대립이 아니라 기본적인 인권 존중과 민주적 원칙의 실천이다. 모든 국민의 삶을 넉넉히 포용하는 열린 정치를 구현하는 정부의 노력이 참으로 절실한 시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직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 과정 또한 이전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의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검찰은 국가원수를 지낸 이를 소환조사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3주가 지나도록 사건 처리 방침을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추가 비리 의혹을 언론에 흘림으로써 전직 대통령과 가족에게 견디기 힘든 인격적 모독을 집요하게 가했다. 이는 엄정한 공직자 비리 수사라고 하기 곤란하며 상식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되돌아보면 지난 1월 용산 철거민 농성에 대한 무모한 진압으로 빚어진 참사는 올해 벌어질 갖가지 퇴행적 사건을 예고했다. 용산 참사의 희생자들은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으며, 검찰이 수사기록 중 핵심적인 대목의 공개를 거부함으로써 재판도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22일 서울 서부지법 민사12부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세입자의 재산권, 주거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사실에 주목하면서 현 정부의 근본적인 자기 성찰을 기대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가 전직 대통령에 대한 범국민적 애도 속에 주어진 국민적 화해의 소중한 기회를 잘 살리고 국민의 뜻에 부응하기를 우리는 간절히 희망하며, 다음의 구체적 요구사항을 제시한다.

하나.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다. 이 대통령이 스스로 나서서 국민 각계각층과 소통하고 연대하는 정치를 선언해야 한다. 더불어 현 정부와 집권 여당은 다른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를 진심으로 국정의 동반자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하나. 현 정부는 민주사회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하나. 현 정부는 전직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하며, 정적이나 사회적 약자에게만 엄격한 검찰 수사에 대한 근본적 반성과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나. 현 정부는 용산 참사의 피해자에 대해 국민적 화합에 걸맞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경제 위기 하에서 더 큰 어려움에 처한 비정규직 노동자 등 소외계층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집권층이 우리 국민 모두의 가슴에서 타오르고 있는 민주적 요구에 대해 진지하고 성의있게 대응함으로써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국민적 화합과 연대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큰 길로 나아가는 전환점으로 삼을 것을 간곡히 바란다.

2009. 6. 3.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하는 서울대학교 교수 일동


서명자 명단 (2009년 6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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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