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9. 24. 07:43

<The Devil>

일시 : 2014.08.22. ~ 2014.11.02.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작사 : 이지나, 이지혜

작곡 : Woody pak, 이지혜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신은경

출연 :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 (X)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존파우스트)

        차지연, 장은아 (그레첸)      

제작 : (주)페이지1, (주)알디웍스

 

<The Devil> 다섯번째 관람.

첫번째 관람 X가 한지상이었으니 거의 한달만에 한지상 X의 재관람이다.

솔직히 말하면 요즘 한지상의 어깨뽕 가득한 연기가 많이 불편한 상태라 첫관람은 순전히 재관람 할인 30%를 받기 위한 미끼용이었다.

원래 예정은 한지상과 김재범만 확인하자였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송용진 X에 제대로 낚이는 바람에...

(결국 이렇게 또 다시 사단이 났다! 나도 안다! ㅠ.ㅠ)

 

다섯번째 관람 후 가장 크게 느낀건,

한지상 배우와 화해하는 건 당분간은 힘들겠다는 사실.

한지상의 어깨에 잔뜩 들어가있는 뽕은 과연 언제쯤이면 빠지게 될까???

black X 일때는 그나마 괜찮은데

white X 일때는 리듬을 타면서 한쪽 다리를 흔드는 모습은 너무나 이질적이다.

노래부를 때도 너무 과도하게 엑센트를 넣고...

이날 내가 무대에서 본 건 X가 아닌 그냥 한지상 자체더라.

<넥스트 투 노멀>과 <완득이>때만 해도 이러지 않았는데

이유가... 도대체 뭘까????

이 녀석의 차기작이 MBC 주말 드라마라는 소식에 노파심이 더 커졌다.

혹시 지금보다 어깨뽕이 더 높아지는건 아닌가 싶어서...

 

이상하게 이날은 보는 내내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선지 지금껏 본 <The Devil> 중 제일 다가오지 못했다.

"제안"도 예전에는 목소리만 들려서 선한X, 악한X 모두의 목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black X가 무대에 등장해서 개인적으론 좀 그랬다.

송용진 존은 목소리가 많이 잠겨있어 특유의 발성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했고

(<헤드윅>에 쿠바 공연 연습에 이 작품까지... 피로하지 않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긴 하겠다.)

차지연 그레첸은 다리가 너무 과하게 드러나 보기에 좀 그랬다.

본인도 느꼈는지 "눈동자"를 부르면서는 다리를 가리느라 몹시 분주하더라.

살을 많이 빼서 무의식중에 늘씬한 다리를 보여주고 싶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다쳤다는 다리가 영 상태가 안 좋아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대놓고 드러내니까 오히려 보기가  불편하더라.

목소리도 좀 잠겨있고..

 

보는 내내 이 작품 처음보다 너무 많이 친절해졌구나 생각됐다.

인물간의 관계도 점점 더 표면화되고,

미묘했던 뉘앙스도 점점 더 구체적으로 변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예전의 불친절함과 모호함이 백만배쯤 더 좋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이 이상 친절해지진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devil이 angel이 되는건 아니겠지만

그냥 가장 devil다운 devil이었으면 좋겠다.

(이 마음... 이해될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9. 18. 08:04

<The Devil>

일시 : 2014.08.22. ~ 2014.11.02.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작사 : 이지나, 이지혜

작곡 : Woody pak, 이지혜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신은경

출연 :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 (X)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존파우스트)

        차지연, 장은아 (그레첸)      

제작 : (주)페이지1, (주)알디웍스

 

<The Devil> 네번째 관람.

그리고 김재범 존파우스트 첫번재 관람.

역시나 김재범이다.

표현도, 연기도, 인물에 대한 몰입도, 노래도 엄청나다.

김재범을 확인하기 전까지 송용진 존파우스트가 제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두 사람이 무게중심이 비슷하다.

아마도 매번 볼 때마다 두 배우가 역전의 역전을 거듭하지 않을까 싶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송용진 존은 차지연 그레첸과 잘 맞는것 같고

김재범 존은 장은아 그레첸과 잘 맞는것 같다.

마이클리는 솔직히 어떤 조합이라도 good이다.

(역시나 대단한 배우다, 마이클리는!)

 

송용진 존은 "Black Monday"와 'Guardian Angel"이 정말 좋았고

김재범 존은 "죽어버린 이여"와 "퇴색한 눈동자"가 정말 좋았다.

대체적으로 송용진은 woody pak의 노래가,

김재범은 이지혜의 노래가 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두 배우의 연기톤이 완전히 다르긴한데 김재범의 표현은 역시나 압권이더라.

손의 움직임과 순간적인 목소리톤을 달리해서

존이라는 인물의 변하는 순간 순간들을 아주 확실하게 너무 잘 표현했다.

때때로 정말 "악마"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도 많았다.

만약 이 작품을 처음 보려는 사람이 있다면

김재범 존을 먼저 보고 나중에 송용진 존을 선택하길 권한다.

그렇게하면 이 작품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하게 될거다.

그만큼 김재범 존이 표현이 맥락과도 잘 맞고 전체적으로 설득력도 뛰어나다.

아무래도 김재범이 롹발성이 익숙하지 않다보니 넘버에서 송용진만큼의 파워는 없지만

그래도 뭔가 예민하고 시니컬한 김재범만의 보컬느낌이 있어서 그것도 참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은아 그레첸과의 느낌이 아주 좋더라.

(차지연 그레첸과는 왠지 연상연하의 느낌일 것 같아서...)

 

장은아 그레첸은 두번째 관람이었는데

첫번째보다 몰라보게 달라졌다.

제2의 차지연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했는데 이젠 그럴 필요 없겠다.

제 2의 누구누구가 아니라 장은아로도 충분하다.

개인적으론 "Mad Gratchen"은 차지연보다 장은아의 느낌이 훨씬 좋았다.

차지연이 "내가 널 상대해주마!" 였다면

장은아는 "나를 바치겠으니 그는 놓아주라" 더라.

그야말로 존의 죄를 대신하는 속죄양, 딱 그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이미지.

미켈란젠로의 피에타를 보면 마리아가 예수보다 상대적으로 크다.

혹시 이 작품도 그런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그레첸을 일부러 큰 여배우로 섭외한건 아닐까 혼자 심각하고 고민했다.

(정말 정말 개인적인 생각...)

 

그리고 마이클리X는...

언제나 그렇듯 역시나 아름답다.

그가 부르는 "그 이름"과 "피와 살"은 소름이 돋는 정도가 볼 때마다 더 강해진다.

이제는 마이클리가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날이 오는게 점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지금도 이렇게나 아름다운데...

무대를 대하는 그의 진심은 정말 신비더라..

마이클리는 몇 번을 말해도 부족할만큼 정말 정말 좋은 배우다.

 

<The devil>은 배우도 작품도

내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작품이다.

심지어 커튼콜의 가위바위보까지도 너무나 좋다.

오랫만이다.

나를 잃어버리게 만드는 작품을 만나는 거.

방법이 없겠다.

당분간은 이대로 푹 빠져 지내는 수밖에...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