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7. 12. 8. 08:39

<빌리 엘리어트>

 

일시 : 2017.11.28. ~ 2018.05.07.

장소 : 디큐브아트센터

극본 : 리 홀 (Lee Hall)

작곡 : 엘튼 존 (Elton John)

연출 : 스테판 달드리 (Stephen Daldry)

출연 : 천우진, 김현준, 성지환, 심현서, 에릭 테일러 (빌리) / 유호열, 한우종, 곽이안, 강희준 (마이클)

        김갑수, 최명경 (아버지) / 최정원, 김영주 (미세스 윌킨슨) / 박정자, 홍윤희 (할머니) / 구준모 (토니)

        석주현, 김요나, 박시연 (데비) / 백두산, 서재민, 강대규 (성인 빌리) 외

제작 : 신시컴퍼니

 

2010년 초연 이후 무려 7년이나 기다렸다.

아직은 낯설지만,

특히 대사와 가사가 너무 많이 바뀌어서 대면대면하지만,

빌리 엘리어트는 역시 진리다.

2년 동안 트레이닝을 했다는 5명의 빌리와 네 명의 마이클은 환상적이다.

그야말로 작은 거인들.

이 아이들.

심지어 떨지도 않고, 오버액팅도, 어색함도 없다.

성인 배우들의 긴장감은 느껴져도 아이들이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더라.

춤, 노래, 연기.

3시간을 끌고가는 이 아이들의 힘이라는건 정말 엄청나다.

ql록 7년의 세월이 느껴지긴 했지만

초연의 브레이스웨이트 정원령을 다시 본 것도 정말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1막의 Grandma's song의 미묘한 감성은 초연과는 차이가 좀 많이 났다.

확실히 이주실이라는 노배우의 아우라를 무시할 순 없겠구나 싶었다.

(그런 이유로 대배우 박정자 캐스팅에 기대를...)

아버지 김갑수는 아직 무대 적응이 완벽하진 않은 것 같고

2막의 노래는...

노래에 집중한 탓에 감정 전달이 충분히 되지 못해 좀 아쉬웠다.

(초연땐 조원일 배우는... 정말 가슴끝을 먹먹하게 만들었는데...)

프리뷰 기간이라 angry dance는 충분히 angry 하지 안고

electricity의 전류도 아직은 불꽃이 튀지 않지만

이렇게 빌리를 다시 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지금은 충분히 좋다.

 

어쩌면...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지도.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6. 8. 25. 07:56

 

<잭 더 리퍼>

 

일시 : 2016.07.15. ~ 2016.10.09.

장소 : 디큐브아트센터

대본 : 이반 헤쟈(Lvan Hejna)

작곡 : 바소 파테이르(Vaso Patejdl), 이성준

연출 : 왕용범

음악감독 : 이성준

출연 : 류정한, 엄기준, 카이 (다니엘) / 김준현, 박성환, 조성윤 (앤더슨) / 이창희, 테이 (잭)

        정의욱, 김대종 (먼로) / 김보경, 김예원 (글로리아) / 정단영(폴리) 외

제작 : (주)엠뮤지컬아트

 

<잭 더 리퍼> 두번째 관람이자 이번 시즌 마지막 관람.

이번 관람은 다니엘 류정한, 잭 이창희를 제외하고 첫번째 관람과 다른 캐스팅이다.

이번 관람과 지난번 관람의 차이는 딱 50:50 이었다.

류정한 다니엘과, 정단영 폴리는 이번에도 역시 좋았고,

먼로는 김대종이나 정의욱 두 다 괜찮았고

잭 이창희는 지난번엔 너무 과했는데 이번엔 정리가 많이 돼서 좋았다.

앙상블과 오케는 두 말 할 필요 없고!

문제는...

김보경 글로리아와 조성윤 앤더슨이었다.

생각해봤는데 김보경의 리즈시절은 <미스 사이공> 때 인 것 같다.

어찌된게 고음이...갈수록 심해진다.

처음엔 실수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원래도 성대가 좋은 배우는 아니었지만 지금 상태로는 오래 버티기 힘들것 같다.

<미스 사이공>때 처음 보고 좋아했던 배우라 개인적으론 참 안타까운 일이다.

차라리 폴리가 어울렸겠다 싶다가도,

정단영보다 못했을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앤더슨 조성윤 역시 요즘 좀 미스터리다.

조강현에서 왜 이름을 바꿨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르고 봤었으면 조강현과 조성윤이 동일인이라는걸 몰랐을 것 같다.

생각을 더듬어봤는데

"ㅅ,ㅈ,ㅊ" 발음이 쎈 편이긴 했지만 지금처럼 심하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콧소리도 많이 심해진 것 같고... 

내가 워낙 숨소리, 마찰음, 비음을 싫어라도 하지만 솔직히 많이 놀랐다.

김준현도 비음이 있는 배우라 일부러 조성윤으로 본건데

이럴거였으면 김준현으로 볼 걸 살짝 후회했다.

 

그래도 내용면에서는 지난번보다 훨씬 집중이 잘됐다.

잭 앤더슨, 잭 글로리아, 잭 먼로, 잭 다니엘 덕분에!

결론은,

인간의 마음 속엔 다 Jack이 있고

그래서 누구라도 Jack이 될 수 있다는거.

 

인간은... 참 다르지 않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8. 19. 08:13

<Man of La Mancha>

 

일시 : 2015.07.30. ~ 2015.11.01.

장소 : 디큐브아트센터

원작 :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작가 : 데일 와씨맨(Dale Wasserman) 

작곡 : 미치 리 (Mitch Leigh)

작사 : 조 대리언 (Joe Darion)

연출, 안무 : 데이비드 스완 (David Swan)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류정한, 조승우 (세르반테스/돈키호테) / 전미도, 린아 (알돈자)

        정상훈, 김호영 (산초), 황만익 (도지사), 배준성, 조성지 외

제작 : (주)오디뮤지컬컴퍼니, 롯데언터테인먼트

 

<Man of La Mancha> 두번째 관람.

8월 1일 첫번째 관람과 주연배우들이 달라서 또 다른 재미가 있더라.

다행스러운건 앙상블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거다.

물론 아직까지는 clam down 해야 하는 부분들이 더 있긴 하지만...

그리고 노새끌이들은 지금보다 더 거친 놈들이면 좋겠다.

그러고보니 해오름극장 초연때 지금 도지사를 하고 있는 황만익이 노새끌이 대장 "페드로"였었다.

나도 감회가 새로운데 본인은 더 그렇겠다.

그런데... 황만익 도지사는, 아니 여관주인은 너무 과하게 가볍다.

"슬픈 수엽의 기사"도 너무 악하고

(확실히 나는 김도형이나 최민쳘 도지사 쪽이 더 취향이긴 하다.)

 

조승우는 그냥 정말 돈키호테더라.

꿈 속이 아니라 그야말로 현실을 살고 있는 라만차의 기사님이었다.

무대를, 작품을, 인물을 자신의 손바닥 안에 놓고 자유자재로 가지고 논다.

엄청난 감동으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결의가 아니라

한바탕 제대로 놀아보겠다는 마음이다.

현실 그 이상의 것을 보는 돈키호테처럼!

류정한의 표현이 군더디기 없는 아주 깔끔하고 섬세한 표현이라면 

조승우는 그 다음이 어떻게 될지 짐작할 수없는 자유분방한 표현이다..

마치 또 다른 <헤드윅>을 보는 느낌.

그래서일까?

류정한은 세르반테스에 가깝고,

조승우는 돈키호테에 더 가깝다.

류정한은 "Dulcinea"와 'Impossible dream"이 귀에 확 들어오고

조승우는 "Man of La Mancha"와 "Little bird, Little bird"가 귀에 더 들어온다.

같은 역할을 누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확 다를 수 있다니...

 

그리고 산초 김호영,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조승우와의 케미는 정말 최고더라.

사실 김호영이 산초를 한대서 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완전히 기우에 불과했다.

역대 산초들과는 또 다른 김호영만의 산초였다.

쥐며느리랑, 빨래터 장면은 완전히 빵 터져서 뮤지컬 <산초>인 줄 알았다.

조승우도 그렇지만 김호영도 치고 빠질 때는 확실히 아는 만만치 않은 여우다.

린아 알돈자는,

개인적으로 전미도 알돈자보다 훨씬 좋았다.

늘 느끼는 거지만 린아는 참 묘한 얼굴과 톤을 가진 배우다.

산전수전 다 겪은 창부의 모습과 아주 순수한 소녀의 모습이 늘 함께 보인다.

그래서 <J & H>에서도 린아 루시가 참 많이 가여웠는데

이 작품에서도 내내 뭔지 모를 뭉클한 애뜻함을 안기더라. 

정말 둘시네아가 된 알돈자를 보는 느낌.

아무래도 린아가 김선영, 조정은에 이어 

내 마음 속에 새롭게 담기는 알돈자가 되려는 모양이다.

 

아쉬운건,

10주년 기념공연인 만큼

해오름 초연 무대에 섰던 배우들을 섭외했었다면 좋았겠다는거다.

김도형 도지사와 이계장 까라스코, 민용국 신부도 다시 보고 싶었는데...

류정한과 초연에 돈키호테를 했던 김성기 배우가 도지사를 하는 것도 좋았을텐데.,.

혼자서 그게 참 아쉽더라.

(OD 신춘수 대표 섭외력에 살짝 약발이 떨어진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8. 6. 07:53

 

<Man of La Mancha>

 

일시 : 2015.07.30. ~ 2015.11.01.

장소 : 디큐브아트센터

원작 :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작가 : 데일 와씨맨(Dale Wasserman) 

작곡 : 미치 리 (Mitch Leigh)

작사 : 조 대리언 (Joe Darion)

연출, 안무 : 데이비드 스완 (David Swan)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류정한, 조승우 (세르반테스/돈키호테) / 전미도, 린아 (알돈자)

        정상훈, 김호영 (산초), 황만익 (도지사), 배준성, 조성지 외

제작 : (주)오디뮤지컬컴퍼니, 롯데언터테인먼트

 

La Mancha의 기사님께서 돌아오셨다.

슬픈 수염의 기사...

이 뮤지컬은 내가 류정한의 출연작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다.

해오름 초연때 인터미션 없이 세 시간여를 한 템포로 공연했을때부터

이 작품은 나를 완벽하게 사로잡았다.

스페인 여행에 대한 로망도 그때부터 시작됐었고

결국 그 로망도 현실로 만들었으니 정말 impossible dream이란 없는 모양이다.

보석같이 반짝반작 빛나는 가사와 대사들은

그대로 감동이고, 희망이고, 용기다.

힘들고 지칠때 이 작품의 대사들이 내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Man of La Mancha>가 한국 공연이 벌써 10주년이 됐단다.

역시나 고전의 힘은 강하다.

예전에 스페인 국왕이 길거리에서 정신없이 웃고 있는 사람을 보면서 그랬단다.

"저 사람은 미쳤거나 아니면 돈키호테를 읽는 중이거나다!"

실제로 스페인을 여행하다보면 돈키호테의 흔적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뜨거운 태양의 나라 스페인.

그래, 그곳이라면 지하 감옥에서도 충분히 유쾌한 연극이 펼쳐질 수 있겠다.

삶이란 그런거니까.

포기하지만 않겠다 작정하면 천 번을 치더라도

천 번을 일어서는게 삶이니까.

 

 

류동키는...

정말 유쾌하고 한없이 귀여운 할아버지였다.

<펜텀>을 끝내고 일주일도 쉬지 못하고 바로 시작된 작품임에도 <팬텀>의 흔적이 어디에도 없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예전에 류정한 배우가 사석에서 그런 말을 했다.

<지킬 앤 하이드>보다 <Man of La Mancha>가 더 좋다고...

본인이 애정작이라 그런지 무대에서 맘껏 자유롭고 진심으로 성실했다.

지하감옥의 세르반테스였고

저 별을 향해 마지막 힘이 다 할때까지 가는 돈키호테였다.

 

좀 지쳐 있었다.

지금 뭘 하면서 살고 있나 싶어 의기소침 했었다.

이렇아 살아도 정말 괜찮은건가 자책이 시작되려는 중이었다.

그런데...

알돈자를 둘시네아로 만드는 돈키호테가,

두려움에 떠는 산초에게 "친구여! 용기를 가지게!"라고 말하는  세르반테스가

내게 답을 줬다.

 

"무엇이 미친 짓인지 아시오?

 미쳐 돌아가는 이 세상에서 가장 미친 짓은

 꿈을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라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11. 5. 08:24

<황태자 루돌프>

 

일시 : 2014.10.11. ~ 2015.01.04.

장소 : 디큐브 아트센터

작곡 : 프랭크 와일드 혼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천정훈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출연 : 안재욱, 임태경, 팀 (황태자 루돌프)

        최현주, 김보경, 안시하 (마리 베체라)

        최민철, 김성민 (타페 수상)

        박철호, 류창우 (프란츠 요제프 황제)

        길성원, 이은율 (라리쉬 백작부인), 전수미 (스테파니) 외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아마도 나란 사람은,..

노블리스한 귀하신 분들의 사랑이야기에 공감지수 전무한가보다.

초연때도 보면서 넘버도 아릅답고,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고, 무대도 괜찮았는데 

스토리에 공감을 못해선지 좀 무덤덤했었다.

그런데 재연도 역시나 그렇더라.

초연의 세종보다 공연장도 작아서 전체적인 뷰도 좀 답답했고

오케 연주도 어딘지 살짝 가볍다는 느낌이다.

게다가 라리쉬가 너무 많이 약하니 초연만큼의 임펙트는 안느껴졌다.

(예상은 했지만 신영숙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

개인적으론 루돌프와 마리 베체라의 관계보다는

마리와 타페, 마리와 스테파니, 타페와 라리쉬 사이의 긴장감 가득한 팽팽함이 너무 좋았는데

이번에는 그런 느낌이 확실히 덜했다.

"증오와 욕망"이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최민철 타페는 좋았다.

연기도, 표정도, 노래도 다 나쁘지 않았다.

단지 라리쉬가 너무 약하다보니 최민철 타페까지 묻혀버려 안스러웠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이해가 안되는건

조연들이 이상스러울만큼 노쇠하게 느껴졌다는거다.

노쇠한데 목소리톤은 또 한결같이 너무 가벼웠다.

이게 뭐지....? 묘한  괴리감이 느껴졌다.

오케의 연주도 가볍고, 배우들의 목소리톤도 가볍고...

특히 빌리 굿맨이 가벼움의 정점을 찍어줬다.

수염도 그렇고 목소리톤도 그렇고 일본 앞잡이 느낌이 물~~~씬!

(초연때 빌리 굿맨은 정말 굿맨이었구나...)

 

최현주 마리는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았는데

기대했던것보다는 아니었다.

개인적으론 <두 도시 이야기>의 "루시"같은 싱크로율을 확신했었는데

솔직히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

임태경 루돌프는...

정말 좋았다.

연기도, 표정도, 액션도 어색함이 사라졌다.

오히려 살짝 과한 부분이 보일만큼 아주 여유있고 자신만만해 보였다.

첫공때 연출이 무대인사를 하면서 팬들에게 임태경이 은퇴 못하게 말려달라는 말을 했는데

그게 정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같이 연기하긴 하더라.

지금껏 내가 본 임태경 작품 중 제일 어색하미 없었다.

"내일로 가는 계단"도 초연때보다 단단해졌고

매장면마다 표정에 감정을 그대로 다 담아서 놀랐다.

(물론 가끔 황태자 루돌프가 아닌 황태자 임태경이 튀어나오긴 하지만 애교로 봐줄 수 있는 정도 ^^)

 

그런데 매번 임태경 작품을 보면 피곤함이 엄습한다.

이유는...

임태경 팬들 때문.

물론 일부이기는 하만 매너라고튼 찾아볼 수도 없고 심지어 경박하기까지한 관람태도는 정말이지 최악이다.

작품과 스토리와 관계없이

임태경의 노래만 끝나면 질러대는 괴성에 가까운 환호성은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지더라.

가끔은 이게 정말 인간이 내는 소리가 맞나... 싶은 괴성도 들린다.

내 옆 어딘가에 돌고래가 앉아있는줄 알았다...

중간중간 옆사람과 다정하게 거침없는 담소도 나누시고,

눈 앞에 황태자님이 계신데 핸드폰 배경화면 황태자님도 틈틈히 확인하시고

심지어는 인터미션에 앞자리 지인을 찾아온 분이 아주 당당하게 말씀하시더라.

뒷자리인데 8열이 비어있는것 같아 그쪽으로 옮겨야겠다고...

헐....!

누굴 탓하겠느가.

2열에 앉은 내 죄라고 자책했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는데

내 귀가... 내 귀가 아니더라.

왜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버렸는지...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임태경 공연은 절대 앞열에서 보지 않겠노라고!

 

임태경은 정말 좋았는데...

지금까지 중에서 최고였는데...

.............헐!

 

 

Act 1


1 Curtain Up

1A Viennese Specialties
2 An Ordinary Man-Prologue
3 The Men Who We’ve Become-You Never Listen
4 Viennese Specialties
5 Pretty Little War
6 Mary’s Theme
7 Play a Waltz
8 Mary’s Theme Waltz
9 Play a Waltz(reprise)
10 Something More
11 Bird Dog
12 Finish What You Started
13 How Will I Know?
14 The Tra-La-La Ice Skating Song
15 The Moment I Saw You
16 Fear And Desire
17 Only Love

Act 2

 

18 The Master of The Strings(The Way it’s always been)
19 It Will Be Me
20 An Ordinary Man
21 Viennese Specialties(Reprise)
22 New Boy in Town(Fin de Siecle?)
23 The Measure of A Man
24 The Steps of Tomorrow
25 Only Heroes Dare
26 The Writing’s On The Wall
27 It Will Be Me(Reprise)
28 Can I Say Goodbye?
29 Something More(Reprise)
30 Finish What You Started(Reprise)
31 Maintain The State
32 I Was Born To Love You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2. 4. 08:33

<Ghost>

일시 : 2013.11.24. ~ 2014.06.29.

장소 : 디큐브아트센터

대본 : 브루스 조엘 루빈 (Bruce Joel Rubin)

작곡 : 데이브 스튜어트 (Dave Stewart), 글렌 발라드 (Glen Ballard)

특수 효과 : 폴 키예브 (Gaul Kieve)

협력 연출 : 폴 그리핀

국내 연출 : 한진섭 

음악감독 : 박칼린

출연 : 김준현, 김우형, 주원 (샘 위트) / 아이비, 박지연 (몰리 젠슨)

        최정원, 정영주 (오다메 브라운) / 이창희, 이경수 (칼 브루너)

        성기윤(병원 유령), 박정복, 심건우 외

주최 : SBS, 신시컴퍼니 

 

페트릭 스웨이지와 데미무어 주연의 영화 <사랑과 영혼>으로 잘 알려진 <Ghost>가 드디어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오랫만에 최루성 작품이 나오나 싶었는데 들리는건 전부 무대에 대한 이야기다.

마술(눈속임)과 LED를 이용한 최첨단 멀티미디어 영상을 운운하면서

"magicall"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단어까지 홍보용으로 나와서 이게 뭔가 싶었다.

무비컬은 들어봤어도 매직칼이라니....

그런데 어느새 나도 old해진 모양이다.

전면에 내세운 "화려한 무대"가 이렇게까지 부담스러운걸 보니.

누군가는 그러더라.

너무 가까이에서 보면 트릭이 다 보여서 오히려 긴장감이 떨어진다고.

2층 맨 앞에서 보긴 했는데 글쎄...

그다지 신기하거나 대단하다는 느낌은 솔직이 안 들었다.

뉴욕이나 라스베가스의 밤하늘을 수놓는 번쩍이는 광고 벤허를 보는듯한 느낌!

눈이 아프고 피로했다. 

 

4년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주원은 확실히 무대를 오래 쉰 게 티가 난다.

고음에서는 더 그랬지만 노래할 때 목을 잘 못쓰는 것 같고 전체적인 넘버 소화력도 좀 섭섭하더다.

그래도 TV 경력 때문인지 연기와 대사 타이밍은 아주 절묘했고

박지연 몰리와 나란히 서있을 때 비쥬얼은 영화보다 백만배 보기 좋다.

(아무래도 아이비와는 연상연하 커플의 느낌이 들어서...) 

자기를 죽인 살인범을 쫒아간 장면에서

무대 뒤 영상으로 클로즈업되던 숱한 샘.샘.샘.샘..... 샘들의 포효하는 장면은

정말 미안하지만 너무 코믹했다.

(이 영상기법은 확실히 지나치게 과했다! 동물의 왕국 사자도 아니고...)

내년 6월까지 주원이 계속 출연을 할지는 미지수지만

공연을 하면서 목이 점점 트이면 지금보다는 소리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

개인적으로는 주원 샘은 박지연 몰리보다 정영주 오다메와의 케미가 환상적이었다.

서로 어찌나 쫀쫀하게 대사를 주고 받던지 밀당(?)의 진수를 보는 느낌이었다.    

 

몰리 박지연.

아주 사랑스럽고 귀엽고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몰리였다.

곡 소화력도 괜찮았고 연기도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개인적으론 듀엣곡보다 솔로곡이 더 좋더라.

편지장면의  "With you"는 감정도 정말 좋았고!

이창희 칼은 후반부에서 조금 더 비열하고 강한 모습이었으면 훨신 좋았을 것 같다.

(이 역을 에녹이 했으면 어땠을까 잠깐 생각했다.)

 

정영주 오다메.

이 작품은 단언컨데 "정영주" 오다메를 위한 작품이다.

잘할거라고는 충분히 예상했는데 이건 완전히 무대를 휘어잡는다.

무대장악력, 관객장악력 둘 다 환상적이다.

"빌리 엘리엣"에 이어 그녀가 나의 재관람 의욕을 또 다시 부추키고 있다.

(그래도 6월까지니까 천천히...)

 

오피스룩을 입은 앙상블들의 댄스는 셔플댄스 혹은 6,70년대 클럽 댄스를 떠올리게 해서

최첨단의 무대 기술과 어딘지 좀 언발란스한 매칭이란 생각이 들더라.

전철장면은 도대체  어쩧게 한거지 싶을 정도로 신기했지만

마지막 샘이 사라지는 장면을 비롯한 몇몇 3D 장면은 살짝 웃음이 났다.

조명 아주 좋았고!

넘버는 가사를 너무 빡빡하게 밀어넣은 느낌이 들었고

지하철 유령의 랩 "Focus"는... 좀 난감했다.

그래도 숨은 그림 찾기처럼 다양한 버전의 "Unchained Melody"를 찾는 재미는 제법 솔솔하더라.

개인적으론 환상적인 작품이란 광고는 좀 과장된 것 같고

보는 재미보다는 듣는 재미, 느끼는 재미가 훨씬 더 컸던 작품이었다.

당장은 아니지만 한번쯤은 더 보게 될 것 같다.

그때는 꼭 김준현 샘으로...

 

 

<Ghost OST>

 

Overture

Heare Right Now

Unchained Melody

More

Three Little Words

Sam's Murder

Ball Of Wax

I Can't Breathe

Are You A Believer?

With you

Suspend My Deibelief / I Had A Life

Rain / Hold On

Life Turns On A Dime

Focus

Talkin' About A Miracle

Nothing Stops Another Day

I'm Outta Here

Unchained Melody (Dance) / The Love Inside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5. 27. 08:29

<브로드웨이 42번가>

일시 : 2013.05.11. ~ 2013.06.30.

장소 : 디큐브아트센터

대본 : 마이클 스튜어트, 마크 브램블

작사 : 알 더빈

작곡 : 해리 웨렌

제작 : (주)설앤컴퍼니, CJE&M

출연 : 박상원, 남경주 (줄리안 마쉬) / 정단영, 전예지 (페기 소이)

        박해미, 홍지민, 김영주 (도로시 브록)

        전재홍, 이충주 (빌리 로러) 외

 

<브로드웨이 42번가>

2005년에 정동에 있는 팝콘하우스에서의 관람했던 게 마지막이었으니 무려 9년만의 재회다.

그때가 뮤지컬에 빠지고 2년쯤 지난 시기여서 비교적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그 당시 줄리안 마쉬 김법래 배우가 기획사 "대중"을 상대로

미지급출연료와 관련해서 공연거부를 선언해 큰 이슈가 되기도 했었다

김법래는 분장을 전부 끝낸 상태에서 자동차에 대기했다던데 결국 그날 공연은 취소가 됐다.

당일 공연장을 찾았던 관객들에겐 환불 작업이 이루어지고...

아무튼 이 사태로 기획사와 배우같의 출연료 문제가 잠깐이었지만 수면 위로 떠올랐었다.

배우들은 김법래를 많이 지지했던 것 같고...

(당연하지! 그들에겐 출연료가 밥줄인데...)

9년 전 이 작품의 출연진은 그야말로 화려했었다.

박혜미, 김선경, 전수경, 원기준, 황정민, 김미혜, 전수미

그리고 박혜미의 연하 남편이 팻 데닝으로 출연했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때까지 내게 탭댄스란 발로 하는 시끄러운 춤(?)

대략 그런 존재감이었다.

그런데 김미혜와 전수미의 탭은 문외한인 내가 봐도 참 경쾌하고 즐거웠다.

김미혜는 시골에서 성공의 꿈을 안고 상경한 순진한 페기처럼 정말 귀여웠고,

전수미가 2막에서 빌리와의 대화하듯 추던 탭은 아주 섹시했었다. 

이 두 명의 여배우 덕분에

탭의 진수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동안 탭에 대해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 좀 없어졌었다.

그러다 <빌리 엘리엣>에서 꼬맹이들에게 반해버렸고 ^^

 

 

아마도 9년 전의 기억이 머리속에 각인되버린 모양이다.

다시 관람한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뭐랄까 전체적으로 아마추어적이었다.

작품 설정 자체가 코러스걸의 신데렐라 탄생기라 그럴수밖에 없다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후반부쯤에는 나름대로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져도 좋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그런데 군무는 살짝씩 어긋나고

경쾌해야 할 탭소리도 돌림노래처럼 조금씩 겹쳐졌다.

개인적으론 예전에 있던 거울 장면이 없어진 것도 아쉬웠다.

(이 장면 꽤 근사했는데...)

기대를 많이 했던 페기 소여와 빌리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전예지는 탭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페기 소여의 느낌보다는

실수하지 말아야지 하는 초심자의 열심이 더 많이 느껴졌다.

페기 소여보다 전예지스러웠다고나 할까!

빌리는 조금 더 느끼하고 능청스럽게 표현했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이충주의 빌리는 어딘지 살짝 모범생스런 느낌이었다.

김영주의 도로시는 역시나 좋았다.

"I Only Have Eyes for You"는 박해미나 김선경의 도로시보다 개인적으로 더 좋았다.
인물도 입체적으로 잘 표현했던 것 같고.

남경주의 줄리안 마쉬는 무난은 했지만 역시 내 취향은 아님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비음섞인 그의 갈라지는 목소리는

도저히 카리스마 넘치는 연출가로 보여지지 않았다.

살짝 시니컬은 하더라.

이상하게도 나는 그의 목소리에서 다른 모든 걸 제치고 오로지 "가벼움"만을 보고 듣게 된다.

게다가 예전엔 몰랐었는데 요즘 남경주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노래부를 때의 얼굴 표정이 점점 기묘해지는것 같다.

힘겨움이 표정으로 드러나는 걸까?

마지막 넘버 "42nd Street"는 살짝 불안하기까지 했고...

(아무래도 요근래 남경주는 최고의 작품은 <라카지>인 것 같다.)

도로시의 연인 팻 데닝은 존재감이란걸 전혀 못느낄 정도로 어설펐고

스폰서 미스터 딜런는 너무 과장스러웠다.

그래도 제일 아쉬웠던 건 역시 "Shuffle Off to Buffalo"에서의 탭이다.

군무도 그렇고, 빌리와 페기와의 더블탭도 그렇고 강렬한 느낌을 못받았다.

9년 전 이 장면을 보면서 많이 놀랐었는데...

'와! 저 사람들 지금 탭으로 대화를 나누는구나!"

확실히 그런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날 탭에서는 전혀 대화가 보여지지 않았다.

단지 열심히 추는 댄스만 보였을 뿐.

내가 너무 과거의 향수에만 빠져있어선지는 모르겠지만 이 점은 정말 아쉽다.

김미혜와 전수미의 탭은,

지금 생각해도 확실히 뛰어났던 것 같다.

 

이날 공연은 이상하게 객석 분위기가 연말 송년회 분위기였다.

회사에서 단체관람으로 온 사람들 틈에 앉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전체적으로 가벼움이 느껴졌다.

뒷줄 아저씨들의 해소천식에 가까운 가르릉거림은 탭만큼 자주 반복됐고

인터미션때 단체로 급하게 피우고 온 담배는 거의 폭격에 가까웠다.

가끔은 관객들간의 배려라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절감할 때가 있는데

이날 분위기가 그랬다.

그래서 작품에 집중이 덜됐던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하나 확실한 건,

서울 공연이 끝나고 성남으로 넘어가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좋은 작품이 되어 있을 거란 사실이다.

배우들 모두 열심이라는 건 분명하니까

그때쯤이면 아마 탭의 대사도 보게 되지 않을까?

(그래도 성남은... 정말이지 너무 멀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4. 26. 08:19

<AIDA>

일시 : 2012.11.27 ~ 2013.04.28.

장소 : 디큐브아트센터

작곡 : 엘튼 존

작사 : 팀 라이스

대본 : 린다 울버튼, 로버트 폴스, 데이빗 헨리 황

연출 : 케이스 알렌산더 보튼

협력연출 : 박칼린

음악수퍼바이저 : 박칼린

출연 : 소냐, 차지연 (아이다) / 김준현, 최수형 (라다메스)

        정선아, 안시하 (암네리스) / 이정열, 성기윤 (조세르)

        박철완(메렙), 김덕환(아모나스로), 김선동 (파라오)

 

지난 2월 관람할 때 마지막 관람이라고 작정했었다.

그런데... 참 이 작품은 쉽게 외면되지 않는다.

뮤지컬 넘버도 환청처럼 자꾸 귀에 들리고,

장면들과 대사들, 스토리도 자꾸 아른거려 자체 막공이라는 다짐을 어기고 또 다시 디큐브를 찾았다.

이러면 안 되는건데...

그래도 다행인 건 인터파크 굿모닝티켓으로 50%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했다.

(이거 아니었으면 다시 보긴 힘들었을 것 같다.)

<아이다>는 꼭 이층에서 봐줘야한다는데 지금껏 관람이 다 1층 맨 앞이었다.

그러고보니 매번 배우들의 발이 댕강 잘린 상태에서 봤다.

그래서 이번에 일부러 2층 맨앞으로 자리를 잡았다.

캐스팅은 두번째 관람때와 동일한 캐스팅!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스팅 조합이다.)

 

오랜 공연기간 때문인지 배우들의 피로도가 증가했다

소냐 아이다의 장점인 폭발적인 가창력 역시 충분히 터지지 못했고

"Dance of the rob"은 특히 뒷부분으로 갈수록 좀 답답했다.

그래도 "Easy as life"은 힘을 완전히 빼고 부르니까 더 간절하고 애절했다.

라다메스 김준현은 후반부로 갈수록 목소리가 많이 갈라졌고

중간에 대사 실수도 두어번 있었다.

전체적으로 긴장감은 확실히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관람이 좋았던 건,

인물에 대한 집중도과 몰입도가 훨씬 더 편안하고 깊어졌다는 데 있다.

이건 스킬의 문제가 아니라 공감과 느낌의 문제다.

뮤지컬 배우 김준현과 소냐를 보고 있으면

작품 속 주인공 라다메스와 아이다에 대해 그들이 각별한 감정과 애정이 있음을 절실히 느낄 수 있다.

특히 두 사람의 의 "Elaborated live"는 늘 그랬듯 참 좋았다.

1막의 라다메스가 시작하는 "Elaborated live"는 2층에서 조명과 함께 보니까 이쁘면서도 아주 관능적이었다.

<아이다>는 꼭 2층 맨 앞에서 봐줘야 한다는데 그 이유를 완벽히 이해했다.

엄청난 조명이고 엄청난 무대다.

빨래터와 시장, 천막으로 이어지는 장면도 2층에서 보니까 확실히 멋있다.

"Anther pyramid"도 절도있는 군무와 조명이 눈에 확 들어온다.

앙상블은 매번 감탄을 안 할래야 도저히 안 할 수가 없다.

아이다의 넘버 중 한 대목을 진심을 담아 이들에게 헌정하고 싶다.

"내 몸은 찢겨져도 내 영혼 불타올라!"

(당신들! 정말 최고다!)

 

정선아 암네리스의 "My strongest suit"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꼽을 장면일 것 같고

성기윤 조세르의 느낌도 참 좋다.

야비하고 비열하면서도 완벽한 확신을 가진 사람에게서만 느껴지는 그런 존재감.

성기윤의 악역은,

정말 너무 멋있다!

"Like father, like son"의 팽팽함도 확실히 성기윤에게서 비롯된다.

표정과 말투, 톤까지 딱 조세르의 포스다.

두번의 관람에서 모델포스를 풍기는 김준현의 비쥬얼에 많이 놀았었는데

이번에 자세히 살펴보니 의상교체가 상당하다.

아마도 암네리스보다 더 많은듯.

그런데 그 옷들 전부가 정말 너무 잘어울린다.

(이 정도면 비인간적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처음엔 라다메스가 상당히 마초적으로 해석한 것 같은데

이 남자 점점 순수한 본성쪽이 부각된다.

세번째 관람에서는 젊은 순수의 절정을 목격한 느낌이다.

환생에 대한 희망을 저절로 꿈꾸게 한다.

그래선가?

두 사람이 박물관에서 서로 알아보는 앤딩은 살짝 아쉽다.

관객입장에서 두 사람의 시선을 감지한다는 게 쉽지 않으니까...

(그렇다고 딱히 생각하고 있는 앤딩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아이다>

마지막 관람이라고 생각하니,

어쩐지 마음 한 구석이 서운하고 아쉽다.

<아이다>는 내겐 항상 특별한 작품이었고 앞으로도 그럴거다.

그래서 다음 시즌이 돌아오면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또 보게 될거다.

라다메스와 아이다의 마지막 대사가 그대로 내 마음이다.

캄캄한 석관 속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두 사람.

또 다른 세상이 우리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라다메스의 말에 아이다가 묻는다.

"그 세상에서도 절 찾으실 건가요?"

라다메스가 답한다.

"수백번 다시 태어나도 당신을 꼭 찾을거야, 아이다!"

 

나도 그래... 아이다!

나도 널 꼭 찾을거야...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2. 15. 08:03

<AIDA>

일시 : 2012.11.27 ~ 2013.04.28.

장소 : 디큐브아트센터

작곡 : 엘튼 존

작사 : 팀 라이스

대본 : 린다 울버튼, 로버트 폴스, 데이빗 헨리 황

연출 : 케이스 알렌산더 보튼

협력연출 : 박칼린

음악수퍼바이저 : 박칼린

출연 : 소냐, 차지연 (아이다) / 김준현, 최수형 (라다메스)

        정선아, 안시하 (암네리스) / 이정열, 성기윤 (조세르)

        박철완(메렙), 김덕환(아모나스로), 김선동 (파라오)

 

뮤지컬 <아이다>는 나랑 참 잘 맞는(?) 작품이다.

이상하다.

나는 사랑 제일주의자도 아니고, 절절한 사랑에 동화돼 감상에 빠지는 편도 아닌데...

이상하게 <아이다>를 보고 있으면 아프고 슬프다.

단지 지어낸 이야기라는 걸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된다.

이건 아마도 엘튼 존이 만든 주옥같은 음악이 주는 최면효과가 아닐까?

두달여의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보게 된 <아이다>는

지금껏 내가 본 <아이다> 중에서 감히 최고였노라 말하고 싶다.

첫번째 관람때는 의외로 음향과 잦은 마이크 사고 때문에 좀 불안했는데

이날 공연 음향은 정말 최고였다.

(마이크 볼륨조절이 아주 살짝씩 틀어지긴 했지만 예전처럼 대사나 넘버가 통째로 토막나지는 않았다)

이번 시즌 마지막 관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랬을까?

꽤 여러번 울컥했고 먹먹했다.

다짐과는 다르게 어쩌면 3월이나 4월쯤에 디큐브를 다시 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김준현의 라다메스는 마초적인 기운이 많이 빠져서 더 로멘틱하고 확실해졌다.

그리고 이날은 노래를 정말 잘 불러서 감동이 더 컸다.

그건 기교적인 걸 의미하는게 아니라,

감정적인 표현을 의미하는거다.

표정에서부터 말투나 행동, 감정표현이 훨씬 풍부하고 간절했다.

배우 김준현이 아니라 <아이다>의 라다메스로 완전히 빙의됐다는 표현이 옳을 것 같다.

더이상 노래 왠만큼 하고, 얼굴 잘 생기고, 기럭지 탁월한 배우가 아니었다.

그가 출연한 작품을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지금껏 본 김준현 작품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소냐 아이다와의 듀엣곡 "Elaborate lives"는 애절했고

성기윤 조세르와의 "Like father like son"은 강렬하고 팽팽했다.

그래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마지막 아이다와의 무덤 속 장면이었다.

두려움과 확신을 함께 품은 라다메스의 목소리.

아마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소냐 아이다.

이날 그녀가 앙상블과 더불어 나를 참 많이 울컥하게 했다.

당당하고 도도하면서 너무 가냘퍼서 품에 꼭 안아주고 싶었던 소냐 아이다.

노래야 워낙 잘 하니까 접어두고,

감정표현이 정말 압권이었다.

첫번째 관람때 거슬렸던 호흡도 많이 좋아졌고

눈빛과 표정은 완전히 루비아 공주 "아이다" 그것이었다.

김준현 라다메스와 소냐 아이다 페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앞자리에서 봐야 한다. 

그 눈빛과 표정들...

그걸 멀리서 본다는 건 너무 억울한 일이다.

같은 장면이 반복되는 처음과 마지막 박물관 장면에서

둘의 눈빛과 표정도 완전히 다르다.

라다메스와 아이다의 대사처럼 이쪽과 저쪽의 차이랄까!

(그걸 알아챈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정선아 암네리스는 정말 물이 올랐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솔로곡들도 좋지만 주인공 세명이 함께 부르는 "A step too far"에서의 음색과 감정은 정말 애뜻했고

다른 두 배우와 목소리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참 좋았다.

뮤지컬 배우 정선아 장점은 아주 유연하고 그 어떤 누구보다 탁월하게 뻔뻔스럽다는거다.

정선아만큼 뻔뻔한 배우가 또 다시 나올수 있을까 의심스러울만큼

그녀는 너무나 그리고 확실히 압도적이다.

 

이정렬 조세르가 위암수술로 공연을 쉬면서

성기윤 조세르의 회차가 늘었다.

(이정렬의 빠른 쾌유를 진심으로 바라며 <Next to normal>에서 그의 건재함을 확인할 수 있기를...)

개인적으론 조세르는 이정렬보다 성기윤이 더 좋았다.

1막 "Another pyramid"에서 소리를 좀 과하게 지르는게 흠이긴 하지만 대사와 파워가 훨씬 좋다.

동작도 훨씬 더 힘있고 강하다.

권력에 대한 욕망과 집요함도 잘 표현했고

키까지 커서 김준현 라다메스와 나란히 섰을때 훨씬 더 팽팽한 느낌이다.

(이정렬 조세르와는 이 장면이 생각보다 강렬하지 않아 솔직히 아쉬웠다.)

그리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아이다>의 앙상블.

진심으로 위대하다!

그런 앙상한 몸피로 이렇게 과격한 동작과 간절한 노래가 어떻게 가능할까?

처음부터 앙상블을 뽑을 때

이집트에 잡혀온 누비아 노예란 설정때문에 심하게 앙상한(?) 사람들로만 선별한 것 같은데

하루 2회 공연인 날은 도대체 어떻게 버텨낼까 걱정스러울 정도다.

<아이다> 앙상블을 하면 어떤 앙상블도 문제없다는 말이 있는데

절대 빈말이 아님을 확실히 깨달았다.

앙상한 이들이 주는 감동이 너무나 거대해서 울컥했다.

 

나랑 참 안 맞을 것 같으면서도 너무 잘 맞는 뮤지컬 <아이다>

두번째 관람 후에 꽤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애뜻한 감정,

좀 오래 두고 지켜보고 싶다.

 

정말 정말 좋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12. 17. 08:28

<AIDA>

일시 : 2012.11.27 ~ 2013.04.28.

장소 : 디큐브아트센터

작곡 : 엘튼 존

작사 : 팀 라이스

대본 : 린다 울버튼, 로버트 폴스, 데이빗 헨리 황

연출 : 케이스 알렌산더 보튼

협력연출 : 박칼린

음악수퍼바이저 : 박칼린

출연 : 소냐, 차지연 (아이다) / 김준현, 최수형 (라다메스)

        정선아, 안시하 (암네리스) / 이정열, 성기윤 (조세르)

        박철완(메렙), 김덕환(아모나스로), 김선동 (파라오)

 

2005년 LG 아트센터 초연.

2010년 성남아트홀 120회 원캐스팅 공연.

그리고 2012년 <아이다>의 세번째 라이선스 공연이 시작됐다.

초연때부터 싱크로율 100%라는 말을 들었던 소냐가 드디어 <아이다>로 분했다.

(미안하지만 차지연 아이다는 일단 내 관심에서 벗어났다.

 피나는 다이어트를 했다지만 그래도 여전사같은 체격이 관객입장에서는 몰입하기가 좀 힘들다.

 그리고 모든 노래를 끈쩍끈쩍하게 꾹꾹 눌려 부르는 그녀 특유의 방식도 개인적으론 좀 별로다.)

게다가 일본 사계에서 라다메스를 했던 김준현까지...

공연 전부터 관심과 기대가 집중됐다.

엘튼 존의 멋진 노래들을 다시 들을 수 있다니...

 

소냐 아이다.

일단 라다메스 김준현과 나란히 섰을 때 보여지는 모습은 정말 이쁘고 사랑스럽다.

이 사랑스러움은 아마도 김준현의 탁월한 기럭지 때문에 가능하리라.

(정말 역대 최고의 압도적인 비주얼을 보여주는 라다메스다.)

캐스팅 발표후 소냐 스스로의 각오도 남달랐지만

실제로 공연을 보니 역할에 임하는 태도와 집중력이 엄청났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게 그게 오히려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거다.

누비아 공주 아이다가 부각되는 게 아니라

아이다를 훌륭하게 연기하는 소냐의 비장함과 각오가 자꾸 보여서...

1막에서 라다메스가 떠밀려 파라오가 돼야하는 자신의 비참함을 말할 때

아이다가 초등학생을 꾸짖듯 라다메스를 다그치는 장면만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소냐의 아이다 표현은 참 좋았다.

한 나라의 공주에서 한 남자의 여자로 변하는 과정을 참 꼼꼼하게 잘 해석하고 표현한 것 같다.

아쉬운 건 노래뿐만 아니라 대사를 할 때도 숨소리가 너무 많이 들린다는 거.

소냐의 공연을 볼 때마다 항상 의아했다.

호흡이 짧은 것도 아니고, 성량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왜 숨소리가 그렇게 크게 들릴까?

대사전달력도 좋고, 넘버 소화력도 참 좋은데

숨소리가 너무 커서 자꾸 신경이 쓰인다.

(내가 너무 민감한 건지도...)

김준현 라다메스!

이석준, 이건명, 김우형과 정말 다른 라다메스다.

개인적으로 김준현이 표현하고 보여준 라마메스가 참 마음에 든다.

초반엔 좀 깐죽거리고 능글능글한 마초같은 이미지였는데

(1막 중반까지 라다메스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정말 한 때 콱 쥐어박고 싶어진다)

극이 진행될수록 한 여자를 사랑하는 확고한 남자의 모습으로 확 바뀐다.

노래가 불안한 게 흠이긴 하지만

그래도 경력과 이력이 있으니까 중반부를 넘어서면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거란 생각이 든다.

김준현 라다메스는 앞자리에서 보는 걸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그 느물느물한 표정과 동작을 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다만 신체조건이 워낙에 좋아서 그런지 의상이 바뀔 때마다 순간 런웨이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라다메스의 의상이 이렇게 눈에 잘 들어오긴 처음이다! (와우~~~)

이건 뭘 입어도 그냥 모델 필이다.

그야말로 진정한 my strongest suit다.

그래선지 "elaborate lives"의 느낌도 너무 좋다.

(노래까지 좋았으면 정말 금상첨화였을텐데... 좀 기다려보자!)

 

정선아 암네리스는 뭐 말이 필요없고.

(그런데 살이 좀 많이 붙은 것 같다)

노래는 예전보다 조금 약해졌지만 연기적인 표현력을 훨씬 더 좋아졌다.

아이다가 공주에서 여자로 변할 때

암네리스는 여자에서 공주로 변하게 되는데

이런 감정과 상황의 변화를 예전보다 더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그래서 "I know the truth" 가 더 의미심장하고 아프게 느껴졌다.

(사실 이 작품에서 제일 불쌍한 인물이 암네리스 공주 아닌가 말이다!)

이정열 조세르는 기대했던 것보다는 많이 약했다.

일부러 노래를 그렇게 부른 건지, 아니면 컨디션이 별로였던건지 좀 모호하다.

권위적인 야심가가 아니라 아들에게 너무 집착하는 아버지 같다.

결혼식 장면에서의 의상은 살짝 어머니 같기도 하고... ^^

박철완 메렙도 나쁘진 않았지만

워낙에 김호영의 이미지가 강해서 지워내기가 솔직히 힘들긴 하다.

 

디큐브아트센터는 처음 가봤는데 무대가 성남보다 작아서 좀 갑갑한 느낌이다.

음향이 좋다는 후기가 많아서 기대했는데

이상하게 나는 음향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주연배우 소냐는 공연 중에 마이크가 여러번 문제를 일으켰고

전체적인 음향도 그렇고 배우들의 소리도 그렇고 대체적으로 좀 작게 느껴져 웅장함이 덜했다.

그래선지 "another pyramid"도 조명이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성남아트홀보다는 덜 역동적이었다

수영장 장면에서 엎드려 있던 뜬금없는 마네킹(?)은 좀 안습이었지만

이어지는 패션쇼 장면은 언제봐도 정말 감탄이다.

네헤브카의 중요한 대사 "내가 아이다다'는 비장함과 결의가 묻혀버렸지만

전체적으로 앙상블의 열정은 대단했다.

여자 앙상블은 정말 민망하게 앙상한 몸이던데...

 

참 묘한 건,

<아이다>는 눈 앞에서 보고 있을 때보다

보고 난 뒤,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그 느낌이 훨씬 더 깊고 애절해진다는 거다.

따지고보면 참 황당한 이야긴데...

그저 단지 이야기일 뿐이데...

아이다!

정말 every story가 love story라는 게 실감난다.

 

* 박칼린이 <아이다>에 갖는 깊은 트라우마(?)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