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09. 12. 1. 06:02


또 다시 가슴 뜨거워졌다.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처럼 조용히 눈물 흘렸다.
가슴 속 그 깊이에서부터 어쩔 수 없이 올라오는
뜨거운 마음.
그리고 깊은 감사와 더 깊은 아픔.



류정한 안중근.
이 뮤지컬을 하면서 아마도 그는 누구보다도 뜨거워졌으리라.
그리고 힘겨웠으리라.
하얼빈 의거 당시의 안중근의 나이 31살!
그 나이를 한참 전에 지나온 류정한,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나라를 빼앗긴 경험이,
그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경험이 없는 그로서는
아니 우리로서는
어쩌면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류정한 그는 조금은 그 심정을 알지 않았을까?
그의 눈 속에 그가 겪었을 모든 과정들이 때때로 스친다.
이 사람....
한동안 많이 힘들겠구나 하는 안스러움까지...



주연들도 놀랍지만
앙상블도 너무나 훌륭하고 감동스럽다.
(주연과 조연의 구분이 참 무모하긴 하다)
그 역동적인 추격신이며
재즈댄스를 연상시키는 동작들.
매번 이들은 턱까지 차오는 숨을 참으며
날마다 뛰고 또 뛰리라.
그들의 모습운 분명 또 다른 <영웅>
그 모습이다.



스크린을 이용한 무대는
아름답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분분히 흩어지던 벛꽃잎들,
달리는 기차를 향해 쓸리듯 날아가던 눈발들...
빨강과 파랑의 조명 효과가 극명했던 게이샤 신,
적절한 검정빛 조명.
그림자로 보여준 명성황후 시해 장면.
법정 선고 장면,
이토를 죽인 이유를 15가지 항목으로 조목조목 정확히 말하던
안중근의 선명한 발언과 피맺힌 절규까지...
그리고  
무대 전부를 활용하는 그 모든 동선에도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누구든 예외없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게 만드는 엔딩 부분
안중근의 마지막,
어머니가 지어준 수의를 입고
두려움을 떨치고
홀로 사형장으로 향해 떠나는 안중근
그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절절한 심정과 고통을 담은 곡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또 다시 무너지고 만다.
그리고
무너져야만 한다....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 내 아들 나의 사랑하는 도마야, 떠나갈 시간이 왔구나
         두려운 마음 달랠 길 없지만 큰 용기 내다오.
         내 아들 나의 사랑하는 도마야, 널 보낸 시간이 왔구나
         멈추지 말고 뒤돌아 보지 말고 큰 뜻을 이루렴
         십자가 지고 홀로 걷는 길, 함께 할 수 없어도
         너를 위해 기도하리니, 힘을 내다오.

        천국에 니가 나를 앞서가거든, 못난 이 애밀 기다려주렴
        모자의 인연 짧고 가혹했으니나, 너는 영원한 내 아들
        한 번 만, 단 한 번 만이라도 너를 안아 봤으면
        너를 지금 이 두 팔로 안고 싶구나 .......



* OST를 담은 CD가 12월 드디어 발매된단다.
  12월 10일 공연장에 가면 꼭 장만하리라 .
  그리고 오래 오래 간직하리라
  뭉클하게 아픈 노래들을...
  그러나 너무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노래들을...
  그날을 기약하며...

  [CD 1]

  1. Overture

  2. 단지동맹(정천동맹) - 안중근, 단지 11

  3. 게이샤 - 게이샤들

  4. 조선은 보물창고 - 외무대신, 대신들, 게이샤들

  5. 조선 얕보지 말라 - 이토, 대신들, 게이샤들

  6. 이토의 야망 이토

  7. 당신을 기억합니다 - 설희

  8. 가야만 하는 길 안중근, 설희, 김내관, 제국익문사

  9. 비상구는 없다 - 와다, 독립군, 일본군

  10. 배고픈 청춘이여 - 왕웨이,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독립군

  11. 황혼의 태양 - 이토

  12. 이것이 첫사랑일까 - 링링

  13. 추격 1 (연주곡)

  14. 흔들림 없는 태산처럼 왕웨이

  15. 처음 본 순간 - 이토, 설희

  16. 영웅 안중근 : 홍보용 씨디 버전으로 그대로 사용

  17. 그날을 기약하며 - 안중근,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CD 2]

  18. 오늘의 이 함성이 - 안중근,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최재형

  19. 출정식 - 이토, 외무대신, 일본

  20. 추격 2 와다

  21. 사랑이라 믿어도 될까요 링링

  22. 내 마음 왜 이럴까 설희

  23. 십자가 앞에서 안중근

  24. 축제음악 (연주곡) - 목소리: 안중근

  25. 누가 죄인인가 - 안중근,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판사, 기자들, 방청객들

  26. 운명 안중근, 이토

  27. 동양평화 - 안중근, 치바

  28.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 조 마리아

  29. 장부가 안중근

  30. Epilogue (연주곡)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0. 31. 05:50

안중근 의거 100주년이 되는 올해
<명성황후>를 만들었던 에이콤에서
도마 안중근을 주인공으로 한 대작 뮤지컬 <영웅>을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오래 기다렸던 뮤지컬 <영웅>을 보다...
대한제국 의병군 참모중장 안중근!



안중근으로 분한 배우 류정한은 말했다.
"그 분이 나에게 빙의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그의 진심은 절실했으리라.
바람 또한 간절함 그 이상의 무엇이었으리라.
그리고 나는
무대 위에서 그 아닌 다른 누군가의 모습을 보고 있다.
그에게 빙의된 안중근의 모습을...



어쩌자고 이런 뮤지컬을 했느냐고...
이 작품을 하고 나서 어떻게 견뎌내려고 하느냐고...
어쩌자고... 어쩌자고... 그예 안중근이 되어버렸냐고
안중근이 되어 조용히 눈물 흘리는 그를 향해
이제 나는 진심으로 묻고 싶다.



실제로 무대 위 그의 육신은 힘겨워 하고 있었다.
안중근의 몸으로, 안중근의 맘으로 결단을 내리고
그 결단을 실행으로 옮겨가면서
숱한 고뇌와 번민들로 160분의 시간동안
그는 실제로 눈에 띄게 점점 야위어갔다.
이토을 저격할 결심을 하며 안중근은 말한다.
"할 수 있습니다! 아니 해내야만 합니다!"
그 결단의 절박함과 간절함에 내 육신 또한 마디마디 아리고 저리다.
"해내야만" 한다니...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해내야만 한다니...
대사 하나하나가
노래 가사 하나하나가
그대로 날이 선 칼날이 되어 송두리째 가슴팍을 향해 꽃힌다.



안중근 : 류정한 / 이토 : 조승룡 / 설희 : 김선영 / 링링:



전,후막 70분 모든 장면이 다 충격이고 슬픔이고 통곡이다.
자작나무 숲의 단지동맹에서 
어미가 만들어준 눈물같은 수의를 입고 
사형을 집행받던 그 마지막 순간까지...
깊고 깊은 통곡으로
보는 내내 스스로 너무 힘들고 아파 죽을 듯이 힘들다.
특히 안중근의 법정 장면은 끊임없는 눈물을 흘리며 견뎌야만 했다.
(솔직히 고배건데 너무 많이 힘들고 그 이상으로 아팠고 절절했던 장면이다)

< 내가 이토를 죽인 이유 15가지>
 1. 한국의 민황후(명성황후)를 시해한 죄요
 2. 한국 황제를 폐위시킨 죄요
 3. 조약과 7조약을 강제로 맺은 죄요
 4. 무고한 한국인을 학살한 죄요.
 5. 정권을 강제로 빼앗은 죄요
 6. 철도, 광산, 산림, 천택을 강제로 빼앗은 죄요
 7. 제일은행권 지폐를 강제로 사용한 죄요
 8. 군대를 해산시킨 죄요
 9. 교육을 방해한 죄요
10. 한국인들의 외국 유학을 금지시킨 죄요
11. 교과서를 압수하여 불태워 버린 죄요
12. 한국인이 일본인의 보호를 받고자 한다고 세계에 거짓말을 퍼뜨린 죄요
13. 현재 한국과 일본 사이에 경쟁이 쉬지 않고 살육이 끊이지 않는데 태평 무사한 것처럼 위로 천황을 속인 죄요
14. 동양 평화를 깨뜨린 죄요
15. 일본 천황 폐하의 아버지 태황제를 죽인 죄

진심으로 "누가 죄인인가?"를 나 역시 감히 그들에게 묻고 싶다...



남겨질 어머니와 가족들을 향한 그의 인간적인 고통과 심정...
그들의 기억속에 부디 자신이 잊혀지게 해달라고 천주께 기도하는 모습.
만일 자신이 성공하게 되서 마지막 순간을 맞게 된다면,
당신께 기도드릴 수 있는 짧은 순간을 허락해달라는 바람.
아프다... 아프다... 잔인하게 아프다...



자작나무 숲에서의 단지동맹처럼
그들의 함성이 잠자는 숲을 깨우듯
어두운 이 세상 깨우는 빛이 되었음을...
어쩔 수 없이 나는 인정하게 된다.
이렇게라고, 이런 방식으로라도
그들이 기억되고 내내 영원한 영웅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내가 감히 이런 걸 바래도 되는 건가.....)

모두가 어울려 사는 지혜.
서로서로 인정하며서 평화롭게 사는 것
서로의 자리를 지키며 조화롭게 사는 것
그것이 "평화"라고 그들은 말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길 꿈꿨을까?
비록 내 몸은 그곳으로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고향에 남겨진 이들만이라도 평안하길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꿈꿨을까?
그들이 꾼 꿈으로 인해
지금 내가 여기에 이곳에
이렇게 서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공연을 보게 되길 꿈꾼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아프기를 희망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통곡하길 소원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길 기원한다.

아마도 나는
오랫동안 눈과 맘이
아리고 저릴 것 같다.
그리고 그 아린고 저린 칼날같은 예리함을
가능하다면 오래오래 심장 깊이 꽃아 두고 싶다.
<그날을 기약하며...>



* 사진의 일부는 뮤지컬 <영웅> 공식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9. 7. 05:55
8월 30일 VIP 석에서 처음 관람한 후
지난 토요일 무작정 세종문화회관을 찾아 낮공연을 관람하다.
그것도 3층에서... ^^
급격한 자리 이동이긴 했지만  단지 노래만 들어도 좋을 것 같아서 찾아간 곳.
그리고, 확실히 그랬다.
3층까지 울리는 브래드 리틀의 목소리는 여전히 소름을 넘어 공포로 다가온다.



톰 행크스를 떠올리게 하는 Jekyll의 목소리.
(선량하고 장난기마저 느껴지는 다정한 Jekyll~~~)
그러나 Jekyll일 때도 신념을 가지고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장면에서는 일부러  Hyde의 거친 목소리를 낸다.
가령 이사회 장면의 거친 논쟁과 일기를 보는 엠마의 모습을 보고 다그치는 장면 등.
그럴 때 듣게 되는 목소리가 개인적으로 참 좋다.
Hyde가 살짝 섞여있는 Jekyll의 그 목소리.



비록 먼 곳에서의 관람이었지만
첫번째 관람 시 놓쳤던 부분들 몇 개를 찾아내고 혼자 놀라기도 한다. 
확실히 더 안정적이고 전체적으로 풍부하면서도 가득찬 소리의 울림.
거칠다 못해 야만적이기까지 한 Hyde의 목소리.
3층에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만 해도 그랬다.
"어디, 여기에서 어느 정도까지 느낌이 전달되나 보자!"
그런데 결국 혼자 유치한 겨루기를 했던 셈.



루시와 엠마의 목소리도 역시 좋았다
3층에서 배우들의 목소리 떨림까지 다 전달받았다는 건
역시나 환상적인 즐거움에 속한다.
3층 관람에서 절대적으로 놓칠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는
무대를 전채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는 사실
조명의 변화하든가, 무대배경의 이동들을 꼼꼼히 들여다보는 것도
꽤나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실험실 장면에서는 무대 전체를 서서히 실험실로 축소시켜 집중시킴으로
관객들의 시선 하나하나를 그 안으로 응축시킨다.
우리나라 공연의 조명과 무대효과들을 떠올리게 한다.
극적으로 확실하게 구분됐던 "The confrontation"의 조명과 인공적인 기계음
배우의 역량에 따라 이 모든 것들이
2차, 3차적인 요소로 한발짝 물러날 수 있음을 절감한다.



문득, 브래드 리틀의 <오페라의 유령>이 간절히 보고 싶다.
그 역시나 한국에서 "팬텀"으로 다시 공연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는데....
<Jekyll & Hyde>를 연기하는 그의 손끝을 보면서
"팬텀"을 연기하는 그의 손끝은 과연 어떨지 궁금해졌다.
"I Need To Know!"
<Jekyll & Hyde>에서 그의 손끝을 따라가는 게 얼마나 숨막히던지...
좋겠다. 그는......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목소리와 손끝을 가지고 있어서.

홀로 열심히 중독 중이다.
그리고 그게 지금은 꽤나 심각한 문제로 대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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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The Moment


This is the moment
This is the day
When I send all my doubts and demons on their way
Every endeavor I have made ever
Is coming into play is here and now today

This is the moment this is the time
When the momentum and the moment are in rhyme
Give me this moment this precious chance
I'll gather up my past and make some sense at last


This is the moment when all I've done
All the dreaming scheming and screaming become one
This is the day see it sparkle and shine
When all I lived for becomes mine


For all these years I've faced the world alone
and now the time has come to prove to them I made it on my own


This is the moment
My final test
Destiny beckoned I never reckoned second best
I won't look down I must not fall
This is the moment the sweetest moment of them all


This is the moment damn all the odds
This day or never I'll sit forever with the gods
When  I look back
I will always recall
Moment for moment
This was the moment
The greatest moment
Of them all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8. 31. 02:00

2009. 08. 30. PM 7:30
세종문회회관 대극장

오랫동안 기다렸던 공연을 보다
<Jekyll & Hyde>
<오페라의 유령> 팬텀으로 총 2,150회 세계 최다 공연을 이끌어 왔던 브래드 리틀(Brad Little)
드디어 그의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그는 정말 소름이 끼치도록 무시무시하게 공포스러웠다.
정말 여러가지 의미로.
Jekyll일 때의 그의 목소리는 내가 들어본 최고의 달콤함이었다.
그리고 Hyde로 변했을 때 그 긁어대는 가릉거리는 목소리란,
그런 목소리로 도대체 이 공연들을 다 할 수는 있는 건지 의심하게 된다.
그의 "This is the moment"
생각했던 것 그 이상으로
거대했고 그리고 엄청난 전율이 느껴진다.
단지 이 한 곡을 듣기 위해서 이 공연을 다시 본다고 해도 
결코 아깝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 만큼....



엠마와 루시의 "In his eyes"
엠마 커루 역의 루시 몬더(Lucy Maunder)의 목소리는 정말 예쁘고 사랑스럽다.
내가 지킬이라도 이런 목소리를 가진 엠마라면 도저히 사랑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생각.. ^^
루시 해리스 역의 벨린다 월러스튼(Belinda Wallaston)
컨디션이 좀 그랬을까?
약간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론 나쁘지 않았다.
특히 1막 후반부의 "Someone like you"
역시나 기억이 담아낼 것 같다.
2막에서 Hyde와의 "Dangerous game"
그리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음에도 아니 오히려 터치가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두 사람이 한 몸처럼 느껴진다.
거의 완벽하게 관능적이고 무시무시할 정도로 유혹적이었던 장면.
어떻게 이런 느낌이 가능한거지???
그것도 그렇게나 서로 멀리 떨어져서....



눈을 휘둥그레 만들었던 무대들.
그 검붉은 배경과 어둠들.
꼭 립싱크를 하는 것 처럼 느껴지던 배우들의 엄청난 노래 실력들까지...
2시간 30분의 시간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렸다.
허무함조차 느낄만큼...



늘 너무나 젊은 배우로만 채워졌던 우리나라 무대와
오히려 나이가 있는 배우들로 채워진 오리지널 무대.
그게 사실 나는 제일 부럽게 다가온다.
그럴 수 있으려면, 그렇게 되기까지는 아무래도
우리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할 것 같아 좀 서운한 느낌도 든다.

어떻게 생각하면 상당히 우수운 모습이 되버릴 수도 있는
머리로 얼굴 전체를 가린 Hyde
그런 모습으로 "The confrontation"을 어떻게 할지 궁금했었는데....
그랬구나...
Hyde로 변했을 때,
그는 거울을 통해 Jekyll과 대응하고 있었다.
초반의 그 모습에서 나는 진정한 "confrontaiton"을 느꼈다.
그 모습이 Hyde였든 Brad Little 이었든 둘 다 섬뜩한 기억이지 않았을까?
Jekyll을 끝장내고 승리를 이루려고 하는 Hyde나,
Hyde인 자신을 바라보면서 연기했을 Brad Little.
그냥, 난 그 상황이 이 뮤지컬 <Jekyll  Hyde>에 썩 어울린다고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억지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



아름다운 감동이었다.
끔찍하게 너무 끔찍하게 아름다웠다는 말로 밖에는
표현할 수 없어 너무 화가 난다.
정말 그를 만났다.
Jekyll 그리고 그의 또 다른 모습 Hyde...
Good  &  Devil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7. 5. 16:50
그의 "연산"을 보다
2006년 "공길"이었던 박정환
그가 2009년 "연산"이 되어 그 무대 위에 서 있다.



"박정환"
나는 배우로서 그의 곤조(?)가 좋다
누군가는 말한다.
그는 큰 무대에 어울리는 배우가 아니라고.
그런 사람에게 말하고 싶다.
무대 가까이에서 그의 모습을 한번 제대로 지켜보라고.
뚝뚝 떨어지는 그의 땀을 보고 있으면
나 역시도 배우 박정환 못지 않는 곤조가 생긴다.
작은 무대조차 채우지 못하는 허접한 배우들이 얼마나 많은데.....
적어도
배우 박정환 만큼 관객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이도 없다는 믿음!
그리고 확신!


     <2009 연극 이 "연산" 박정환>        <2006 연극 이 "공길" 박정환>

그가 이제 "연산"이 되어 산단다.
3년 전 "공길"을 살았던 그가....
배우 "김내하"의 스포트라이트에 어쩌면 그의 "연산"을
연륜의 부족, 혹은 내공의 부족을 따지며 걱정하는 사람도 있으리라.
연산을 하기엔 그의 목소리가 너무 가늘다는 지적도...
그러나 배우 "박정환"은
내게 있어서는 무한한 신비다.



내가 아는 배우 박정환!
뮤지컬 배우로써의 박정환
그리고 연극배우로써의 박정환
그 둘은 동전의 양면이자 두 얼굴의 사나이,
또 다른 지킬과 하이드다.
그런 이유로 그 역시
천상 "광대"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그는
자기 놀이판을 잘 찾아낸다.



365일 그에게 잠시라도 쉬는 날이 있을까?
아마도 그의 몸판을 뒤집으면 등쪽 어딘가에 건전지 넣는 곳이 나오지 않을까?
가끔 이런 황당한 공상까지도 하게 만들 만큼
그는 바쁘다. 그리고 치열하다.
그래서 아름답다.
적어도 나는 그가 큰무대를 아쉬워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확신 한다.
판을 갈고, 판을 열고, 판을 키우는 천상 광대!



그리고 나는 무대 위,
그의 손끝을 읽는다...
"연산"을 말하는 그의 손끝은
섬세했으며 슬펐다. 그리고 너무 약해 공길이 아니더라도
품고 위로해줘야 할 것만 같았다.
공길을 정면으로 안는 그의 연산은,
왠지 죽은 자의 평온을 보는 것 같아 서러웠다.
공길과 닿은 그 손끝.
그의 "연산"을 그렇게 나는 손끝으로 읽어나갔다.



뮤지컬 배우 박정환은 에너지가 넘쳐나고  탄력 가득한 공을 쥐고 있는 느낌이다.
그런데
연극 배우 박정환은 이상하게 항상 슬프다.
슬픔처럼 잡스러운 게 없다는데....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잡스러울까???
가끔은 궁금하다.
뮤지컬을 할 때와 연극을 할 때 
본인 스스로도 다름을 느끼는지...



연극과 뮤지컬을 번갈아 가는 그는
왜 지치지 않을까?
특히 그가 초연멤버로 스타트를 끊는 소극장 뮤지컬들을
대견하게도 자리를 잘 잡아 장기공연에 들어간다.
<길 위에서> , <오디션>, <형제는 용감했다>, <영웅을 기다리며>
초연맴버는 아니더라도 <미스터 마우스>, <빨래> ...



그리고 그의 연극들
<즐거운 인생>, <아가멤논>, <칠수와 만수>,  <미친키스> , <이> ...
편애는 아니지만
나는 연극배우로써의 박정환을 더 많이 담고 있다.
이상하지?
그의 뮤지컬을 더 많이 봤는데도....
뮤지컬 속에서 배우 박정환은 자유롭지만
연극 속에서 배우 박정환은 충실하다는 느낌이 더 많이 든다.
뭔가 조심성 있게 근본에 접근하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그 조심성이 시선이나 손끝 같은 아주 사소한 것에 묻어날 때면,
이 사람을 새롭게 만나게 된다.



"연산"으로 그가 "길을 부를 때면
자꾸 그 연산 안에 담겨 있는 "길"이 보여 서글프다.
그러니 나 또한 함께 잡스러워질 수 밖에...
이제 내가 연산이 되어 그에게 묻는다.
" 길아!, 이상하지?
  돌아서면 이내 늬가 사무치니..."



'배우"란 저주받은 존재란다.
그 위대한 "업"을 알고 그 "업" 위를 끝없이 걸어나갈 그!
배우 박정환!
그가 나는 내내 천상 광대였음 좋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